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돋보인 합창단들 한국교회음악협회가 매년 여름만 되면 3~4일간 성가대(찬양대)지휘자들을 위해서 교회음악이론과 실제를 배우는 여름 강습회를 열고 있다. 금년도 사랑의 교회 본당에서 열렸다. 필자는 3일간(7월31일-8월2일) 져녁에 있었던 찬양페스티벌(이하 찬양축제)를 들었다. 이틀간(월,화) 16개 합창단들이 출연했고 마지막날은 이론과 실기 강의를 한 5명의 강사(공기태, 임창은, 이기선, 이상길, 박신화)가 가지휘하는 특별 수요찬양페스티벌이 제1부 예배와 sing along 에 이어서 제2부가 세미나 수강생들로 구성된 PJ choir 5개팀의 연주가 있었다. 그리고 최종 순서로 PJ choir 연합연주가 헨델의 ‘할렐루야’를 연주로 찬양축제가 막을 내렸다. 매일 세미나 후에 이루어진 3일간의 찬양축제의 문제점들이 몇가지 보였다. 특히 음악적인 문제들이 많이 보였다. 이 반면에 우수한 지휘자들울 여럿 발견했다. CTS장로합창단의 박성일, 클라시쿠스의 양재훈, 이화챔버콰이어의 문베티, 예그리나합창단의 김종원 등이 그들이다. 이들은 전문합창지휘자 못지않게 합창지휘자로서 우수한 면을 잘보여준 기대주들이라고 할수 있겠다. 이번 찬양축제는 일부 몇몇 합창단들을 제외하고 상당히 우수한 면이 많았다. 이화챔버콰이어나 예그리나합창단, CTS장로합창단 그리고 클라시쿠스 등의 연주는 해석도 우수했고 합창소리도 깔끔하게 잘 다듬었다. 그리고 음악적 표현접근도 높이 살만했다. 특히 이화챔버는 전문합창단 이상으로 연주와 해석접근이 최고였다. 전문직업합창단으로서 활동을 해도 문제가 없을 것 같다.
그러나 10가지 문제점들은 이런 것이다
대체로 출연합창단들의 문제점들은
1.articulation을 정확하게 표현접근을 하지 못한 점이다. 그래서 연주가 밑밑하고 생명력이 결여되어 보였다.
2.일부를 제외하고 연주를 예술적으로 다듬지 못한 점이다. 이렇다보니 음악이 갖고 있어야 하는 음악미 beauty가 빈약해 음악이 가치성이 떨어져 보였다. 그러나 이화챔버연주는 음악예술로서 가치성을 제대로 보여주었다. 3.많은 지휘자들이 합창음악의 본질접근을 정확히 하지 못한 점이다. 출연합창단들이 연주한 모든 곡들은 성가곡들인데도 불구하고 세속곡들과는 차별있게 연주했어야 됐는데 그렇지 못하고 기교만 구사를 보여주었다.
4.합창소리를 맑고 곱게 내려고 청소년소리 같은 가늘고 얇은 소리에서 벗어났어야만 하는 점이다. 특히 여성합창단들은 더욱 그렇다. 5.많이 좋아졌는데 그래도 반 이상의 합창단들이 우리말 가사(원어 가사도)를 음악적으로 깔끔하게 다듬지 못한 점이다. 이것이 제대로 안되면 음악예술로서 가치가 떨어져 보인다.
6.지휘들은 대부분 멋있고 아름다웠지만 그 본질접근이나 구체성이 결여된 점이다. 이렇다보니 지휘는 멋있었지만 음악을 끌어내는 지휘구사가 미숙해 보였다. 그나마 서울 엔테오스의 박은실, 이화챔버의 문베티, 서울 영레이디의 권영일, 예그리나의 김종원등 지휘자들은 무난한 지휘력을 보여주었다. 7.그러나 문제는 지휘자들이 좀더 음악을 정확히 듣는 훈련을 했으면 하는 점이다. 음악적구조나 화성 대위법구조(polyphony) 그리고 음악적인 흐름등을 정확히 듣지 못해 손만 흔드는 지휘자들이 여럿 보였다.
8.작품양식(composition style)이나 연주양식(performance style)을 제대로 인식이 안되어 있는 지휘자들이 대부분이라는 점이다. 이렇다보니 정확한 해석이나 연주 그리고 음악을 제대로 만든 지휘자들은 일부에 지나지 않았다. 바흐, 모차르트, 베토벤, 브람스 등의 곡들은 작품양식과 연주양식 그리고 해석도 전혀 다르다. 이점을 명백하게 했어야 했는데 제대로 한 지휘자들은 극소수에 불과했다. 9.연주곡들이 변화가 없고 대중성 위주의 고만고만한 흥미위주의 작품들이라는 점이다. 주최측에서 2,3곡을 지정했으면 제대로 의식있는 지휘자라면 한곡을 하더라도 작품성과 예술성있는 그야말로 아카데믹한 걸작을 연주했을 것이다.
10.찬양축제에서 연주된 곡은 연합합창곡을 포함해서 44곡(국내편곡 13, 창작곡 9, 외국곡 21)이 연주됐다. 협찬출판사들과는 전혀 관계치 말고 참가자들의 교육적인 측면을 고려해서 참여지휘자들과 연주곡을 의논해서라도 선곡했더라면 더 좋을성싶었다. 셋째날 있었던 특별수요찬양페스티벌 평가는 참가자들 교육을 위한 연주회인 만큼 여기서 생략했다.
세미나와 찬양축제의 정체성수립을 하라 찬양축제는 변해야한다. 겨우 변했다는 것이 마라톤콘서트(marathon concert) 방식을 3일로 나누어 찬양페스티벌로 바꾸었을 뿐이다. 특별수요찬양축제도 별 의미가 없어보였다. 물론 참가수강생들이 직접 강사지휘자들로부터 PJ choir 리허설을 통해서 배울수는 있었으나 일회용 프로그램에 지나지 않았다. 그리고 특별수요찬양축제에 예배와 싱어롱 순서를 넣은 것은 2부 합창연주회를 망쳐놓은 것이나 진배없다. 거기다가 사회자(조성환)까지 세워서 합창단들 무대출연시간을 메꾸면서 출연합창단 소개를 했는데 그 모습이 초등학교 학예회를 보는 기분이 들었다. 심지어 사회자 조성환은 농담이겠지만 세미나 참가자들로 구성된 합창단 명칭을 프로그램에 PJ(project의 약자) choir(기획된 합창단)라고 써있음에도 불구하고 PJ라는 약자를 현장에서 직감하지 못하고 파자마(pajamas) 운운했는가하면 사회자의 처신이 건방지기까지했고 사회자가 불필요한 모습을 야기했다. 도대체 대학교수를 했고 하고 있는 지성인들이 미성숙한 모습을 보여주어야 되겠는가. 필자가 세미나를 보지도 않고 뭐라고 하긴 그렇지만 협회가 만들어 배포한 세미나 안내 전단을 보면 일부 몇 강좌 전 4개의 교회음악이론을 제외하고는 협찬출판사들이 출간한 곡집들을 소개하는 것이 전부라고해도 과언이 아니다. 세미나 제목 자체가 획기적 합창세미나인 것을 보면 협회세미나가 얼마나 비기독교적인 모습인가를 볼수 있었고 인본적인 세미나인가를 찬양축제에서 느낄수가 있었다. 교회음악은 일반 세속음악과는 전혀 다르다. 그 작품들도 세속음악 양식들 보다는 훨씬 많고 내용과 연주양식도 다르다. 이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세미나와 찬양축제에서는 성령과 영성(spirituality)를 느낄수가 없었다. 연주에서는 이것이 기분이 아닌가. 그런데 찬양축제가 주최자들만의 음악잔치로만 보였다. 적어도 교회음악잔치라면 연주에 영성이 철철 넘쳐야 정상이 아닌가.
오늘날 획기적 세미나 제목 앞에 씌여진 교회음악 하기대학이라는 간판은 획기적 합창세미나를 합리화 시키기 위한 위장 간판에 불과한 것 같고 의구심만 갖게 한다. 진정한 교회음악가라면 세속적인 간판인 획기적 합창세미나를 걷어치우고 교회음악 하기대학이나 교회음악 여름학교 등으로 간판을 달고 교회음악 강습회를 열어야 정상이다. 금년이 54회 합창세미나라고 한다. 성령과 영성을 가르쳐 주지 않는 합창세미나는 진정한 교회음악 교육장이라고 할 수가 없다. 교회음악가라고 거들먹거리면서 영성하나 제대로 설명 못하는 자들이 수두룩하고 그 많은 교회음악 양식들을 구체적이고 논리적으로 제대로 설명할 자가 과연 얼마나 될지 의구심이 간다.
이번 세미나에 강사로 참여한 교회음악가(?)라고 협회 전단지 앞면에 얼굴사진을 세어보니 37명이나 된다. 이 많은 강사들이 교회음악을 배우겠다고 온 참가자들에게 얼마나 성령과 영성있는 교육을 했을까. 3일간의 찬양축제를 통해서 어느 정도 그 결과는 볼수가 있었다. 연주가 성령과 영성을 제대로 느끼게 하지 못한 것은 물론 너무 인본적이었다. 냉정하게 세미나를 평가한다면 세미나가 이것도 저것도 아니었고 세미나와 찬양축제가 정체성까지 상실된 모습 같이 보였다. 교회음악의 본질을 더 이상 가지고 장난하는 짓은 없어야 한다. 과거 몇 년 전까지는 한사람이 세미나를 휘어잡고 독주하더니 이번에는 교회음악 정체성까지 상실하고 있으니 누구한테 책임을 물어야 한단 말인가. 협회는 이제라도 교회음악 본질을 돌아가서 성령과 영성을 가르쳐야 할 것이다. 예배음악이 세속화 되가는 작금에 협회마저 덩달아 춤을 추면 교회음악은 죽어가게 될 것이다. 신학교 교회음악과가 사라져가고 있는 오늘날 유일하게 교회음악을 지켜야할 협회가 자신들의 정체성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교회에서 교회음악가들이 푸대접을 받고 있는 현실을 보고서 협회는 침묵해서는 안될 것이다. 일반대학출신들이 교회음악지도자 자리를 독차지하고 있고 신학교 교회음악 전공자들은 교회에서 무시당하고 있는 작금에 협회는 교회음악전공자들을 응원해 주지는 못할망정 침묵을 지키고 있는 것은 스스로가 자멸하는 짓이다. 우리나라 교회음악을 걱정하고 있는 많은 지도자들의 한숨이 이쪽저쪽에서 들려온다. 도대체 100년을 바라보고 있는 협회의 정체성은 무엇이고 협회를 끌고 가는 주최자들은 제정신으로 하는 건가. 눈을 크게 뜨고 지켜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