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상선암의 종류
갑상선을 현미경으로 관찰해 보면 갑상선호르몬을 분비하는 여포세포와 칼시토닌을 분비하는 C-세포로 이루어져 있다. 갑상선 여포세포에서 발생하는 암은 분화가 좋은 암과 나쁜 암으로 나눌 수 있는데, 분화가 좋다는 말은 정상세포와 많이 닮아 있다는 것이고, 분화가 나쁘다는 말은 정상세포와 많이 다르다는 뜻이다.
분화가 좋은 분화암에는 유두암, 여포암1) 이 있으며, 분화가 나쁜 미분화암에는 역형성암이 있다. 또한 여포세포가 아닌 C-세포에서 발생하는 수질암이 있다.
유두암
전체 갑상선암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유두암은 최근 우리나라에서 급증하는 추세이며, 조기 건강검진을 통해 발견되는 갑상선암의 대다수가 유두암으로 그 비중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유두암은 자라는 속도가 느려 갑상선암 중 예후가 가장 좋다고 알려져 있으며, 수술 후 10년 생존율이 약 95%이다. 하지만 30% 정도에서는 양쪽 엽을 다 침범하고 갑상선 주변 림프절 침범도 빈번하게 관찰된다. 드물게 폐나 뼈 등 다른 부위로 원격 전이하는 경우도 있다.
여포암
전체 갑상선암 중 약 5%를 차지하는 여포암은 최근 유두암에 비해 상대적으로 빈도가 줄어들고 있는 추세이다. 유두암과 마찬가지로 여포세포에서 기원한 암이지만, 림프절 전이보다는 원격 전이를 잘 한다. 혈액을 따라서 폐, 뼈, 뇌 등으로 전이하며, 발견 및 진단 시 이미 원격 전이가 일어난 경우도 드물지 않게 볼 수 있다. 유두암과 달리 어느 정도 진행된 상태에서 진단되는 경우가 많아 예후가 좀 더 나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수질암
수질암은 갑상선암 중 약 1~2%를 차지하며, 유두암, 여포암과는 다르게 갑상선 여포세포가 아닌 C-세포에서 기원한다. C-세포는 칼시토닌이라는 호르몬을 분비하는데, 수질암에서는 칼시토닌이 상승하므로 혈액 내 칼시토닌 측정이 수질암의 진단과 치료 후 재발을 판단하는 중요한 지표이다.
수질암 중 약 25%는 가족성 수질암으로 부모로부터 물려 받은 돌연변이된 ‘RET 암유전자’에 의해 발생하고, 나머지 75%는 가족력 없이 생긴 산발성 수질암이다. 산발성 수질암이 주로 40~50대에 호발하고 한쪽 엽에 국한된 데 비해, 가족성 수질암은 20~30대에 생기며 양쪽 엽을 모두 침범한 경우가 많다. 조기에 발견된 갑상선 수질암은 예후가 좋아 10년 생존율이 90%까지 보고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는 예후가 급격히 나빠진다.
가족성 수질암은 유전자 검사를 통해 RET 암유전자의 돌연변이를 확인하면 조기에 진단이 쉽게 이루어진다. 아울러 환자가 가족성 수질암으로 진단되면 다른 가족들도 모두 유전자 검사를 하며, 만약 돌연변이가 발견되면 갑상선 수질암이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높으므로 예방적 갑상선 제거술을 시행받을 수 있다.
산발성 수질암은 아직까지 수술 전 진단이 어려운 편이며, 미세침흡인 세포검사에서 진단이 쉽지 않고 수술 후 병리조직 검사에서 확인되는 경우가 많다.
역형성암
역형성암은 전체 갑상선암의 2% 이하를 차지하는 드문 암으로, 갑상선 분화암2) 이 오랜 시간이 지나 돌연변이를 일으켜 생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발병 연령대도 60대로 다른 갑상선 분화암에 비해 늦다. 매우 빠른 성장 속도를 보이기 때문에 기도나 식도를 압박하여 호흡곤란, 목소리 변성, 연하곤란 등의 증상이 흔히 나타난다. 수술, 외부 방사선 조사요법, 화학요법 등 다양한 치료를 시도해 볼 수는 있지만, 예후가 매우 불량하여 대부분 1년 이내에 사망한다.
갑상선암의 병기
병기란 암이 진행한 정도를 나타내는 지표로 1기부터 4기까지 구분하며, 병기가 높을수록 더 진행된 상태를 의미한다. 병기에 따라 환자의 치료법을 결정하고 재발 가능성 및 생존율을 예측할 수 있다.
병기45세 이전45세 이후
1기 | 원격 전이가 없는 경우 | 암의 크기가 2cm 이하이면서 갑상선 피막을 뚫고 나가지 않았고 림프절 전이가 없는 경우 |
2기 | 암의 크기에 관계없이 원격 (폐, 뼈, 간 등) 전이가 있는 경우 | 암의 크기가 2cm보다 크지만 4cm보다 작으면서 갑상선 피막을 뚫고 나가지 않았고 림프절 전이가 없는 경우 |
3기 | 해당 없음. | 암의 크기가 4cm보다 큰 경우, 또는 어느 크기의 암이라도 현미경 검사상 갑상선 피막을뚫고 나간 경우, 또는 어느 크기의 암이라도중앙 경부(기관지 주위 등)에 림프절 전이가있는 경우 |
4기 | 해당 없음. | A. 어느 크기의 암이라도 갑상선 주위 기도,식도, 되돌이후두신경 등을 침범한 경우, 또는 어느 크기의 암이라도 측경부 림프절에전이가 있는 경우 B. 어느 크기의 암이라도 목 뒤에 있는 척추막을 침범하거나 암이 목동맥을 둘러싼 경우,또는 종격의 혈관을 침범했을 경우 C. 어느 크기의 암이라도 원격 전이가 있는경우 |
갑상선암의 병기(TNM 병기, AJCC 7판)
(단위 : %)
병기5년 생존율10년 생존율
1기 | 99.9 | 98.8 |
2기 | 97.7 | 95.7 |
3기 | 96.2 | 91.8 |
4기 | 76.6 | 65.1 |
TNM 병기에 따른 생존율(AJCC 7판)
갑상선 분화암3) 의 생존율
유두암은 갑상선암 중 가장 흔한 암으로 전체 갑상선암의 90% 이상을 차지하며, 이에 비해 여포암은 전체 갑상선암의 약 5%를 차지한다. 이 두 종류의 암종 모두 갑상선 여포세포에서 유래하며, 정상 갑상선 여포세포처럼 요오드를 섭취하여 갑상선호르몬을 만드는 특성을 가지기 때문에 갑상선 분화암이라고 부른다.
갑상선 분화암은 요오드를 섭취하기 때문에 갑상선암 수술 후 방사성 요오드 치료를 할 수 있다. 방사성 요오드 치료는 갑상선 분화암에 탁월한 치료 효과를 보이며, 이로 인해 갑상선 분화암은 예후가 좋다. 가장 최근의 자료를 토대로 분석하였을 때, 갑상선 분화암의 경우 10년 생존율이 97.5%, 20년 생존율이 96.9%에 이른다.
갑상선 분화암 중 여포암의 경우에는 유두암에 비해 혈액을 타고 폐나 뼈, 뇌 등의 부위로 퍼져나가는 성질이 있어 유두암에 비해 예후가 조금 더 나쁘다.
갑상선 수질암의 생존율
수질암은 전체 갑상선암의 약 1~2%를 차지하며, 조기 발견하여 치료할 경우 10년 생존율이 90%까지 보고될 정도로 예후가 좋다. 하지만 조기에 발견하지 못했을 경우에는 예후가 급격히 나빠져 수질암의 10년 생존율은 50~60%로 감소한다. 따라서 갑상선 수질암은 조기 발견하여 치료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한편, 수질암은 20~30%에서 가족력을 갖는다고 알려져 있다. 이는 RET라는 암유전자의 돌연변이로 인해 유전성 수질암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 RET 암유전자는 10번 염색체에 위치하여 상염색체 우성 유전의 형태로 다음 세대로 전달된다.
RET 암유전자와 연관된 질환으로는 수질암으로만 유전되어 나타나는 가족성 수질암과, 수질암과 함께 다른 질병을 동반하여 나타나는 제2형 다발성 내분비종양(MEN 2)이 있다. 이 제2형 다발성 내분비종양은 임상 양상에 따라 다시 MEN 2A와 MEN 2B로 나누어진다. (갑상선 수질암 참고) MEN 2B에 동반되어 나타나는 수질암은 MEN 2A나 일반적인 수질암보다도 예후가 좋지 않다.
갑상선 역형성암의 생존율
역형성암은 매우 드물어 전체 갑상선암의 1% 미만이지만, 예후가 매우 나빠 대부분 1년 이내에 사망한다. 종양의 성장이 빨라 갑상선 주위의 구조물, 즉 기도나 식도를 눌러 호흡곤란, 연하곤란과 같은 증상을 유발하게 된다.
역형성암 환자의 15~50%는 진단 시 이미 광범위한 침윤이나 원격 전이를 동반하는데, 원격 전이의 90%는 폐와 흉막 전이이며, 5~15%는 골 전이, 5%는 뇌 전이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역형성암에 대한 효과적인 치료법은 없는 실정이며, 따라서 생존율은 매우 좋지 않다. 역형성암 진단 시점으로부터 중앙 생존기간은 3~7개월, 1년 생존율은 25%, 5년 생존율은 5%에 불과하다. 진단 시 종양이 경부에 국한되어 있는 경우 평균 생존기간은 8개월, 그렇지 않으면 3개월 정도이다.
갑상선기능항진증과 갑상선기능저하증
갑상선기능이상증에는 갑상선호르몬이 정상보다 많이 만들어지는 갑상선기능항진증과, 갑상선호르몬이 충분히 만들어지지 못하는 갑상선기능저하증이 있다.
갑상선기능항진증은 대부분 그레이브스 병에 의하여 발생한다. 갑상선이 커져 목 부위가 불룩 튀어나오거나 갑상선이 과도하게 커져 기도를 압박하면 답답한 증상이 발생할 수 있다. 식사를 잘 하는데도 체중이 감소하고 맥박이 빨라지면서 가슴이 두근거리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며, 더위를 많이 타고 땀이 많이 나거나 쉽게 피로감을 느끼며, 나중에는 안구가 돌출되거나 사시가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치료에는 약물 치료, 방사성 동위원소 치료, 수술적 치료가 있는데, 이 중 항갑상선제를 경구로 투여하는 약물 치료가 우리나라에서 흔히 사용되는 치료법이다. 암이 의심되거나 약물 치료, 방사성 동위원소 치료에 실패한 경우에는 수술을 하기도 한다.
갑상선기능저하증은 하시모토 갑상선염, 수술, 요오드 섭취 부족 등에 의해 발생할 수 있는데, 증상이 모호하고 서서히 나타나므로 진단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 주로 과도한 피로감, 체중증가, 변비, 건망증 등을 호소한다. 에너지 요구량이 감소하기 때문에 몸에서 필요로 하는 에너지가 줄고 자연스럽게 식욕이 떨어진다. 치료에는 자연적으로 만들어지는 갑상선호르몬을 대체할 수 있는 합성 갑상선호르몬제가 사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