웨딩사업 나서는 백화점들
대형백화점들이 웨딩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기존 혼수제품 구입 시 한시적으로 줬던 마일리지 제도에서 한 발짝 더 나갔다. 결혼을 준비하는 예비 부부를 위해서 ‘웨딩센터’를 백화점내에 마련한 것.
이제는 백화점에서 결혼식 상담부터 혼수장만 등을 한 번에 해결할 수 있게 됐 다.
하수연 롯데백화점 홍보팀 계장은 “결혼 관련 정보뿐만 아니라 무료로 일대일 상담이 가능해 소비자들이 많이 찾고 있다”고 말했다.
유통업종을 담당하는 남옥진 대우증권 연구위원은 “백화점들이 지난해 실적이 바닥을 치면서 올해 고객유치를 위해서 적극적으로 신사업을 추진 중이며 웨딩 사업도 그 일환”이라고 말했다.
웨딩사업에 나선 백화점은 4곳. 롯데백화점, 현대백화점, 갤러리아 등 대부분 대형업체가 진입했다.
신세계도 준비 중이다. 오는 8월 신축 예정인 남대문 본점과 명품관 개장에 맞 춰 진출할 계획이라는 게 업체 측 얘기다.
그렇다면 백화점 웨딩센터에서는 어떤 서비스를 받을 수 있으며 이용하는 방법 은 뭘까.
■롯데백화점 - ‘계열사 동원해 할인혜택’■
5월 3일 오후 3시. 소공동 롯데백화점 9층 웨딩센터. 에스컬레이터에서 내린 순간 바로 맞은편에 유리벽으로 꾸며진 10평 규모의 공간이다. 30여분의 인터 뷰 시간조차 짬을 못 낼 만큼 담당직원은 바빴다. 지난 3월 11일에 오픈한 뒤 로 하루 평균 30~40여명이 찾고 있으며, 주말엔 1000여명이 방문하고 있다.
현재는 상담하는 사람보다 혼수제품을 산 후 카드에 마일리지를 적립하는 사람 이 대부분이었다. 웨딩센터에 방문해서야 상담도 가능하다는 점을 알고 아쉬워 하며 가는 사람도 많다고.
웨딩센터에는 본사 직원 2명, 롯데닷컴 직원 1명, 롯데호텔 직원 1명, 듀오 웨 딩플래너 1명 등 총 5명이 상주해있다. 결혼과 직접적으로 관련 있는 신혼여행 , 예식장 등 롯데그룹 계열사를 적극 활용해 시너지 효과를 높이고 있다.
상담을 받기 위해서는 회원가입을 해야 한다. 가입은 무료다. 가입 전에 청첩 장을 보여주면 가능하다. 상담내용은 예식장, 드레스, 사진촬영, 신혼여행 등 결혼에 관련된 전반적 업무가 가능하다.
마일리지 적립은 가입 후 6개월 동안 가능하다. 혼수비용에 따라 300만원 이상 일 경우엔 15만원, 500만원엔 30만원, 1000만원엔 70만원, 2000만원 이상이면 140만원 상당의 롯데 상품권을 준다.
롯데호텔에서 예식을 하는 경우엔 5% 할인혜택과 롯데닷컴 허니문 여행상품도 3~5% 할인혜택을 받을 수 있다.
담당직원인 오수정씨는 “시부모님 예단에 관련된 상담이 가장 많다”고 말했 다. 소비자가 원하는 가격, 선호도 등에 맞춰 추천해준다고 덧붙였다.
■명품관 에비뉴엘 - ‘고급화전략 리무진으로 이동’■
롯데백화점에서 웨딩상담을 받을 수 있는 지점은 서울본점(소공동), 잠실점, 부산본점 , 대구점 그리고 명품관 에비뉴엘이다. 지점별로 마일리지가 적립되 는 반면 본점과 명품관은 카드 하나로 한 번에 적립이 가능하다는 게 이점이다 .
명품관에도 별도의 웨딩센터가 있다. 바로 ‘웨딩살롱’이다. 2층에 있는 웨딩 숍 ‘베라왕’매장에 숍인숍 형태로 들어가 있다. 업체간의 시너지 효과를 적 극 살렸다. 또한, 외부와 차단된 밀실 공간으로 본점과 차별화된 고급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문정경 ‘웨딩살롱’실장은 “이곳을 찾는 고객들은 돈에 구애받지 않고 자신 의 기호에 맞춰 남과 차별화된 결혼식을 준비하려고 한다”고 귀띔했다.
웨딩살롱도 회원가입이 필요하다. 상반기 내에 웨딩살롱카드가 마련되기 전까 지는 본점카드로 사용할 수 있다.
차이점이 있다면 제품을 고를 때마다 웨딩 매니저가 직접 따라다니며 조언해주 거나, 맘에 드는 제품은 ‘웨딩살롱’으로 옮겨서 직접 만져보고 고를 수 있도 록 도와준다.
문 실장은 “국내에 처음 소개된 웨딩드레스 ‘베라왕’뿐만 아니라 명품 다이 아몬드 ‘ 로얄아셔’, 메이크업 ‘정샘물 인스피레이션’ 등 국내외에서 유명 한 업체를 직접 만나볼 수 있다는 게 이 곳만의 강점”이라고 말했다.
가입 고객은 에비뉴엘 VVIP고객들에게만 적용되는 리무진 서비스도 받을 수 있 다. 웨딩관련 식장 등 제휴업체 이동시엔 리무진으로 모신다는 것.
하수연 홍보팀 계장은 “지난 3월부터 웨딩 사업 분야에서만 약70억원의 매출 을 올렸으며, 향후 더 높은 매출을 올릴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현대백화점 - ‘1년 노하우 축적, 레지스트리 인기’■
기간으로 따진다면 현대백화점 웨딩사업이 선배다. 지난해 2월에 데스크 상담 형식으로 진행되다가 소비자 반응이 좋아 6개월 뒤에 아예 현대백화점 본점에 ‘클럽웨딩’매장을 마련했다. 매장은 백화점 2층에 있다.
이수진(압구정동. 28세)씨는 “올해 9월에 결혼식장을 잡았는데 부모님이 미국 에 계셔서 웨딩 준비에 난감하던 차에 쇼핑 나왔다가 알게 됐다”며 “부모님 과 상의 후에 가입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클럽웨딩’은 홍보를 통해 오는 사람도 많지만 기존 고객이 많다. 특히, 기 존 VIP 고객의 자녀가 대부분이다.
사실 ‘클럽웨딩’ 아이디어도 고객들의 입에서 나온 것.
강부자 ‘클럽웨딩’ 매니저는 “VIP고객들이 자주 예식준비가 어렵다는 얘기 에 착안했다”고 말했다. 백화점에서 혼수준비, 식장예약 등 웨딩 가이드라인 을 잡아줘 고객만족뿐만 아니라 기존 고객관리까지 가능해 1석 2조의 효과를 누린다고 덧붙였다.
현대백화점은 약 1년간 무려 100여쌍의 실제 결혼을 전담했으며 가입회원 수만 1600여명에 이른다.
강 매니저는 “타 업체에서 조언을 구할 만큼 체계적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100 여번 이상의 결혼식을 도맡는 동안 경험이 축적돼 소비자들이 믿고 맡기고 있 다”고 자랑했다.
현대백화점은 결혼전문 업체 ‘오뜨웨딩’의 웨딩플래너가 상주해 있으며 강 매니저 외에도 2명의 본사직원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제휴업체도 다양하다. 노비아, 이명순 웨딩드레스, 소호&노호 플라워, 라임스 튜디오 등이 있다.
회원가입은 청첩장 또는 예식장 계약서 등이 필요하다. 마일리지 적립은 200만 원부터 상품권을 준다. 200만원에 10만원, 300만원엔 15만원, 500만원엔 30만 원, 1000만원 구입시 70만원 상품권을 지급하고 있다.
현대백화점 ‘클럽웨딩’만의 특징도 있다. 국내 최초로 ‘웨딩레지스트리’ 제도를 도입한 것. 제도는 축의금 대신 신혼생활에 필요한 물품을 신랑, 신부 가 미리 선정하면 친구, 친지 등이 선물해주는 방식이다. 백화점 홈페이지에는 별도로 예비부부가 받고 싶은 선물리스트를 등록할 수 있게 했다. 해당물품을 구입하면 웨딩클럽에서 구매를 대행한 후에 배송도 직접 해준다.
강 매니저는 “연중 상시 운영되므로 결혼을 앞둔 예비부부나 부모님이 언제든 찾아와서 궁금증을 해결할 수 있어 인기가 높으며 레지스트리 제도는 신부들 만족도가 매우 높다”고 말했다.
현대백화점은 압구정본점, 목동점 ‘웨딩클럽’에 이어 올해 천호점, 무역센터 점 등으로 확대할 계획에 있다.
이외에 갤러리아도 반응이 좋다. 지난해 9월 명품관 EAST에 ‘웨딩 W by gal leria’를 열었다. 지난해에 비해 예약상담건수가 2배 이상 증가했다. 이곳에 서도 결혼상담은 물론 혼수용품 마일리지 적립행사를 꾸준히 하고 있다.
올해 백화점들은 웨딩사업에 비중을 높일 계획에 있다. 매출로 이어지는 혼수 시장의 매력 덕분이다. 예비부부들이 백화점에서 일괄 구매하는 제품들의 경우 는 대부분 단가가 높은 제품이 경기를 크게 타지 않아서다. 무엇보다 웨딩서비 스로 확보한 고객 데이터는 향후 고객 분석에 도움을 줘 장기적인 효과까지 기 대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