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성지순례를 다녀오면서'

[고촌댁]

항상 카페에 들어와 보기만 하고 나갔는데 오늘은 일본 성지순례를 다녀오면서

용기를 내어 소감을 적어 봅니다.

저는 송 준회 신부님 계실 때에 구반장 제주도 성지순례를 간 적이 있습니다.

오래된 일이라 기억이 잘 나지는 않지만, 성당에서 미사를 드렸었고 중간 중간에 우리가 간 곳의

관광지(식물원)을 구경하였고 한라산도 등반 했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그래서 처음 신부님께서 일본으로 성지순례를 간다고 말씀하셨을 때 저는 일본은 아직 가 보질 않았던 터라

내심 “음 기도도 하면서 구경도 하고 오겠징 신난다” 라는 철없는 생각을 하였지요.

그러나 그 생각은 완전히 잘못된 생각이었습니다. 이번 성지순례는 관광사의 스케줄 대로 간 것이 아니라

신부님께서 일정을 짜서 관광사가 따른 것으로 온전히 기도만 하는 성지순례였습니다.

가이드 분은 이렇게 빡빡하게 오후 늦게 까지 일정을 해 보기는 처음이라며 투정아닌 투정을 하였지요

그러면서 이제까지 신앙생활을 하면서 내가 가지고 있었던 신앙의 여정을 돌아보게

하는 성지순례 일정이 시작되었습니다. .

공항에 내리자 일본은 비가 내리고 있었고, 버스를 타고 히라도를 향해 이동하는 동안 창밖으로

시야에 들어오는 일본풍경을 바라보면서

온전히 나의 주관적 생각으로 일본을 이해하며.. 거리엔 사람이 거의 다니질 않았었고 집도 작고,

차도 성냥갑같이 작다. 어둡고 가라앉아 있는 스산한 분위기다... 비가와서 그런가.. 라는 생각을

하는 동안 버스가 다비라 천주당에 도착하였다.

그곳에서 성체조배를 하고 또 이동하여 성 프란치스코 성당에서 미사를 드렸습니다.

고촌성당에서 미사 드리던 것과는 달리 외국이라는 낯선 곳에서의 첫 미사는 조금 더 미사에 집중할 수 있었고,

주님께서 저를 선택하시어 이곳까지 불러 주심에 대한 감사와 그 메시지는 무엇일까 생각하게 하였습니다.

둘째날 소토메로 이동하여 시츠성당, 쿠로사키성당, 등에서 성체조배를 하고 엔도슈사쿠 문학관에서

소설 침묵의 무대라는 점과 작가 엔토슈사쿠의 생애와 발자취를 공부하고 나가사키로 이동하여

26위 성인기념비 및 기념관을 보았고 그 곳에 있는 오우라 천주당에서 미사를 올리면서

성지순례 갔던 구반장님들을 비롯해 저 역시도 많은 눈물을 흘렸던 곳으로 기억됩니다.

반장님들이 목요일 미사 후 소감 발표하시면서 눈물지었는데 아마도 그때 받은 은총의 기억이 되 살아나

그들을 눈물짓게 하였으리라 생각됩니다.

배교하겠다는 한마디만 하면 살 수 있는데 그들은 왜 그것을 하지 않았을까?

그리고 신부님들의 유해인 뼈조각에 침구하면서 도대체 주님이 무엇이기에 저들이 죽음 앞에서 조차

온전히 자신을 내어 놓을 수 있었을까? 그것도 낯선 남의 나라에 까지 와서...

그것은 주님께서 아무죄도 없이 우리 죄를 대신하여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셨듯이 그 분들도 그렇게

모진 고문과 핍박에도 자신의 길을 갈 수 있었던 것은 주님에 대한 믿음과 실천 주님을 증거하기 위한 사명과 사랑,

부활의 믿음 때문이었을까?....

나는 과연 내 십자가를 지고 주님을 온전히 따를 수 있을까?...등 많은 생각이 저의 가슴을 방망이

질 하였습니다. 저는 그 곳에서 신부님께 안수를 받으면서 정말 부족한 제가 느껴져 하느님 보기가

너무 부끄러워 참회의 눈물이 저를 내내 훌쩍거리게 하였지요.

마지막날 운젠에서 일정을 보내고 운젠성당에서 미사를 드리면서 성지순례에서의 하느님의 메시지,

나의 신앙여정을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나는 과연 하느님을 온전히 믿고 있는 것일까? 성당에서 공동체 생활 중 조금만 힘들어도 투정부렸으며,

하느님의 일을 한다면서 정작 나의 일을 하고 있었고, 성지순례를 오면서, 내가 가는 곳의 성당과 기도에 대한 계획보다는

뭘 입고 가야하나? 등 하느님 일 외에 외적인 것에 더 치중하지는 않았는지 돌아보게 됩니다.

그러면서도 이번 성지순례를 통해 주님의 말씀 안에서 더욱 성장해 나가고 영적으로는 성령과 함께 하면서 지혜를 터득해 나가며 영적 눈을 감지 않게 마음에 문을 열어 아주 작고 하찮은 것에서부터 주님의 메시지를 찿고

침묵과 기도로서 내가 맡은 직분에 충실해야 겠다며 정리해 보았습니다.

또한 정말 부족한 저를 택하시여 이 부족한 것을 채워주시는 주님의 사랑에 깊이 머리숙여 한없는 감사드립니다.

저에게 이런 신앙의 체험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신 신부님께도 감사드립니다.

마지막으로 구반장 성지순례를 위해 기도해 주신 분들께도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 이유진루시아 -

[이레오]

찬미예수님! 성지순례여행기 잘읽었습니다 본당 모든신자들이 이 내용을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히야]

참회의 눈물이 최고의 은총이라고 저는 생각해요^^
읽고 나니 왠지 침묵하고 싶은 깊은 마음이 저에게도 전해지는 순례기입니다.^^
은총 나눠 주셔서 감사드려요

[해바라기]

찬미예수님 ! 여행기 잘읽었습니다 일본도 성당과 성지가 있네요 .열심한 자녀 사랑받는하느님 자녀가되시길^^...

[그리운여우]

찬미예수님! 고촌댁에게 용기를 주시어 수많은 다른 고촌댁과 더하여 고촌남정네들에게 희망을 주셨습니다.
성지순례를 가면서 '뭘 입고 가야하나?' 등 하느님 외적인 것에 더 치중하지나 않았을까? 돌아보았다는..
솔직한 고백 앞에....저는 더하면 더했지 하나도 덜하지 않을 것임을 알기에..
사람을 구속하는 거창한 구호에는 없는..모두가 주님의 은혜로 살아간다는 감동을 진솔한 얘기를 통해서
절실하게 느끼게 됩니다. 주님, 이 고촌댁님에게 끊임없이 용기를 주시어 이 감동을 매일 느끼게 해주소서~!!

[가난여인]

신앙의 시각으로 삶을 돌아보는 것, 참으로 중요하지요... 또하나의 계단으로 훌쩍 뛰어넘는 과정이라 해도 될 거예요..^^은총도 늘 자신의 삶을 성찰하는데서 시작하고요... 좋은 감동 나누어 주셔서 고맙습니다...이번 성지순례에는 조금 샘이 나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