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자>
이정록 시 ‧ 주리 그림
판형 240×260mm
쪽수 40쪽
책값 16,800원
대상 초등 전 학년, 일반
발행일 2024년 1월 29일
ISBN 979-11-7147-033-4 77810
주제어 의자, 어머니, 엄마, 아버지, 사랑, 정성, 삶, 인생, 인간, 자연, 의지, 위안, 안식처, 감성, 공감, 시 그림책
힘겨운 인생길, 당신의 ‘의자’는 누구인가요?
그리고 당신은 그 누구의 ‘의자’인가요?
○ 기획 의도
신발조차 천근만근 무겁게 여겨지는 퇴근길에는 무언가를 짚거나 앉을 데를 먼저 찾게 됩니다. 발이라도 다치면, 길 곳곳에 놓인 의자와 벤치가 얼마나 도움이 되고 위안을 주는지요. 힘겨운 우리네 인생길, 당신의 ‘의자’는 누구인가요? 나는 누구에게 ‘의자’와 같은 존재일까요.
《의자》는 세상을 의자로 바라보는 어머니의 말을 빌려 인간과 인간, 인간과 자연이 서로에게 의자가 되어 주는 아름다운 삶의 이치를 담담히 전하는 시 그림책입니다. 특유의 말맛으로 많은 사랑을 받는 이정록 시인은, 우리 삶을 이어 가는 동력이 ‘함께’라는 사실을 시로 담백하게 풀어냈습니다. 여기에 장마다 정성을 다해 또 다른 이야기를 만들어 낸 주리 화가의 그림이 더 큰 감동과 울림을 더합니다.
허리가 아픈 어머니를 모시고 병원에 가는 길, 어머니는 아들에게 넌지시 이야기합니다. 세상이 다 의자로 보인다고. 아프니까 자꾸 앉고 싶고, 그러니 전부 의자로 보이는 겁니다. 어머니는 의자를 자연에서도 찾습니다. 꽃도 열매도 모두 의자에 앉아 있는 것이라고. 그러니 우리 식구인 참외와 호박에게도 의자를 내주어야 한다고 말씀하시죠.
어머니 또는 아버지께서는 언제나 여러분의 ‘의자’가 되어 주시지 않았나요? 소박하고 꾸밈없는 어머니의 당부가 가슴 먹먹한 울림과 함께 짙은 여운을 선사합니다. 가족, 친구, 동료, 자연… 내 곁의 소중한 대상을 향한 애틋한 마음과 고마움이 진하게 배어 나는 작품입니다. 살아가는 데에 그들이 얼마나 의지가 되고 위안이 되는지. 책을 읽고 나면, 그저 곁에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하고 소중한 이들을 떠올리게 될 겁니다.
○ 도서 소개
* 우리는 서로에게 ‘의자’를 내주고 기댈 수 있는 존재이다!
꽃은 꽃받침을, 열매는 줄기를 의지해 피어납니다. 나무 한 그루, 풀 한 포기도 서로 엉키어 서로를 의지해 살아가지요. 침을 맞을 정도로 허리가 아파도 어머니는 참외와 호박 걱정이 앞섭니다. 그들이 잘 자라도록 얼른 지푸라기와 똬리 같은 의자를 내줘야 한다고요.
참외도 호박도 식구로 여기는 어머니의 소박한 사고가 참으로 정겹습니다. 시는 어머니가 아들에게 말하듯 시상이 전개되어 오히려 더 진솔하게 느껴집니다. 오랜 세월, 삶의 시련과 고난을 묵묵히 이겨 낸 어머니의 혜안이 그대로 전해지기 때문입니다.
‘의자’는 사람뿐만 아니라 생명을 가지고 태어나 살아가는 모든 존재에게 필요하지 않을까요. 이 책은 시각적 전환으로 일상의 평범한 사물, 곁에 있는 소중한 이의 의미와 가치를 새롭게 발견해 줍니다. 책을 읽고 그들에게 그저 존재만으로도 감사하다고 다정히 고백해 보길 바랍니다.
* 서로를 배려하는 삶에서 진짜 행복은 온다!
어머니는 아들에게 싸우지 말고 살라고 당부합니다. 퍽퍽한 세상살이에 부모와 자식이, 아내와 남편이, 형제자매는 서로 의지하며 받쳐 주는 서로의 ‘의자’니까요. 큰아들이 아버지에게 좋은 의자였듯이 말이죠.
자식과 농작물을 하나하나 정성스레 키우고 가꾼 최고의 농사꾼, 어머니. 시인은 그런 어머니를 따라 경쟁하고 서로 다투기보다는 서로 의지하고 배려하며 살자고 세상살이의 이치를 전하며 우리의 삶을 찬찬히 들여다보게 합니다.
《의자》를 보노라면 당연하다는 듯이 잊어버린 어머니와 아버지에 대한 기억이, 나를 지지하는 이들에 관한 고마움이 되살아납니다. 아픔도 즐거움도 서로 기대며 나눌 때 삶은 더 풍요롭고 화사하게 빛납니다. 삶은 사람과 사람, 사람과 자연의 관계니까요. 이 책을 통해 내 옆의 사람들과 마음을 나누며 진짜 행복을 찾게 될 것입니다.
* 세상 속 모든 걸 ‘의자’로 만든 탁월한 시인과 화가의 단단한 내공!
자연 속 ‘의자’를 함축적으로 보여 주는 표지에서부터 본문 그림에 집중할 수 있도록 차분한 색으로 작업한 면지, 표지와 본문 사이를 담담히 이어 주는 속표지의 의자, 마치 한 편의 아름다운 드라마처럼 펼쳐지는 한 가족의 따뜻한 일상 순간순간. 따뜻한 재담가 이정록의 시에는 다채로운 시 그림책으로 단단한 내공을 쌓아 온 주리 작가의 새로운 해석이 오롯이 담겼습니다.
주리 화가는 그림에서 최대한 감정을 배제하여 글이 돋보이도록 애썼습니다. 그러면서 시와 또 다른 이야기를 만들어 내어 남녀노소 상관없이 누구나 자신만의 ‘의자’를 떠올리도록 배려했습니다. 시와 그림의 이야기는 서로를 배려하고 스며들어 탁월한 하나의 이야기로 완성됩니다.
장면마다 진심이 담긴 그림은 눈길뿐만 아니라 독자의 마음마저 사로잡습니다. 책을 읽으면 세상 속 모든 게 ‘의자’로 보여 참 다행이고 고마울 것입니다. 우리 인생사 살아가는 데 별것이 있을까요. 오늘 이 책이 여러분에게 고달픈 삶을 잠시 쉬어갈 편안한 안식처가 되길 바랍니다.
○ 본문 중에서
병원에 갈 채비를 하며
어머니께서
한 소식 던지신다
허리가 아프니까
세상이 다 의자로 보여야
꽃도 열매도, 그게 다
의자에 앉아 있는 것이여
주말엔
아버지 산소 좀 다녀와라
그래도 큰애 네가
아버지한테는 좋은 의자 아녔냐
이따가 침 맞고 와서는
참외밭에 지푸라기도 깔고
호박에 똬리도 받쳐야겠다
그것들도 식군데 의자를 내줘야지
○ 작가 소개
* 이정록(李楨錄, Lee Jeonglock) · 시
1964년 충남 홍성에서 출생했습니다. 대학에서 한문교육과 문학예술학을 공부했습니다. 1989년 <대전일보> 신춘문예와 1993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시로 당선했습니다.
동화책 《노는 물을 바꿔라》, 《아들과 아버지》, 《대단한 단추들》, 《미술왕》, 《십 원짜리 똥탑》과 동시집 《아홉 살은 힘들다》, 《지구의 맛》, 《저 많이 컸죠》, 《콧구멍만 바쁘다》와 그림책 《오리 왕자》, 《나무의 마음》, 《어서 오세요 만리장성입니다》, 《아니야!》, 《황소바람》, 《달팽이 학교》, 《똥방패》가 있습니다. 시집 《그럴 때가 있다》, 《동심언어사전》,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것들의 목록》, 《어머니 학교》, 《정말》 등이 있고, 청소년 시집 《아직 오지 않은 나에게》, 《까짓것》과 산문집 《시가 안 써지면 나는 시내버스를 탄다》, 《시인의 서랍》이 있습니다.
김수영문학상, 김달진문학상, 윤동주문학대상, 박재삼문학상, 한성기문학상, 천상병동심문학상, 풀꽃문학상을 받았습니다.
* 주리(珠利, Julee) · 그림
서울예술대학교에서 시각디자인을 공부했습니다. 특유의 감성과 분위기로 마음속에 오래 기억될 수 있는 좋은 그림을 그리고자 늘 힘쓰고 있습니다.
그동안 그린 책으로는 《오리 왕자》, 《코끼리 놀이터》, 《김용택 시인의 자갈길》, 《사랑》, 《달려라, 꼬마》, 《달팽이 학교》, 《한계령을 위한 연가》, 《할머니 집에 가는 길》, 《흰 눈》, 《용감한 리나》, 《흑설공주》, 《유리 구두를 벗어 버린 신데렐라》 등이 있으며, 《여섯 번째 사요코》, 《방과 후》, 《승리보다 소중한 것》, 《모던보이》, 《지독한 장난》 등 다수의 소설 표지 그림을 그렸습니다.
홈페이지 http://www.by-jule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