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가장 많은 3082세대 집들이 예정
전세가 하락 중인 동구·중구 등 원도심 쏠려
전세 하락 폭 새학기 시즌 전까지 커질 수도
내달 전국에서 2만 세대 이상이 입주 물량으로 나온다. 지난 4월(1만 9954세대) 이후 올해 가장 적은 물량이다. 특히 수도권은 겨우 2749세대만 집들이를 예정했는데 지난 2013년 7월(2094세대) 이후 가장 적은 수준이다.
전세가 상승이 우려되는 상황이지만 대전은 이와 반대되는 모습이다. 전국에서 두 번째로 많은 물량이 쏟아져 전세가 하락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전세가가 약세를 보이고 있어 하락률은 다른 지역보다 가파를 가능성이 크다.
◆대전 올 들어 최다 물량
27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내달 전국에 예정된 입주 물량은 44개 단지 2만 1070세대다. 수도권은 2749세대만 예정돼 올해 들어 가장 적은 물량이 나오고 나머지 1만 8321세대는 비수도권에서 예정됐다. 수도권의 경우 약 11년 만에 가장 적은 물량이어서 가뜩이나 상승 중인 전세가가 더욱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대전은 수도권과 상반된 흐름이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내달 대전에 예정된 입주 물량은 3082세대. 충남(3769세대) 다음으로 많다.
대전의 입주 물량은 올해 들어 가장 많은 수준이다. 지난 2월 1772세대가 입주했고 4월 420세대가 집들이를 한 반면 1월과 3월, 5~6월은 ‘0’이었다. 내달 대전의 입주 물량은 원도심을 중심으로 나온다. 동구 천동 리더스시티(1328세대), 중구 선화동 대전하늘채스카이앤(998세대), 하늘채엘센트로(474세대) 등 동구와 중구에 물량이 집중됐다.
전국에서 가장 많은 물량이 쏠린 충남은 3769세대가 입주 예정이다. 1000세대 이상의 대단지 위주인데 당진 수청동 당진센트레빌르네블루 2차(1460세대), 천안 동남구 다가동 천안극동스타클래스더퍼스트(1225세대) 등이 대표적이다.
◆전세가 하락 가속 불가피
입주 물량의 특성은 대개 곧바로 전세시장으로 유입된다는 점이다. 물론 실거주 목적으로 분양받은 수요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적잖다. 대전에서 내달 3000세대 이상의 물량이 나온다는 건 가뜩이나 떨어지는 아파트 전세가를 더욱 떨어뜨릴 수 있다는 뜻이다. 전세의 공급 과잉이다.
실제 대전의 아파트 전세가 변동률은 이달 넷째 주 기준 –0.01%다. 보합을 보였던 지난달 셋째 주부터 5주 연속 하락률을 기록할 정도로 부동산시장에서 전세는 약세를 보이는 실정인데 적잖은 물량이 전세시장으로 나오면 하락세는 더욱 심화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원도심에서의 영향이 적잖을 것으로 보인다.
내달 입주 예정 물량은 동구와 중구 등 원도심에서 나오는데 대전에서도 전세가가 하락하는 지역이 원도심이기 때문이다. 여파는 동구에서 더 클 것으로 보인다. 이달 셋째 주 대전의 전세가 변동률을 보면 동구는 –0.08%, 중구 –0.01%를 기록 중이다. 그렇다고 중구가 대거 유입 예정인 입주 물량 영향이 적진 않다.
전세가 하락률이 크지 않지만 지난달만 하더라도 대전에서 가장 큰 하락률을 보이다 겨우 하락 폭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완연한 회복세를 보이다 입주 물량 폭탄을 맞게 되는 것이다.
◆가을 이사철까지 하락 예상
전세의 특징은 입주 물량과 관계 있다는 것과 함께 특정 시기에 거래가 늘어난다는 점이다. 대개 새학기를 앞둔 봄과 가을, 수능 시즌 등이 대표적이다. 이 중 봄과 가을 새학기가 전세시장에선 가장 성수기라 할 수 있다.
실제 올해 대전의 아파트 전세가도 1~3월 0.42%, 0.2%, 0.13%를 기록한 뒤 4월부터 지난달 –0.08%, -0.11%를 보였고 이달 누적 –0.14%를 기록, 하락 폭이 더욱 커지는 실정이다. 이처럼 전세가가 떨어지고 있다는 건 시장에 나온 물량이 아직 소화되지 않았단 뜻인데 내달 3000세대 이상의 입주 물량이 등장하면 매물 적체는 상당기간 이어질 수 있다.
새학기가 시작하기 전인 내달과 8월까진 전세가 하락이 계속 이어질 수밖에 없단 얘기다. 이미 과잉 공급으로 전세가 하락이 계속 이어지는 세종과 당분간 비슷한 모습으로 흘러갈 것이란 예측이 나온다.
김지연 부동산R114 책임연구원은 “7월은 휴가, 장마 등으로 인한 이사 비수기에 속한다. 수도권은 입주 물량이 2013년 7월 이후 가장 적어 전셋값 상승 추세가 이어지겠지만 비수도권은 반대 모습을 보일 수 있다”라고 말했다.
김현호 기자
출처 : 금강일보(https://www.gg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