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하 18:1-27
찬송가 446장 ‘주 음성 외에는’
거짓 선지자들의 승리예언(1-11절)
역대하 17-20장은 남유다 제4대 왕 여호사밧의 행적을 다루고 있습니다. 그리고 어제 살펴본 대로 17장에서는 남유다 역사상 최전성기를 구가했던 여호사밧의 업적에 대하여 다루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영광과는 달리 18장에서는 여호사밧의 부정적 측면에 대해 증언합니다.
(1-3) 여호사밧이 부귀와 영광을 크게 떨쳤고 아합 가문과 혼인함으로 인척 관계를 맺었더라 이 년 후에 그가 사마리아의 아합에게 내려갔더니 아합이 그와 시종을 위하여 양과 소를 많이 잡고 함께 가서 길르앗 라못 치기를 권하였더라 이스라엘 왕 아합이 유다 왕 여호사밧에게 이르되 당신이 나와 함께 길르앗 라못으로 가시겠느냐 하니 여호사밧이 대답하되 나는 당신과 다름이 없고 내 백성은 당신의 백성과 다름이 없으니 당신과 함께 싸우리이다 하는지라
1절에서 등장하는 ‘혼인’은 여호사밧의 아들 여호람과 북이스라엘 왕 아합의 딸 아달랴와의 결혼을 의미합니다. 즉 여호사밧과 아합은 사돈 지간이 된 것입니다. 그런데 이게 왜 문제가 됩니까? 아합 가문의 사람들은 하나님을 예배하기보다 우상을 숭배하는 사람들이었습니다. 하나님만을 섬겨야 하는 다윗 가문 사람이 우상을 숭배하는 사람과 사돈을 맺게 된 것은 물과 기름처럼 섞일 수 없는 관계였습니다. 그럼에도 여호사밧은 세속적 이익을 위해 아합과 결흔동맹을 맺었습니다. 아합이 비록 악한 왕이기는 하였으나 북이스라엘을 강대국 대열에 올려 놓았던 인물이었기에 여호사밧은 아합과 동맹을 맺음으로써 북이스라엘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자 했던 것입니다. 그러나 그의 잘못된 판단은 남유다에게 심각한 피해를 가져다 줄 뿐이었습니다.
결혼동맹을 통해 여호사밧과 충분히 가까워졌다고 판단한 아합은 여호사밧에게 한가지 제안을 합니다. 그것은 요단 동편에 있는 길르앗 라못을 함께 공격하자는 것이었습니다. 길르앗 라못은 전략적 요충지로 아합의 부친 오므리가 아람 왕 벤하닷과의 전쟁에서 패하여 빼앗겼었던 곳이었습니다. 이후에 아합이 벤하닷 2세와의 전쟁에서 승리하여 이곳의 반환을 약속받았으나 이행이 지연되자 여호사밧의 힘을 빌어 이곳을 탈환하려 했던 것입니다.
(4, 5) 여호사밧이 또 이스라엘 왕에게 이르되 청하건대 먼저 여호와의 말씀이 어떠하신지 오늘 물어 보소서 하더라 이스라엘 왕이 이에 선지자 사백 명을 모으고 그들에게 이르되 우리가 길르앗 라못에 가서 싸우랴 말랴 하니 그들이 이르되 올라가소서 하나님이 그 성읍을 왕의 손에 붙이시리이다 하더라
여호사밧은 동맹관계이기에 아합의 청을 수락하기는 하였습니다. 그럼에도 그는 이번 전쟁이 여호와의 뜻에 합당한지를 알고 싶어했습니다. 이에 아합은 즉시 선지자 400명을 모았는데, 그들은 한결같이 아합의 비위에 맞는 말만 하는 어용 선지자들이었습니다.
(6-8) 여호사밧이 이르되 이 외에 우리가 물을 만한 여호와의 선지자가 여기 있지 아니하니이까 하니 이스라엘 왕이 여호사밧에게 이르되 아직도 이믈라의 아들 미가야 한 사람이 있으니 그로 말미암아 여호와께 물을 수 있으나 그는 내게 대하여 좋은 일로는 예언하지 아니하고 항상 나쁜 일로만 예언하기로 내가 그를 미워하나이다 하더라 여호사밧이 이르되 왕은 그런 말씀을 마소서 하니 이스라엘 왕이 한 내시를 불러 이르되 이믈라의 아들 미가야를 속히 오게 하라 하니라
400명의 선지자들은 전쟁에서 승리할 것이라 확신했지만, 여호사밧은 믿지 못했습니다. 그들 가운데 신실한 하나님의 선지자가 없다고 봤기 때문입니다. 이에 아합은 선지자 미가야가 있다고 하면서 그는 항상 자신에게 나쁜 일로만 예언을 한다고 합니다. 왜 그렇겠습니까? 미가야의 예언은 하나님을 경외하는 사람에게는 참된 복이었지만, 우상을 숭배하는 아합같은 사람에게는 저주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여호사밧은 아합의 악평에도 불구하고 미가야의 예언을 요청합니다. 아합은 여호사밧의 요청이 내키지는 않았지만, 그의 도움을 받아 한시라도 빨리 출정하고 싶었기에 미가야를 호출합니다.
(9-11) 이스라엘 왕과 유다 왕 여호사밧이 왕복을 입고 사마리아 성문 어귀 광장에서 각기 보좌에 앉았고 여러 선지자들이 그 앞에서 예언을 하는데 그나아나의 아들 시드기야는 철로 뿔들을 만들어 가지고 말하되 여호와께서 이같이 말씀하시기를 왕이 이것들로 아람 사람을 찔러 진멸하리라 하셨다 하고 여러 선지자들도 그와 같이 예언하여 이르기를 길르앗 라못으로 올라가서 승리를 거두소서 여호와께서 그 성읍을 왕의 손에 넘기시리이다 하더라
이제 여호사밧과 아합은 약식으로 들었던 400명 선지자의 승리 예언을 사마리아 성문 어귀 광장에서 모든 사람들 앞에 정식으로 선포하고자 합니다. 그 중에서도 거짓 선지자 시드기야는 자신의 예언의 확실성을 주장하기 위해 철로 된 뿔을 만들어 옵니다. 이 뿔은 고대 근동사회에서 권세를, 그리고 뿔의 재료인 철은 강한 권세를 상징 하였습니다. 즉 시드기야는 여호와께서 아합에게 아무도 대적할 수 없는 권세를 주어 아람 군대를 궤멸하게 하실 것이라는 사실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철로 된 뿔을 갖고 왔던 것입니다. 물론 이것은 거짓 예언이었습니다.
핍박에도 굴하지 않는 미가야의 예언(12-27절)
이렇게 400명의 거짓 선지자들이 거짓 예언을 하는 동안, 유일한 하나님의 선지자 미가야가 아합과 여호사밧 앞에 도착합니다.
(12-15) 미가야를 부르러 간 사자가 그에게 말하여 이르되 선지자들의 말이 하나 같이 왕에게 좋게 말하니 청하건대 당신의 말도 그들 중 한 사람처럼 좋게 말하소서 하니 미가야가 이르되 여호와께서 살아 계심을 두고 맹세하노니 내 하나님께서 말씀하시는 것 곧 그것을 내가 말하리라 하고 이에 왕에게 이르니 왕이 그에게 이르되 미가야야 우리가 길르앗 라못으로 싸우러 가랴 말랴 하는지라 이르되 올라가서 승리를 거두소서 그들이 왕의 손에 넘긴 바 되리이다 하니 왕이 그에게 이르되 여호와의 이름으로 진실한 것 이외에는 아무것도 말하지 말라고 내가 몇 번이나 네게 맹세하게 하여야 하겠느냐 하니
아합의 사자는 400명의 선지자들처럼 미가야도 아합이 듣고 싶어하는 말을 할 것을 종용하였습니다. 이에 미가야는 400명의 거짓 선지자들의 예언과 동일하게 ‘올라가서 승리를 거두소서’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아합은 미가야의 예언이 자신을 비꼬며 조롱하는 말임을 알아차리고 신경질을 냅니다. 이에 미가야는 이렇게 예언합니다.
(19-22) 여호와께서 말씀하시기를 누가 이스라엘 왕 아합을 꾀어 그에게 길르앗 라못에 올라가서 죽게 할까 하시니 하나는 이렇게 하겠다 하고 하나는 저렇게 하겠다 하였는데 한 영이 나와서 여호와 앞에 서서 말하되 내가 그를 꾀겠나이다 하니 여호와께서 그에게 이르시되 어떻게 하겠느냐 하시니 그가 이르되 내가 나가서 거짓말하는 영이 되어 그의 모든 선지자들의 입에 있겠나이다 하니 여호와께서 이르시되 너는 꾀겠고 또 이루리라 나가서 그리하라 하셨은즉 이제 보소서 여호와께서 거짓말하는 영을 왕의 이 모든 선지자들의 입에 넣으셨고 또 여호와께서 왕에게 대하여 재앙을 말씀하셨나이다 하니
미가야는 현재 일어나고 있는 모든 일이 사실은 아합과 여호사밧을 향한 하나님의 계획 속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임을 증언합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청종하지 않기로 거짓 선지자들에게 거짓말하는 영을 보내어 재앙을 선포하게 했다는 것입니다. 아합은 자신의 욕망을 이루기 급급했던 나머지 자신을 멸망시키는 거짓 예언조차도 분별력 없이 받고 믿으며 이용하려했던 것입니다. 거짓 선지자들을 이용할 만큼 영악한 아합이었지만, 모든 것을 아시고 모든 것을 통치하시는 분은 하나님이셨습니다. 이것을 알고 하나님을 경외하는 사람이 지혜있는 사람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하나님 되심을 인정하지 않는 어리석은 자들은 어떻게 행동합니까?
(23-27) 그나아나의 아들 시드기야가 가까이 와서 미가야의 뺨을 치며 이르되 여호와의 영이 나를 떠나 어디로 가서 네게 말씀하더냐 하는지라 미가야가 이르되 네가 골방에 들어가서 숨는 바로 그 날에 보리라 하더라 이스라엘 왕이 이르되 미가야를 잡아 시장 아몬과 왕자 요아스에게로 끌고 돌아가서 왕이 이같이 말하기를 이 놈을 옥에 가두고 내가 평안히 돌아올 때까지 고난의 떡과 고난의 물을 먹게 하라 하셨나이다 하니 미가야가 이르되 왕이 참으로 평안히 돌아오시게 된다면 여호와께서 내게 말씀하지 아니하셨으리이다 하고 또 이르되 너희 백성들아 다 들을지어다 하니라
아합처럼 세속적 가치관과 욕망에 눈이 멀면 하나님의 뜻을 볼 수 없게 됩니다. 더 나아가 나의 뜻을 이루기 위해 하나님을 이용하려 합니다. 그러나 아합이 미가야를 옥에 가두고 괴롭게 한다고 해서 자신이 원하는 것을 이룰 수 있는게 아닙니다. 아합은 자기의 뜻을 주장하기보다 겸손히 하나님의 말씀을 청종하는 자세가 회복되었어야 했습니다. 역설적이게도 아합을 향한 미가야의 독설같은 예언은 사실, 아합을 살리는 예언이기도 했습니다. 그가 이 예언을 듣고 가슴을 치며 애통하며 회개했더라면 그는 하나님의 심판을 피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런 점에서 볼 때, 우리가 살아가는 이 세상은 어떤 곳입니까? 오늘 본문처럼, 세속적 가치를 추구하고 자신의 욕망을 이루기위해 다수가 진리를 왜곡하는 일이 왕왕 일어나는 곳입니다. 수많은 유사복음을 외치는 군중들 속에서, 미가야처럼 진리만을 수호하고 진리대로 산다는 것은 정말 힘든일 입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미가야처럼 살기보다 아합처럼 살고 싶어합니다.
그럼에도 사랑하는 교우님들. 복음에 우호적이지 않은 이 세상조차도 하나님의 뜻과 계획 안에서 움직인다는 사실을 꼭 기억하십시다. 그리고 그 하나님께서 이 세상에서 믿음을 붙잡고 살아갈 수 있도록 참된 은혜와 평강을 날마다 부어주심을 확신하십시다. 우상숭배가 상식인 바벨론에서 끝까지 하나님을 향해 창문을 열었던 다니엘처럼, 오늘도 주님께 창문을 열며 세상을 이기게 하시는 주님의 그 은혜를 풍성히 누리실 수 있는 저와 우리 100주년기념교회 교우님들 되시길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기 도
사랑과 은혜가 풍성하신 아버지 하나님. 오늘도 우리의 믿음을 흔드는 수많은 가짜복음들이 우리를 유혹하고 있습니다. 나의 뜻을 이루기 위해 하나님의 말씀을 왜곡하고 싶어하고 나의 욕망을 좇아 진리를 잠시 내려놓고 싶어합니다. 죄 앞에 연약해지는 우리를 불쌍히 여겨주옵시고 오직 이 세상의 주인이신 주님께 창문을 열게 하옵소서. 진리를 붙잡고 말씀대로 살아갈 때, 당장은 손해인 것 같아보이고 돌아가는 길처럼 보여도, 끝내 그 길이 지름길이며 승리의 길임을 확신하는 믿음을 허락하여 주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 드립니다. 아멘.
묵상을 돕는 질문
1.여호사밧처럼 실리를 취하기 위해 말씀과 적당히 타협해본 경험이 있습니까? 타협을 통해 얻은 결과물은 무엇이었습니까?
2.다수가 Yes라고 할 때 혼자 No라고 한 적이 있습니까? 무엇에 근거한 것이였습니까? 그리고 그 결과는 어떠했습니까?
3.내가 듣고 싶은 달콤한 말보다 내가 들어아 하는 따끔한 말을 해줬던 사람이 있습니까? 그때 나의 반응은 무엇이었습니까?
4.거짓을 분별하고 진리에 청종하기위해 지금 당장 무엇을 결단하시겠습니까?
(작성 : 김호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