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le:///C:/DOCUME~1/ADMINI~1/LOCALS~1/Temp/Hnc/BinData/EMB000000c8271f.jpg)
![](file:///C:/DOCUME~1/ADMINI~1/LOCALS~1/Temp/Hnc/BinData/EMB000000c82721.jpg)
![](file:///C:/DOCUME~1/ADMINI~1/LOCALS~1/Temp/Hnc/BinData/EMB000000c82723.jpg)
■ 왜 고전인가 그리고 왜 만화인가 - <무한만화 우리 고전 다시 읽기>
ㆍ우리의 고전, 아름다운 인연과 깊은 연민
‘고전(古典)’이란 말 그대로 오랜 기간 많은 사람들에게 읽혀 온 인류 지혜의 보물창고이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오랜 역사 속에서 쓰여진 수많은 책들 중에서 오늘날까지 면면히 깊은 울림을 전해주는 책을 고전이라고 부른다. 이 고전 속에는 인류가 필요로 하는 귀한 가치가 담겨 있다. 그중에서도 <홍길동전>, <춘향전> 같은 우리 옛 고전 이야기는 마르지 않는 샘물처럼 항상 새 시대의 이야기 원천이 되고 있다.
우리 고전 이야기는 단순히 ‘예로부터 전해오는 이야기’만이 아니라 최첨단 정보화 시대에서 가장 중요한 컨텐츠(풍성한 이야기)를 가장 많이 담고 있다. 우리의 고전 속에는 서구의 판타지 소설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가치들, 예컨대 아름다운 인연과 정성어린 보살핌과 측은지심의 깊은 마음들이 담겨 있다. 동에 번쩍 서에 번쩍 나타났다 사라지는 홍길동, 인당수에 몸을 던졌지만 다시 살아나 왕비가 된 심청, 제비 다리를 고쳐 주고 부자가 되는 흥부, 기생의 딸로 태어났으나 온갖 신분의 장애를 극복하고 사랑을 이루는 춘향…. 이 모든 인물들에서 현대 소설에서는 맛볼 수 없는 기발한 상상력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사람을 따스하게 위로하는 깊은 마음을 느낄 수가 있다.
ㆍ그러나, ‘판에 박힌’ 수많은 고전들
우리 고전 이야기가 이토록 흥미로운데도 그것을 제대로 접하지 못하는 것은 오랫동안 교과서에만 의존했기 때문이다. 고전은 어려운 낱말이나 구절을 외워 시험을 보는 거라고만 여겨 질색을 하게 된 것이다. 따라서 고전 소설을 공부가 아닌 작품 자체로 읽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교과서는 보통 일부분만 뽑아 싣기 때문에 전체 내용을 알기가 불가능하다. 고전을 읽는 가장 좋은 방법은 온전히 그 이야기 전체를 읽는 것이다.
이를 위하여 출판계에서는 아이들의 성장 단계에 따라 다양한 책들을 만들어낼 의무가 있다. 고등학생은 고등학생이 쉽게 볼 수 있는 책으로, 중학생은 중학생이 쉽게 볼 수 있는 책으로, 초등학생은 초등학생이 쉽게 볼 수 있는 책이 필요하다. 물론 고전의 내용을 훼손하지 않는다는 대전제를 바탕에 두고 말이다.
ㆍ만화와 고전, 그 흥미로운 만남
그런데 초등학생용 고전 소설은 ‘소설’이 아닌 ‘전래 동화’로 읽혀지고 있어 고전의 풍부한 내용들을 맛보기 힘들게 되어 버렸다. 고전 소설 속에 나와 있는 당시의 모습을 ‘줄거리’ 위주로 지나치게 단순화하여 고전 속의 섬세한 인물 설정과 다채로운 세부 묘사를 줄여버린 것이다.
이런 점에서 ‘만화’라는 흥미로운 징검다리가 꼭 필요하다. ‘숨비소리’가 마련한 ‘무한 만화 - 우리 고전 다시 읽기’는 무엇보다 초등학교 고학년 아이들에게 고전의 풍부한 내용을 생동감 있게 전달하는 것을 목표로 하였다. 아울러 고전에 담긴 가치와 더불어 생각할 만한 요소들을 풍성하게 제공하여 아이들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재미있게 읽는 과정에서 여러모로 교양과 지식을 쌓을 수 있도록 섬세하게 편집하였다.
초등학교 아이들이 가장 편하게 받아들이는 ‘만화’라는 아름다운 그릇(형식) 안에 고귀한 인간적 가치와 지식(내용)이 풍성하게 담은 책! 그것이 바로 ‘무한 만화 - 우리 고전 다시 읽기’ 시리즈다.
■ 작품해설
차별 없이 정의로운 세상을 꿈꿨던 의적 홍길동
‘의적’이란 말이 있다. 도둑질을 하는 무리인데 알고 보니 옳은 일을 하는 ‘의로운 도적’을 뜻하는 말이다. 이 의적은 동서양 어느 문명권에나 존재하는 의미 있는 인물들이다. 영국의 저명한 역사학자 에릭 홉스봄은 의적이 권력을 쥐고 흔드는 사람들에 저항한, 가난하다고 해서 무기력하게 순종만 하는 게 아니라 보다 살기 좋은 사회를 위해 희망을 버리지 않았던 아름다운 인간이라고 말한다.
중국의 고전 《수호지》는 양산박에 모여 든 108명의 의적 이야기다. 영국에는 로빈 후드 이야기가 있다. 멕시코에는 판초 비야라는 산적이 있었는데 홍길동처럼 가난한 사람을 위해 큰일을 많이 했다. 불가리아의 히토프, 러시아의 라진, 브라질의 람피앙, 스코틀랜드의 롭 로이, 에티오피아의 메사즈기 형제 등이 세계적으로 ‘악명을 떨친’ 의적들이다.
그리고 홍길동이 있다. 이 책《동에 번쩍 서에 번쩍 홍길동전》의 바탕이 되는 《홍길동전》은 조선 시대의 선비 허균이 지금으로부터 약 400년 전인 1612년경에 쓴 최초의 한글 소설이다.
허균은 1569년에 태어났으며 1589년 과거 시험에 합격하여 외교를 담당하는 벼슬에 올라 나라 밖을 오가면서 식견을 넓혔던 선비다. 새로운 문물과 진취적인 사상을 깨달은 허균은 우물 안 개구리가 되고 있는 조선에 반드시 정치, 경제, 사회 등 여러 분야에서 개혁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였다. 하지만 그는 제 뜻을 맘껏 펼치지는 못했다. 권세 있는 자들의 미움을 받기도 하였고 그 자신이 자유분방한 성격이기도 해서 여러 차례 관직을 떠나기도 하였다. 그 대신 허균은 《한정록》이나 《홍길동전》 같은 기록으로 자신의 뜻을 남겼다. 허균은 1618년에 당쟁의 회오리에 휘말려 극형을 받고 쉰 살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그는 《홍길동전》을 통하여 임진왜란 이후 극심한 혼란에 빠진 조선 사회를 날카롭게 비판하였다. 그 당시 가장 큰 문제가 ‘신분 차별’이었다. 능력이 아무리 뛰어나도 양반 자제가 아니면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허균은 이러한 신분 차별이 그에 해당하는 개인에게도 고통이 되지만 크게는 조선 사회가 결국 이 때문에 무너질 것이라고 보았다. 아울러 그는 거드름 피우는 양반이나 횡포 부리는 탐관오리도 매섭게 꾸짖었다. 조정의 무능함도 비판하였습니다. 그러면서 율도국이라는 조화로운 세상을 꿈꿨다.
홍길동이 살았던 시대와 오늘의 우리 사회는 많은 차이가 있다. 극심한 혼란에 휩싸였던 조선 후기, 나라가 백척간두의 위기에 몰렸던 구한말, 일본의 지배 아래 놓였던 식민지 시대, 한국전쟁과 분단 등을 거치면서 우리나라는 많은 발전을 해 왔다. 물려받은 ‘피’로 사람을 차별하는, 그런 신분 차별은 이제 존재하지 않는다. 하지만 일부 그릇된 정치인이나 재벌 기업이 은밀한 거래를 하는 일은 사라지지 않았다. 예전처럼 신분에 따른 차별은 확실히 없어졌지만 빈부 격차와 학력 차별은 여전히 사라지지 않고 있다.
이런 이유로 지금도 사람들은 홍길동 같은 의적 이야기를 좋아한다. 텔레비전에서도 홍길동, 장길산, 일지매, 임꺽정 같은 의적 이야기를 사극으로 자주 만들곤 한다. 약 400년 전에 씌어진 《홍길동전》이 여전히 널리 읽히고 있는 것은 어쩌면 가슴 아픈 일일지 모른다. 홍길동이 꿈꾸었던 정의로운 세상이 아직 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이 책 《동에 번쩍 서에 번쩍 홍길동전》을 통하여 지금보다는 더 조화롭고 정의로운 세상을 꿈꿔 보는 일이 매우 소중하다.
■ 감수 및 해설을 해주신 선생님
권순긍 — 감수 및 해설
성균관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영란여자중학교, 경신고등학교 교사를 거쳐 현재 세명대학교 한국어문학과 교수로 재직 중입니다. 문학교육연구회와 교육문예창작회에서 청소년을 위한 문학교육 작업을 하였습니다. 한국고전문학회, 판소리학회 이사, 한국고소설학회 부회장을 역임했으며, 고등학교 <문학교과서> 검정심의위원을 지냈습니다. 저서로는 《다시 읽는 우리 소설》 《달빛 아래 맺은 약속 변치 않아라 - 채봉감별곡》 《고전, 그 새로운 이야기》 《고전 소설의 풍자와 미학》 등이 있습니다.
김정환 — 생각 돋보기
책 읽기를 좋아하여 국문과에 진학했고 고전 서사 문학을 공부하며 고려대학교에서 박사 과정을 마쳤습니다. 그 사이 <조선 후기 가정 소설의 가부장권 연구>, <창선감의록 연구사> 등의 논문을 썼습니다. 현재 세명대학교 한국어문학과 겸임 교수로 대학생과 성인들에게 글쓰기를 지도하고 있으며, 청소년 문예 계간지 <논>의 편집 위원이기도 합니다. 중고등학생들을 위한 고전 소설의 재해석과 글쓰기, 그리고 그것에 대한 교육 방법에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 작화
청강만화스튜디오는 청강문화산업대학 만화창작과의 교수 및 졸업생으로 이루어진 전문 만화 기획·창작 스튜디오입니다. 천재교육의 교과서 만화, 삼성출판사의 사진 만화, 거북이북스와 공동으로 진행하는 만화 무크지 출간, 북스힐 출판사의 교과서 만화·게임 만화 등의 작업에 참여했으며, 여러 작품을 기획·제작중에 있습니다. (문의_ enterani@ck.ac.kr)
나연경 — 글·그림
2006년 청강문화산업대학 만화창작과를 졸업하고, 청강만화스튜디오에 입사해 만화 작업을 시작하였습니다. 다음 열린만화 공모대전에서 <노가다 마스크>가 가작으로 뽑혔습니다. 2005년 청강만화역사박물관 기획전 <만화 더하기전>, 우리만화연대 주관 만화의 날 기획전시 <만화의 발견전>에 참여하였습니다. 2006년 천재교육 교과서 만화 <5학년 사회>편을 작업했고, 삼성출판사의 사진편집만화 <주몽> 스태프로 참여하였습니다.
■ 차례
1장 홍길동, 집을 나서다
│생각 돋보기│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고
2장 도적의 무리를 이끌다
│생각 돋보기│ 서자들의 이야기, 《홍길동전》을 쓴 허균
3장 탐관오리와 부자들을 혼내 주다
│생각 돋보기│ 흥미로운 상상의 세계를 만드는 도술
4장 홍길동, 사로잡히다
│생각 돋보기│ 의로운 도적, 의적은 정말 정의로운 인물일까요?
5장 율도국으로 떠나다
│생각 돋보기│ 홍길동의 유토피아 율도국은 어떤 나라였을까요?
작품해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