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특히 석고소묘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누가 뭐래도 정확한 형태라 할 수 있다. 제 아무리 좋은 색감으로 고밀도의 그림을 그렸다 해도 그 그림이 대상으로부터 거리가 있는 모양새를 띄고 있다면 우선 그것은 소묘의 기본에 충실치 못하다는 평을 들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어떤 방법이 여러분을 가장 안전하고 빠르게 형태 라는 힘든 산을 넘겨줄 수 있는가?
내 경험으론 많은 연습과 훈련 외엔 별다른 방법이 없다!
그러나 그러한 길고도 지루한 과정을 경험하는 동안 여러분들은 혹, "보다빠른 그 무슨 기발한 방법이 없을까?" 하고 생각 해 봤음 직한데. 그렇다! 방법이 없는것 이 아니다.
<첫째> 진지한 관찰 ***
그림을 2년 혹은 3년을 그린 학생들 중에도 형태가 제대로 잡히지 않아서 힘들어하는 학생을 종종 보게 된다. 그들에게 있어 가장 큰 적은 어쩌면 남들 보다 오래 그림을 그 렸다는 그 긴 시간 일런지도 모른다.
한번 생각 해 보자. 어린아이가 처음으로 바라본 바다는 거대함과 신비로움 그 자체일 것이다. 그러나 점차 나이가 들어가면서 자주 접 하게 되는 바다는 첫 감동과는 거리가 먼, 더위를 피하는 피서의 장소 내지는 별반 큰 의미 없는 장소쯤으로 여겨지기 십상이다.
그림도 마찬가지다. 한 장 두 장 그려가 면서 쌓아지는 것이 습관화 된 선이나,타성에 젖은 형태 잡기라면 , 그리고 그 학생이 보다 정확한 형태를 그려내고 싶다면,그에게 있어 가장 시급한 일은 몇 장의 그림을 더 그리기보다 는 처음 소묘를 시작했을 때의 그 진지함을 다시 찾는 것일 것이다. 같은 석고상일지라도 늘 새로움으로 다가서야 한다. 항상 경이로운 눈으로, 감추어지 진 사물의 본질을 찾으려 노력해야 한다. 생각이 없는 선의 나열은 아무리 많은 시간 을 투자해도 공염불이 될 수밖에 없는것이니까!
<둘째 >대담한 도전정신!
그간의 경험상 나는, 소심한 성격의 소유자는 대범하고 쾌활한 학생보다 소묘의 발전속 도가 더디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누누이 강조하지만 세상의 모든 적은 외부로부터 있 는 것이 아니라 바로 여러분 자신 속에 있다는점을 명심해야 한다. 바로 그 적을 이 겨 낼 수 있어야 한다.
몇 시간을 공들인 그림이어느 순간 잘못 된 모습으로 보여질 때, 소심한 이들은 "다음에 잘하지, 뭐." 하면서 자신의 실수를 내일로 이어가는 반면 에, 진정으로 좋은 그림을 꿈꾸는 이들은 당장 지금의 잘못 됨을 뒤로 미루지 않고 곧 바로 수정하려 노력한다.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지난 시간의 공들임이 아니라, 그 수고와 노력을 넘어선, 새로움과 보다 나은 내일을 위한 도전정신일 것이다.
크고 높은 세상을 원하는 이에게 고통과 힘겨움은 오히려 늘 같이 해야 할 달콤한 친구가 아닐까? ***
<셋째>집요함 혹은 끈기 !
앞에 열거한 두가지 조건이 충족되었다면 이제 여러분은 쿠션없는 딱딱한 나무의자에 앉아 꼬박 세시간, 혹은 네시간 을 견딜 줄 아는 우둔함을 배워야 할 것이다.
어느 학 원, 어느 화실에서든 아마도 여러분은 "재능이 성실을 이기지 못한다"는 말을 많이 들 었을 것이다.그 말의 의미를 새기지 못하는 이들은 지금 당장 보따리를 싸자. 어느 멍청한 인간들은 그림은 공부 못하는 학생들이 취하는 마지막 선택이라고 말 하지만, 그들이 과연 손바닥만한 종이 한 장을 이겨낼 수 있을까? 그 작은 종이 속에 들어있는 우주 삼라만상의 오묘한 조화를 느낄 수 있을까?
아니다! 나는 절대로 그들이, 성실히 좁은길 을 가려하는 이들의 어깨에 드리워진 엄청난 무게의 고통을 이해 할 수 없다고 확신한다! 그렇다고 괜한 우월감을 가질 필요 는 없다. 네 시간이 아니라 사십 시간이 넘게 우두커니 앉아있을 사람은 학원이 아닌 다른 곳에도 얼마든지 있으니까.
중요한 것은 몸이 아닌 정신이다. 집요한 탐구, 그리고 보다 나은 형태를 위해 정확하 게 비교하고늘 자신이 그려 가는 형태에 의심의 눈길을 보낼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 다.
이상의 조건들이 체질 화 되어서 언제, 어느 상황에서건 자연스럽게 표면 화 될 때, 여러분은 신기하게도 정확하게 맞아떨어지는 형태잡기 의 즐거움을 맛 볼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은 곧, 많고 많은 소묘의 관문 중에 이제 겨우 프론트의 문을 열고 들어선 것을 의미한 다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