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과 열정으로 빚어낸 노래들
멕시코 음악
세공품으로 유명한 도시 타스코(Taxco)의 산타 프리스카(Santa Prisca) 교회
Los Tres Diamantes - Luna Llena (희미한 옛사랑의 그림자)
스페인과 함께 가장 정열적인 나라로 손꼽히는 멕시코는 지구촌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만큼 낭만적인 사람들이 사는 곳이기도 하다. 중남미의 다른 나라들과 마찬가지로 멕시코의 토착문화 역시 신대륙 발견의 희생양이 되었다. 고대로부터 이어 온 뛰어난 문명의 영광을 스페인에 빼앗기면서 그들의 터전 곳곳에 금과 은으로 치장한 화려한 교회가 세워졌다. 더불어 갈색의 성모 마리아에게 기도하는 인종적ㆍ 문화적 혼혈이 이루어졌다. 하지만 자신들의 것을 잃은 역사를 정서적인 아픔으로 지니고 있지는 않다. 오히려 혼혈 문화의 새로운 정체성을 스스로 확립하고 강한 자부심을 지니고 있다. 낙천적인 성격의 멕시코 사람들은 고단한 일상에서도 ‘사랑’을 최고의 가치로 생각하며 낭만적인 삶을 향유하고자 하며, 그런 그들 삶의 이야기는 음악 속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마야 문명 유적지인 치첸 트사(Chichen Itza)에 있는 거대 피라미드 엘 카스티요(El Castillo).
안데스 지역과 마찬가지로 멕시코 역시 스페인이 들어오기 훨씬 이전부터 원주민 인디오들에 의한 발달된 역사가 있었다. 이집트보다 더 많은 수의 피라미드들이 마야(Maya), 아스텍(Aztec) 등의 문명 속에 세워졌고, 이를 중심으로 도시를 건설하며 번영을 누렸다. 그러나 1521년 스페인에 정복된 후 독립하기까지 300년 동안의 식민 지배를 받았다. 이 시기에 현재 멕시코 문화의 근간이 되는 혼혈 문화가 형성된다. 백인과 인디오의 혼혈인 메스티소(Mestizo)들은 다른 나라의 혼혈들처럼 지배와 피지배의 숙명으로 탄생된 유사성을 지녔지만, 적극적인 문화의 교류와 수용을 통해 일찍이 자신들만의 독특한 정체성을 확보했다. 스페인으로부터 들어온 여러 가지 문화를 배척하지 않고, 오히려 이를 바탕으로 자신들만의 문화를 만들어낸 것이다. 이들의 음악 역시 멕시코가 지닌 혼합 문화의 특성을 반영하는 구심점으로 자리 잡으며 라틴권의 음악 가운데 가장 낭만적인 것으로 손꼽히는 다양한 음악 전통을 만들어 왔다.
우리는 이미 오래전부터 멕시코의 많은 노래들을 가까운 곳에서 들어 왔다. 연세가 지긋한 분들이라면 누구나 다 아실 만한 ‘희미한 옛사랑의 그림자’라는 노래가 있다. 그 원곡은 ‘세 개의 다이아몬드’라는 뜻을 가진 트리오 그룹 로스 트레스 디아만테스(Los Tres Diamantes)의 노래다. ‘Luna Llena(보름달)’이 원래의 제목으로 느릿한 기타 반주와 함께 멕시코 특유의 팔세토 창법으로 노래하는 낭만적인 멜로디와 휘파람 소리가 언제 들어도 감미로운 라틴 음악의 고전이다. 또한 트리오 로스 판초스(Trio los Panchos)의 리코딩으로 남아 있는 수많은 명곡들도 빠질 수 없는 멕시코의 노래로 기억되고 있다.
Los Caballeros - La Golondrina (제비)
트리오 로스 판초스의 ‘제비’는 여기서 감상 http://www.youtube.com/watch?v=4DeZNjQ4uvw
나나 무스쿠리의 ‘제비’는 여기서 감상 http://www.youtube.com/watch?v=bUhwwGsMrkA
조영남의 ‘제비’는 여기서 감상 http://www.youtube.com/watch?v=Qo_SB9d60UA
조영남이 노래했던 번안 가요 ‘제비(La Golondrina)’나 브라질 가수 카에타누 벨로주(Caetano Veloso)의 노래로 사랑받기도 했던 ‘쿠쿠루쿠쿠 팔로마(Cucurrucucu Paloma)’ 등은 이들뿐만 아니라 수많은 마리아치 그룹들이 노래해 온 멕시코의 명곡이다. 전설적인 로큰롤 가수 리치 발렌스(Ritchie Valens)를 모델로 한 영화 속에 삽입되어 세계적인 히트를 기록했던 ‘라밤바(Labamba)’ 역시 멕시코의 전통음악 속에서 나온 곡이다. 이 노래는 멕시코 만 연안의 베라크루스(Veracruz) 지방 고유의 음악 스타일인 손 하로초(Son Jarocho)의 명곡이다.
Caetano Veloso - Cucurrucucu Paloma (쿠쿠루쿠쿠 팔로마)
서구의 하프를 개량한 아르파(Arpa) 연주를 중심으로 하는 빠른 템포의 춤곡으로 전통적인 쏜 하로초 스타일은 우리에게 잘 알려진 그룹 로스 로보스(Los Lobos)의 버전과는 전혀 다른 향토색 짙은 모습을 보여준다. 이처럼 전 세계적으로 대중적인 인기를 누리며, 영미의 팝음악 속에 뒤섞여 다가왔던 적지 않은 멕시코 음악들은 오랜 세월 동안 멕시코 사람들의 정서를 대변해 온 마리아치(Mariachi) 음악과 볼레로(Bolero)의 전통이 담겨 있는 가장 멕시코다운 음악이었다.
마리아치 밴드.
마리아치 음악 속에 투영된 멕시코
사람들이 북적대는 광장이나 고급 레스토랑에서 전통의상을 입은 남성 뮤지션들이 낭만적인 연주와 노래를 들려주는 모습은 멕시코 여행을 해보지 못한 이들도 영상이나 사진을 통해서 많이 보았을 것이다. 바로 멕시코 음악의 상징적인 존재인 마리아치와 그 독특한 매력을 지닌 음악이다. 테킬라를 마시며 음악을 즐기는 멕시코 사람들은 마리아치 밴드를 동원해 한밤중에 사랑하는 사람의 창가에서 세레나데를 전하기도 한다. 로맨틱하고 밝은 감성을 지닌 마리아치 음악은 낭만적인 멕시코 사람들의 생활 속 깊이 뿌리내리고 있으며, 그들의 기질을 엿볼 수 있는 가장 유명한 문화적 산물 중의 하나라고 할 수 있다.
마리아치라는 말은 기본적인 악단의 형태를 의미하거나 하나의 음악 장르로 분류되기도 하는데, 때로는 멕시코의 민속음악 전반에 걸친 상징적인 의미도 함께 지니고 있다. 처음에 마리아치 음악은 결혼식이나 마을의 다양한 행사를 빛내는 향토색 짙은 음악으로 출발했다. 스페인으로부터 들어온 바이올린과 기타가 중심 악기로 자리 잡았는데, 기타를 개량한 비우엘라(Vihuela)와 기타론(Guitarron)은 시각적인 효과와 함께 음악적으로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 비우엘라는 스패니시 기타보다 몸통이 작지만 울림통이 깊은 독특한 모양을 하고 있고, 5현으로 이루어진 악기다. 기타론은 어쿠스틱 베이스 역할을 하는 악기로 어깨에 끈을 매고 들고 있는 모습이 부담스러워 보일 정도로 크다.
역시 깊은 울림통을 지니고 있으며 여섯 개의 줄을 사용해 연주한다. 쿠바의 쏜 음악에서와 마찬가지로 마리아치 음악에도 트럼펫이 가세해 더욱 풍성하고 낭만적인 사운드를 가능하게 했다. 마리아치 밴드의 최소 악기 구성은 각 두 대씩의 바이올린과 트럼펫, 한 대의 스패니시 기타, 그리고 각 한 대씩의 비우엘라와 기타론으로 이루어진다. 여기에 각 악기가 추가되기도 하고, 아르파나 아코디언 등이 함께하기도 한다. 스페인의 지배를 받는 동안 유입된 유럽의 문화가 마리아치의 음악과 악기를 통해서도 드러난 것처럼 멕시코 사람들은 식민 시대의 유물들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면서도 그 안에 자신들만의 정체성을 담아 멕시코의 것으로 바꿔 놓는 데 성공했다.
[왼쪽] 비우엘라(Vihuela) [오른쪽] 기타론(Guitarron) 연주자
마리아치라는 말의 기원에는 여러 가지 설이 있는데, 그중 결혼이라는 의미의 프랑스어 '마리아주(mariage)'가 마리아치로 바뀐 것이라는 이야기가 유력하다. 1860년대에 짧은 기간 동안 프랑스군이 멕시코를 통치한 적이 있었는데, 성대한 결혼식에 불려 간 악사들이 프랑스 하객들이 말하는 '마리아주'가 악단을 의미하는 말인 줄 알고 사용했다는 것이다. 한편 마리아치가 멕시코의 대표적인 음악으로 발전한 시기는 보통 19세기 초반 스페인과의 독립전쟁 당시로 본다. 마을의 공동체 문화를 대변하며 생활 속의 모든 것을 공유할 수 있는 공통분모였던 마리아치 음악은 멕시코 사람들을 하나로 모을 수 있는 중요한 동기가 되었고, 나아가 독립전쟁의 승리를 견인한 원동력이 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마리아치 음악이 오늘날 멕시코의 젊은이들에게도 사랑받고 있는 중요한 이유 중의 하나일 것이다. 유명한 마리아치 악사가 되려면 어려서부터 마치 옛 우리의 곡예단처럼 마리아치 공연단의 잔일을 해주며 많은 세월을 보내야 하든지, 비싼 강습비를 내고 학원을 다녀야 한다고 한다.
Mariachi Vargas de Tecalitlan - Besame Mucho (베사메무초)
일단 유명한 마리아치의 일원이 되면 다양한 국가 행사에 초대되는 등 최고의 대우를 보장받게 된다. 유명한 마리아치 밴드들은 여러 영화에 등장하거나 국가 행사에도 초대되는 등 특별한 대우를 받고 있기도 하다. 100년을 훌쩍 뛰어넘는 오랜 역사와 전통을 지닌 마리아치 바르가스 데 테칼리틀란(Mariachi Vargas de Tecalitlan)이 그 대표적인 밴드다. 현재 미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마리아치 전문 그룹의 수도 적지 않다. 멕시코가 지닌 인종과 문화의 혼혈이 내재되어 있는 가장 대표적인 산물인 마리아치 음악은 과거에도 현재에도 멕시코 사람들의 국민 정서를 대변하며 존재해 왔다. 또한 생활 깊숙이 자리하며 멕시코 사람들의 기쁨과 슬픔, 그리고 과거와 미래를 함께 호흡하고 있다.
멕시코 사람들의 사랑과 슬픔, 볼레로와 란체라
볼레로
볼레로(Bolero)는 멕시코 사람들의 사랑에 대한 열정이 낭만적으로 표현된 음악이다. 볼레로는 멕시코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스페인어권 국가에서 사랑받고 있는 음악이며, 사랑의 기쁨과 슬픔 외에도 인생의 희로애락을 담고 있는 음악이라 할 수 있다. 라틴 볼레로의 시작은 쿠바에서였다. 유럽의 춤곡이었던 볼레로는 스페인 사람들에 의해 쿠바로 전해졌지만, 아프리카 음악의 영향으로 리듬과 양식이 바뀌면서 전혀 새로운 음악으로 변모했다. 그것이 멕시코로 전해져 오늘날 라틴 아메리카 전역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멕시코의 볼레로 음악으로 자리 잡은 것이다. 쿠바의 볼레로가 리듬적인 요소가 강하다면 멕시코의 볼레로는 멜로디에 강한 멕시코 사람들에 의해 보다 선율적이고 낭만적인 매력을 지니게 되었다. 전통적인 색채를 지닌 쿠바와 멕시코의 다른 음악들과 비교하면 현대적이고 대중적인 감성을 지닌 볼레로는, ‘라틴권의 발라드 음악’으로 쉽게 이해해도 무방한 대단히 대중적인 스타일의 음악이다.
Vikky Carr - Adoro (아도로)
멕시코의 볼레로 음악은 세계 대전을 전후로 수많은 명곡들을 쏟아내며 이웃 쿠바의 음악가들을 비롯한 전 세계의 뮤지션들이 지금도 리코딩을 남기고 있을 만큼 사랑받고 있다. 그 이면에는 뛰어난 작곡가들이 존재했다. ‘Besame Mucho(베사메 무초)’를 만든 여류 작곡가 콘수엘로 벨라스케스(Consuelo Velasquez)를 비롯해 멕시코의 국민 작곡가로 불리며 ‘Granada(그라나다)’, ‘Piensa en Mi(나를 생각하세요)’, ‘Solamente una Vez(단 한 번만이라도)’ 등을 작곡한 아구스틴 라라, 그리고 ‘Adoro(사모합니다)’, ‘No Se Tu(당신은 모르겠지만)’ 등의 작곡가 아르만도 만사네로가 그 대표적인 인물들이다. 이들의 작품들을 통해 볼레로는 멕시코의 가장 중요한 대중음악으로 발전을 거듭했고, 트리오 로스 판초스(Trio Los Panchos)나 로스 트레스 레예스(Los Tres Reyes)와 같은 남성 트리오 그룹들에 의해 그 로맨틱한 서정을 세계에 알렸다.
[왼쪽] 아구스틴 라라(Agustin Lara)의 동상. [오른쪽] 아르만도 만사네로(Armando Manzanero).
란체라
멕시코 사람들의 감성을 엿볼 수 있는 또 하나의 음악으로 란체라(Ranchera)를 들 수 있다. 낭만적이고 밝은 감성을 지닌 다른 음악들과는 달리 란체라는 향수와 염세적인 감성이 지배하는 음악이다. 농민의 춤곡에서 비롯된 민속음악의 하나인 란체라는 볼레로와는 다른 감성으로 사랑의 아픔과 향수를 담고 있는 음악으로 발전했다. 주로 고달픈 인생과 외로움, 사랑의 배신 등을 노래하며 멕시코 대중음악의 근간을 이루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로 자리 잡고 있다. 특히 란체라는 포르투갈의 파두처럼 감정의 밑바닥까지 쏟아내며 노래하는 음악으로 마지막 음을 길게 끌면서 감정을 고조시키다 실제로 가수의 흐느낌이 노래에 담기기도 한다. 차벨라 바르가스와 비센테 페르난데스(Vicente Fernandez)를 란체라의 발전에 뛰어난 업적을 남긴 대표적인 인물로 손꼽는다.
[왼쪽] 차벨라 바르가스(Chavela Vargas) [오른쪽] 비센테 페르난데스(Vicente Fernandez)
멕시코의 여류 화가 프리다 칼로의 인생을 담아낸 영화 <프리다>를 본 사람이라면, 스크린 속에 등장했던 백발의 늙은 여인을 기억할 것이다. 그가 바로 란체라를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가수인 차벨라 바르가스다. 1919년 생으로 2000년대 중반까지도 음반과 공연을 통해 그 모습을 드러내며 ‘멕시코 음악의 살아 있는 전설’로 불리다 2012년 세상을 떠났다. 차벨라 바르가스는 듣는 사람의 가슴을 파고드는 굵고 거친 목소리로 인생의 회한과 사랑의 아픔을 노래했다.
1950년대 초반 서른이 넘은 나이에 노래를 시작해 란체라 음악의 거장인 호세 알프레도 히메내스(Jose Alfredo Jimenez)와 순회공연을 이어 갔고, 1960년대에는 스페인을 비롯한 유럽에서도 커다란 인기를 얻은 바 있다. 엄청난 양의 술로 인해 스스로를 파괴해 음악계를 떠나 있기도 했었지만, 1990년대 초반 다시 음반을 발표하면서 고령의 나이에도 특유의 절절한 창법을 통해 감동을 전했다. 깊게 가라앉은 중성적인 목소리는 우울함에 찌든 절망감으로 때론 속삭이기도 하고 때론 흐느끼는 울부짖음으로 비장한 감성을 드러내며 그 어떤 가수의 노래보다도 강렬한 호소력으로 다가왔다.
[왼쪽] 프리다 칼로와 남편 디에고 리베라(Diego Rivera). [오른쪽] 릴라 다운스(Lila Downs)
파란만장했던 시절 차벨라 바르가스는 프리다 칼로와 디에고 리베라를 위해 직접 만나서 노래를 불러 준 적이 있다. 프리다 칼로가 좋아했다는 ‘La Llorona(라 요로나, ‘흐느껴 우는 여인’이라는 뜻)’는 한 여인의 슬픈 전설이 담긴 노래로 차벨라 바르가스가 남긴 리코딩으로 너무나 유명하다. 마리아라는 여인은 자신의 아름다움에 커다란 자부심을 가지고 있고, 세상에서 가장 잘생긴 남자와 결혼하리라는 생각을 하며 살아간다. 어느 날 마을에 나타난 잘생긴 청년과 결혼을 하고 두 아이까지 낳아 행복한 가정을 꾸리게 된다. 하지만 몇 년이 지난 뒤 그 남자는 밖으로 떠돌아다니며 마리아에게는 관심조차 주지 않고 무시하게 된다.
Chavela Vargas - La Llorona (흐느껴 우는 여인)
조안 바에즈가 부르는 ‘라 요로나’는 여기서 감상 http://www.youtube.com/watch?v=vd_vYHMVeWc
그 남자가 다른 여자와 함께 나타난 어느 날, 끓어오르는 분노를 참지 못해 이성을 잃어버린 마리아는 두 아이를 강물에 던지기에 이른다. 정신을 차린 마리아는 아이들을 잃어버린 슬픔에 자신도 강물에 몸을 던져 생을 마감하고, 그 강가에는 밤이면 아름다운 여인이 흐느껴 울며 아이를 찾아 헤매고 다닌다는… 줄거리가 비슷한 다른 몇 가지 이야기로도 전해지는 이 슬픈 전설을 담은 노래는 멕시코의 여자 가수라면 자신의 음악이 절정에 이르렀을 때 누구나 노래하고 싶어 하는 곡이며, 멕시코뿐만 아니라 라틴권의 굵직한 가수들이 통과 의례처럼 부르는 곡이다.
Lila Downs - alcoba azul (푸른 침실)
차벨라 바르가스와 함께 반드시 주목해야 할 멕시코 가수로 릴라 다운스를 빼놓을 수 없다. 영화 <프리다> 속에 프리다 칼로가 이탈리아 출신의 망명 여류 사진작가인 티나 모도티(Tina Modotti)와 관능적인 탱고를 추는 장면이 있다. 그때 화면 한 쪽에서 ‘Alcoba Azul(푸른 침실)’이라는 노래를 열창하며 짧지만 강렬한 인상을 주었던 가수가 바로 릴라 다운스다. 여러 장의 앨범과 국제적인 활동으로 이미 영화 속의 존재감 이상의 위치에서 멕시코 음악의 선두 주자로 활동하고 있는 릴라 다운스는 “차벨라 바르가스의 뒤를 잇는”이라는 찬사를 받으며 멕시코를 대표하는 월드스타로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