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달성 비슬산(琵瑟山,1,083m)탐방♡
(참꽃 진달래를 찾으러 봄날은 간다)
1. 산행경로 (12.3km, 원점회귀)
유가사주차장 - 유가사 - 수도암 - 도통바위 - 비슬산천왕봉(1,084m) - 삼봉재(895m) - 월광봉 - 강우레이더관측소 - 조화봉(1,058m. 왕복) - 대견사터 -대견봉(1,035m) - 유가사 - 주차장
2. 산행일시
2023년 4월 22일 (토)
09:45 ~ 14:40 (4시간 55분)
3. 산행소감
다녀온 산에 대한 감흥이 살아있을 때 작성해야 옳다.
숙제가 아니기에 내킬 때 후다닥 써내려가야 생동감이 있다.
하지만, 내키질 않았다.
미루고 미루어 일주일 전 다녀온 비슬산의 정보와 사진을 다시금 꺼내본다.
잊혀진 풍경과 그날의 날씨, 산객들이 떠오른다.
의기소침해진 기운에 다시 생기가 돈다.
나에게 산은 그런 존재다.
그럴려고 또 산행기를 남기는 이유이기도 하고.
다시 지난 기억을 끄집어내어 본다.
럭셔리 28인승 리무진버스에 몸을 실어 달리길.
어느 한적한 휴게소에서 자연산 돌미역으로 푸욱 달인 바지락미역국에 묵은파지를 곁들어 먹으니 든든하니 좋다.
점점 아침형 인간이 되어가니 이 좋은 안락의자에서도 잠이 안온다.
그냥 눈만 감아본다.
A조로 가느냐, B조로 가느냐 기분좋은 실랑이를 벌일 때쯤, 유가사주차장에 도착했다.
이곳은 대구 달성군.
차창 밖에 비친 현수막 문구가 금새 경상도라는 걸 실감케 한다.
"박근혜 대통령님. 사랑합니다!"
아마, 이 부근이 그분의 거처일지 싶다.
정치의 자유야 누가 말리겠냐만 사리분별이 있다면 고정하시지.
요즘은 주마간산보다 유유자적 산행이 좋다.
그것도 홀로 남 눈치보지 않고, 세밀한 풀벌레 따라 걷는 길이 좋다.
다니다 보니 주기가 있나보다.
가장 늦게 출발해 유가사 경내를 조용히 감상해 본다.
부처님오신날이 오나.
대웅전 앞 뜰은 형형색색 연등이 머리속에 쏙 박힌다.
일주문을 지나고 사천왕사를 지나 범종각에서 죄를 사하고, 대웅전에 삼배보를 드리고.
나오면서 감로수 한사발 들이키고.
내 죄를 사하여 주시고, 건강과 행복을 담아 주소서.
천천히 걸으니 다리 근육의 세밀함을 느끼게 된다.
이렇게 오르니 허벅지가, 또 이렇게 오르니 종아리가.
무릎 결림도 경험상 터득하면서 지식과 지혜가 쌓일게다.
유가사를 되돌아 나와, 본격적인 산행코스로 접어든다.
얼마지나지 않아, 또 하나의 암자가 나온다.
단청이 선명한 그리 오래 돼 보이지 않은 극락전이 있다.
한참을 바라다본다.
지붕의 곡선이 너무 아름답다.
정면은 부드러우되, 측면 모서리의 하늘 높이 치켜오름은 감히 범접하기 어렵다.
찍어내지 않은 하나하나 선으로 그려진 단청은 예전 징그러움이 오늘은 경외심으로 바뀐다.
아무것도 모르는 범생 주제에 느낀대로 읊어보았다.
바깥 세상은 황사와 미세먼지로 뿌열 테지만, 이 곳 숲속은 파아란 잎들로 치장한 나뭇사이로 보이는 햇살이 마냥 신선하고 깨끗하다.
착시라도 좋다.
미세하게 젖어오는 이마와 등뒤의 물흐름이 오히려 생기를 돋게 한다.
도통바위를 지나고 비슬산 정상 천왕봉에 다다른다.
수십 무리의 산객들은 정상석과 조우하고, 알림을 얻고자 길게 늘어서 있다.
나는 슬그머니 옆에서 나름 미소를 내어보이며 혼자 찰칵 남긴다.
이제 하이킹 산행이다.
정상의 너른 들판을 꽃구경하며 눈에 담기만 하면 된다.
이쯤되면 조망도 그럭저럭 나쁘진 않다.
김밥나라에서 주신 귀한 한줄기가 오늘의 점심이다.
평소엔 즐기지 않은 김밥도 훌륭하고 단촐한 한끼 식사다.
산악회 선배님과 조우한 뒤, 여러 담소와 약간의 주를 곁들이니 두시간 가량 한량이 되어 버렸다.
애초 '천천히 천천히' 즐길 요량이었지만, 지혜의 말씀을 듣다보니 이제부터는 경주마가 될 수 밖에 없겠다.
조화봉까지 냅다 내지른다.
다만 그동안의 노하우를 담아 안전하고 건강하게 지르고 있으니 걱정마시라.
그래도 방심은 금물.
우리나라 최초의 강우관측소도 구경하고, 조화봉 마주하고 돌아서서 걸어 오는 길.
참꽃 진달래 들판이 화악 펼쳐진다.
이래서 비슬산, 비슬산 하는구나.
거문고와 비파의 형상을 떠올리려 애쓴다.
낭떠러지 끝 대견사지 삼층석탑도 인생 스냅샷 처럼 멋들어진다.
다만 북적이는 인파를 피해 멀리서 순애보를 보낸다.
걸음은 앞으로 나아 가지만, 시선은 자꾸 신록의 분홍들판에 고정되어 있다.
허락되는 한 지금의 풍경을 오랫동안 담아놓고 싶다.
3시 하산시각을 맞추려 종종종 내리막을 흘러내려간다.
지나치는 분들마다 걱정의 한마디씩을 건내시는데, 그동안의 경험치를 녹여 내려오고 있어요.
걱정안하셔도 돼요~
20여 분을 남기고, 일행이 있는 곳에 무사 안착한다.
정상에서의 여흥주가 강했을까 갑작으레 모든게 귀찮아진다.
그래서.
그래서..
그래서...
일주일이 지난 이제야 비슬산의 감흥을 늦게나마 담아본다.
누가 시켜서 하는 짓이 아닌 내가 좋아서 즐기는 산행기.
이제야 당분간은 비슬산을 내어줄 수 있을 듯 하다.
4. 산행지 개요
☆ 비슬산 (琵瑟山, 1,083.4m)
경상북도 청도군 각북면과 대구광역시 달성군 가창면·옥포면·유가면에 걸쳐 있는 산.
『신증동국여지승람』과 『달성군지』에는 비슬산을 일명 포산(苞山)이라 한다고 기록되어 있다. 포산은 수목에 덮여 있는 산이란 뜻이다. 『내고장 전통 가꾸기』(1981년 간행)에 보면 비슬산은 소슬산(所瑟山)이라고도 하는데 이것은 인도의 범어로 부를 때 일컫는 말이며 중국말로는 포산(苞山)이란 뜻이라고 기록되어 있다. 더불어 신라시대에 인도의 스님이 우리나라에 놀러 왔다가 인도식 발음으로 비슬(琵瑟)이라고 해서 이름을 붙였다고 기록되어 있다.
『유가사사적(瑜伽寺寺蹟)』에는 산의 모습이 거문고와 같아서 비슬산(琵瑟山)이라고 하였다는 기록이 있다. 일설에 비슬산은 산꼭대기에 있는 바위의 모습이 마치 신선이 거문고를 타는 모습과 같다고 하여 비슬산이라 불렸다고도 한다.
높이는 1,083.4m이며, 최고봉은 천왕봉(天王峰)이고 그 다음이 대견봉(大見峰)이다. 비슬산괴(琵瑟山塊)는 대구분지 남부산지의 주체이며, 비슬산은 이 산괴의 주봉이다. 여기서 북북서 방향으로 청룡산(靑龍山, 794m)·산성산(山城山, 653m)이 있고, 앞산(660m)에 이르러 분지상(盆地床)에 임한다.
산지는 전체적으로 급준한 사면을 가지고 분지에 임하고 있으나 그 산정에는 평탄면을 형성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면, 산성산은 480m 부근 이상에서는 갑자기 경사가 완만해지고 곡폭도 넓어져 높이 600m의 고산현(高山峴)까지 계속되고 있고, 청룡산은 500m 부근부터 완경사지가 보이고 산정부에 평탄면이 나타난다. 최정산(最頂山)에 있어서도 약 700m 이상에서는 완사면을 이루고 있다.
비슬산은 800m 이상에서 평탄면이 나타난다. 평탄면의 성인(成因)을 살펴보면 과거에는 이 지방이 현재보다 낮고 완만한 구릉지, 즉 노년기 산지였는데 일대가 융기함에 따라 신천(新川)·남천(南川) 등 하천의 침식이 부활해 산지를 개석하였다. 그 결과 평탄명 양사면에 급사면이 발달되었다. 이러한 지형의 영향을 받은 하천은 비슬산을 중심으로 방사상으로 흐르고 있다.
이 중 신천의 본류가 제일 큰 하천이고 기세곡천(奇世谷川)은 직선상의 유로를 취하고 있으며, 그 상류에 용연사(龍淵寺)가 있다. 이들 하천은 산지내에서는 V자곡을 형성하고, 산기슭에서는 대선상지군(大扇狀地群)을 이루고 있다. 산체의 대부분은 백악기(白堊紀)의 유문암(流紋岩), 안산암질각력암(安山岩質角礫岩)으로 되어 있고, 그 남서부는 각섬석흑운모화강암(角閃石黑雲母花崗岩)으로 되어 있다.
비슬산에는 유가사(瑜伽寺)·소재사(消災寺)·용연사·용문사(龍門寺)·임휴사(臨休寺)·용천사(湧泉寺) 등의 많은 사찰이 산재해 있는데, 그 가운데에서 용연사는 경내에 1971년 보물로 지정된 달성 용연사 금강계단이 있다. 가까이에 유명한 약수터도 있고 1986년 2월 22일에는 달성군 군립공원으로, 1993년 1월 18일에는 자연휴양림으로 지정되어 관광지로서 각광을 받고 있다. 앞산의 북쪽 중턱에는 장군수(將軍水)라는 약수터와 안일암(安逸庵)이 있다.
2003년 12월 13일달성비슬산암괴류가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었다. 암괴류는 주로 각진 거력으로 이루어진 다량의 암괴가 사면의 최대경사방향 또는 골짜기를 따라 흘러내리는 듯한 상태로 샇여 형성된 지형을 말한다. 비슬산 암괴류는 중생대 백악기 화강암의 거석들로 이루어져 특이한 경관을 보이고 있다. 길이 2㎞, 폭 80m, 두께 5m에 달하고 암괴들의 직경이 약 1∼2m, 사면경사 15°로 국내에 분포하는 암괴류 중 규모가 가장 커서 학술적·자연학습적 가치가 크다.
비슬산을 방문하려면 대구와 현풍간 직행버스가 대구 서부시외버스 터미널에서 30분간격으로 있다. 또한 대구시내 일반버스가 토요일과 일요일, 공휴일에 운행되며 자가용을 이용할 때는 대구에서 현풍방면 국도5호선 또는 중부내륙고속국도를 이용하면 된다.
첫댓글 몇일동안 별똥별님의 산행기를 애타게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언제나 멋진 산행기를 올려주신 별똥별님께 감사드립니다.~~^
게을러터져서 그렇습니다^^;;;
회장님의 목발이 거추장스러울 날만 고대하고 있습니닷!!
좋은 산행기로 나의 좋았던 추억들이 항상 새록새록 되살아나게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지나쳐버리면 기억이 잊혀져 버리고.
또 끄집어 낼 수 있게 도움주셔서 감사해요^^~
드디어 별똥별님 산행기를 감상할 수 있군요.
멋지세요...^^
그날의 감로주는 잊혀지질 않습니다.
다음번에도 부탁드려요^^
저는 룰루랄라일 줄 알고~ 왼쪽으로 "둘레길-초곡산성 쉼터" 이런 이정표가 있어 올라갔는데~
여유있게 정상까지 갈 줄 알았건만, 빛고을조 선두는 이미 정상을 통과하셨더라구요~~ ㅎㅎ
지난 주말 기억들 다시 꺼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
항상 출발과 끝말만 뵙고 정작 산에서는 한번도 마주친 적이 없어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