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의 배드민턴 입문기 1편
안녕하십니까.. 동래클럽 40대 초심 김봉수입니다.
동래클럽에 가입한게 2015년 여름 쯤이였으니깐. 벌써 2년이 다되어 가는 듯 합니다.
돌아보니 참 재미있었던거 같습니다.
심심하고 하니 아직까지 만년 초보를 벗어나지 못하는 배드민턴 실력이지만 그동안의 경험했던걸 바탕으로 입문기를 올려보려고 합니다.
제가 첨으로 배드민턴을 쳐본게 중학교 2학년때쯤인 듯 합니다.
친구들과 어울려서 어린이 대공원에 놀러갔습니다. 정말 자주 놀러갔던 곳이였고 공원내에 있는 배드민턴장을 늘 보고 지나쳤었습니다. 그런데 같이 갔던 친구가 우리도 다음에 올땐 배드민턴 치자 란 한마디에 저는 배드민턴을 머리털 나고 첨 쳐보게됩니다. 그리곤 바로 실행에 옮겨 다음주엔 문방구에서 파는 라켓과 플라스틱 셔틀콕을 준비해서 어린이 대공원으로 향합니다.
당시 저를 포함 6명 정도되는 친구무리는 그이후로 매주 별일없으면 모여서 어린이 대공원에서 배드민턴을 칩니다.
이거 참 재미있습니다. 저랑 잘 맞는거 같습니다. 다른 친구들 보다 콕도 잘맞추고 잘 넘깁니다. 지금생각해보니 걍 네트를 넘기는 그런 약수터 배드민턴이였던거 같습니다.
그렇게 우리는 1년 가까이 추우나 더우나 일요일이면 어린이 대공원을 찾아서 배드민턴을 즐겼던거 같습니다. 그때 1년 가까이 친구들이랑 배드민턴을 치면서 콕을 맞추는 감을 익혔던게 지금 민턴 실력의 기초가 되지않았나 싶네요.
그렇게 1년 가까이 약수터 배드민턴을 친 우린 어느순간 배드민턴이 시들해져서 그만 두게 됩니다.
그리고 그렇게 잊혀졌던 배드민턴이였는데 2014년 여름 쯤 운명처럼 저에게 배드민턴이 다가 옵니다.
당시 교육청에 새로 발령 받은 민하형님이 배드민턴을 잘치는 사람(?)이였습니다.
어느날 같이 술을 마시는데 운동얘기가 나오고 자연스레 배드민턴 얘기까지 나오게 됩니다. 본인이 교육청 직원들 클럽이 있는데 거기서 a조라고...(연합회에 가입된 클럽이 아니라 클럽자체에서 나눈 등급에서 a조란 애기였음) 그렇게 잘난체(?)하십니다. 저도 배드민턴 소신적에 좀 쳤는데.... 이런 애기가 술자리에서 오갑니다. 약수터 민턴이라며 제 민턴 경력을 비웃습니다. 순간 욱 한 저는 배드민턴 내기를 제안합니다.
민하형 : 약수터 민턴이면 네트 걸린데서 안쳐봤겠네
저 : 약수터에 네트있었는데 저 네트 있는데서 쳤는데요.
민하형 : 그게 무슨 민턴이고.. 니내랑 상대하면 5점 못낸다.
저 : 무슨.. 그런 말도아닌 내가 아무리 그래도 5점은 내지.
민하형 : 내기할까
저 : 좋쵸.. 5점 내면 이기는걸로 콜?
민하형 : 콜... 타이틀은?
저 : 뭐 그리 자신있어하니.. 저녁사기?
민하형 : 콜... 니는 클리어만쳐도 못받는다...
저 : 하하하하, 걸 못받을 리가 있나...
그렇게 민턴내기는 약속이 잡히고 약속한 날이 옵니다.
장소는 오륙도 중학교(교육청 배드민턴클럽)
라켓을 민하형한테 하나 빌립니다. 무신 라켓이 그리 많은지..^^
경기 시작. 저는 운동을 잘하진 못해도 좋아해서 올림픽때 본게 있어 기본 룰은 압니다.
저 서브.... 적남(민하형) 언더로 엔드라인까지 보냅니다. 쫒아가서 클리어 칩니다.
근데 제 클리어는 클리어가 아니였던거 같습니다. 상대방 코트 중간쯤 날아가는 저의 클리어 ..
적남 드롭.. 저는 열라 쫒아갑니다. 다시 언더... 적남 푸시 0:1
적남 서브.. 저 언더.. 적남 클리어.. 저 클리어.. 드롭.. 언더.. 푸시 0:2
같은 경기의 양상이 계속이어지며 내리 10점을 넘게 실점합니다.
내 클리어가 짭아서 그렇구나. 멀리 길게 보내야겠다. 다시 심기 일전하여 상대방 클리어를 미리 예측
뒤로 한참을 가있다가 있는 힘껏 클리어를 칩니다.
코트 중간쯤에서 기다리던 적남 당황하여 물러나며 클리어.
그 클리어가 조금 짭게 들어옵니다. 저는 기다렸단 듯이 스매시..
아마도 그건 스매시가 아니고 드라이브도 아닌 어정쩡한 거였겠으나 순간 당황한 적남은 받아내지 못합니다.
적남은 뭐 당연히 질 경기가 아니라 생각하고 설렁설렁 칩니다.
5점을 내기 위해 서브도 롱서브 해봅니다. 순간 당황한 적남 클리어 짤게 들어오고 스매시..
그렇게 그렇게 잔머리를 쓰며 상대방의 실책까지 엮어서 5:23정도로 이겼던거 같습니다.
숨은 턱까지 차오르고 온몸엔 땀이 비오듯 흐르고... 어깨며 팔엔 통증이 옵니다.
그런데 이겨서 기쁜게 아니고 간만에 흘린 땀때문인지 정말 기분이 상쾌하고 민턴이 재미있는겁니다.
그래 운동도 해야되겠고 민턴을 쳐보자.. 이렇게 술자리에서 시작된 내기로 인해서 제 배드민턴 인생 제 2막이 열렸습니다.
친하게 지내는 체육선생님께 라켓 혹시 있냐고 전화했더니 본인이 요즘 안친다고 라켓이며 가방을 통째로 주십니다.
열심히 해보라고 민턴 재밌다고...
다음엔 영근행님을 만나고 동래클럽에 첫발을 디딘 상황을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첫댓글 봉수!!화이팅!!
봉수봉수화이팅! 참 재미있다!
후딱후딱 연재바람
기다리다 숨넘어가겠다
그리고 내하고 만나서 첫발을 디딘 상황이
너에겐 정말 아름답겠지만
너무 내가 영웅시되고 미화될까봐
벌써부터 오글거린다
나의 단점이 잘안보이겠지만 꼭 단점도 최대한 찾아서 써주길 바랍니담
민하행님도 적남이 되어버렸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