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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의 여행이야기◈ 스크랩 인도에서 먹는 환상의 맛! 인도식 야채시즐러!!!
Herra 추천 0 조회 60 08.06.02 20:47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인도식 시즐러! 지글지글 소리를 내며 연기를 뿜는다

 

시즐러를 시키는 순간부터 가슴은 두근두근.

여행자에게는 가격이 조금 비싼 편이라(물론 인도에서 비싼 축이라는 것! 한국돈으로 따져보면 2000원 하지 않는 것이지만...인도의 물가와 비교하면 사먹기가 쉽지만은 않다) 가끔 맘먹고 시즐러를 시켜 먹는다. 아주 가끔 말이다.

 

시즐러를 시켰다. 이곳은 채식 마을 리쉬케쉬라서 야채 시즐러 밖에 없다.

시즐러도 해산물 시즐러, 닭고기 시즐러, 소고기 시즐러 등등 다양하지만 야채 시즐러도 버섯 시즐러, 고로케 시즐러, 버터 볶음 야채 시즐러 등등 그 종류가 아주 다양하다.

그래서 각 식당마다 시즐러가 어떻게 나올지 때로는 걱정이 된다.

누가 맛있다고 알려주는 집이 아닐때에는, 그래도 인도에서는 비싼 축에 속하는 이 음식을 그냥 남기기도 아깝고 ...맛이 없으면 왠지 열이 치밀기 까지 한다(흠흠..)

아무튼 오늘은 리쉬케쉬의 오아시스 레스토랑에서 야채 시즐러 중에 가장 싼값에 파는 평범한 베지 ㅛㅣ즐러(야채 시즐러)를 시켜 보았다. 과연 어떻게 나올까...

 

시즐러를 기다리면서 시즐러에 대한 추억에 빠져 보았다.

내가 시즐러를 처음 맛봤던 때도 정확히 기억한다.

그때는 2002년 12월이었다. 바라나시의 한국식당에서 된장국을 먹으면서 벽에 걸려있던 사진을 봤는데

그중에 눈에 띄는 사진이 하나 있었다. 차밭이 펼쳐져 있던 왠지 따뜻하고 깨끗해 보였던 그곳.

그곳은 인도의 북동쪽에 있는 다즐링 이라는 곳 사진이었다.

다질링은 인도의 영국 식민 시절에 영국인들이 만든 휴양지 였다. 다즐링에 와 본 영국인들은 다즐링의 땅이 차를 재배하기에 딱!이라는 것을 알고는 그곳에 차밭을 만들기로 작정했다.

문제는 인력이었는데 그들은 인도인들 보다 일을 잘한다는 네팔리들을 선택했다.

네팔에서 부터 많은 인력들을 모아서 차밭을 만들게 되었는데 그래서 지금 다즐링은 세계적인 차밭이 되어 버린 곳이다. 드 넓게 펼쳐져 있는 차밭. 그 이름은해피벨리(보성 차밭과 닮았다고 한다).

하지만 크나큰 포부를 안고 그곳에 가보니....그냥 너무 추운 것이었다.

설마...인도인데...다 덥지 뭐...하는 생각으로. 춥다고는 했지만 추워도 봄날씨정도 아닐까 하는

어리숙한 생각으로 가본 그곳은 완전한 한국의 겨울 같았다. 그래...날씨 좀 추우면 어쩌랴...

그런데 문제는 난방 시설이 없다는 것!!!

있는 옷을 다 껴입고 깨끗하게 보이지도 않는 이불을 뒤집어 쓰고 어서 잠에 들어라 기도하면서

양도 100마리까지 셌던 기억이 떠오른다.

아침에는 눈을 뜨고 싶지 않았다. 입김이 나오는 방에서 눈을 뜨면 무엇하랴...

최대한 버티고 버티고 눈을 뜨지 않다가 어쩔 수 없이 일어나 대충 이빨만 닦고 밖으로 나가서

햇빛이 잘 들어오는 레스토랑만 전전하게 되었다.

그때 만나게 되었던 한국의 여행자인 2명의 귀여운 여자분들.

자기들이 묵는 호텔 식당에 레스토랑이 있다면서 나를 초대해 주었다.

이런 저런 얘기를 하면서 난로를 쬐고...그 후부터 그 호텔은 한국 여행자들의 저녁 아지트로 변해버렸다. 그때 나왔던 화제중 하나가 바로 '시즐러'였다.

시즐러가 뭔지 들어 본 적도 없었던 나에게 그분들이 적극 추천해준 음식인 시즐러.

그래...한번 내일 먹어 볼까? 하고 생각했었다.

드디어 지글지글하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 어디선가 연기가 쏟아 오른다.

지글지글 팍팍 거리면서.

맨 처음 시즐러를 시켜 먹었을때 나는 약간 고급 호텔에 앉아 있었다.

너무 추웠던 다즐링에서 나는 햇빛이 잘 드는 레스토랑만을 찾았기 때문에 조금 비싼 호텔 식당도 마다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때도 저랬다. 시즐러 판은 연기를 내뿜으며 기차 소리를 내며 다가오는 것이다. 혼자 우아하게 책을 보며 커피를 마시고 있던 나에게 날벼락이라도 떨어진 느낌이었다.

어쩌지 그냥 나가 버릴까 하는 생각까지 했다. 나는 조금 부끄럼을 타는 얌전하고 혼자 다니던 여행자였었나 보다. 아무튼 이왕 시킨 것 어쩔 수 없다 생각하면서 그 연기나는 시즐러를 바라보았다.

잠시뒤 주위의 시선도 사라졌고 시즐러를 먹기 시작했다.

그때 시켰던 것은 치킨 시즐러였었는데 그 집은 정말 인도식 식당이여서 그랬는지 닭다리 하나를 버터와 양념을 해서 지글지글 판에 올려 놓았던 별로 성의도 없어 보이던 것이었다.

아무튼 몸보신한다는 생각으로 시즐러를 먹긴 했지만 닭다리를 버터에 목욕을 시켜 버린건지 너무 느끼하고...온몸에 갑자기 버터를 바른듯한 느낌까지 들었었다. 사실 시즐러를 먹으면서 커피 한통(pot)을 헤치웠었지만 눈물을 머금고 커피 한통 진하게 다시 하고...돈을 치룰때는 약간 눈물이 나올 것 같았다.

나는 이렇게 시즐러와 첫대면을 했었던 것이다...바로 4년전에 말이다.

 시즐러를 시키면 웨이터들의 눈매가 약간 달라지는 것을 느낀다. 왠지 조금 귀찮다는 표정이 되면서.

이해가 되는 것이 저 끓어오르는 불판을 날라야 하는 것이다!

그것도 멋지게 한손으로만 받쳐서 말이다.

 하지만 이 집의 네팔 청년! 아주 친절한 성품을 가진 사람이였는데 저런 지글지글판을 들고 오면서 여유롭게 미소까지 보여주고 있었다.

 드디어 이집의 시즐러가 왔다. 연기가 나면서 이상한 지글지글 팡팡 소리를 내면서.

시즐러를 시키면 순간 레스토랑은 침묵에 쌓인다.

그리고 모두 침을 삼키며 시즐러 판을 바라본다.

처음 본 사람들은 저것이 뭐냐며? 웨이터를 잡고 묻고 조금 먹어본 사람들은 아...나도 저거 먹을 것을..하면 약간은 후회를 하게 만들고...

이것이 바로 시즐러의 마력이다.

 이번에 시켜 본 시즐러를 곰곰히 살펴보니

양배추 속에는 야채커틀렛과 감자칩, 그리고 버터에 볶은 갖은 야채들이 들어 있었다.

 어쩌면 시즐러의 생명은 저 불판에 있을지도 모른다. 정말 시즐러를 잘할 줄 아는 요리사는 저 불판에 마늘을 저며 넣는다. 불판이 타면서 마늘 냄새를 풍기게 하고 손님들은 식욕이 돌기 시작하는 것이다.

그리고 양배추 안의 양념이 새면 그것을 소스 삼아 떠먹기도 하는데 그때 마늘과 함께 맛있는 국물이 만들어 지게 된다.

양배추 안에 든 주인공들을 다 먹었다면 음식을 쌓던 양배추들도 소스에 발라 먹으면 맛있다.

사실 양배추 접시(?)까지 다 먹으면 왠지 부끄러운 느낌도 들지만...맛있는걸 어떻게 하라고.

그래서 정말 맛집으로 가보면 양배추 접시도 무척 싱싱한 것을 사용한다.

 이것이 야채 커틀렛이다. 야채들을 갈아서 밀가루를 약간 넣고 만든 것인데 보기에는 꼭 스테이크 같이 생겼다. 그래서 더 맛있는건지. 그리고 야채 커틀렛 위에 뿌린 양념도 스테이크 양념맛이 난다. 마늘도 잔쯕 갈아져 있고 두껍기도 하고

아무튼 색다르게 맛있는 맛! 야채도 이렇게 맛있을수 있다는 진수를 보여줬다고나 할까

큰 덩어리가 2개나 들어 있어서 양이 많은 축이다

패스트 푸드점의 감자칩이랑은 또 다른 맛이다. 직접 자른 감자를 넣고 바로 튀겨서 준다.

감자도 통통하니 두껍고 반 깨물어 먹으면 김이 마구마구 난다. 서양식으로 밥대신 감자칩이다.

사실 밥을 더 좋아하지만, 감자칩 대신 밥을 주세요! 라고 요구하는 것은 귀찮은 일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한 끝에는 버터에 볶아져 있는 야채들이 놓여 있다.

당근, 토마토,콩깍지,컬리플라워 등등이 볶아져 있는데

커틀렛에 뿌려있는 양념하고 먹으면 맛있다. 밥에 비벼 먹으면 맛있을텐데...밥생각이 간절했었다.

커틀렛이 양이 많아서 배가 불렀다. 조금 짜지 않았나는 생각도 들어서 이제 그만~와야지(늘 하는 말)하면서도 식당문을 나서면 왠지 생각나는 야채 커틀렛 시즐러! 너무 맛있다.

 

 

 그리고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저녁에 다시 시즐러를 시키고야 말았는데

이 집은 다른 식당이다. 물론 가장 저렴한 야채 버섯 시즐러를 주문했다.

이 집은 음식이 다른 집보다 싸고 맛은 있는데...너무 오래 걸린다는 흠이 살짝 있다.

드디어 시즐러는 커다란 소리를 내며 지글지글 다가왔고...

우리 말고도 옆 테이블 사람들도 시즐러를 시키는 바람에 그 식당에 연기가 두번 나면서 뿌옇게 변하더니...그리고 모두 우리쪽으로 시선 집중! 그리고 너무 맛있는 소리! 지글지글

 

 어두운 조명 탓에 사진은 잘 못찍었지만...

이 집은 조금 달랐다. 야채 시즐러 대신에 야채 버터 볶음이 많이 나왔고,,,버섯과 함께!

 

 그리고 양배추로 곱게 쌓인 밥이 나왔다!

 

 더 통통한 감자칩도 일품이었고 너무 맛있는 시즐러였다. 밥까지 들어 있어서 인지 배가 더 든든한 느낌이 들었고 친구와 함께 나눠 먹었는데도 내가 들 먹었어~하고 씩씩 거릴 필요도 없었다.

 

그리고 드디어 리쉬케쉬를 떠나 델리로 돌아왔는데...

 다시 연이어 시즐러를 시키고 말았다;;

같이 있던 친구가 채식주의여서 함께 야채 시즐러 하나를 주문했다.

 지글지글 판 위에 버터에 볶은 야채들과(더 다양한 야채들) 감자칩...그리고 특이하게도

 면이 함께 딸려 나왔다. (사진에는 보이지 않았네요)

 왜냐하면 그 면은 꼭 짜장면 맛이 났기 때문이다. 원래 그냥 평범한 초우면(볶음면)이었겠지만

시즐러의 갈색 양념과 섞이는 바람에 꼭 짜장면의 색깔이 나면서 맛도 그럴듯 했고 맛있었다.

 

만일 인도에 오신다면 시즐러를 꼭 잊지 마시기를.

시즐러를 주문하면 시즐러는 인도음식일까? 무슨 맛인가? 얼마인가? 등등 많은 질문을 받게 될 것이다.

그리고 주위의 부러움을 단숨에 살 수 있는 것이다!

너무 맛있는 시즐러.

싼값으로 즐길 수 있어 더 좋은 인도식 시즐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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