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2년 2월 10일 메탈리카의 베이시스트로 명성을 떨쳤던 전설적인 베이시스트 故 클리프 버튼이 태어났습니다.
이하의 글은 예전에 쓴 글입니다.
지금 생각해보아도 그녀는 예뻤다
아니 예쁘다기 보다는 귀여운 얼굴이었지만 왠지 분위기가 싸늘한게 묘했다
니키와 섹스리는 그녀가 키가 작아서 별로라고 그랬지만 난 그녀가 마음에 들었다
그녀는 긴 치마를 입고 있었는데 매우 조숙하고 차분해보였다
당시 나는 김완선이나 포르노 배우 캐리 폭스처럼 퇴폐적이고 몽환적인 이미지의
정열적이고 도발적인 여자를 이상형으로 생각했었는데....
그녀는 전혀 그러한 분위기의 여자가 아닌데도 불구하고 나를 충분히 매혹시켰었다
그때 나의 나이 18세....
메탈리카 아니 클리프 버튼이 연주하는 영상을 처음 본 것은 바로 이 순간이었다
Creeping Death ('86)
Am I Evil? ('86)
Damage, Inc. ('86)
바로 이것이었다
내가 그녀를 처음 만났고.... 또 그를 처음 보았었던....
영상이 바로 이것이었다
이 3단 콤보를 통해 나는 나의 영웅이었던 메탈리카의 라이브를 간접적으로나마 경험할 수 있었던 것이었다
아지의 오프닝을 맡았던 시절로 추정되는데.... 의외로 무대가 매우 협소했고 화질,음질이 최고로 최악이었다
아마도 그들의 친구 내지 광팬으로 추정되는 인물들이 찍어준 것 같은데.... 아 진짜 허접했다
하지만 88년 당시에도 메탈리카의 열혈매니아였던 나와 니키는 메탈리카의 라이브 장면을 본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무지 흥분되었었다.... 당시에는 연주에 대해서 좆도 모르던 시절이라 삑사리가 나는 것도 잘 캐치하지 못하고....
그냥 제임스와 클리프가 헤드뱅을 격렬하게 하고.... 노래를 시원시원하게 부르니까.... 그냥 그게 좋았을 뿐이었다
사실 지금 와서 생각해보아도(어제도 이 비디오를 또 보았었다)제임스는 이때 노래를 참 잘 불렀다
다듬어진 맛은 없었지만.... 남자답게 패기있게 멋지게 불렀다....
어제 보면서 느낀 것은 이 당시 라이브 상당히 조악하긴 하지만....
나름대로 순수하고 담백한 맛이 느껴졌다는 것이다....
그래서 자주 보는 비디오다....
ㅎㅎ 어린 시절 두 번째 나오는 Am I Evil?이 무슨 노래인지 몰라서
당시 MTV에서 일하던 누나에게 물어보았던 기억이 새록새록하다
Master of Puppets ('86)
내가 현재 가지고 있는 비디오는 10년전에 사브리나님이 빌려주신 Cliff'em all 복사판을 또 한번 복사한 것이다
그러니.... 그 음질의 조악성과 화질의 좆밥성은 보지 않으셔도 충분히 헤아릴 수 있을 것이다
더군다나.... 처음부터 끝까지 녹화된 것이 아니라 부분부분 복사가 되어 있어....
정확히 어디서 무슨 공연을 했는지는 알 수가 없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1986년도이고.... 마스터 오브 푸핏 발매 직후로 추정된다는 것이다
위의 공연장과 비슷하거나 똑같은 장소로 추측이 되는데.... (뒷 배경의 십자가... 자켓의 바로 그 십자가들이 증거)
아닐 수도 있다.... 확실한 것은 제임스가 입고 있는 옷이 틀리다는 것이다....
이 곡이 흐르는 순간에도 여전히 그녀는 같은 공간 안에 있었다....
그녀를 보면서 아주 짧은 시간 동안 많은 상상을 하였다
저 누나는 우리들과 마찬가지로 헤비메틀을 좋아할까?!
만약 좋아한다면 어느 정도? 어떤 음악... 아니 어떤 밴드를 좋아할까?
이런 곳에서 저런 음악을 계속해서 들으면 머리가 터져 버리지는 않을까?
남자 친구는 있을까? 만약 없다면... 나보다 세 살 정도는 많은 것 같은데
내가 사귀자고 말을 붙여보면 어떤 반응을 보일까?
이런 저런 생각에 사로잡히다가... 문득 무대 한 구석에 있는 남자를 보았다
그 남자는 지금 이 세상에 없는 클리프 버튼이었다
긴 머리를 나부끼며 청조끼와 나팔바지를 입고 왼쪽 다리를 모니터 위에 올리고 리켄베커 베이스를 연주하는 그의 모습은 정말 멋졌다
비록 그의 베이스 연주는 전혀 들리지 않았지만... 지금은 이 세상에 없는 사람이라는 생각을 하니까... 왠지 아련하고 슬퍼보였다
Whiplash ('83)
이곡을 연주하기 전에 짤막한 인터뷰가 나온다
기타리스트는 커크 헤밋이 아니라 데이브 머스테인이다
좋아하는 밴드에 대해서 자신의 소견을 밝히는 씬이 있었는데....
데이브는 엔젤 위치와 베놈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했구,라스는 모터 헤드
그리고 클리프는 블랙사바스와 지지탑을 좋아한다고 했다....
제임스는 노코멘트했던 것 같구 잘 모르겠다
암튼 이 곡이 끝나고.... 드디어 클리프 버튼이 길고도 나른한 베이스 연주를 한다
어린 시절에 보았을땐 '아 진짜 지루하다.... 저거 언제 끝나냐?' 이랬었는데....
좀 나이 들어서 보니까 진짜 인상 깊게 들어왔었던 장면이었다
디스토션과 와와 페달이 깊숙하게 걸린 상태(내 추측이다.... 틀릴지도 모른다)에서
잔잔하게 헤드뱅을 하며 자신의 필을 4현에 담아 연주해내는 클리프의 모습은 멋진 정도가 아니었다
진정한 예술혼을 불태우는 예술인의 모습같았다.... 신기가 들렸다고나 할까?!
초반부 독주는 아름다웠으며.... 라스의 드럼과 어우러져 달리는 연주는 지극히 공격적이고 반항적이었다
이때 클리프는 에디 밴 헤일런처럼 라이트 핸드 주법도 잠깐 사용하고 한껏 베이스를 학대한다
마치 채찍으로 여자를 때리며 타오르는 예술혼을 느끼듯이.... 그런 느낌으로 베이스를 연주하고 있다
아.... 진짜 이 부분 보면서 얼마나 긴장되고 흥분되었던지....
이후의 연주도 좋긴 한데~~ 그다지 감흥이 깊진 않다~~
하지만 초창기 데이브의 모습을 볼 수 있다는 면에선 상당히 흥미롭긴 하다
The Four Horsemen ('85)
Fade to Black ('85)
이 라이브들을 본 것은 아마도 MTV를 네 번째 방문했을 때였을 것이다
그때도 물론 그녀가 있었다
일요일날 갔던 걸로 기억이 되는데.... 그녀는 청자켓에 청바지를 입고 있었으며....
나를 보고 다정하게 웃어주었었다.... 아 그때 기분이 왜 그렇게 좋았던지....
학교고 나발이고 다 때려치우고 MTV에서 아르바이트할 생각까지 했다니까 - ㅜ
니키는 나에게 키도 좆만한 똥자루에게 왜 그렇게 핵핵거리냐고 나를 비웃었지만....
나는 내가 키가 작아서 그런지.... 그녀의 작은 키가 그다지 부담스럽지 않았었다
그녀는 나에게 뭐 보고 싶냐구 물어보았었구.... 나는 UFO와 Thin lizzy를 신청했다가....
없다길래 그냥 메탈리카 틀어달라고 했었다.... 그러자 그녀가 이것을 틀어주었었지....
아 이건 진짜 볼 만했다
85년 독일 공연이라고 하는데.... 무대도 그리 작지 않고.... 영상도 오양이나 빨강 마후라 수준을 넘어선 준작이었다
물론 음질은 여전히 좆같았지만.... 메탈리카와 클리프 버튼의 형상을 조금 더 자세히 볼 수 있었다는 면에서 좋았다
니키와 나는 헤드뱅을 열라게 하며 더 포 호오시즈 맨을 흥얼거렸고.... 그런 우리들을 바라보며 그녀는 귀엽다는듯이
묘한 미소를 머금었다.... 나는 그러한 그녀의 묘한 모습에 매우 끌렸다.... 차분한듯 하면서 깊은 곳에서 뿜어져 나오는
도저히 거부할 수 없는 유혹.... 아마도 그녀는 나를 보며 저 고딩 쉐리 졸라 잘 노네 - ㅜ 모 이런 생각밖에 안했겠지만
그녀와 나의 심리전(?)과는 무관하게 화면 안에서는 메탈리카가 전투(?)적인 연주를 들려주고 있었다
무대에서 알 수 없는 강한 열기가 뿜어져 나왔다
사실 이 당시 메탈리카는 그렇게 많은 움직임을 보여주는 밴드가 아닌데도 불구하고
스테이지에서 굉장히 다이내믹한 면모를 노출해주었다고 생각한다
특히 프론트맨인 제임스 헷트필드와 베이시스트 클리프 버튼의 광기어린 모습은
십수년의 세월이 지난 지금 보아도 과히 가슴에 피멍이 들 정도로 충격적인 감동으로 다가온다
어제도 보았는데 진짜 흥분되었다.... 그리고 아련했다....
Fade to black을 연주할때는.... 이상하게 슬퍼졌고.... 눈물이 나올 뻔 했다
왠지 요즈음 내 상황과 잘 맞아 떨어지는 것 같기도 하고.... 가슴 깊은 곳에서 울컥 쏟아져 나오는 그 무언가 있었다
특히.... 이 라이브가 시작하기 전에 클리프가 안개(아마도 드라이 아이스겠지?!)속에서 베이스를 독주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아 그 장면은 진짜 언제 보아도 가슴이 찢어질 듯 하다.... 청자켓과 청나팔바지 그리고 MISFIT 티셔츠를 입고 긴 머리를 휘날리며
잔잔하게 연주하는 그 모습이란 정말.... 나락의 고통을 행복으로 생각하는 선한 천사를 연상케 하였다
Seek & Destroy ('85)
여기서부터는 그녀가 더 이상 등장하지 않는다
알 수 없는 그녀는 내가 MTV를 다섯 번째 방문했을 때부터 사라져 버렸다
하지만.... 메탈리카는 계속해서 MTV에 남아 있었다
시켄디스뜨로위는 내가 직접 공연때 연주를 했었던 그들의 곡이었다
그래서인지 그 어떤 다른 곡들보다 깊은 애착감을 가지고 있다
이 비디오에서는 약간의 특수효과(그래봤자 쌍팔년도 허접효과이지만)가 선보이고 있는데
상당히 유치한 것임에 틀림없지만.... 초기 메탈리카의 광팬인 나에게는.... 아 이런 것도....
이런 감탄사를 연발하며 졸라 감명깊게 보았던 걸로 기억된다....
확실히 많이 합주를 하고 심지어 공연때도 연주를 한 경험이 있는 음악은....
실로 남다른 감명으로 다가오게 마련이다....
아 나는 저때 이렇게 했었는데 저 사람은 저렇게 하는구나....
ㅎㅎㅎ 왜 그때 나는 저것을 파악하지 못했을까?!
모 이런 생각이 들고.... 다음에 혹시 저 곡을 연주하게 된다면 이렇게 해보아야겠다....
이런 기분이 들기도 하고.... 감회가 참 남다른 것 같다....^^
그나저나 이 곡에서도 클리프는 여전히 침울하고 파괴적인 카리스마를 과시하고 있다
Welcome Home (Sanitarium) ('86)
오래만에 다시 1986년도로 왔다
마스터 오브 푸핏 앨범 수록곡이 연주되고 있다
이 라이브같은 경우는 특이한 것이 벌건 대낮에 그것도 야외에서 연주한 것을 녹화했다
매우 특이했다.... 하지만 솔직히 멋지다는 느낌은 받지 못했다....
누가 찍었는지 모르겠지만.... 진짜 못찍었다....
내가 가지고 있는 광개토 비디오가 차라리 더 잘 찍은 것 같다....
내가 굉장히 좋아하는 곡임에도 불구하고 그다지 큰 감흥을 얻지는 못했던 장면이었다
For Whom The Bell Tolls ('85)
이것이 진짜 멋지다!!!!!
역시 벌건 대낮에 공연한 장면을 적나라하게 촬영한 것인데.... 꽤 잘 찍은 것 같다
오히려 메이저 밴드들에게서는 감지할 수 없는 풋풋함이 고스란히 담겨 있어서 더 좋았었다
클리프 버튼이 예의의 진 패션에 내장된 MISFIT 티셔츠를 안고 길고도 나른한 베이스 솔로를 흩뿌리면서 곡이 시작된다
사운드는 상당히 허접하고..... 연주 또한 정교함이 많이 결여되어 있다..... 하지만 젊은 혈기랄까.....
그런 것들의 여과없는 노출과 패기있게 헤드뱅 하는 모습이 참 보면 볼수록 공감이 많이 가서 좋았던 것 같다
그나저나 이 비디오..... 아무리 클리프를 위한 것이라지만..... 라스 울리히가 너무 안 나오는 것 같다 - ㅜ
이 점이 못내 아쉽기 그지 없다
No Remorse ('83)
Metal Militia ('83)
다시 초창기의 메탈리카로 돌아왔다
이상하게 이 공연에서 클리프 버튼은 몸에 약간 살이 붙은 것 같다
처음에 다른 사람인줄 알았다.... 16년전에도 느꼈지만.... 보면 볼수록 갸우뚱이다....
여전히 진 패션에 나팔바지,리켄베커를 사용하고 있지만.... 왠지 다른 사람 같다....
본비디오의 최후를 장식하는 피날레 부분.....
칙칙하고 어둡기 그지 없는 자그마한 클럽에서 공연을 하고 있다
나에게 처음으로 메탈리카의 존재에 대한 인식을 심어주었었던 바로 그 노래 No Remorse가 선빵으로 터졌다
이곡을 들으면서 그들과 함께 했었던 고딩 시절을 회상하니 참으로 코끝이 찡해질 정도로 가슴이 저려온다
고1때 월간팝송 기사로 처음 만났던 메탈리카....
미국에서 한 청소년이 사형선고를 받고 그 자리에서 No Remorse를 불러 큰 충격을 주었다고 했다는 바로 그 기사....
이 기사를 읽고 나도 충격을 받았다....
그리고 전영혁의 25시 데이트를 통하여 직접 들은 그들의 음악들.... 오리온~~ 마스터~~ 웰컴 홈~~ 배터리~~
나의 친구 니키가 녹음해주었던 1집,2집 테이프들....
그리고 고3이 되면서 본격적으로 등정(?)했던 MTV,대학로 바로크 레코드,잊을 수 없는 그녀....
그들과 나의 추억이 시작되었던 바로 그 곡을 메틀리카는 연주하고 있었다
결코 훌륭하지 않은 연주인데도 불구하고.... 위에 언급한 일련의 추억들이 그들의 연주에서,무대에서,음악에서
생생히 살아 숨쉬기 때문에.... 나는 감동할수밖에 없었다....
이후의 Metal Militia 역시 마찬가지이다....
월남전 참전 용사들이 제대 후에도 도시 한복판에 등장하는 헬기를 보면 가슴이 뭉클해지며 눈물을 왈칵 쏟아내는 것처럼
나 역시 클리프 버튼 재적시 메탈리카의 음악이나 영상을 보면 말로 형언할수 없는 진한 감동에 가슴 한복판이 시려온다
Metallica....
그들은 나의 영원한 우상이다....
비록 처음과 끝은 좀 많이 다르지만....
나는 나의 예민하고 순수했던 시절을 같이 했었던 그들을 버릴 수가 없다
그들을 부정하고 버린다는 것은 내 인생의 한 부분을 죽이는 것이기 때문에....
No remorse!!!! Metal up your ass!!!!!
첫댓글 Born to lose, lived to win~!!
추앙합니다
RIP
🙏
영원한 히어로..
GRRRR~!!! ^^
이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