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작법. 스님들의 공양의식
식당적법(食堂作法)의
의식(儀式)절차에 대한 비교연구(比較硏究)
-고려판(高麗板) 《선원청규.禪苑淸規》와
봉원사(奉元寺)의
식당작법(食堂作法)을 중심(中心)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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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차
Ⅰ. 서론
1. 문제제기 및 연구목적
2. 연구범위 및 연구방법
Ⅱ. 본론
1. 식당작법의 연원과 의미
2. 고려판 《선원청규》와
봉원사의 공양의식 게송 비교
3. 악기를 중심으로 본 식당작법의 비교
Ⅲ. 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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Ⅰ . 서론
1. 문제제기 및 연구목적
불교의식은
부처님에 대한 예(禮)를 말하며,
의식 대상의 형태에 따라 12가지로 나누고,
식당작법은 생활의례로
일반 대중(大衆) 사찰에서
매일 거행되는 공양의식을 말하며,
진행과정에 따라
전문의식과 일용의식으로 나눈다.
공양을 범어(pujana)로 음역하면
물질적․정신적으로 베푼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식당작법은
단을 꾸미고 게송을 염송하는 범패와
작법무로 할 때 식당작법이라고 하며,
일반 대중사찰에서 거행할 때는
공양의식이라고 말한다.
본고에서는 식당작법과
일반사찰에서 행하는 공양의식을
동일한 의미의 공양의식으로 보지만
그 절차에 따른
게송에 초점을 두고 연구하고자 한다.
영산재3)의식 속에
공양의식으로 연행되는
식당작법(食堂作法)이 있는데,
이것은 곧 대중의
수행생활에서
식당작법이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음을 말해 준다.
이러한 공양의식이
수행의 지표가 되는 것은
지금의 사원생활을 엿보아도 쉽게 알 수 있다.
사원생활에서 늘 강조되고 있는
수행(修行)의 2대 요소를 들라면
공양(供養)과 예불(禮佛)이다.
수행승에게 강조되는
일상적 경책(警責)이
바로 `공양과 예불'이라고 하는 점을 봐서도
공양의식이 갖는 중요성은 재론의 여지가 없다.
이러한 재 의식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식당작법에 대해서
현행 한국불교학계에서 연구된 바가
미미(微微)하고,
특히 우리 나라 식당작법의 원형이라 할 수 있는
고려판 《선원청규(禪苑淸規)》4)의
식당작법과
현행 중요 무형문화재
(重要無形文化財) 제 50호로 지정된
영산재에서 행해지고 있는 식당작법과의
비교 연구는
아직 우리나라 음악학계 및
불교학계에서 제대로 논의된 바가 없다.
특히 고려판 《선원청규》에 나타난 식당작법과
현행 봉원사에서 연행되고 있는
식당작법의 연행절차가
많은 차이점을 보여주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여기에 대한
구체적인 연구나 언급이 없었던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고려판 《선원청규》에 나타난
식당작법과
현행 봉원사[重要無形文化財 第 50號]에서
행해지고 있는 식당작법의 차이점을 도출하여
식당작법의
올바른 전승(傳承)과 계승(繼承)에
도움을 주고자 함이
본 연구의 중요한 목적이다.
2. 연구범위 및 연구방법
현행 무형문화재 제 50호로 지정된
봉원사 영산재(靈山齋)에는
식당작법이 하나의 의식으로 속해 있는데,
고려판 《선원청규》에
문헌으로 남아 있는 식당작법과
어떠한 관계를 가지고 있는가?
라는 의문에서 본 연구가 시작되었다.
본 연구의 범위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식당작법의 문헌인
고려판 《선원청규》와
무형문화재 제 50호로 지정된
봉원사에서 행해지는 식당작법만을 한정하였고,
그 가운데
식당작법 중 게송(偈頌)․악기(樂器)를
중심으로 연구범위를 한정하고자 한다.
그 이유는
이 두 가지 사항에 관해서
양자가 뚜렷한 차이를
보여주고 있을 뿐만 아니라,
식당작법에서
가장 핵심적인 내용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본 연구의 연구 방법으로는
《선원청규》에 나타난 식당작법과
현행 봉원사에서 행해지고 있는 식당작법을
게송(偈頌)과 사용 악기를 중심으로
비교 고찰하는 비교 연구가 시도될 것이다.
Ⅱ. 본론
1. 식당작법의 연원과 의미
불교교단의 기강을 바로잡는 데에는
계율(戒律)이 있고,
선원대중(禪苑大衆)의 일상생활에는
총림(叢林)5)의 청규(淸規)가 있다.
중국의 초기 선종에서는
산발적으로 수행하거나
율원(律苑) 등에서 수행하면서 지내왔는데,
백장 선사
(百丈禪師, 749~814)6)가 출세하여
대규모의 집단적 단체 수행을 위해
종합 수행도량인
총림(叢林)을 창설(創設)하였다.
여기에 따른
선문의 독자적인 수도생활의 규범이
인도의 현실과 다를 뿐만 아니라,
율장의 내용이 너무 산만한 편이어서
중국의 여건에 맞도록 집약한 것이고,
총림의 운영과
대중생활의 질서유지에 있어서
가장 평등주의적(平等主義的)인 정신을
구현하고 있는 것이
청규의 정신이라 할 수 있다.
이것은
선종(禪宗)의 교단사(敎團史)적인 측면에서
《백장청규(百丈淸規)》가 큰 뜻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백장의 고청규(古淸規)는
당말(唐末) 오대(五代) 사이에
모두 산실(散失)되어 버리고
지금 전해오는 것은 없다.
다만 그 대강(大綱)과 면목(面目)은
몇몇 선사의 어록(語錄)
《경덕전등록(景德傳燈錄)》 제 6권의
백장의 전기에 부록된
《선문규식(禪門規式)》7) (1005)에서
그 편린(片鱗)을 엿볼 수 있고,
`회해선사탑명'(懷海禪師塔銘, 818)에서
그 원형을 엿볼 수 있는 정도이다.
그 후 북송(北宋)의
휘종대(徽宗代, 1100~1125)에
고청규의 모습을 찾아보기 어려웠을 때,
종색노자각선사(宗Ⅹ長老慈覺禪師)가
《백장청규》 사상을
부흥재휘(復興再輝)하고자
널리 당시의 총림고찰을 역방(歷訪)하면서
행법(行法) 격식의 자료를 수집하고 참고하여
숭녕(崇寧) 2년(1103)에
선원청규 10권을 찬술하였으니,
이것이 바로
《선원청규》이다.8)
《선원청규》에서는
일반적인 수행승들의 일상생활의
모든 규범과 위의(威儀)를 규정하고 있다.
선승들의 생활규범을 규정한
최초의 계율이 《백장청규》이다.
그 이후로
선원의 수행풍토에 따라
여러 청규가 선원의 생활에
규범으로 적용되고 있으며,
시대와 상황에 따라 변천되어 왔다.
《선원청규》 가운데
공양위의(供養威儀)는
`부죽반(赴粥飯)'9)항에 언급되어 있고,
현행 조계종
소심경(小心經)으로 정착되어 왔다.
아울러 영산재와 같은 의식에서도
그 근간은 《선원청규》로 보고 있다.
이러한 여러 종류의 의식이 다른 것 같아도
흐름의 일관성을 가지면서 변천되어 왔다.
2. 고려판 《선원청규》와
봉원사의 공양의식 게송 비교
1) 고려판 《선원청규》
식당작법[赴粥飯]에 나타난 게송
<원문>
(1)
`佛恩想招偈 불은상초게
佛生迦臻羅 成道摩0陀
불생가비라 성도마갈타
說法波羅奈 入滅拘尸羅
설법바라나 입멸구시라
<해설>
부처님의 은혜를 생각하는 게송
불은상초게
- 백장청규의 작법은
선승의 식당작법을 서술한 것이므로
일반승(교학승, 염불승)의 작법과는
다른 특징을 보인다.
일반승이
불(佛)에 대한 예경을 중시하는데 비하여
선승은 조사10)스님에 대한 예경을 우선한다.
그러므로,
입당(入堂, 공양당에 들어감) 후에
성승(聖僧) 조사스님 앞에
먼저 주지인으로부터 좌위(坐位)에 따라
문신(問訊, 예배하는 것)하고
유나(維那)11)가
분향(焚香, 향을 사룬다)한 연후에
각자 자리에 앉는다.
여기서 현행 소심경에서는
부처님 은혜를 생각하는
팔상성도게12)를 송하는데 비하여
선원청규에서는
조사스님 성승(聖僧)에 문신하는 것으로
대신하는 점이
선승의 가풍이 다른 특징의 일면을
보여주는 부분으로 보아도 좋을 것이다.
특히 재(齋)가 있는 경우에는
단월(檀越, 재가 시주)을 위하여
유나가 재를 설하는
소(疏, 경론의 문구 해석)를 송하여
불은(佛恩)이
제자들에게 두루 감응하기를 발원해 주기도 한다.
그 내용은
"계수하나이다.
박가범 원만수다라 대승보살승
그 공덕 사의하기 어렵나이다."
혹은
"불법승 삼보는 최승의 양전이라
무릇 귀의하는 곳에서는
모두 감응을 드러내리라."
등이다.
<원문>
(2) 展鉢偈 전발게
如來應量器 我今得敷展
여래응량기 아금득부전
願共一切衆 等三輪空寂
원공일체중 등삼륜공적
<해설>
발우를 펴는 게송
부처님의 응량기
내 이제 받아 폈으니
원컨대 일체중생은 함께
삼륜이 공적하여지이다.
전발게
- 청규의 작법에는
뚜렷이 발우를 펴는 게송은 없다.
선승의 일상 작법은
생활과 같이
간소한 것을 원칙으로 하기 때문에
형식상의 전발게는 없어도
묵연한 가운데
엄숙히 발우를 펴는 것으로
이루어져 있음을 알 수 있다.
왜냐하면 청규에서
`전발의 법'이라고 하여
상당히 자세하게 발우를 펴는
위의를 언급하고 있기 때문이다.
선원청규의 성격이
선승의 일상생활의 위의를 나타내고자 하는
선원의 계율이므로
간소한 가운데 꼭 필요한 위의를
적절히 언급하였다고 본다.
즉 발우수건(발건)을
펴서 접는 것으로부터
수저집을 정리하여 놓는 것까지
자세히 언급하고 있다.
<원문>
(3) 十念 십념-
淸淨法身臻盧舍那佛
청정법신비로자나불
圓滿報身盧舍那佛
원만보신노사나불
千百億化身釋迦牟尼佛
천백억화신석가모니불
當來下生彌勒尊佛
당래하생미륵존불
十方三世一切諸佛
시방삼세일체제불
十方三世一切尊法
시방삼세일체존법
大智文殊舍利菩薩
대지문수사리보살
大行普賢菩薩
대행보현보살
大悲觀世音菩薩
대비관세음보살
諸尊菩薩摩 薩
제존보살마하살
摩訶般若波羅蜜
마하반야바라밀
<해설>
열 가지 부처님의 명호
청정한 법신의 비로자나불
원만한 보신의 노사나불
천백억화신의 석가모니불
미래에 오시는 미륵존불
시방삼세의 모든 부처님
대지혜의 문수사리보살
큰 행원의 보현보살
대자비의 관세음보살
모든 존귀하신 보살마하살.
십념 -
십념(十念)은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않고
첫 부처님 명호인
청정법신 등으로 운운(云云)하고 있다.
십념[十聖佛]은
이미 일반적으로 많이 지송되고 있기에
굳이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않아도
통용되는 십불(十佛)의 명호로,
대중이 알 수 있는 부분이므로 생략하고 있다.
당시에 유통되는 십불의 명호를
대략 몇 가지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가장 일반적인 것으로는
도안 법사(道安法師)가 제정하여
공양시에 염송하도록 한
십이불을 줄여 통칭 십불이라 한다.
청정법신 비로자나불
원만보신 노사나불
천백억화신 석가모니불
당래하생 미륵존불
서방 무량수불
시방삼세 일체제불
대성문수사리보살
대승보현보살
대비관세음보살
대지세지보살 제존보살마하살
마하반야바라밀이다.
《정법안장(正法眼藏)》 안거권(安居券)은
<서방 무량수불, 대지세지보살>의
둘을 제외한 십불의 명호를 들고 있다.
《선원청규》에서는 여기에
<대승묘법연화경(大乘妙法蓮華經)>을 더하여
11불의 명호를 들고 있다.
또 염송시 운율을 중시하는데,
이는 대중이
여법히 공양하는 위의를 맞추기 위하여
하추(종을 울리는 것)할 때,
독송의 속도를 잘 지키라고 하고 있다.
즉 종소리가 빠르면
대중의 불명호는 불자에 떨어지고,
종소리가 느리면
대중의 불호는 앞구절에 떨어진다고 하여
종소리와
운율의 속도를 맞추도록 경계하고 있다.
끝으로 십념이 끝나면
종을 울리지 않은 채
탄백(큰 소리로 말하는 것)하되
`우러러 바라옵건대
삼보께서는 두루 인지함을 내려주소서'
함으로써
십념을 모두 마친다.
<원문>
(4) 奉鉢偈봉발게
若受食時 當願衆生
약수식시 당원중생
禪悅爲食 法喜充滿
선열위식 법희충만
<해설> 발우를 받드는 게송
이 공양을 받을 때
원컨대 모든 중생은
공양을 삼으며
법희가 충만하길 바란다.
봉발게 -
봉발게를 염송하는 대신
수좌(首座)의 시식에 따라
창식게(밥맛을 생각케 하는 게송)와
비슷한 내용의 창을 함께 한다.
그 주된 내용은
죽에 대하여 십리(十利13):
色․力․壽․樂․辭․淸弁․宿食餘․風餘․飢消․渴消)
재에 대하여 삼덕육미(三德六味14) :
三德 - 智德․斷德․恩德,
六味 신맛․단맛․매운 맛․짠맛․싱거운 맛 등)를
반에 대하여 오상(五常)15) 무애변
(法無․義無 ․辭無 ․樂設無)을
각각 창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원문>
(5) `五觀偈 오관게 -
計功多少量彼來處
`계공다소량피래처
忖己德行全缺應供
촌기덕행전결응공
防心離過貪等爲宗
방심이과탐등위종
正思良藥爲療形枯
정사양약위료형고
爲成道業應受此食
위성도업응수차식
<해설>
다섯 가지 돌이켜보는 게송
공덕의 많고 적음을 헤아려
저 공양의 온 곳을 생각한다
내 덕행의 온전함과 부족함을
생각하며 공양에 응한다
마음을 다스리고
허물을 버리는 것은
탐욕 등을 근본으로 한다
정히 양약으로 여겨
몸이 허물어지는 것을 치료하기 위함이며
도업을 이루기 위하여
마땅히 이 공양을 받는다.
오관게 -
오관게는
자신이 이 공양을 받을 만한
덕행이 있는가를 반성하는 게송이다.
청규에서는
간단히 게송만을 송하고
그 외 부분에 대하여 더 언급이 없다.
<원문>
(6) 出生偈 출생게-
汝等鬼神衆 我今施汝供
여등귀신중 아금시여공
此食遍十方 一切鬼神共
차식변시방 일체귀신공
<해설>
귀신에게 공양을 베푸는 게송
너희 귀신들에게
내 이제 공양을 베푸노니
이 음식이 시방에 두루하여
일체의 귀신들은 공양할지어다.
출생게 -
출생게는 구류중생(九類衆生:
胎生․난생卵生․습생濕生․화생化生․
유색有色․무색無色․
유상有想․무상無想․
비유상비무상非有想非無想) 귀신에게
공양을 베푸는 부분이다.
일반적으로 현행 소심경에는
다음과 같은 방법으로 생반한다.
생반시(귀신용 수저로)
밥알 일곱 낱 정도를 떠서,
그대로 발우수건 위에 놓고
왼손의 엄지로 무명지를 눌러
감로인을 결하면서 게송을 송한다.
게송을 읊고 나서
윗자리부터 차례로 헌식기를 돌려
생반(귀신용 밥알)을 모은다.
이와 같은 출생을 헌식이라 한다.
청규에서는
출생게만 표시하고
다만 간단한 주의 사항만을 언급하고 있다.
즉, 오관게를 마치기 전에는
출생하지 말고
또 자기 차례가 아니면
출생하지 않는다는 조항이다.
<원문>
(7) 絶水偈 절수게-
我此洗鉢水 如天甘露味
아차세발수 여천감로미
施與餓鬼衆 皆令得飽滿
시여아귀중 개령득포만
(絶水想念偈)
옴 마휴라세 사바하 (3)
<해설>
아귀에게 공양을 베푸는 게송
나의 이 발우 씻은 물은
하늘의 감로수와 같은지라
너희 아귀들에게 베푸노니
모두 배부를지어다.
절수게 -
현행 소심경의 절수게는
위와 같이 4구와 진언이 부가되어 있다.
그러나 청규에는
다만 뒷부분의 현행 소심경과
동일한 진언만 명기하고 있다.
그렇다고
간단한 절수 진언만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중요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실제 세발(발우를 씻는 것)의 과정을
아주 자세하게 규정하고 있어
세발과 관련된 위의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는 부분이다.
<원문>
(8) 食畢偈식필게 -
飯食已訖色力充 威振十方三世雄
반사이흘색력충 위진시방삼세웅
回因轉果不在念 一切衆生獲神通
회인전과부재념 일체중생획신통
(食畢想念偈)
<해설>
공양을 마치는 게송
공양을 마치니 색력이 충만하고
위의가 시방삼세에 떨치는구나
인(因)을 돌려
과(果)로 바뀜을 마음에 두지 않고
일체중생은
부처님의 신통을 얻을지어다.
식필게 -
모든 공양의 절차를
마치는 부분을 식필게라 한다.
청규에서는
간단히 현행 소심경과 같이
4구의 게송만으로 명기되어 있다.
청규에서는
공양을 마친 뒤의 부분은
입당의 절차와 동일한 절차를
간단히 언급함으로써
공양작법을 모두 끝내고 있다.
2) 봉원사(奉元寺)
영산재식(靈山齋食) 중의 식당작법
게송16) 현행 무형문화재 제 50호로
지정되어 있는 영산재 가운데
식당작법을 8게송 중심으로
아래와 같은 절차로 고찰하겠다.
(1) 오관게(五觀偈) -
계공다소량피래처(計功多少量彼來處)
촌기덕행전결응공(村己德行全缺應供)
방심이과탐등위종(防心離過貪等爲宗)
정사양약위료형고(正思良藥爲療形枯)
위성도업응수차식(爲成道業應受此食)
현행 《선원청규》의
식당작법과 다른 도입부를 보이고 있다.
현행 소심경이
발우를 펴기 전에
부처님 은혜를 생각하는
팔상성도게
(불생가비라 성도마갈타
설법바라나 입멸구시라)
의 일부를 송하는 데 비하여
영산재 식당작법은
공양의 의미를 생각하게 하는
오관게와 착석을 나타내는 게를 대중이 송한다.
일반적으로
소심경에서 염송하는 오관게는
공양을 받은 다음 하는 봉발게와
공양의 의미를 생각하게 하는
오관게를 염송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그러나 여기 영산재 작법에서는
처음 도입부에 먼저 오관게를 송한다.
처음에 오관게를 염송하고
다시 일반게 순서에 맞추어
봉발게 다음에
다시 오관게를 염송하는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는 특징을 보여주고 있다.
오관게 소리가 끝나면
대중은 묵좌(黙坐)하고
오관의 태징17)(하발금) 소리에 맞추어
타주 스님은 바라춤을,
그리고 북채를 잡은 스님은 법고를 추며
법고춤이 끝나면
맞춤쇄 태징으로 세 번씩 몰아 뛰어
15망치를 울려 마친다.
착석을 나타내는 게
若敷床座 當願衆生
敷善法座 見眞實相
正身端座 當願衆生
坐佛道樹 心無所畏
(약부상좌 당원중생
부선법좌 견진실상
정신단좌 당원중생
좌불도수 시무소외)
*공양을 하기 위해 상에 앉는 것은
그 의미가 법좌를 펴서
진리의 실상을 보신 부처님과 같이
모든 공 양하는 중생도
그와 같이 되기를 바란다는 뜻이다.
이 때 몸을 단정히 바르게 하여
부처님이 보리수하에 정각을 이루신 것처럼
우리 모든 중생도 그와 같이 단좌하여
마음에 두려움이없는
무소외(無所畏)를 바란다는 뜻이다.
소심경에서는
부처님의 팔상성도를 생각하는
`불은상초게(佛恩想招偈)'와는 다르다 하여도
상에 앉는 것은
실상의 진리를 보신 부처님과 같이
정각을 이루고자하는 염원을 갖는 뜻에서는
일맥 통하는 유형을
취하고 있다고 보아도 좋을 부분이다.
(2) 전발게(展鉢偈) -
여래응량기 아금득부전
원공일체중 등삼륜공적
(如來應量器 我今得敷展
願共一륀衆 等三輪空寂)
옴 발다라야 사바하 (3)
부처님의 공덕에 응할 만한 응량기인
발우를 내가 지녀 펴고자 하니,
원컨대 일체중생의
삼륜(받는 자․주는 자․
주는 물건의 세 가지)이 공적하여지이다.
현행 소심경은
간소한 양식에서 전발게만 염송한다.
그러나 영산재 같은 큰 재에서는
반야심경도 함께 염송한다.
일반 소심경에서 와는 달리
후반에 다라니(眞言, 呪, 摠持, 能持라고도 함.
모든 악한 법을 버리고
한량없이 좋은 법을 가지는 것)가 부가되어 있다.
반야심경을 송주하는 것은
일괄 송주가 아니고, 나누어서 송한다.
즉 처음부터
즉설주왈까지의 본문 부분을 먼저하고
그 다음 사이를 두고
주문
`아제아제 바라아제 바라승아제 모지사바하'
를 창한다.
마지막으로
`처무상도념(處無上道念: 처하는 곳에서
무상의 도를 생각하는 것)'을 창하면
이때 타주는
팔정도를 돌며 타주 춤을 춘다.
(3) 십념(十念) -
특이한 상황 없이
청규나 동일한 십불의 명호를 서술하며
타주는 타주채를 들고
염송이 끝날 때까지 팔정도를 중심으로 돈다.
(4) 봉발게(琫鉢偈) -
현행 소심경의 봉발게인
`약반식시 당원중생 선열위식 법선충만
결부부좌 당원중생 선근견고 득부동지'
를 골격으로 한
조금 더 복잡한 형태의 게송으로 이루어져 있다.
즉 법희 충만게 뒷부분에
다음과 같은 후반의 게가 연결된다.
결가부좌당원중생 선근견고득부동지
약견공발당원중생 기심청정공무번뇌
(結跏趺坐當願衆生 善根堅固得不動地
若見空鉢當願衆生 其心淸淨空無煩惱)
내용을 살펴보면
세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다.
① 공양을 받는 중생은
선열로 공양을 삼으며
법열이 충만하기를 바란다.
② 공양상에 결가부좌한 중생은
선근이 견고하여
부동지를 이루기를 바란다.
③ 빈 발우를 보면
중생의 그 마음이 청정하게 공하여
번뇌가 없기를 바란다.
그 외에도
불․법․승과 계․정․혜에
관한 진언이 이어지고 있다.
구체적으로,
불삼신:법신․보신․화신을 말한다.
(법삼장진언:옴 불모규라해사바하 (3))
법삼장:
`경장․율장․논장의 삼장을 말한다.
(승삼승진언:옴 수탄복다해 사바하 (3))
계장은:율장의 계법을 말한다
.(계장진언:옴 흐리부니 사바하 (3))
정결도:
`선정을 결정코 이루려는 도업을 말한다.
(결정도진언:옴 합부리 사바하 (3))
혜철수:
혜학을 철저히 닦을 것을 말한다.
(혜철수진언:옴 나자바니 사바하 (3))
(5) 오관게(五觀偈) -
현행 소심경에는
`계공다소량피래처
촌기덕행전결응공
방심이과탐등위종
정사양약위료형고
위성도업응수차식'
의 오구의 게송으로 되어 있다.
그러나 영산재 작법에는
오관게 후에 몇몇의 게송이 더 부가된다.
이는 작법의 초두에서
오관게를 먼저 독송한 것과 같이
오관이 작법에서
중요한 부분임을 시사하고 있다.
약견만발 당원중생
구족성만 일체선법
득향미식 당원중생
지절소욕 정무소착
(若見滿鉢 當願衆生
具足成滿 一切善法
得香美食 當願衆生
知節少欲 情無所着)
원아만발 변성묘공구
변어법계중 공양제삼보
차시제중생 무유기갈자 변성법희식
(願我滿鉢 變成妙供具
變於法界衆 供養諸三寶
次施諸衆生 無有飢渴者 變成法喜食)
속무상도 아신중 팔만호 일일각유구억충
제피신명 수신시 아필성도 선도여
(速無上道 我身中 八萬毫
一一各有九億蟲
濟彼身命 受身施 我必成道 先渡汝)
그 구성은,
원단일체악 원수일체선
(願斷一륀惡 願受一切善)
일체중생이 이 공양을 받음으로써
무상도를 이루기를 발원하는 부분.
회향제중생 보공성불도
(回向諸衆生 普共成佛道)
악을 끊고 선을 닦는 것을
생각하는 게송의 부분이 부가된 후에
오관게를 지송한다.
i. 공양중생의 성도원
㉠ 발우에 가득한 공양을 보는 중생은
일체의 선법이 구족히 성만하기를 바란다.
㉡ 향미식을 얻은 중생은
절도와 소욕을 알고
정에 집착함이 없기를 바란다.
㉢ 내가 받은 공양은 묘한 공양구가 되어
두루 법계의 제삼보께 공양되기를 바란다.
㉣ 시식 받은 중생 기갈이 없어지고
법희의 식(食)으로 바뀌어
속히 무상도를 얻기 바란다.
㉤ 내 몸 속에 있는 팔만 모공(毛孔)의
각기 구억(九億)의 충(蟲)들도
저들의 신명을 이것 으로 제도하고
내 필히 성도하여 저들도 제도하기를 바란다,
라는 내용으로
일체선법과 무상도를 이루기를
바라는 발원으로 구성되어 있다.
ii. 단수게(斷水偈)
일체의 악을 끊고 일체의 선을 닦는바
모든 선근이 제중생에게 회향하여
널리 함께 불도를 이루기를 바라는
발원으로 내용을 이루고 있다.
(6) 출생게(出生偈) -
현행 소심경과 유사한 내용이나
뒷부분 게송이 약간 차이가 난다.
(선원청규 출생게)
여등귀신중 아금시여공
(汝等鬼神衆 我今施汝供)
차식변시방 일체귀신공
(此食遍十方 一切鬼神供)
* 너희 귀신들에게
내가 지금 공양을 베푸니
이 음식물이 시방세계 두루 하여
일체 귀신들은 공양 하여라
(영산작법 출생게)
여등귀신중 아금시여공
(汝等鬼神衆 我今施汝供)
칠립변시방 삼도기갈
(七粒遍十方 三途飢渴)
실제열뇌 보동공양
(悉除熱惱 普同供養)
* 너희 귀신무리들에게
내가지금 공양물을 베푸니
쌀알이 변방에 두루 하여
삼도(아귀.축생.지옥)의
기갈과 번뇌를 제거하고 함께 공양하여라.
이상 외에도
청규에 없는 몇몇의 게송이 부가된다.
출생게 이후에
정식게(淨食偈)와 삼시게(三匙偈)
그리고 당좌(堂 佐)의 권공(勸供)의 게와
당좌의 정진게(精進偈)를
송한 후 공양을 한다.
그 내용 구성은 다음과 같다.
정식게(淨食偈)
오관일적수(五觀一滴水)
팔만사천충(八萬四千蟲)
약불념차주(若不念此呪)
여식중생육(如食衆生肉)
옴 살바나유타 발다나야 반다반다 사바하 (3)
* 한 방울의 물에
팔만 사천의 충이 있되
이 주문을 염송하지 않으면
바로 중생의 몸을 먹는 것이 된다는 내용이다.
삼시게(三匙偈) -
원단일체악(願斷一切惡)
원수일체선(願修一切善)
원공제중생(願共諸衆生)
동성무상도(同成無上道)
*숫가락을 들면서 발원하되
일체의 악을 끊고 일체의 선을 닦아서
공히 모든 중생이
함께 무상도를 얻기를 발원하는 내용이다.
권공(勸供)의 게(偈)
삼덕육미(三德六味)
시불급승(施佛及僧)
법계인천(法界人天)
보동공양(普同供養)
*공양은 삼덕과 육미를 갖추고 있어
불․법․승 삼보와 법계의 인천에
두루 널리 공양을 한다는 내용으로,
당두가
대중이 공양하기를 권하는 내용이다.
정진(精進)의 게(偈)
단념무상(但念無常)
당근정진(當勤精進)
여구두연(如救頭燃)
신물방일(愼勿放逸)
*다만 무상을 생각하며
마땅히 힘써 정진하기를
마치 머리에 불을 끄듯이 하여
삼가 방일하지 말라는 내용을
당좌가
대중을 대표해서 창을 한다.
이와 같이 출생게 이후에
네 가지게 창하여 마치면
곧 공양을 시작한다.
(7) 절수게(節水偈) -
발우를 씻고 난 물을
아귀 중생에게 주는 내용이다.
현행 소심경과 청규와 영산재 작법의
세 가지가 동일하게 언급하고 있다.
내용은
4구(四句)와 진언으로 구성되어 있다.
아차세발수(我此洗鉢水)
여천감로미(如天甘露味)
내 이제 발우 씻은 물은,
하늘의 감로미와 같은 맛이니
시여아귀중(施汝餓鬼衆)
개령득포만(皆令得飽滿)
너희 아귀 중생에게 베푸노니,
모두들 포만하여지이다.
옴 마휴라세 사바하 (3)
(8) 식필게(食畢偈) -
식당작법이 끝나는 마지막 부분이다.
현행 소심경과 청규가
간단히 식필게(飯食已訖色力充 … 云云)
만을 지송하고 식당작법을 마치는데 비하여
영산작법에서는
많은 부분을 할애하여
마지막 부분을 구성하고 있다.
특히 현행 소심경과 선원청규에
없는 부분은 축원부분이다.
금일에 재를 시설한
모든 제자들을 위하여
위로는 국왕(대통령)으로부터
사사시주(四事施主:
재사․법사․무외사․번뇌사) 및
법계 일체중생에게 평안을 바라는
회향의 축원이다.
그 구성 내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식필게는
현행 소심경과 청규는 동일하나
영산작법에서
후반부의 게송이 길게 추가된다.
반사이흘색력충 위진시방삼세웅
회인전과부재념 일체중생획신통
(飯食已訖色力充 威振十方三世雄
回因轉果不在念 一切衆生獲神通)
*공양을 이제마치니
온몸에 힘이 솟아나고
그 위엄은 시방삼세 떨치니
인과의 얽매임이 없으니
일체중생이 신통을 얻는다.
의 4구로
현행 소심경은 간단히 이루어져 있다.
그러나
영산작법의 식필게 부분은
다음과 같이 다소 길다.
飯食已訖 當願衆生
공양을 이제 마치니
원컨대 모든 중생이
德行圓滿 成十種智
덕행이 원만하고
십종지를 이루어지이다.
願我所受 香味觸
원컨대 내가 받은 색성향은
不在我身 出生孔
내 몸에 남아 있지 말고 모공을 빠져나가
遍入法界 衆生身
법계에 두루한 중생의 몸에 들어가
同等法樂 除煩惱
동등하게 법락을 받고 번뇌를 제하여
施者受者 具獲五常
주는 자, 받는 자
모두 오상(五常)을 얻으며
色力命安 及無辯
색력과 명(命)이 편안하며
무애변을 얻어지이다.
다음과 같은 후렴을 지송하고 난 다음
재자의 축원 부분으로 이어진다.
처세간여허공(處世間如虛空)
여연화불착수(如蓮華不着水)
*세간에 처하되 허공같이 하며,
연꽃이 물들지 않듯이
심청정초어피(心淸淨超於彼)
계수례무상존(稽首禮無上尊)
*마음은 청정하여
저 세간을 뛰어넘으니,
머리 숙여
위없이 존귀하신 분께 귀의합니다.
축원은 금일에 재를 시설한
재자와 영가를 위하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먼저
`원왕생 원왕생(願往生 願往生)'
혹은
`정찰정찰생정찰(淨刹淨刹生淨刹)'
등의 내용으로
영가의 극락왕생을 비는 창을 계속한다.
연후에
일반 축원의 형식을 빌어
금일의 공양재자로부터
일체법계중생에 이르기까지 축원하는 것을
그 내용으로 한다.
즉, 금일공양재자
액소재 원성취
…운운…
(금일공양재자(今日供養齋者)
액소재원성취(厄消災願成就)
…云云…)
법계중생동일포 마하반야바라밀
(法界衆生同一包 摩 般若波羅蜜)
마지막으로
해탈주(解脫呪)와
퇴좌게(退座偈)와
회향게(回向偈)로
모든 식당작법이 끝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