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주가 하락에 따라 코스피의 공매도가 크게 증가했다. 과거 공매도가 급증한 이후 시장은 반등에 성공했다는 점에서 기대감이 생길 수 있지만, 반전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채권 금리가 내리는 연말 정도에나 매수의 기회가 찾아올 것이라는 관측이다.
코스피200 공매도 '폭증'
공매도 비중 19년 이후 '최대'… 반등은 어려워© 제공: 아시아경제
18일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 한 주(11~14일) 코스피200 종목의 거래량 대비 공매도 비율은 10%를 넘어섰다. 이는 공매도 금지 전인 지난 2019년 5월과 8월, 코로나 쇼크 당시인 2020년 2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공매도/거래량 비율을 최근 1년간 평균값과 비교하면 지난주 수치는 +3 표준편차 수준을 상회해 +4 표준편차 수준에 근접했다. 최근 1년 평균보다 지난 한 주간 공매도가 크게 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2019년 5월을 제외하면 2014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로 집계된다.
공매도 폭증 후 반등했지만
공매도 비중 19년 이후 '최대'… 반등은 어려워© 제공: 아시아경제
투자자의 관심은 공매도 후 증시의 반등 여부다. 지난 2019년 5월의 경우 공매도 급증 이후 한 달간 코스피가 반등한 뒤 내렸다가 8월 이후 상승세가 이어졌다는 점에서, 공매도 급증에 따른 반등을 기대해볼 수 있다.
하지만 이는 공매도 급증에 따른 영향보다는 금융시장 환경 변화에 따른 상승세로 분석된다. 같은 해 8월 미국의 통화정책을 정하는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를 인하하는 것으로 방향을 전환했고 이후 3차례에 걸친 금리 인하가 진행됐다.
현재 상황은 그때와 다르다. 지난주 미국의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다시 예상을 상회하면서 미국 금리 인상 전망은 다시 상향 조정됐다. CPI 발표 전에는 11월 75bp, 12월 50bp, 내년 2월 25bp 인상해 4.5%~4.75%까지 인상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CPI 발표 후 12월에도 75bp 인상, 내년 2월 4.75%~5%까지 금리가 올라가는 것으로 전망이 바뀌었다.
인내의 시간
공매도 비중 19년 이후 '최대'… 반등은 어려워© 제공: 아시아경제
강송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당시 코스피 반등이 Fed의 금리 인하 전환과 함께 나타났다는 점을 생각하면 당장 비슷한 변화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라고 밝혔다.
강 연구원은 "향후 시장은 반등이 아니어도 이전 대비 낙폭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한다"며 "금리 상승 완화와 함께 연말, 연초 주식을 살 수 있는 기회가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개별 종목별로 보면 지난 14일처럼 반등 시 공매도가 누적된 종목에서 주가가 갑자기 튀는 경우가 나타날 수 있다. 그러나 공매도 누적 종목이 추세 반등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회의적으로 본다는 게 그의 의견이다. 이는 코로나 당시처럼 한시적 공매도 금지 조치가 다시 시행될 가능성을 배제한 의견이기도 하다.
황준호 기자 rephwang@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