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지도에서 출렁다리를 건너면 바로 연대도로 들어선다.
하지만 섬의 풍경이나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왜적의 상황을 알리기 위해 섬 정상에서 봉화를 올렸다 하여 연대도(烟臺島)라 불린다
연대도에서 계절의 마지막꽃과 첫꽃을 함께 보는 행운을 누렸다.
두 개의 섬은 보행 전용 출렁다리로 연결돼 하나의 섬이나 진배없다.
출렁다리
2015년 1월에 연도교가 개통되어 명품 중의 명품으로 등장하였다.
만지도와 연대도를 연결하는 출렁다리는 13억 2천만 원이 들어갔다.
이 다리는 길이 98.1m, 폭 2m 규모로 사람만 건널 수 있고, 차는 다니지 못한다.
연대(烟臺)마을
드디어 연대마을로 들어섰다.
마을은 한산하고 고즈넉하여 사람은 구경할 수 없었다.
멋진 바다상회
마을 입구에 '바다상회'라는 간판을 단 가게가 있었다.
가게 앞에는 여러가지 설치물로 장식하여 시선을 끌었다.
가게 정면 중앙의 나무판에 새긴 글씨가 아리송했는데...'길손'임을 나중에야 알았다.
별신대(別神臺)
마을 가운데는 생뚱맞은 비석이 놓여 있다.
주민들은 이 비석을 ‘별신대’라 부른다.
마을의 안녕과 풍어를 기원하며 제사를 지내던 곳으로 남해안 별신굿을 모시고 있다.
2년마다 용왕제가 열리는데 각 가구마다 밥상을 차려 배선대 앞에 놓아둔다.
현재는 12개의 밥상이 전부인데 과거에는 50개의 밥상이 줄지어 늘어서 있었다고 한다.
연대도 사패지 해면 기념비
별신장군 비 옆에 연대도 사패지 해면 기념비(烟臺島賜牌地解免紀念碑)가 서 있었다.
이 비는 연대도 주민들에겐 매우 의미 있는 기념비다.
연대도는 섬 전체가 1665년 이순신 장군의 위패를 모셔놓은 충렬사(忠烈祠) 사패지가 되었다.
사패지란 왕이 내려주는 전답을 말하는데...이로써 주민들은 소작농이 되었다.
30여 마지기의 밭에서 나는 곡식으로 충렬사가 지내는 충무공의 제사 비용을 충당했다
1989년이 되어서야 소유권이 섬 주민에게로 이전되었는데.... 그것을 기념하여 세운 비다.
연대도 지겟길
연대마을 초입에는 ‘연대도 지겟길’을 알리는 이정표가 세워져 있다
섬 주민들이 지게를 지고 나무를 하러 다니던 길이라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새로이 조성한 길이 아닌 옛길을 잇고 다듬은 만큼 운치가 있다
마지막꽃과 첫꽃
같은 공간에 계절의 마지막꽃과 첫꽃이 함께 피었다
동백은 계절의 끝인 겨울에 피는 꽃이다
매화는 계절의 처음인 새봄에 피는 꽃이다
서로의 열망을 자제하며 동거하고 있는 동백과 매화의 가쁜 숨결을 느꼈다.
북바위전망대
지겟길 입구에서 700m 올라가면 북바위전망대를 만난다
이곳에서는 내부지도, 연화도, 욕지도 등 망망대해 위로 솟아난 섬들을 한눈에 담을 수 있다.
우리는 날씨가 덥고, 산에 멧돼지가 있다고 해서 연대봉 등산은 포기하고 내려갔다.
몽돌해변
마을 뒤편 언덕을 넘으면 몽돌해변이 나타난다.
바위 절벽에 둘러싸여 오목한 해변에 주먹만한 자갈이 깔려 있다.
한 걸음 내디딜 때마다, 바닷물이 밀려들 때마다 달그락거리는 소리가 번진다.
연대도 산성교회
이렇게 외진 섬에도 교회가 자리잡았다
개신교의 놀라운 선교 본능에 경의를 표한다
그런데...목사가 떠나버렸는지 우편함에 우편물이 가득 쌓여 있었다
에코 파크 가는 길
이 데크길을 따라가면 에코 파크가 나타난다
데크가 중간중간 망가져서 통행을 막고 있었지만 무시하고 들어갔다
통영 에코 파크
에코아일랜드 체험센터는 폐교 건물을 리모델링한 캠핑장이다
화석연료를 쓰지 않고 태양광과 지열만을 이용해 냉난방을 해결하는 ‘에너지 제로하우스’다
입소하는 팀을 8팀으로 제한하기 때문에 경쟁률이 치열하다고 한다
나는 지금 고흐를 할래요
고흐는 순간순간 하고 싶은 것이 많았어요
사이프러스를 보면 사이프러스를 그리고 싶고
술을 보면 술을 마시고 싶고
여자를 보면 여자를 안고 싶고
순간순간 하고 싶은 것이 많았어요
나는 지금 고흐를 할래요
아를에 있는 '노란 집'에 가서
노란 목도리를 하고
노란 해바라기를 그리며
술을 마실래요
그러다가 밤이 되면 노랗게 취한
별이 되고 싶어요....................................................................이생진 <너도 미쳐라> 부분
만지도의 문패는 ‘객관적인 사실’이 주로 담겼다.
반면 연대도의 문패는 집주인이 살아온 내력 따위를 속속들이 알지 못하면 적을 수 없는 이야기가 주로 담겨 있다.
*연대도 카수 서재문님, 강정숙 여사가 재미나게 사는 집. 서재문님은 노래와 춤 솜씨가 일품입니다.
*관광버스에서 이박삼일 동안 춤을 추어도 끄떡없습니다. 두릅 농사를 많이 지으십니다.
담장의 벽화
바다를 바라보는 담장에 멋진 벽화가 그려져 있다.
알록달록한 색채에서 섬마을 사람들의 고운 심성이 느껴진다
고독한 소나무
몽돌해변의 둔덕 위에 고독한 소나무 한 그루가 보였다
거센 바람에 시달린 탓에 심하게 뒤틀려 있었다
그러나 나무는 바람에 맞서며 꿋꿋하게 버티고 서 있다...섬사람들처럼~~
얼마나 아파야 꽃이 될 수 있을까
얼마나 더 순결해져야 울음이 될 수 있을까
그리움 하나로
새들은 서쪽 하늘을 붉게 물들이고
강물은 뿌리까지도 남김없이 온몸
바다로 가 닿네
돌아오지 않는 사랑 앞에서 날마다 가난한 마음으로
푸른 등을 내거는 별들
이 땅에 살고 있는 우리는 얼마나 더 외로워져야
가슴에 작은 아픔 하나 밝힐 수 있을까
온몸으로
너에게 그리운 사람이 될 수 있을까.......................................................이상윤 <그리움> 전문
섬을 떠나다
만지도에서 오후 4시 15분에 출항하는 유람선에 몸을 실었다
새벽부터 서두른 피로감이 밀려왔다
통영의 한산호텔에 짐을 풀고 여유롭게 쉬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