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기상 컨디션이 좋아서 산책을 다녀왔어요. 비트겐슈타인과 함께 말입니다. '부조리한 세상'을 부조리 하다고 알고 사는 것과 모르고 사는 것은 하늘과 땅만큼의 차이가 있다고 카뮈 형님이 진작에 설파 한 바 있는데 하늬 바람이 목덜미를 간지럽히는 왕숙천 산책 길에 비트겐슈타인의 '몰입'과 '의미'가 어우러지면서 새롭게 다가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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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나루에 봄 꽃 축제를 하고 있었는데 매화 꽃의 불그스레한 빛깔이 이다지도 슬픈 이유를 아시나요? '결핍'과 '권태' 중에서 '결핍'을 살고 있는 필자는 인생이 애당초 쓸때 없고 무 의미하니 그냥 사는 겁니다. 좀 더 나아가서 니체 형님은 내게 이런 운명을 부여한 신에게 '반항하면서 살라'라고 했어요(카르페디엠). 운동과 공부에 몰입하면서 하나 둘 씩 늘어나는 원고지 매수에 의미를 두고 살다 보면 소확행이 나이테 만큼 쌓일 것이고 언젠가는 인정욕구에 흔들리지 않는 리버맨쉬가 되어있을 것입니다.
2.
"로마 날씨 좋고 아침 9시 37분 입니다. 기온은 13도인데 햇빛 때문에 더 높게 느껴져요. 아침은 숙소에서 빵에 버터&잼 발라 먹었고 산타마리아 마조레 대성전 보고 지금은 팔라티노 언덕으로 이동 중입니다. 조은 아침"
"강아지 일찍 일어났네요. 좀 더 자지 않고 아부진 한국시간으로 pm1시에 일어났고 비트겐슈타인과 함께 꽃 구경 다녀 왔어요. 오우, 팔라티노 언덕 나도 보고 싶어요. 로마신화 로물루스와 레무스를 키웠다는 루파(늑대) 동굴도 있나 살펴봐요. 왜 이 대목에서 언니 늑대(자화상)가 이미지 모션 될까요? 너무 욕심부리지 말고 서울에 있는 것처럼 릴랙스하게 느릿느릿 투어 하시라. 아부진 출근 한다. 답글 타이밍 안 맞춰도 되니까 네 일에 집중 하시라. Have a nice day!(나)"
"김치찌게 돌솥밥 저도 무지 먹고 싶네요. 3시니까 곧 퇴근하시겠군요. 푹 쉬십숑. 저도 숙소 잘 들어 왔슴당 팔라티노 언덕 엄청 넓어요. 스케일이 진짜 크더라고요."
"7개 언덕 중 1빠 라고 하더라(나)"
"대 제국이긴 했나봐요. 진짜"
"단군 신화 마냥 건국신화가 만들어졌으니 사이즈가 클 거야. 옥타비아누스 황궁도 있다는 것 같더라. 혹시 봤냐?(나)"
"궁전, 정확히는 모르겠네요. ㅎ ㅎ 오디오 가이드 없이 다녀와서 이런 곳들 중 어디일지"
"죽여준다. 강아지 뚜벅이 하느라 욕받봤겠네 샤워 하고 굿밤 하시라(나)"
2024.4.5.fri.악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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