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 우이동이 한국의 샤모니로 불리우는 이유는 인수봉과 같은 훌륭한 암벽등반 대상지가 있고 이 봉우리에서 한국 알피니즘이 시작됐기 때문이다. 1930년경 선구적 등반 활동을 한 이즈미 세이치(泉靖一)는 조선의 스포츠 알피니즘 열풍이 인수봉 초등반에서 시작되었다고 전한다.
인수봉 초등에 대한 국내 산악계의
인식은, 이이야마 다츠오(飯山達雄)의 기록에 따라 영국인
클리프 아처가 한국인 임무(林茂)와 함께 1926년 5월 처음 인수봉에 올랐다고 알고 있었으나 1995년 <사람과 산> 기자 김우선에 의해 영국 알파인클럽 수장고에
보관 중이던 아처의 등반기를 찾아, 1929년 9월에 아처는
임무가 아닌 다른 일행과 함께 오른 기록이 확인되었고 지금까지 이를 인수봉 초등 기록으로 여기고 있다. 한편, 우정산악회에서 1976년 5월
개최한, 인수봉 초등 50주년 심포지엄에서는 연대 설립자인
원한경(언더우드 박사) 가족 일행 5명이 1927년 ‘고독의
길’로 아처에 이어 올랐다고 발표하였다.
1930년 전후 인수봉 등반 기록
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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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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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정 코스 / 하강 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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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및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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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9.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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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처(C.H. Archer), 페이시(F.R. Pacey),
야마나까(S. Yamanak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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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벽과 북면사이에서 귀바위쪽으로 / 동일 코스 하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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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imb in Japan and Korea,
기록상의 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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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9.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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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처, 야마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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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벽에서
정상 가까운 븍서능으로 / 북서능에서 서벽으로(기존
C)
-북벽 동굴
코스(고독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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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imb in Japan and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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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9.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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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처, 임무(林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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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면 크랙 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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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조선의 산, 이이야마의
연도 착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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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9. 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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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카에(中江和一)외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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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면 동굴 코스 / 서면
크랙 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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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산악 제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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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0.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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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무, 이이야마(飯山達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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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면 크랙
코스
-북벽 동굴
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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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조선의 산, 이이야마의
연도 착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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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1.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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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파(仙波泰)외 4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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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벽 동굴 코스 / 서면
크랙 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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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산악 제1호, 잔설과 결빙이 있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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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인수봉 등반 기록은 기존의 자료를
살펴본 필자의 추정이다. 원한경의 등반은 증거가 나오지 않는 한 등정을 인정하기가 어려우나, 등반이 전혀 불가능한 상황은 아니었다고 판단되어 자료를 찾기 위한 노력을 더하고자 하며, 아처의 등반은 “기록상의 인수봉 초등”으로 1929년 9월 등정이고
이어진 만장봉 남면은 1930년 4월, 만장봉 북면과 오봉은 같은 해 10월에 올랐고 모두 초등이라고 본다. 아처는 설교벽 부근 등정 이후 몇 주 후에 다시 야마나까와 인수봉을 올랐고 이후에도 여러번 등반하였는데, 임무와의 등반도 이 당시로 여겨진다. 임무와 이이야마의 등반에 대해,
이이야마의 <북조선의 산> 연보에는 1926년 10월(26세)이라 하였고 코스는 남면 두 코스 등반이며, 책 내용에 ‘기존C’로 오르는 루트를 설명하고 있다. 등반 연도는 착오로 보인다. 나카에가 1929년 가을에 등반이 있었고 센파의 기록은 잔설과 결빙이 있는 인수봉을 5인이
올랐다.
아처와 임무 및 이이야마의 인수봉 등반 시기는 당시 서울 근교의 암장의 초등 기록과도 관련이 있으며, 이 땅에 알피니즘이 시작된 구체적인 시기를 확인하는 중요한 사항이다. 임무와
이이야마의 등반 시기 등을 비롯한 등반 기록 추정에 있어 새로운 사실을 발견하지는 못했지만, 이에 대한
설명은 번역 자료와 함께 글을 올릴 예정이다.
인문산행위원회에서 관심이 있는 두어명이 등반사TF팀을 구성하였고
외부 협조도 구하였다. 책꽃이 아래쪽에 몇 년째 자리만 차지하던 몇 안되는 자료의 먼지를 털어내고 관련
자료를 수집하는 한편 번역 담당자는 번역을 시작했다. 해가 가기 전에 결과가 나왔으면 좋겠지만, 그리 시간에 애닯을 것은 없다. 이 조사·연구로 인수봉과
서울근교, 금강산 및 백두산 일대 등반 시기의 검증 그리고 당시 등반 문화에 대해 전반적으로 이해할
수 있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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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화 비로봉도
李朝 の美=民藝 / 조자룡, 오까모또 타로, 외 / 1973. 3. 1 발행
첫댓글 장도의 길을 나선 걸 축하드립니다. 그리고 형님이 그동안 오랜시간 돌^^들을 찾아 헤메였듯이, 이번에도 천천히 먼길을 걸어 가시길 바랍니다.
덕분에 그리고 일본어 실력이 좀 늘어서인지, 예전엔 보이지 않던 지도의 세세한 부분을 조금 더 설명해 볼까 합니다...
@등산박물관(김진덕) 멜 문자줘요.
큰 지도 보내줄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