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춘계고등축구연맹전 준우승, '2019 전국고등축구리그' 충청 리그 개막 후 10연승의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오는 24일 제천축구센터 U-18 전에서 승리를 통해 권역리그 우승을 확정 짓는 천안제일고 박희완 감독의 모습 ⓒ 사진 이 기 동 기자
한껏 커진 충청 리그의 스케일에도 '1인자'의 싹은 여전히 건재했다. '대세남' 천안제일고(충남)의 권역 리그 행보가 그래서 놀라운 이유다. 상대 맹렬한 저항에 아랑곳하지 않고 개막 후 10연승을 구가하며 어느새 권역 리그 챔피언 매직넘버를 '1'로 줄였다. 안정된 공-수 밸런스와 견고한 팀워크, 막강한 선수단 뎁스 등의 팀 포맷 강점을 진하게 물들이는 등 강팀의 퀄리티를 고스란히 뿜어내며 '1강'의 진면목을 다시금 입증했다. 경쟁팀에 잇딴 도장깨기로 질 높은 결과물에 저학년과 고학년 선수들 간의 조화 형성을 통해 리빌딩까지 성공적으로 움켜쥐는 등 연신 행복한 비명소리가 절로 피어나오는 모습이 가득하다.
천안제일고는 지난 3월 8일부터 펼쳐지고 있는 '2019 전국고등축구리그' 충청 리그에서 개막 후 10연승의 고공행진을 이어가며 2위 신평고(충남. 승점 25점)와 격차를 5점으로 유지했다. 타 권역과 달리 1라운드로만 치러지는 충청 리그의 특색에 단 2경기만을 남겨놓은 천안제일고는 오는 24일 제천축구센터 U-18 전만 잘 치르면 경쟁팀들 결과에 관계없이 권역 리그 챔피언 타이틀을 안게 된다. 2015년 후반기 충남 리그 이후 쭉 '타이틀 방어'를 이뤄온데다 지난 시즌 토너먼트 대회 2관왕(협회장배+금석배)의 내공과 면역력 등을 올 시즌 역시도 시즌 첫 대회인 춘계연맹전 고학년부 준우승, 저학년부 챔피언, 권역 리그 연승 가도 등으로 잘 표출시키고 있어 사실상 '타이틀 방어' 달성에 '9부 능선'을 넘어섰다는 평가가 아깝지 않다.
2015년 추계연맹전 준우승, 2016년 협회장배 3위, 2017년 대통령금배 3위, 지난 시즌 협회장배, 금석배 챔피언 등 2010년대 중-후반 고교축구 대표 '대세남'으로 입지를 탄탄히 하고 있는 천안제일고지만, 진짜 '1인자'의 싹을 증명하는 시험무대는 따로 마련됐다. 여기서 말하는 시험무대는 바로 2016년 이후 3년만에 부활된 충청 리그였다. 충청도라는 지역 자체가 최근 고교축구 판도에서 강세를 줄곧 보여왔다는 점에서 상징성은 더 남달랐다. 최근 2년 동안 토너먼트 대회 챔피언(2017년 제주 백록기, 지난 시즌 무학기)을 움켜쥔 청주대성고를 비롯, 충주상고(이상 충북), 동향 라이벌 신평고, 난적 한마음축구센터 U-18, FC예산 U-18(이상 충남), 유성생명과학고(대전) 등 어느 하나 쉬어갈 틈새라곤 찾아보기 힘들었고, 위 팀들 모두 가지고 있는 특색과 포맷 등의 뚜렷함을 바탕으로 남다른 퀄리티를 내뿜는 등 무대의 스케일이 한껏 거대해졌다. 한껏 높아진 대-내외적인 인지도에 상대의 맹렬한 저항까지 한데 겹치는 등 부담이 이만저만 아니었다.
올 시즌 춘계연맹전 고학년부 준우승, 저학년부 챔피언 등으로 상쾌한 출발을 열었음에도 천안제일고는 권역 리그를 앞두고 마냥 웃지 못했다. 핵심 자원들의 '부상 도미노'는 팀 전체를 제대로 덮쳤다. 최전방 원톱으로서 활약상에 큰 기대를 모았던 이민희가 지난해 12월 동계훈련 도중 피로골절을 입으면서 장기간 팀 전열에 이탈했고, 에이스 양정운과 멀티플레이어 최치웅, 미드필더 조휘준 등도 크고 작은 부상으로 빠지면서 막대한 출혈을 입었다. 이에 박희완 감독의 고뇌와 시름은 깊어갈 수 밖에 없었고, 최상의 레퍼토리 도출을 꾀하려는 구상 역시 엇나간 면이 가득했다. 지난 시즌 고준영(서울 이랜드FC), 김영욱, 임덕근(이상 제주유나이티드), 이풍연(숭실대), 장혁, 고민석(이상 아주대), 이삭, 심성협(이상 단국대), 신민혁(한양대), 조광래, 최현석(이상 선문대) 등 호화 라인업을 거느리고 화려한 업적을 이뤄낸 맥 계승이라는 중압감 역시 선수단 전체의 어깨를 짓누르기에 충분했고, 이러한 '이중고'는 '공공의 적'이라는 수식어에 자칫 지뢰밭 여정의 물음표를 안길 우려가 짙었다.
▲지난 2월 경남 합천군에서 열린 2019 춘계고등축구연맹전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뒤 단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는 천안제일고 선수단의 모습 ⓒ K스포츠티비
그러나 온갖 난관에도 가지고 있는 '패'를 확실하게 표출시킬 줄 아는 것이 진짜 고수인 법. 막상 뚜껑을 열자 권역 리그 직전 우려는 오히려 천안제일고의 도장깨기 전선에 탄력을 내는 전화위복이 됐다. 지난 3월 8일 개막전 천안축구센터 U-18 전 3-0 승리로 워밍업을 한 천안제일고는 이후 유성생명과학고(3월 29일 2-1 역전승), 태양FC U-18(이상 대전. 4월 5일 7-0 승), 신평고(4월 12일. 5-1 승)를 차례로 돌려세우며 '위닝 멘탈리티'의 위력을 어김없이 분출시켰고, 강경상고(이상 충남. 4월 19일. 2-1 역전승), 청주대성고(4월 26일. 2-1 승), FC예산 U-18(4일. 4-1 승), 충주상고(10일. 2-0 승), 제천제일고(17일. 4-3 승) 전까지 승리 퍼레이드를 줄곧 이어가며 10연승의 퍼즐을 제대로 끼워맞췄다. 빠른 빌드업을 앞세운 패스 게임과 공격적인 색채라는 유산은 여전히 상대에 알고도 못 막는 치명적인 매력을 선사했고, 상대 극단적인 존 어택에도 끈질긴 뒷심과 파이팅 등을 바탕으로 숱한 역전승을 이뤄내는 등 '원 팀' 기질로 '교학상장(敎學相長)'의 모토 역시 확실하게 구현하는 수완을 뽐냈다.
10연승 과정에서 백미는 역시 4차전 동향 라이벌 신평고 전과 10차전 제천제일고 전은 천안제일고의 '고수' 냄새를 진하게 풍긴 결정적인 '하이라이트 필름'이었다. 2차례 매치업 모두 지난날 얽히고 섥힌 스토리와 '게임 트랙'이 진흙탕에 가까웠기에 더 그랬다. 매년 신평고와 권역 리그를 비롯한 각 종 대회에서 치열한 자존심 싸움을 벌였던 천안제일고는 시즌 첫 대회인 춘계연맹전 준결승(당시 연장 혈전 끝에 2-0 승) 이후 약 2달만에 '리턴즈'에 동향 라이벌전이라는 중압감을 딛고 특유의 공격적인 색채로 신평고의 파이팅을 잠재우며 5-1 대승을 낚아챘고, 오는 6월 18일부터 사흘간 펼쳐지는 제100회 전국체전 남고부 충남 선발전에서 신평고와 매치업에 대한 자신감도 고취시키며 최근 매치업 전적의 우위를 다시금 이어갔다. 지난 17일 펼쳐진 제천제일고 전은 연승 전선의 큰 고비였다. 전반 2골을 내주고 전-후반 1골씩 넣으며 동점을 만들고도 다시 1골을 내준 것. 제천제일고의 견고한 팀워크와 파이팅 넘치는 플레이 등을 감안하면 1골차 열세는 되려 패배의 부메랑을 맞을 여지를 낳게 하는 듯 했다. 그럼에도 천안제일고의 뒷심과 파이팅 등은 제천제일고의 파이팅을 완전히 잠재웠다. 천안제일고는 후반 막판 집중력과 결정력의 우위로 2골을 쓸어담으며 승부를 뒤집었고, 서로 7골이 오가는 난타전 끝에 4-3 역전승을 따내며 승리의 쾌재를 만끽하는 저력을 뽐냈다.
"최근 충청권 팀들이 각 종 대회에서 굉장히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상위 입상은 물론, 팀마다 가지고 있는 경기력이나 포맷 등에서도 퀄리티가 높았다. 주변 고교 선배 감독님들, 후배 감독들이 이구동성으로 충청 리그가 빡빡하다고 이구동성으로 외치실 만큼 대세 지역으로 손색없었다. 신평고, 청주대성고 뿐만 아니라 제천제일고, 유성생명과학고, 충주상고, 한마음축구센터 U-18, FC예산 U-18 모두 올 시즌 구색이 괜찮은 팀들이고, 최근 각 종 대회 때 거둬들인 성과도 남다르다. 주변에서는 우리 팀이 괜찮다고 하시지만, 타 권역과 달리 리그 자체가 1라운드로만 펼쳐지기에 결코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었다. 지난 시즌 업적이 워낙 화려했던 상황에 핵심 선수들이 부상으로 빠지면서 걱정이 많았다. 이 부분에서 솔직히 연승에 욕심을 낸다는 것 자체가 넌센스였다. 하지만, 경쟁팀들을 줄줄이 쓰러뜨리는 모습을 보면 형들의 업적을 잘 계승하고 있구나하는 느낌을 줬다. 다 수준급에 있는 팀들임에도 상대 존 어택을 유연하게 벗겨내는 모습이 팀 전체가 확실히 성장하고 있음을 입증하게 해주지 않나 생각된다. 그래서 10연승의 값어치도 더 크다."
"신평고와 우리는 서로 너무 잘 안다. 올 시즌에도 춘계연맹전 준결승 때 우리가 연장에서 2-0 승리를 따냈지만, 경기 양상은 마지막까지 피를 말리게 했다. 이게 어쩌면 권역 리그 매치업의 복선이 아니었나 생각된다. 최근 매치업 전적은 우리가 앞서고 있음에도 신평고가 우리와 매치업 때 강하게 나올 것이 불 보듯 뻔했기에 이 부분에 우리가 얼마나 잘 대응하느냐가 신평고 전 큰 과제였다. 그럼에도 매년 계속된 매치업에 서로 '패'가 확실하게 노출되는 와중에도 우리가 가지고 있는 특색을 잘 끌어낸 것이 예상외의 대승을 가져오는 결과가 되지 않았나 싶고, 신평고와 6월 전국체전 선발전을 앞두고 자신감도 다시 끌어올릴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제천제일고 전도 우리에게 굉장히 어려운 여정이었다. 한상구 감독이 나와 친구이면서 내가 좋아하는 감독 중 한 명이고, 매년 열심히 뛰고 끈질긴 모습을 보여주면서 좋은 결과물까지 얻은 팀이다. 여기서 우리가 조금 안일했던 부분이 있었다. 경쟁팀들을 다 이겼다고 안도한 나머지 초반 득점 찬스를 살리지 못한 여파가 되려 2골을 얻어맞는 결과를 낳았고, 전반 중반 이후부터 마지막까지 경기 양상도 진흙탕에 가까웠다. 사실 금석배 대회를 앞두고 분위기가 다운되지 않을까 노심초사했던 날이 제천제일고 전이었다. 다행히 선수들이 공격 숫자 우위를 도모하면서 후반 막판 결정력과 집중력 등을 잘 끌어낸 것이 유효했고, 어려운 여정 속에서도 우리 팀의 저력과 퀄리티를 보여준 부분에 대해 칭찬해주고 싶다."
▲지난 2월 경남 합천군에서 열린 '2019 춘계고등축구연맹전 '결승전에서 FC서울 U-18 유스 오산고를 상대로 경기를 펼치고 있는 천안제일고 선수들의 모습 ⓒ K스포츠티비
빠른 빌드업을 앞세운 패스 게임으로 볼 점유율을 높이면서 공격적인 색채를 잃지 않는 팀 포맷에 사방에서 무섭게 터지는 공격 폭발력은 10연승 달성에 든든한 버팀목이 됐다. 동계훈련 기간 피로골절로 전열에 이탈하며 춘계연맹전 때 이탈했던 최전방 원톱 이민희가 지난 17일 제천제일고 전 멀티골을 포함, 부상 컴백 후 5골을 쓸어담으며 득점력을 차츰 끌어올리고 있고, 측면 미드필더 육현호와 박명진도 나란히 3골씩을 쓸어담는 가성비로 에이스 양정운의 그림자를 걷어내며 팀 화력쇼 장전에 날개를 든든하게 달아줬다. 센터백 김준서는 세트피스 상황에서 예리한 왼발 킥력의 강점으로 10일 충주상고 전과 17일 제천제일고 전에서 연거푸 1골씩을 뽑아내는 등 '왼발 스페셜리스트'로서 클래스를 제대로 뽐냈고, 춘계연맹전 때부터 범상치 않은 득점력을 뽐낸 신명철은 팀내에서 가장 많은 9골을 쓸어담는 가공할만한 폭발력을 뽐내며 팀의 '신데렐라'로서 입지를 확실하게 굳혔다. 이어 군포중(경기) 출신 루키 장윤식이 짧은 출전 시간임에도 7골을 쓸어담는 놀라운 결정력으로 '혜자' 노릇을 다해내며 박 감독을 흐뭇하게 하고 있고, '슈퍼 서브' 이현우도 지난 17일 제천제일고 전 결승골을 포함, 4골을 쓸어담는 '원 샷 원 킬' 결정력으로 팀 화력에 플러스 알파를 제대로 덧칠하고 있다. 이처럼 특정 선수에 얽매이지 않는 다양한 득점 분포에 레퍼토리와 옵션 등이 한층 풍성해진 천안제일고의 공격 '레시피'는 상대 존 어택을 완전히 무용지물로 만드는 '아우라'를 형성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저학년 선수들과 고학년 선수들 간 잘 짜여진 신-구 조화를 통한 팀 리빌딩 기조의 확립도 천안제일고의 고공행진에 빼놓을 수 없는 요소다. 무엇보다 시즌 첫 대회인 춘계연맹전 고학년부 준우승, 저학년부 챔피언 과정에서 저학년 선수들의 활약상이 권역 리그까지 쭉 이어져온 것에 의미가 더 깊다. 춘계연맹전 당시 양정운, 최치웅, 이민희 등 핵심 선수들의 부상 공백을 신명철, 김도윤, 김희승, 박상훈 등 2학년 선수들의 활용 폭 증대로 유연하게 타개했던 천안제일고는 2학년 선수들이 지속적인 경기 출전을 통한 내공과 경험치 충전, 매주 대학팀들과 연습경기로 얻은 학습효과를 매 경기 그라운드에 잘 접목시키며 맷집이 더해졌고, U-16 대표 출신 수문장 황재윤을 비롯, 장윤식(이상 군포중 졸업), 박창우(완주중 졸업), 박시영(FC원삼 U-15), 이은재(부천FC1995 U-15 졸업) 등 춘계연맹전 저학년부 챔피언 당시 축을 이룬 새내기들도 새내기 답지 않은 대담함과 남다른 탈랜트 등을 통해 매 경기 때마다 기존 선배들과 잘 융화되며 박 감독을 흐뭇하게 하고 있다. 이처럼 자연스럽게 형성된 팀 리빌딩 기조에 매 경기 라인업 기용의 폭은 한층 넓어지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었고, 고학년 선수들 역시도 저학년 선수들의 성장세를 등에 업고 진보된 경기력을 줄곧 이어가는 등 두꺼운 선수단 뎁스의 메리트도 더욱 배가되는 모습이다. 팀 무게감, 중량감 등 역시 시간이 거듭될수록 단단함을 더하는 천안제일고의 리빌딩 향기가 그래서 진하기만 하다.
"(이)민희가 동계훈련 때 피로골절로 이탈하면서 춘계연맹전 때 뛰지 못했다. 양 날개인 (양)정운이나 (육)현호에 민희 역시 스피드가 있는 선수라 기대를 많이 했지만, 부상으로 올 시즌 전반기를 아예 마감할 우려가 컸다. 회복 속도가 빨라 권역 리그 들어 복귀했어도 아직 몸 컨디션이 100%가 아니다. 그나마 최근 득점을 계속 하면서 득점력을 높이는 부분이 다행스럽다. 개인 탈랜트가 좋은 선수라 몸 컨디션만 좋아지면 지금보다 더 나은 활약이 기대된다. 현호와 (박)명진이도 나름 정운이의 빈 자리를 잘 채워주고 있고, (김)준서는 왼발잡이에 세트피스 상황 때 왼발 킥력에 대한 강점을 충주상고, 제천제일고 전 때 잘 보여줬다. 무엇보다 저학년 선수들의 득점 가세는 우리에게 큰 힘이다. (신)명철이가 리그 팀내 최다인 9골로 좋은 골 결정력을 보여주고 있고, 올 시즌 지금까지 팀내 공헌도도 짭짤하다. 명철이 이외 (이)현우와 (장)윤식이의 활약도 빼놓을 수 없다. 현우와 윤식이 모두 출전 시간 대비 많은 득점을 해줘서 팀 공격 옵션에 큰 숨통을 트여주고 있고, 저학년 선수들이 저마다 탈랜트가 확실하다. 이에 맞게 형들 경기에 전혀 움츠러들지 않고 해줘서 고마울 따름이다. 상대가 존 어택 형태를 꺼내드는 와중에도 우리 팀이 가지고 있는 공격적인 색채가 잘 유지될 수 있었던 것도 저학년 선수들 뿐만 아니라 여러 선수들이 득점을 고르게 해줬기에 가능했다."
▲이제 우리의 목표는 금석대 전국 고등학교 축구대회를 통해 대회 2연패를 달성하는 것이다. 금석배 대회를 앞두고 단체 기념 촬영을 통해 출사표를 던지고 있는 천안제일고 선수단의 모습 ⓒ K스포츠티비
"참 흥미로운게 우리가 춘계연맹전 고학년부 준우승 당시 고학년 선수들의 부상이 많았다. 그래서 2학년 선수들과 고학년 선수들의 비율이 반으로 맞춰졌다. 명철, (김)도윤, (김)희승, (박)상훈, (박)형순이 등의 활용 폭을 늘리면서 공백 최소화를 노렸는데 2학년 선수들이 고학년 선수들 못지 않은 활약상을 뽐낸 덕분에 고학년 선수들의 부상 공백에도 준우승을 이룰 수 있었다. 춘계연맹전 직후 지속적인 리그 경기 출전과 매주 대학팀과 연습경기 등을 토대로 2학년 선수들이 많이 성장해주고 있고, 팀 자체적으로 여차하면 반 경기를 뛸 수 있는 구조가 형성되면서 2학년 선수들과 고학년 선수들의 구색이 똑같이 완비되는 것이 긍정적이다. 2학년 선수들 못지 않게 1학년 선수들의 성장세도 지금 두드러진다. 골키퍼 (황)재윤이를 비롯, 윤식, (박)창우, (박)시영이 등이 춘계연맹전 저학년부 챔피언 당시 핵심 라인업이었는데 1학년 선수들 역시도 리그 경기에 많이 뛰면서 자신감과 경험치 등이 몰라보게 좋아졌다. 그러다 보니 매 경기 활용할 수 있는 패가 확실히 많아졌고, 팀 리빌딩 기조 형성에도 엄청난 플러스 효과를 가져오고 있다. 마침 저학년 선수들의 활약에 고학년 선수들도 책임감을 가지고 꾸준하게 진보하는 모습을 보여줘서 더 의미가 깊다. 춘계연맹전 때 이원화 전략이 권역 리그까지 잘 전파되는 부분이 팀 전체의 발전적인 방향에도 큰 동력이 아닌가 생각된다."
매 라운드 지뢰밭 여정을 뚫고 어느새 권역 리그 5년 연속 '타이틀 방어'를 목전에 둔 천안제일고는 이제 새만금의 도시인 전북 군산에서 또다른 추억몰이를 꿈꾼다. 오는 6월 1일부터 12일까지 펼쳐지는 금석배 대회는 천안제일고의 추억몰이 기착지다. 지난 시즌 금석배 대회 당시 경신고(서울. 파이널), 숭의과학기술고(광주. 준결승 이상 3-0 승), 유성생명과학고(8강. 3-1 승), 여의도고(서울. 16강 3-0 승) 등을 줄줄이 셧아웃시키며 챔피언 타이틀을 품은 천안제일고는 '디펜딩 챔피언'이라는 타이틀의 중압감과 더불어 조별리그부터 이천제일고, SOL FC U-18, 이동FC U-18(이상 경기)과 함께 7조에 속하면서 매 경기 살 얼음판 레이스가 불가피하지만, 안정된 공-수 밸런스와 막강한 선수단 뎁스 등의 메리트를 바탕으로 '타이틀 방어'에 대한 야심이 들끓는다. 공격 폭발력 못지 않게 수비에서도 제천제일고 전 시즌 최다골 헌납(3골)의 후유증을 딛고 골키퍼 박형순, '캡틴' 김태현, 김준서 등을 필두로 안정감을 잃지 않고 있고, 후반 상대 피지컬과 파워 등에 다소 휘둘리는 경향을 보인 것을 감안해 체력적인 부분에 대한 준비도 디테일하게 가져가면서 '타이틀 방어' 프로젝트 완비에 여념이 없는 모습이다. 고교 3학년이던 1994년 제2회 대회 당시 한양공고(서울) 선수로 챔피언 타이틀을 품은 여운을 24년만에 감독이 되고 재현했던 박 감독과 아이들이 연이 깊은 금석배 대회에서 어떤 엔딩을 써내릴지에 궁금증이 더욱 증폭되는 바이다.
"대진표를 뽑기 이전 어느 팀과 붙어도 해볼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막상 이천제일고, SOL FC U-18, 이동FC U-18과 한 조에 편성됐을 때 주변 분들께서 '죽음의 조'라고 칭하던 이유가 분명했다. 이천제일고는 굉장히 파워가 좋은 팀이라 파워 싸움에서 고전할 우려를 낳게 했고, SOL FC U-18은 선수들이 각자 볼을 다 찰 줄 안다. 이동FC U-18 역시도 권역 리그에서 분투하는 모습을 볼 때 준비를 철저하게 하지 않으면 진짜 쉽지 않겠구나하는 생각을 다시금 가지게 됐다. 우리가 수비에서 골을 잘 내주지 않다가 제천제일고 전 때 3골을 얻어맞은 것이 좋은 예방주사가 됐다. 3골 모두 세트피스, 역습, 자책골 등 다 나오지 말아야 될 파트에서 나왔기에 코칭스태프 전체가 많은 공부가 됐다. 그래도 여전히 (김)태현, 형순, 준서 등을 필두로 수비에서 안정감은 잘 유지하고 있는 만큼 두꺼운 선수단 규모와 공격 폭발력 등을 잘 끌어내서 좋은 경기를 보여주겠다. 사실 우리가 체력 훈련을 많이 하지 않는 팀이지만, 요 근래 후반 파워 싸움에서 밀리는 경향이 보여서 금석배 대회를 앞두고 운동량을 살짝 올려볼 구상을 가지고 있다. 한여름 더위와의 싸움에 체력적인 부분이 받쳐줘야 되기에 더 그렇다. 6월 대회 참가신청 때 대통령금배 대회 출전도 구상했지만, 초지일관 지난 시즌 챔피언을 이룬 금석배를 가자고 코칭스태프끼리 얘기했다. 금석배 대회는 우리 팀 뿐만 아니라 나에게도 연이 깊은 무대다. 내가 고교 3학년이던 1994년 제2회 대회에서 챔피언에 올랐는데 당시 은사님이신 정태훈 선생님이 故 채금석 할아버지의 제자다. 군산 출신 분들을 포함, 선생님께서 스승의 노고를 기린다는 취지로 대회를 만든 것으로 안다. 선생님께서 금석배 대회 완비의 일등공신이시기에 특별함이 더하다. 조별리그부터 쉽지 않은 여정이 되겠지만, 남은 기간 준비를 철저하게 해서 '타이틀 방어'를 꼭 실현하겠다." -이상 천안제일고 박희완 감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