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여행, 최근 재미있게 여기저기 다녀왔습니다.
나이가 있다고 자꾸 가족들과 친지들의 성화에 못이겨서, 새로 하이브리드차를 운전한 지 벌써 2개월이 되었습니다. 어디든지 생각나거나 문득 어디를 가야하겠다고 마음 먹으면, 평일 낮에는 조금 여유가 있어서 무심코 그냥 차를 운전하고 몇 군데 다녀왔습니다. 마치 처음 운전면허를 취득하면, 운전하고 싶어서 안달인 초보자의 마음과 같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2011년식 차를 12년간(24만킬로미터) 몰았으니, 그동안 급속도로 발전한 자동차 반자율 주행 기술과 크루즈 콘트롤, 오토 홀드, 오토스톱, 전후방 충돌방지 기능 등 탑승자 안전을 보호하는 다양한 신기술이 적용된 차를 처음 접했으니, 신통방통한 기술에 놀라고 하나하나 기능을 터득하는 재미에 처음 운전면허 취득자의 마음이 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운전이 안정감 있고 신기술과 기능들이 신기할 정도로 편리해서 운전의 피로도를 반으로 줄여주는 듯해서 친구들과도 지리산 하늘아래 끝동네 와운마을도 가보기도 하였습니다.
그래서 이리저리 재미 삼아 운전하여 다녀온 몇 군데의 음식들이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
가까이는 의왕 고천중 앞길에서 백운호수로 가는 길 약 2킬로미터 지점의 오른 쪽에 있는 중국집 점심특선이 가성비가 높고 맛이 있어서 인상적이었습니다. 동백의 청덕고 인근의 까페 요거트 스무디를 잘하는 곳을 가끔 가는데, 근처 다른 까페는 손님이 없어 파리를 날리고 있는데, 그집만 장사가 잘되는 것같았습니다.
유행가노래 제목 "그대발길 닿는데까지"가 아니라 자동차 바퀴가 닿는데까지라는 생각으로 이리저리 다니면서 식사를 해봤습니다.두달 동안 다녀온 식당과 빵집은 "생활의 달인", "생생정보", 인터넷 검색을 통해 찾아가 봤습니다.
남원의 광한루옆 추어탕집, 고양의 행주산성 밑의 닭백숙 및 탕집(개성집), 대전 신탄진의 해신탕집(갈비탕), 속초의 닭강정 파는 시장, 양평 5일장터의 맛집, 천안의 빵굽는 마을, 병천의 박순자 순대국밥집 등입니다.
그동안 일상이 바쁘다는 핑계로 집과 사무실만 왔다갔다하는 다람쥐 쳇바퀴돌 듯한 생활의 다소 따분한 패턴의 삶에서 조금은 자유롭고 평일 낮의 여유를 나름대로 즐기는 전환점이 된 것같습니다.
엊그제 아들 혼사가 있었던 정교장선생님의 예식장 뷔페식당이 크고 맛있었는데, 가격이 꽤 비싸다는 사실을 알게되었습니다. 요즘 유명 예식장이나 호텔 뷔페식사비가 물가 상승과 더불어 굉장히 가격이 생각보다 비싸졌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대전의 대청댐 가는길 신탄진에서 해신탕(갈비탕) 한그릇에 2만2천원이라서 웬만한 자연쌈밥집 가격과 맛먹습니다.
그래도 마음 속으로는 "여기까지 왔는데, 지금 못먹으면 아마도 다시오기 어려워서 평생 동안에 못먹고 눈감지 않을까?"하는 생각으로 눈찔금 감고 방문하곤 하였습니다.
서양 속담에 "아무리 바보라도 여행은 누구나 좋아한다."라고 합니다. 요즘, 퇴직 후에 골프에 입문하여 몇몇 친구와 친지들끼리 골프 여행을 즐기는 은퇴 교육자들도 많은 것같습니다. 일본 엔화 약세로 인해 일본 골프투어는 물론 가장 보편화된 동남아시아쪽 골프여행이 많은 것같습니다.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마다 선생님들과 함께 학습하고 토론하는 일을 하는 관계로 해외 여행이나 국내에서도 장기간 여행은 언감생심이라서....앞으로도 일상의 하루 이틀은 재충전과 기분 전환을 위해 자동차 여행을 계속할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어떤 경제학자는 이렇게 말합니다. "돈버는 재주가 많은 사람과 돈을 잘쓰는 요령을 잘 아는 사람은 별개이다." 잔뜩 고생하여 자수성가하고 큰돈을 벌어놓고 정작 본인을 위해 쓰지도 못하고 평생 검소한 생활 속에서 자린고비로 살다가 생을 마감하는 경우를 두고 이런 말씀을 하신 것같습니다.
초고령사회에 여유가 있는 노인들의 소비가 결국 지역경제, 나라경제를 살릴 것이라고는 말씀도 첨가하였습니다.
아무튼 어쨌거나 스스로 자기만족의 삶(안분지족), 각자 행복을 느끼는 방식의 삶이 중요한 것같습니다. 그리고 스스로 몸을 움직이고 건강하게 활동하는 것이 노년의 삶을 즐겁게 만드는 것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청덕고 인근 지식산업센터 끝자락의 빨간 지붕, 까페 드플로르와 요거트 스무디)
(천안의 유명한 베이커리 까페 빵굽는 마을, 유명한 장작가마 빵)
(병천에서 줄서서 기다렸다가 먹는 병천 박순자 순대국밥집)
(고양 행주산성 아래의 식당 개성집 "반찬통" 먹을 만큼 손님이 덜어서 먹을 수 있도록 아예 반찬통 세트로 내옴)
(양평 5일장터의 유명한 몽실 식당. 양평 재래식 장날은 3일과 8일)
(와운마을 천년송 밑의 민박집. 와운 천년송은 천연기념물)
첫댓글 송수현 선생님의 유유자적하는 퇴임 후의 삶이 너무나 멋있어 보입니다. 직접 경영하는 사업도 있으시고, 시간 만들어서 여행도 다니시고, 맛있는 음식도 드시면서 힐링하는 모습이야말로 모든 퇴임하는 분들이 소망이 아닐까 합니다.
저야 퇴임이 아직도 멀었지만 항상 글을 읽으면서 20년 후의 모습을 미리 생각해보게 됩니다. 아름다운 글 감사합니다.
보람있고 여유가 느껴지는 삶이십니다. 좋은 곳 알려주셔서 기억하고 가보도록 할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