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균, 쇠-2
인간과 동물은 먹을거리를 구하기 위해 끊임없이 우선순위를 매기며, 노력을 어떻게 할당할지 결정한다. 고려 사항은 사람은 굶주림을 가라앉히고 배를 채우기 위해 먹을 것을 찾아 돌아다닌다. 단백질이 풍부한 음식, 기름지고 달콤한 음식, 맛 좋은 특정한 음식을 갈망한다. 예컨대 19세기 미국 서부 목우업자와 목양업자, 농사짓는 농민은 서로를 경멸한다. 농경민은 수렵인이 원시적이라 경멸하고, 수렵인은 농민을 무지하다고 경멸하고 목축민은 둘 다를 경멸했다.
균형추가 수렵 채집에서 멀어지게 한 요인은 저장 장비가 발전하고, 긍정적으로 식량 생산도 그 장비들에 의존하게 되었다.
인간 포함해 모든 동식물은 부모의 유전자를 전달할 수 있는 지역에 자손을 퍼뜨려야 한다. 식물은 다른 동물을 이용한다. 씨가 바람에 날리거나 물에 떠서 이동하도록 적응한 식물이 적지 않다. 열매가 익었다는 걸 널리 알리며 동물을 유혹해 종자를 옮기는 식물도 있다. 대체로 야생 씨는 짐승들에 먹히지 않으려 쓰고 맛이 없는 심지어 독성을 띠는 방향으로 전환했다. 야생 아몬드 씨는 지독히 쓴맛을 내는 ‘아니그라린’ 이란 화학물질이 함유되어 독을 만들어 낸다.
접목은 농업에서 시작되고 오랜 시간이 지난 뒤에 개발한 농업이다. 의식적인 실험을 통해 발견했을 게 분명하다. 접목의 발명은 유목민이 어떤 곳에 배설하고 시간이 지난 뒤 돌아와서 맛있는 열매가 열린 것을 보고 놀라며 즐거워하던 것처럼 단순한 결과가 아니었다. 들판에서 잡초로 기생하던 것을 재배하기 시작해 식품으로 성장한 것은 호밀, 귀리, 순무, 무, 비트, 리크, 상추가 있다.
왜 캘리포니아, 유럽, 오스트레일리아의 온대지역, 적도 이남 아프리카 등지의 비옥하고 적합한 곳에서는 농경이 독자적으로 시작되지 않았을까? 현재 전 세게 작물 생산량의 80% 이상을 12종의 작물이 차지한다. 곡류는 밀, 옥수수, 쌀, 보리, 수수이고 콩류는 대두, 근류와 덩이류는 감자, 마니옥, 고구마, 설탕 공급원은 사탕수수, 사탕무, 과류는 바나나가 있다. 4대 대형 포유동물 염소, 양, 돼지, 소는 일찍이 가축화가 되었다. 이 동물의 야생 조상이 흔한 곳은 비옥한 초승달 지역이다. 가축화하기에 적합한 야생 포유동물과 작물화하기 좋은 야생식물이 다양하게 분포한 덕분에 초승달 지역 사람들은 집약적인 식량 생산을 위해 생물학적으로 건강하고 균형 잡힌 작물들이 조합할 수 있었다,
연간 생산량 1위인 사탕수수는 2위 밀과 3위 옥수수의 합한 양에 버금간다. 인구밀도가 높은 군장 사회가 미시시피강과 그 지류들을 따라 형성되었다. 토양은 기름지고, 비가 때맞춰 오고 기후도 농경에 적합해, 넉넉한 수확을 보장된다. “행복한 가정은 서로 닮았지만, 불행한 가정은 모두 저마다의 이유로 불행하다. “톨스토이의 소설 <안나 카레리라>의 첫 문장이다. 개는 원래 사냥과 경비용으로 사육하다 일부 사회는 식용으로 길렀다. 동물의 대형 기준은 45키로그램 이상을 뜻한다. 현재까지 14종만이 가축화되었다. 주요 5종은 양, 염소, 소, 돼지, 말이고 기타는 9종으로 단봉낙타, 쌍봉낙타, 라마와 알파카, 당나귀, 순록, 물소, 야크, 발리소, 미툰이다.
포획한 야생동물은 결국 먹거리로 썼지만, 일부는 반려동물로 키웠다. 아프리카코끼리는 위험하기만 로마 시대에 길들어졌고, 유라시아 불곰은 기상천외한 반려동물로 손꼽히지만, 일본의 아이누족은 새끼 유라시아불곰을 잡아 길들이고 제래 의식에 제물로 사용했다. 가축화되려면 육식동물을 450킬로 그램으로 키우려면 4,500킬로의 옥수수로 먹이니, 이런 동물은 식용으로 가축화되지 못한다. 생장 속도가 빨라야 한다. 코끼리처럼 키우는 데 15년이 걸리면 곤란하다. 동물도 남들이 보는 곳에서 교미를 꺼리는 종이 있다. 이런 종은 가축화가 어렵다(치타 등) 포악한 동물은 당연히 제외다. 대표가 회색곰이다. 인간을 비롯해 대부분 동물은 식습관과 생장률, 짝짓기 습관, 성격, 겁에 질려 허둥대는 성향, 사회구조의 뚜렷한 특징 등에서 하나 혹은 그 이상의 이유로 불행한 결혼 생활은 맞는다. 야생 포유동물 중 일부만이 인간과 행복한 관계를 맺게 된 이유는 위의 모든 항목에서 서로 맞아떨어진 덕분이다.
유라시아에서는 중심축이 동서로 연결된 덕분에 비옥한 초승달 지역의 작물이 아일랜드부터 인더스강 유역까지 온대권 위도에서 농경의 시작을 자극하고, 동아시아에서는 독자적으로 농업의 질을 높이는 데, 이바지할 수 있었다. 비옥한 초승달 지역에서 멀리 떨어져 있지만 같은 위도에 있는, 지역에서 처음으로 작물화된 유라시아 작물이 거꾸로 초승달 지역에 전해지기도 했다. 멕시코에서 가축화된 칠면조와 미국 동부에서 작물화된 해바라기는 안데스 지역에서도 잘 자랐을 것이다. 중국 온대지역은 서유라시아와 기후는 비슷하지만, 그 사이에 중앙아시아의 사막, 티베트고원, 히말라야산맥이 버티고 있다. 따라서 같은 위도에 위치하면서도 식량 생산이 독자적으로 시작되었고, 다른 작물을 개발했다.
일반적으로 농경민은 강력한 과학기술을 보유하고, 정복 전쟁을 유능하게 수행하고, 글을 읽을 줄 아는 엘리트 계급이 지배하는 중앙집권 체제하에 살았다. 식량의 생산이 어떻게 병원균과 문자, 과학기술, 중앙집권적 정부라는 근원 원인으로 이어졌는지를 살펴보자. 질병은 예부터 인간의 목숨을 빼앗는 가장 큰 적이었기 때문에, 역사를 만들어 가는 가장 중요한 결정 요인이기도 하다. 제2차 세계대전까지는 전쟁보다 전투에서 죽은 부상보다 세균으로 죽은 전사자가 더 많았다. 오늘날 공중 보건의 중요한 정점 뒤에는 동물에서 기원한 인간의 질병이 도사리고 있다. 어떻게 하면 우리를 구하고 세균을 죽일 것인가? 먼저 세균의 입장에서 질병을 보면 세균도 우리만큼이나 자연선택의 산물이다. 기본적으로 세균도 다른 종처럼 진화한다. 살모넬라균이 대표적인 예이다. 살모넬라균에 감염된 달걀이나 고기를 먹는 경우 식중독에 걸린다. 기생충도 마찬가지다. 돼지를 익혀 먹지 않으면 선모충에, 생선을 날로 먹으면 ‘생선회충’에, 웃음 병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는 식인 풍습에서 전해졌다. 독감과 일반 감기, 백일해는 더 적극적인 전략을 사용한다. 즉 감염자가 기침이나 재채기하도록 유도함으로써 세균의 침방울을 통해 새로운 숙주에게 퍼지도록 한다. 마찬가지로 콜레라도 감염자가 설사하게 만들어 잠재적 피해자가 마실 상수도에 세균이 스며들게 된다.
예컨대 독감은 끊임없이 진화하고 새롭게 변이가 일어나며 다른 구조의 항원으로 탈바꿈한다. 따라서 2년 전 독감에 걸린 사람이 올해 유행하는 변이 독감에 다시 걸린 이유를 설명할 수 있다. 말라리아와 수면병은 항원을 신속히 바꾸는 능력에서 으뜸인데, 변덕쟁이는 에이즈다. 에이즈는 환자의 몸에 안착한 되에도 진화하며 새로운 항원을 만들어 내고, 결국에는 환자의 면역 체계를 무력하게 만든다. 1846년 홍역에 걸린 목수가 덴마크에서 출항한 배를 타고 3달 뒤에 ‘페로제도’에 도착한다. 주민 7,782명이 홍역에 걸려서 죽거나 회복했고, 소멸하여 이제 50만 명 이하의 집단에서는 사라진 듯하다. 홍역의 위세가 어떤 곳에서 익숙해진 감염병들에도 똑같이 적용한다. 홍역의 위세가 약해질 무렵, 감염에 취약한 아이들이 다른 곳에서 충분히 태어나야 하듯이, 감염병이 그 존재를 계속 유지하려면 인구가 매우 많고 밀집도가 높은 집단이 필요하다.
1902년 겨울, 포경선 ‘액티브’ 호의 한 선원이 옮긴 이질이 유행하는 바람에, 캐나다 북극권의 ‘사우샘프턴’ 섬에서 고립되어 살던 소 부족 ‘새들러미우트 이누이트’ 족 56명 중 51명이 목숨을 잃었다. 게다가 홍역을 비롯해 ‘소화 질환’은 어린애입니다. 성인이 감염되면 치사율이 더 높고, 소 부족에서는 모든 성인이 소아 질환에 취약하다. 농업의 시작은 감염병 진화를 자극했을까? 농업이 수렵인보다 100배는 많은 사람을 먹여 살릴 수 있다. 그러나 수렵인은 자주 주거지를 떠나, 기생충과 세균으로 가득한 배설물 더미를 탈출한다. 그러나 농경민은 정착해서 살기 때문에 오물과 함께 지낸다. 따라서 농경의 시작이 세균에게 증식할 기회였다면, 과밀해진 인구 집단이 열악한 위생 조건으로 모여 살았기 때문이다. 라고 필자는 주장한다,
2023.11.02.
총, 균, 쇠-2
재러드 다이아몬드 지음
김영사 간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