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공원
보라색 맥문동의 고상한 아름다움
맥문동꽃 필 무렵이면 늘 비가 온다
시간당 60㎜에 달하는 기록적 폭우를 쏟아내던 제6호 태풍 '카눈'이 한반도를 강타한 후로도
연일 강한 비가 내리고 있지만, 올림픽공원 맥문동은 고운 꽃을 피웠다
신비롭고 몽환적인 풍경이 연출되는
맥문동 군락지는 사람들의 시선을 끄는데 부족함이 없다
소나기가 쏟아진 후 반짝, 햇살이 쏟아져 내린 날
마침 근처를 지나는 길에 올림픽공원을 찾았다
땅에는 아직 물기가 남아있었지만, 높은 하늘엔 흰구름이 두둥실 떠 있고
이따금씩 햇살이 노송 숲을 환하게 비춰주어
산뜻한 마음으로 보랏빛 자태를 눈에 담고 화각에 담을 수 있었다
8월에 가장 보기 좋은 꽃이 맥문동이다.
이 꽃은 그늘진 곳에서도 잘 자라는 지피식물로
꽃의 색상이 은은한 보라색이므로 매우 고상한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지조와 절개를 자랑하는 노송 아래에 피어서일까,
보라색 카펫 위를 걷는 듯 다소 몽환적인 아름다움에 심취되어 그런지
이 계절이 오면 마음은 자꾸 맥문동 꽃구경을 가자고 한다
모든 꽃들이 그렇지만, 빛에 따라 색깔을 달리 하는 맥문동,
어느 시간에는 옅은 핑크색이었는데
어느 시간에는 붉은 핑크였고
또 어느 때는 짙은 보라색,
무리 지어 피어있는 보라색 맥문동을 보노라면, 그 고아한 자태에 자꾸 들여다보게 된다
멀리서 보면 라벤더 같기도 하고,
가늘고 긴 잎은 난초 같기도 해 고귀해 보이며
탐스러운 열매 또한 보기에 좋다
맥문동(麥門冬)은 비짜루목 백합과의 여러해살이풀로서 18여 종이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 자생하는
맥문동속 근연식물은 : 맥문동, 개맥문동, 좀맥문동 등이 있고,
맥문아재비속 근연식물은 : 맥문아재비, 소엽맥문동, 실맥문동 등이 있으며
맥문동속은 열매가 검게 익는데 반해 맥문아재비속은 파랗게 익는다
맥문동은 총상꽃차례로 촘촘하게 달리며
7~9월에 잎 사이에서 길게 만들어진 꽃자루 위에 연보라색 꽃이 무리 지어 피는데
그늘에서도, 가뭄에도 잘 자라며, 추위에도 잘 견디므로
근래 들어 정원이나 공원에 많이 식재한다
한국, 중국, 일본 등 동아시아 지역 산지의 나무 그늘에서 자라며
겨울에도 잎이 지지 않고 푸르른 상태를 유지하기 때문에
인동초, 불사초, 겨우살이풀 이라고도 부른다
이름에 쓰인 맥(麥)은 보리를 가리키며, 동(冬)은 겨울을 가리킨다
뿌리의 굵은 부위가 보리와 비슷하고
겨울에도 죽지 않고 푸르게 살아있는 보리를 닮았다고 해
맥문동(麥門冬)이란 이름을 얻었다
인동초, 불사초, 겨우살이풀 이라는 이름도
이 풀이 겨울에도 죽지 않고 살아 있기 때문에 붙은 이름으로
모두 강인한 생명력을 뜻하는 이름이다
맥문동의 땅속줄기는
예로부터 심어온 약용 작물로 겨울을 지내고 봄에 수확하는데 수염뿌리에 땅콩처럼 매달린
덩이뿌리(괴근)를 여러 가지 약재로 사용한다
열을 내리고 염증과 가래 기침을 가라앉히며 폐와 심장 기능을 강화하는 등
건강에 좋은 여러 가지 활성 성분이 들어 있어 예부터 다양한 증상에 써왔다
먹을 것이 부족해서 보릿고개라는 말이 있던 시절에는
양식이 떨어지는 춘궁기에
땅콩처럼 생긴 덩이뿌리를 캐 먹으며 허기를 달래기도 했다
맥문동은 고상한 꽃들이 주는 기쁨만이 아니라
눈보라와 거친 비바람을 묵묵히 견뎌온 해묵은 노송의 세월만큼, 초록 그늘 드리워 우리를 편히 쉬게 하는,
소나무의 고상한 기품과 지조를 함께 보는 즐거움이 있어 더 좋다
또한 맥문동의 꽃말이 '흑진주, 겸손, 인내, 기쁨의 연속'이라 하니
소나무의 고상한 기품과 지조와 격조에 참 잘 어울리는 꽃말인 듯싶어 더 정감이 간다
소나무의 모습은 한국의 아름다움을 상징하며
한국인의 마음속 풍경의 중요한 일부를 이룬다.
한여름, 굳이 그늘이 아니더라도
수령이 오랜 고목을 만나면 알 수 없는 경외감에 나도 모르게 경건해 지곤 한다
나무들은 그곳이 어디이든 한 번 뿌리를 내리면 그 자리에서 생을 마친다.
인간으로선 엄두조차 낼 수 없는 긴 세월을 살아있다는 사실도 놀랍지만,
그 숱한 풍상을 겪어내면서도
자연의 순리를 거스르는 일 없이
철 따라 꽃 피우고 잎을 내며 푸르름을 유지하고 있다는 사실은
경이롭기까지 하다.
맥문동은 독성이 없다.
또한 암모니아 흡수 능력이 뛰어나 나사(NASA)가 정한 공기정화식물이기도 하다
맥문동은
예전엔 주로 큰 나무 밑에 심어 땅의 표면을 덮는 지피용 식물로만 이용했고,
꽃이 피어도 그저 변방의 꽃으로 여겨지던 식물이었다. 하지만 요즈음은
맥문동의 꽃과 잎, 열매와 뿌리에 대한 인식이 바뀌어 변방에서 머물던 존재에서
센터피스(centerpiece)로서의 중심적인 존재가 되었고
공기정화 능력이 알려져 많은 사람들의 이목을 이끈다
보라색 맥문동의 고상한 아름다움..
심하게 앓아 본 사람은 안다
걸을 수 있고
볼 수 있고
느낄 수 있다는 게
얼마나 축복받은 일인지,
가끔씩 집을 나서
가까운 숲을 찾거나 인근 소공원을 걸으며
해묵은 나무에 가슴을 정화하고 예쁜 꽃들을 보면서 마음을 다독인다.
나무와 꽃과 들풀이 선사한 초록 그늘에 들어
그들이 들려주는
자연의 소리를 듣는다.
첫댓글 올팤을 다녀가셨군요?어제 다녀왔는데 비가와서 사진도 못담고 커피만 마시면서 비오는 바깥을 창넘어로 바라보다가 왔네요
2019년도 올팤 맥문동입니다
모처럼 나들이 하셨는데 비가 왔군요,
그래도 향 좋은 커피 한 잔을 즐기며 저 멀리 창 밖 풍경을 보는 것도
나름 운치있었겠네요.
창문에 빗줄기 부딪는 소리는 덤이고요... ~^^
올팍의 맥문동은 상태가 좋은것 같아요.
노송지대는 올해 영 아닌것 같다는 소식입니디.
예쁜 보랏빛 가을의 색으로 보이네요
네, 작년의 개화 모습과 비슷한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맥문동 필 무렵이면,
올팍 잔디광장에서 꼭, 콘서트를 하기에
꽃을 마음껏 즐기기에 조금 부담스러움이 있더군요,
콘서트 준비차량들과 즐비하게 들어선 장비들을 피해가며 사진 담기가
많이 불편했습니다.
수원 노송지대는 내일쯤 한 번 들러볼까 합니다.
와우, 색감이 아주 좋습니다.
맥문동은 역시 저렇게 무리지어 피어야 제대로인 것 같습니다.
색감은,
튼실하게 피어난 정가네동산의 맥문동도 뒤지지 않을 것 같습니다.
올림픽공원 맥문동도 멋드러집니다
한낱 약초에서 요즘은 다양하게 쓰임새있는 식물로 이익을 주는것 같네요~~
네, 올림픽공원, 한 번 다녀올만 합니다.
백제 몽촌토성 자리에 공원이 조성되어 여러가지로 볼 것이 많습니다.
2200여 년 전 진시황의 명에 따라 불로초를 구하러 한반도로 떠난 서복(徐福)의 이야기는
전설로 치부하고 말 일이 아닌 것 같습니다.
그때, 많은 약초들 중에 맥문동도 '불사초'라 하여 많이 채취해 갔다는 이아기도 있습니다.
또한 맥문동이 공기정화식물이라고 하니, 집에서 화분으로 키워도 좋을듯 합니다.
올림픽공원 어디에 이처럼 많은 맥문동이 피어있을까요? 너무 예쁩니다. 제가 다니는 길에서는 못 봤네요
잔디공원을 중심으로 빙 둘러 피어 있습니다.
근처에 올림픽역도경기장이 있고요,
잔디공원 넓은 뜰에서 자주 콘서트도 하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