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교 자체가 좀 엉뚱한 것 같지만 결코 그렇지 않다. 국회나 축구협회나 나름 굉장한 파워와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집단이다. 국회를 축구협회 즉 축협과 비교하는 것이 상당히 불경스럽기도 하지만 그 내부에서 돌아다니는 문화나 국민들이 느끼는 그런 정서는 상당히 비슷해 보인다. 축구협회는 한국인이 가장 즐기고 관심을 갖는 바로 국민스포츠를 관장하는 그런 집단이고 국회는 한국인들이 가장 혐오하면서도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정치를 관장하는 그런 집단이기 때문이다. 국회에 있는 분들이 비교를 해도 왜 하필 축구협회냐 하실수도 있지만 끝까지 읽어보면 왜 국회와 축구협회가 비슷한 것이 많은지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먼저 다른 점부터 보도록 하자. 다른 점가운데 가장 대표적인 것은 국민이 직접 선출한 인물들이 활동하느냐 아니냐는 것이다. 국회는 국회의원들의 모임이다. 국회의원들이 누구인가. 국민들이 선거를 통해 선출한 인물들 아닌가. 물론 비례대표도 있지만 그래도 국민들의 지지도에 따라 달라지는 집단이다. 하지만 축구협회는 전혀 그렇지 않다. 국민투표는 커녕 그 흔한 스포츠신문에서도 그들의 프로필이 제대로 공개되는 적이 없다. 그냥 그들만의 행사로 회장도 뽑고 부회장도 선출하고 임원들도 선임하는 모양이다. 국회의장은 그래도 국회의원들이 가장 많은 정당에서 맡는 것이 일반적이다. 집권여당 소속일 수도 있고 여소야대의 경우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 그리고 국회의장 정도면 국민들에게 그래도 상당히 알려진 즉 검증을 받은 인물일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축구협회의 회장은 그렇지 않다. 어떻게 그가 축구협회회장이 되었는지 국민들에게 알려진 것도 알리지도 않았다. 한국의 축구의 위상이 날로 높아지는 현실에서 정말 이러면 안되는 것 아닌가. 한때 축협 회장이었던 정치인 정모 회장은 그래도 이래저래 알려진 것이 있는 인물이었지만 말이다. 축구는 한국의 재벌중에 현모 그룹이 아니면 안되는 것인가 보다. 국회와 축협의 다른 것가운데 대표적인 것이 바로 어느정도 시간이 지나면 바뀌는 것이 국회이고 세월이 지나도 그냥 그대로 가는 것이 축협인 듯하다. 국민의 투표로 결정되는 국회와 그냥 맡으면 영구집권하는 것이 축협의 차이가 아니겠는가.
그러면 같은 점은 무엇일까. 너무도 많다. 먼저 똑똑한 사람들도 그런 집단에 소속되면 바보가 된다는 것이다. 소속되기 전에는 말도 제대로 하고 뭔가 새로운 것을 창출하기 위해 노력했던 인물들도 그 집단속에 들어가면 이상하게 바뀐다. 축구를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발전을 위해 온 몸을 바친 모습으로 보였던 축구인들이 축협에 들어가는 순간 요상하게 조직적 변모를 하게된다. 제대로 비판도 못하고 뭔가 요상한 분위기속에 함몰되는 그런 양상이다. 국회는 더욱 그렇다. 각 분야에서 열심히 노력하고 뭔가 국민들을 위해 제대로 된 의견을 내던 바로 그 인물이 정치에 발을 디딛는 순간 요상하게 바뀐다. 바로 국회의 일원이 되는 순간 그렇다는 것이다.
하지만 국회의원들은 4년마다 한번씩 바뀐다. 국민들의 심판을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지역구를 통해 지지율을 통해 그들의 능력을 평가받는 것이다.하지만 축구협회는 그렇지 않다. 물론 그들도 임기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들 몇몇의 모임과 찬성으로 결정되고 만다. 국민들의 관심은 그야말로 관심밖이다. 그밥에 그나물이고 축협회장은 언제부터 임기가 시작된지도 모르지만 아직도 그냥 그렇게 축협회장으로 존재하고 있다.
국회의장을 포함한 국회소속 인물들은 그래도 젊었을 때부터 정치에 관한 관심과 그 정치와 관련한 비젼도 가지도 있을 것이다. 물론 없는 인물도 있겠지만 말이다. 하지만 축협 회장이 언제부터 축구에 관심이 많았는지는 모르지만 그다지 축구에 해박한 지식이나 국민들의 축구에 대한 지극한 정성만큼의 소양을 갖추고 있는지 의문이다. 지금 축협 회장이 그렇지 않다면 정말 죄송스럽지만 말이다.
비슷한 점 가운데 중요한 것이 있다. 국민들의 민생이나 국민들이 축구에 거는 기대에 너무도 자유스럽다는 것이다. 무신경한 것인지 관심이 없는 것인지 축구협회는 한국축구 대표팀 감독도 제대로 선임 못하다 엉뚱한 인물을 자리에 앉히는 경우가 허다하다. 축구팬들의 질타가 쏟아져도 그냥 버틴다. 현재 한국 축구팀 감독의 선임과 그가 지금 행하는 일들을 하나도 콘트롤하지 못한다. 감독의 일수거 일투족을 간섭하라는 것이 아니라 유명 축대감독에게 너무 휘둘리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이는 것이 현실이다. 그것도 감독직을 제대로 수행도 않는 유명인사에게 말 한마디 못하는 지경이니 그럴 수밖에 없는 것 아닌가. 한때는 국대감독을 너무 휘어잡아 감독이 일을 못할 지경이었다면 지금은 너무 안일하게 일처리를 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에 직면해 있다.
국회도 마찬가지다. 국민들의 바람이 무엇인지 어떻게 하면 국민들의 힘듦을 해소해 줄 것인가에 관심이 가 있는 것이 아니고 어떻게 하면 밥그릇 챙길 것인가, 국회의원 수 늘려 볼 것인가, 어떻하면 다음에도 국회의원에 당선돼 이 국회에 등원할 수 있는 것에만 신경이 집중된 것 같은 모습이다. 민생을 챙기기 위해 하루하루 힘들게 일하는 극히 일부 국회의원들에게는 너무도 죄송스런 언급이지만 말이다.
국회는 더 말할 나위없이 국민들을 위해 생존하는 그런 자리이다. 3권분립의 대원칙을 지켜야 함은 물론 당파끼리의 다툼을 정말 효과적으로 해결하고 오로지 국민만을 위해 일을 해야할 너무도 중요한 위치이다. 정말 국민을 위해 일한다면 국회의원수 늘리는 것에 국민들이 반대할 이유가 없다. 진정으로 국민들을 위해 더욱 많은 일을 한다면 국민들이 나서서 국회의원들 수 늘리자고 난리를 칠 판이다. 축구협회도 마찬가지이다. 지금 한국의 상당수의 국민들은 한국축구에 대해 열렬한 성원을 보내고 있다. 한국의 역사속에 그 막강한 유럽리그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선수를 지금처럼 많이 보유한 적이 있던가. 그래서 더욱 한국인들이 축구협회에 거는 기대가 크고 그 기대를 전혀 부응하지 못하기에 축구협회는 동네북 신세가 되고 있는 것이다. 국회나 축구협회나 지금 한국에 매우 중요한 위치에 놓여 있다. 제발 우물안 시각에서 그리고 밥그릇 껴앉고 발버둥치는 그런 행태에서 벗어나 제대로 된 국민들을 향한 시각을 키우시라. 그리고 어떻게 하면 한국의 정치와 한국의 축구를 향상시킬 것인가 노력하시라. 정말 바라고 또 바라는 마음이다.
2023년 10월 13일 화야산방에서 정찬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