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
대한민국의 판타지 소설 대다수를 차지하는, 이렇다 할 특색과 깊은 사색 없이 정형화한 패턴인 장르문학군을 비하하는 표현이다. 오죽하면 도서대여점의 사생아로, 처음부터 대여점 입점을 노리고 만드는 장르 소설이라는 소리까지 나온다. 사실 1980, 1990년대에도 대본소용인 창작물인 경우가 대부분이었고 PC통신을 통해 연재되던 판타지 소설의 출판붐이 일었던 것은 대여점이 활성화된 90년대 말이어서 1세대 판타지 소설의 대부분을 대여점에서 소화해 냈다.
본질을 따지자면 장르문학이지만, 질이 크게 떨어지는 탓에 문학이라는 수식은 안 어울린다는 주장이 많다. 양판소가 아닌 판타지 소설은 장르문학, 양판소는 양판소로 따로 분류하는 일도 많다.
리그베다 위키의 판타지 소설 목록을 살펴보면, 진짜로 명작이다 싶거나 그나마 양판소라 불리지 않는 정상적인 작품은 고작 5~10%정도가 쓰며, 끝내 상위 몇% 빼면 죄다 양판소 작가로 보인다.
다만 이는 꼭 판타지 소설만 이 지경인 것이 아니다. 생각해보자. 다른 나라라고 오직 톨킨이나 조지 마틴, 조엔 롤링, 김용, 양우생, 로버트 하인라인, 아이작 아시모프, 레이먼드 챈들러, 코난 도일, 미즈노 료 같은 저 하늘 위에서 노는 수준의 작가들만 있는게 아니다. 예전 장르문학 항목에 쓰여있었듯이 어느 장르든 어느 매체든 어차피 80% 정도는 수준이하의 작품이 나온다고 보면 된다. 등단 과정을 거쳐서 기본기 하나만큼은 탄탄하게 잡혀있는 순수문학 작가들도 상위 몇명 이외엔 인세만으로 먹고사는 것이 불가능하며, 아래쪽으로 가보자면 등단만 했지 독자를 잡을 만한 글을 쓰지 못해서 아예 출판 자체를 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제대로 인정받을 기회조차 없었기 때문이지 한국의 판타지 작가 역시 상위 20% 정도는 제대로 된 작품을 쓰고 있다고 봐도 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판타지가 욕을 먹는 이유는 후술.
소위 말하는 1세대[2] 판타지는 양판소라는 말은 없었지만 퀄리티 낮은 작품이 급하게 나와 지뢰작이 많았고,[3] 2세대의 퓨전 판타지 소설인 이고깽부터 양산형이 늘어나기 시작하더니 3세대인 게임 판타지 소설부터는 아예 99% 양산형이다.
이쯤이면 아예 소설이 아니라 낙서라 불러도 상관 없을 정도고 귀여니의 소설과 함께 소설 아닌 소설의 양대 산맥이다.
애초부터 인터넷에서 인기를 끈 글을 되는대로[4] 출판하는 문화가 나오고, 이렇게 범람하는 인터넷 출신 판타지 소설들이 내용이 거기서 거기라는 점을 비판하기 위해서 나타난 말이니 분류를 한다는 자체가 어불성설. 진짜 문제는 양판소가 마치 독자적 장르로 고착할 만큼 범람한다는 점이다.
판타지 소설가인 홍정훈은 한국 판타지 시장이 10만의 고객을 뒀지만 공급자도 10만인 기형적인 시장이라고도 했다.
만약 판타지 소설을 쓸 사람이면 이 항목을 반면교사로 삼는 게 좋다.
2. 특징 ¶
판타지 세계관 설정에서 누구나 알 만한 식상한 설정을 이것 저것 끌어다가 아무렇게나 써서 넷상에 연재해 책방에다 대량으로 공급하기에 저리 부른다. 일례로 고만고만한 양판소를 5권 정도 뽑아다가 내용을 비교하면 그 내용이 그야말로 붕어빵이다.
표지는 간지폭풍급이다. 게임이나 애니메이션을 능가하는 일러스트가 가끔 보이지만 내용은 장담 못한다. 표지도 사실 출판사 자체 제작이 아니라 외주를 주는데, 외주 제작사에서 해외 게임의 콘셉트 아트나 자료집 등에서 표절해서 만든 일도 흔하다.
한국의 양판소에서는 특정 주제(권력투쟁, 부국강병, 국가간의 다툼)를 자주 쓰고, 기존의 판타지 소설에서 중시하던 판타지 세계의 모험은 권력투쟁이나 부국강병에 필요한 자금을 확보하러 명목상의 전개에 그치는 일이 많다.그런 거 모으면 뭐하냐? 뭔가 특별한 능력만 있으면 100명, 1000명이 와도 쳐바르는데. 그리고 득도했다는 주인공은 늘 국가와 권력을 얻으러 혈안인 때가 많다. 아니면 묵향(주인공)마냥 독고다이로 노는 일도 있는데 하는 짓은 인간성을 의심케 한다.
주인공이 강해지겠다는 까닭은 '다른 사람의 손이 내 인생을 못 결정하게 만들려고'가 많다. 다른 사람들 때문에 받는 불이익이 싫다는 뜻인데, 참다 참다 못참고 터진 농민봉기나 반란 같은 게 아니라 어른들에게 반항하고 싶은 중고딩 심리에 가깝다. 그리고 자기가 받는 불이익은 싫다면서 남한테 불이익이란 불이익은 죄다 주고 있다.
배경은 일단 중세를 기반으로 한 것 같으나, 대부분의 양판소, 특히 여성향 계열의 로맨스가 섞인 작품은 베르사유의 장미 같은 궁정귀족물의 영향인지 근대사회와 중세사회가 기묘하게 짬뽕되어 있다.
또한 기존의 판타지 소설에 나오는 신이나 마법사, 이종족, 모험가 등을 매우 자주 속물로 코믹하게 묘사한다. 오히려 그렇게 안하는 소설이나,그래놓고는 우연스럽게 일에 참여한다니? 근엄한 신이 드물다.
이걸 장르 비틀기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모순인게 한국에서는 전형적인 판타지물은 아예 나온 적이 없다.
소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1세대 판타지에서 이미 주류가 아니었고, 반대로 1세대의 주류 작품 가운데 전형적인 판타지가 아니라 강조하는 전개가 무지하게 많았다. 이는 1990년대 방영한 슬레이어즈의 영향으로 슬레이어즈는 파격적인 내용으로 일본 판타지 소설계에서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작품이다. 어떤 뜻에서 보자면, 무협물의 안티 테제성이라고 볼 수도 있다. 전형적인 판타지의 역할을 한국에서는 무협소설이 대신했고, 이걸 해체하고 나선 것이 신무협으로 이 역시 구무협의 안티테제로 나왔으며 그 시초인 용대운의 태극문부터 PC통신에서 연재했다. 신무협과 1세대 판타지는 배다른 형제라는 이야기다. 그리고 이 안티테제성을 못 극복하면서 신무협은 붕괴했고, 3세대 무협으로 양판소에 큰 영향을 준 묵향이 나왔다.
끝내 양판소도 1세대를 답습하는 셈이다. 정통파가 없고 안티테제부터 나서 안티테제가 그대로 정통파로 굳은 기괴한 장르다. 일종의 용사물 비틀기처럼 클리셰 파괴를 위한 클리셰.
슬레이어즈나 다른 판타지 세계관 설정도 있지만 D&D 서클, 클래스 설정[5]을 자주 채용한다. 이는 드래곤라자의 영향도 크지만 D&D의 서클이나, 클래스를 통해 마치 전투력처럼 인물의 강함을 독자들에게 제시 및 대리만족을 주기 위해 자주 쓰는 듯하다. 사실 D&D라지만, 더 직접적인 영향은 컴퓨터 RPG 게임이었을 가능성이 높다. 탑승하는 골렘의 역할인 기갑기들도 원조 논쟁[6]이 심하지만, 사실 가장 유력한 후보는 1995년작 창세기전의 마장기이다.
소재나 배경은 협소하다. 마법사들과 기사들이 있는 중세-무공을 쓰는 무림인들이 나오는 무림-현대에서 벗어나지 못하며 가끔씩 스타크래프트나 스타워즈를 보고 쓴 듯한 구태의연한 SF 세계관이다. SF는 곁다리고 대개 그냥 판타지 세계나 무림 세계에서 깽판부린다.
현대배경이거나 이고깽이면 중2병적편협한 가치관이 심하고 타국(주로 중국, 일본이나 미국)에의 과도한 피해망상이나 국수주의, 간간히 정부의 디스도 나오는데, 비판수준이면 봐줄 만해도 두서나 깊이가 없어 문제다.
주로 시각적인[7] 배경이 중세 유럽과 비슷하기에 종교가 나오면 대부분 가톨릭를 모티브로 한 종교가 대부분인데, 만약 이계에서 온 인물이나 집단이 주인공인 작품이라면 높은 확률로 종교를 무조건 깐다. 아마 중세시대의 가톨릭이나 정교가 부패한 종교의 대표적 사례로서 많이 알려져 있는 점을 반영한 듯하다.
이것이 깊이있는 고찰을 거쳐 한 비판이면 모르겠는데, 단순히 부패한 종교인이나 3류 악당같은찌질한신(神)을 등장시킨 뒤 주인공이 해치우는 식의 흑백 논리에 따른 이분법적인 전개가 대다수라서 문제다. 그보다 심하면 아예 종교인들을 학살하면서 그 행위를 알량한 논리로 정당화하는 막장전개조차 나온다.
심지어 최근 나오는 양판소에는 문단이 없고 줄만 있다. 한 페이지를 보면 2개 이상의 문장 잇기를 찾아보기 힘든 수준이고, 설령 이어도 많아야 2문장이다. 양판소 독자들이 설렁설렁 쉽게 보고 휙휙 넘어가는 전개를 좋아하니, 업계에서 긴 문단을 꺼리는 성향이 있다. 어떤 때는 멀쩡한 작가가 쓴 멀쩡한 문장을 읽기 쉽게 한다고 강제개행도 했다. 물론 질 낮은 양판소 작가면 대화체를 남발하거나 묘사가 빈약해서기도 하고, 해석에 따라서는 인터넷이나 통신 연재로 시작한 양판소의 특성상 화면의 깨짐현상을 막고 가독성을 높이기 위해 하던 강제개행이 이런 문단 실종형상의 원인 가운데 하나라고 보기도 한다. 종이에 인쇄한 매체와 달리 빛을 내는 화면으로 빽빽한 글자를 읽으면 눈이 피곤하기 쉬우니까. 그렇다고 양판소 작가의 대부분이 장문을 못쓰는 현실을 부정할 수는 없다.
사실 이것만 가지고 따지기는 뭐하니, 제대로인 소설이 보통 문단이 있고 그게 꽤 긴 것도 사실이지만, 그 가운데서도 문단 없이 줄로만 만든 작품도 꽤 있어서다. 양판소 작가들은 습작과 구상 부족으로 뭘 어떻게 쓰든 글 자체가 빈곤하니 문제다.
무엇보다 큰 특징은 바로 저급한 문장력이다. 일기 쓰기도 아니고, 글을 쓰는데 어떤 문장을 쓰면 더 사람을 집중하게 만들지, 더 부드럽게 넘어갈지 따위는 전혀 고민한 흔적이 없다. 나름 출판 잘했다는 아린이야기 따위도 책 좀 읽었다 하는 사람이 보면, 뭐 굳이 그런 사람이 아니라도 몇 권은 제대로 읽었다 하는 사람이 보면 3페이지 이상 읽으면 눈이 저질스러워 바로 책을 덮는다. 계속 읽어나가기가 끔찍하다! 양판소 양판소 하길래 호기심에 txt로 받았다고[8] 조금 읽다 모두 지웠다는 사람도 많다. 하기사 같은 수준의 책을 읽은 사람이 똑같은 글을 써대니(...) 사실 판타지 소설에 단연 톱이라 할 이영도도 드래곤 라자 집필할 때까지는 문장력이 꽤 부실했다. 드래곤 라자 읽다가 눈마새와 피마새 읽으면 모르지만, 피마새나 폴라리스 랩소디를 읽고 나서 드래곤 라자나 오버 더 호라이즌을 읽으면 이랬었나? 할 만큼 티가 난다.
양판소 작가들의 배경지식과 인식에도 문제가 있는데, 바로 판타지는 별다른 지식 없이 판타지 몇 번 보면 쓸 수 있다고 생각한다는 점. 이는 아래에서 기술한다.
3. 왜 판타지인가? ¶
사실 위에도 나와있다시피 수준미달의 작품은 반드시 판타지에서만 나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유독 양판소가 욕을 먹는 이유는 판타지라는 장르의 진입장벽이 (상대적으로)낮(아 보이)기 때문이고, 따라서 어중이떠중이들이 더 많은 작품을 쏟아내기 때문이다.
귀매최이(鬼魅最易)[9]의 고사에서도 알 수 있듯이, 현실적이지 않은 쪽이 만들어 내기도 쉽고, 또 고증해야 할 것도 별로 없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SF나 밀리터리물, 또는 가상역사물/대체역사물 등의 장르는 과학적/군사적/역사적 고증이 필요하며, 따라서 진입장벽도 판타지에 비해 높은 편이다. 물론 판타지라고 고증이 필요 없는 건 아니다. 좋은 판타지 소설의 집필을 위해서는 고증 및 개연성을 위해 해당 소설이 현대가 아닌 과거가 배경이라면 그 과거의 경제, 문화, 종교, 자연 및 당시에 활용할 수 있는 전술, 무기, 무기를 활용하는 수법 등을 필히 알아야 할 필요가 있다. 현대는 더 어렵다. 앞에서 이야기한 바와 같이 판타지 세계를 배경으로 하는 것이 '귀신'을 그리는 거라면, 현대사회를 묘사하는 것은 '개나 말'을 그리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 실제 늑대와 향신료 같은 경우만 해도 소설 하나를 위해 작가가 4-50권 정도의 당시 중세사와 중세 경제사 관련 책을 읽었을 정도. 판타지도 깊게 파고들면 결코 만만한 배경지식만을 필요로 하는 게 아니라는 말. 유명한 소설가들이 집필을 위한 자료수집에 년 단위에 가까운 시간을 투자했다는 사실만 봐도 알 수 있다. 심지어 평생에 가까운 시간을 투자한 작가들도 있다.[10] 하지만 양판소의 수요층과[11] 작가들이 저런 지식들을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항목이 존재한다.
6. 대여점의 몰락과 양판소의 위기, 그리고 앞으로 나아갈 길 ¶
현재 양판소의 범람에 한몫을 한 대여점이 점점 몰락해감에 따라 장르계의 앞날이 어두워졌다. 과거에는 양판소 출간 개수만큼 대여점이 있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위세가 대단했고, 덕분에 기본 역량도 갖추지 못한 양판소 작가들도 어찌어찌 살아남았지만, 현재는 대여점수가 많아야 2000~3000곳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수가 줄어든 상황이다. 이런 상황 때문에 보장부수가[12] 없는 신인들은 아무리 잘 써봐야 3000부[13]가 최대치이고, 1000부[14] 이상만 나가더라도 중박이라 불리고 있다. 오죽하면 잘 나가는 작가도 보장부수 없으면 2000부 찍기가 힘들다는 말이 나올까. 출판사 입장에서는 어떻게 받아들이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작가 입장에서는 더 이상 대여점 시장에 기댈 수 없는 상황이 도래한 것이다.
그래서 현재 중견이라 불릴만한 작가들이 유료연재로 시선을 돌리고 있다.
우선 정액제 방식의 유료연재가 있다. 대표적으로 조아라의 노블레스가 여기에 해당된다. 현재까지 가장 성공적인 유료연재 케이스로 상위 5위 안에 속하는 작가들은 300만원에서 최대 1300만원의 수익을 벌어들이고 있다. 물론 이쪽도 탑급이 아닌 신인작가가 주 3회로 한달에 50만원을 버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다만 정액제라는 방식이 근본적으로 대여점 시장과 같은 문제, 소설을 싸게 많이 공급한다는 점 때문에 대여점 시장처럼 변질될 위험이 있다. 실제로 조아라 노블레스의 소설들은 완성도가 높다고 보기는 힘들다.[15] 하지만 대여점처럼 양판소가 범람할 가능성은 낮은데 대여점과 달리 노블레스는 쓰기만 하면 사주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철저하게 성과제라서 양판소를, 정확하게 말해서 재미없는 양판소를 쓰면 퇴출당한다. 대여점 시장처럼 비틀린 시장과 달리 어느 정도 시장의 자정기능이 작용하는 것이다!어느정도 일 뿐이다. 대세나 흐름에 맞지 않는다고 자신이 못읽겠다고 작가에게 인신공격을 하는경우가 심히 많다. 그리고 원고료 쿠폰[16]과 후원쿠폰[17]으로 인해 글을 잘 쓰면 쓸수록 그만한 피드백이 오니 허투루 쓸 수가 없게 된다.
다음은 북큐브와 문피아의 회당 결제방식이다. 이 방식은 비싸다는 단점이 있다. 사실 그리 비싼 가격은 아닌데, 권당으로 따지면 2500원 밖에 안한다. 그럼에도 독자들은 대부분 비싸다고 느끼는 것은, 같은 가격이면 대여점이나 리디북스에서 3권은 빌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조아라 노블레스나 리디북스 정액쿠폰 같은 정액제 방식에서는 돈만 내면 그동안은 몇 권을 읽든 자유인지라(…).
현재 회당 결재방식의 미래는 그리 밝지 않다. 북큐브에서 가장 인기 많은 글인 낙월소검의 회당 평균 조회수가 3000이다. 즉, 실질적으로 권당 3000부 밖에 못팔았다는 뜻이다.[18] 이것은 문피아도 마찬가지라 회당 평균조회수 2000~3000이 상위권이다. 그리고 10위권 밖을 벗어나면 조회수가 100~300을 오고 간다. 이것을 수익으로 환산하면 1달에 50만원도 채 못 받는다. 이건 전업작가의 입장에서는 최소한의 생계유지조차 못 하는 금액이다.
물론 인기작가라면 대여점에서 아무리 빌려야 소용없던 예전과는 달리 구매를 하건 대여를 하건 돈이 따박따박 들어오니 대박이 나고 있다. 달빛조각사를 연재하는남희성 작가는 전자책 앱 카카오페이지에서 유료선연재 방식으로 돈을 다발로 버는 중이다. 잘 벌때는 한달에 1억이 넘을 정도.
좋은 작가란 여러 책들을 읽고, 생각을 많이 하며, 습작을 거친 경험과 실수로 탄생한다.[19] 하지만 대여점 시장은 이러한 작가를 양성하기에 좋은 토양이 되지 못했다. 이제는 시대적인 흐름에 의해 대여점시장은 몰락하고, 전자책의 시대가 도래하기 시작했다. 각종 연재사이트의 전자책은 물론이거니와 네이버와 카카오페이지 등에서도 웹소설을 서비스하기 시작했다. 한때 추락했던 만화계가 웹툰을 계기로 부활한 것처럼 장르소설계도 그러한 수순을 밟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과거 장르소설이 전성기일 때는 기술의 한계 때문에 만화책이나 소설책을 보며 시간을 때우는 사람이 많았던 시절이며 지금은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게임, 인터넷 검색, 음악 감상, 영상물 관람 등의 다른 즐길거리가 늘어나서 문화시장이 복잡해 졌기 때문에 과거의 영광을 재현할 정도로 흥하기는 어렵다.
7. 해외의 비슷한 것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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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도 양판소 장르는 옛날부터 인기가 있었는데 바로 돈키호테 이전의 기사도 소설들. 기사(=소드마스터 or 무림고수)가 드래곤을 무찌르거나 일기토에서 공을 세워 공주(미녀)의 사랑을 얻는 스토리가 주였다. 현재 이 소설들은 기사도 소설을 까기위해 태어난 돈키호테 출간 이후로 버로우를 타고 사실상 맥이 끊긴 상태...는 아니고 판타지 소설의 하위 장르나 서사 구조로 편입됨으로써 명맥이 유지되고 있으나 옛날만큼의 위상은 아니다.
보면 진정한 메이드 인 차이나가 무엇인지 깨달을 수 있다. 무협소설로 만나는 대륙의 기상
중국에서는 무협 소설이 이런 양판소의 위치에 있다. 무협말고도 고만고만한 환상 소설들도 많다.
일본에도 이런 양판소라고 할 수 있는 장르 찬바라, 라이트 노벨, 트립물 등등이 있었고, 소설가가 되자 같은 곳처럼 무료 연재 사이트를 통해 천편일률적인 설정을 가진 양산형 작품이 양산되고 있다. 순위권 작품을 보면 60% 가량은 '왕따 당하던 주인공이 사망', 혹은 '신의 실수로 무고한 사망, 신은 보상으로 환생시켜줌', '판타지 세계는 레벨과 기프트(특수능력) 개념이 있다', '신의 보상으로 치트 능력을 얻은 주인공은 길드에 등록하자 능력치를 본 길드 여직원이 히익', '왕따 당한 경험 때문에 절대적으로 신뢰할 수 있는 노예를 고용한다', '그런데 그 노예는 전부 이쁜 여자노예라서 잉야잉야'... 라는 식이다. 무섭게도, 일본식 양판소는 오덕 문화를 끼얹어서 인기작들이 종이책 출간, 만화화, 애니메이션, 실사화가 되는 등 한술 더 뜨고 있다.
8. 양판소 팬덤의 항변 ¶
팬덤에 따르면 종종 그럭저럭 보기에 지장없을 만한 수준의 양판소도 있다고 한다. 물론 그런 작품은 양판소라 불리지 않겠지만
양판소 작가의 나름대로 참신한 시도를 해보려는 움직임에 지나치게 엄격한 잣대의 비판이라고도 한다. 역사 고증, 철학성 등등. 간단하게 조선시대쯤의 영웅이 나오는 타입의 고전소설만 봐도 역사 고증따위는 안드로메다로 보낸 지 오래다.
팬덤에 따르면 양판소 자체를 시간 때우기 용이나 현실에서 불가능한 뭔가를 소설 속에서나마 보기 위해서 보는데 꿈도 희망도 없는 소설을 무슨 재미로 보겠냐고 한다. 그러니까 결론은 취향입니다 존중해주시죠. 사실상 그 꿈도 희망도 취향도 비슷하니 함정
9. 일본에서 우리나라 양판소의 흥행 가능성은? ¶
언젠가부터 양판소 팬덤에서 나도는 떡밥. 간혹 양판소를 몇권 읽은 아해들이 일본에 유행하는 차원이동물, 겜판소들을 보고는 '우리도 저기 수출하면 대박날듯', '10년전에 우리나라에서 유행한 장르들인데 일본이 따라하네'식으로 말한다. 하지만 차원이동물과 겜판소는 일본에서 먼저 유행하여 우리나라에 전파된 장르들이다. 차원이동물을 유행시킨 묵향 이전부터 일본에서는 엘프사냥꾼, 천공의 에스카플로네, 마법기사 레이어스, 신비의 세계 엘하자드가 이미 나와있었고, 한국 겜판소의 시초작인 더 월드, 옥스타칼니스의 아이들 이전부터 일본에는 크리스 크로스가 이미 나와 있었다. Q:달빛조각사는요? A:그건 겜판소 시초작도 아니고, 판매량으로는 소아온보다 아래임
일찍이 로도스도 전기는 TRPG 리플레이 소설이었고 디드리트는 하이엘프 모에를 30년도 전에 선도한 한국 양판소계의 증조할머니급 인기 캐릭터였다. 일본도 그시절엔 무차별적으로 D&D 설정을 빼다 썼었으며, 90년대에 슬레이어즈 같은 라노베형 판타지 소설까지 유행이 한시대 쭉 이어졌다. 이렇게 일본에서 유행한 소재들이 우리나라 판타지 소설/양판소에 영향을 끼쳐왔다.
또한 양판소 수출건에 대해서 말하자면 이쪽에서 흥한다고 저쪽에서 흥한다는 보장은 없다. 단적인 예로 일본에서 천만부 넘기고 애니화까지 해서 유명해진 소아온, 하루히 시리즈, 어떤 마술의 금서목록, 슬레이어즈, 은영전, 뱀파이어 헌터D가 우리나라로 들어와서 그의 반의 반도 안 팔린다는 사실부터 이를 증명한다. 인기 버프 + 애니화 버프를 등에 업고도 판매부수가 괴멸적으로 깎이는데 하물며 그런 버프들조차 없는 양판소들이 무슨 인기를 끌까?
물론 이는 우리나라 출판시장과 일본 출판시장의 넘을 수 없는 규모를 감안해야 하지만, 이미 말했듯이 인기 버프와 애니화 버프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판매부수가 확 깍이는 마당에 한국에서 흥행함 = 일본에서도 흥행은 순진한 생각이다. 그리고 이미 말했지만 일본에는 양판소들의 주된 밥벌이 장르인 차원이동물[20]과 겜판소[21]가 넘치며, 양판소들은 캐릭터 모에 속성에서도 경쟁력이 밀리고, 하물며 남자인데 여자 뺨치는 외모의 검객 주인공[22], 먼치킨, 메리수 주인공들 역시 일본에서 먼저 시작하여 넘쳐난다.[23] 여기에 환생과 루프설정도 우리나라보다 먼저 시작해서 널리고 널려있다. 또한 양판소의 한 주축을 이루는 무협은 일본에서 인기가 없다.그러니까 결국 일본도 양판소 천국이라는 말이네
일본에서 무협은 한국과는 달리 인기가 없는 정도를 넘어서 '장르'로서 제대로 정착되지 않았다. 일본에는 중원, 양기, 음기, 단전, 운기조식, 심법으로 내공 쌓기, 외공, 내공, 주화입마, 경공, 마교, 구파일방, 우화등선 등등 이런 고정적인 '클리셰'들이 들어간 '무협'은 사실상 없을뿐더러 수요조차 얄팍하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고정적이고 오래된 클리셰들에 지나치게 의존해대는 무협 양판소들, 무림인이 판타지에 간다던지 내공심법이 등장한다던지 하는 것들이 인기있기를 바라는건 어리석다고 할 수 있다.
일본에도 쿵후보이 친미같은 무협 작품들이 있긴 하지만 다른 장르들에 비하면 마이너한 인기를 지녔다. 설령 온갖 무술과 싸움이 난무하는 배틀물들이라도 무협 요소들은 본격적으로 깊게 다루지는 않는다. 통배권이나 팔극권 같은 기술이나 몇번 나오는 급이며, 중국 4천년 무술 드립 정도를 칠 뿐. 그나마 우로부치 겐의 경우 귀곡가의 전자발경이나 페이트 제로의 슈퍼 팔극권처럼 어느정도 무협을 띄워주는 경향이 있지만 단지 흥미 요소일뿐 작품의 본래 장르나 작품의 지향점과 거리가 멀다. 라이트 노벨들을 봐도 무협을 다룬건 패도강철 철괴황 정도가 고작이다. 심지어 이건 순수 무협도 아니고 SF에 무협을 합친 작품이다. 1억부가 넘는 대히트를 친북두의 권도 '무협 골수팬들이 흔히 생각하는 정통적인 무협'과는 거리가 멀다. 포스트 아포칼립스 + 무협물로 성공한거니까. 결국 오로지 순수한 무협 요소만으로 성공하기가 힘든 셈.
결론으로 일본 쪽 작품들과 차별될만한 경쟁력도 시장성도 없는데 어떤 출판사가 굳이 돈들이며 양판소를 수입할까? 정녕 일본에 진출하고 싶다면 룬의 아이들이나드래곤 라자처럼 양판소와 무협들과는 차별화 된 작품들을 써내는 것부터 가능성이 있을것이다. 실제로 이 작품들은 일본에도 진출하여 상당한 판매고를 올렸다. 만에 하나 일본에 진출해서 애니화 된다고 쳐도 슬랩 업 파티나 블레이드 앤 소울처럼 망작만 나올 가능성이 높다. 그러니까 포기하면 편해.
10. 결론 ¶
양판소는 대부분 현실적 측면에서 질이 떨어진다. 그러나 이런 소재나 취향인 모든 소설이 다 쓰레기는 아니다. 사실 처음 등장 당시에는 소재 자체는 참신했다. 실제로 여기서 언급한 책들의 상당수는 2000년대 초기작이 많은데, 이후에 나오는 진짜 양산형들과는 달리, 그 책들 자체는 차라리 현재보다는 킬링타임용이나 개그용으로 볼 만하다.[24] 그 책들의 소재를 이후에 도장찍기하니 문제다. 이제는 클리셰화한 설정들과 천편일률적인 내용 전개니 까일 수밖에 없다.[25]
게다가 독자들의 취향으로 온 양판소의 난립 자체가 양판소의 전형에서 벗어난 판타지 소설 자체의 출간을 막기도 한다. 그런데 다수의 독자들이 별로 원치 않기 때문에 양판소의 전형에서 벗어난 소설의 출간이 잘 되지 않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소수의 독자들만이 바라는 것을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위해 돈이 되지 않는 출판을 할 기업은 없다. 그것을 위해서는 굳이 대형 기업/출판사보다는 자가출판이나 소규모출판사 등 대안적인 출판 방도를 찾아 인디정신으로 스스로들이 창작을 해서 이어나갈 필요가 있다.
사실 허구성과 상상력은 판타지의 기본으로, 양판소가 까이는 이유는 별 차이 없는 설정과 뻔한 전개 때문이다. 즉, 참신하고 재미있는 작품은 애초에 양판소라 안 부른다. 왜 양산형이라 부르나 생각하자. 그리고 킬링타임의 가능성은 작품의 완성도나 문제점과는 다르다. 순기능이 있더라도 문제점은 남는다. 물론 그런 시도가 효과적이었다면 이렇게 욕을 얻어먹진 않겠지(...).
모순이게도 양판소가 까이면서 두 장르(판타지, 무협)는 있고 명작인가 판단할 척도였으며, 한국의 도서 시장에 큰 축을 차지하게 만들었다. 만약 양판소라 부르는 장르가 없었다면 비교적 양호한 작품이 나와도 과대평가를 받거나, 그 수가 적어 명작임에도 사람들에게 지금보다 더 주목을 못 받았을 수 있다.
양판소를 까는 것도 어디까지나 재미로, 혹은 창작물 비평의 차원에서 할 수 있는 것이지, 지나치게 원론적인 비난과 나아가 작가에 대한 인격적 비난은 미성숙의 증거가 될 뿐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때로는 한국 장르문학계가 나아갈 길에 대해서 논의하는 것은 중요한 의미가 있지만, 그것이 양판소에 대한 윤리적(?) 비난이나 양판소 작가와 독자들에 대한 지적 우월감이 되면 심히 우스워진다. 모든 창작물은 스스로의 즐거움을 위해 자유롭게 선택하는 것일 뿐, 타인이 나서서 왈가왈부 할 수 없는 것이다.[26] 이를테면 아이돌 음악처럼 대중적 인기를 얻는(혹은 강한 지지층이 있는 서브컬쳐인) 문화를 비하하고 스스로가 즐기는 특정한 문화(음악으로 치면 락부심처럼)를 우월함의 증거로서 생각하는 것은 전형적인 스노비즘일 뿐이다.
중요한 것은, 양판소가 아닌 작품성 있는 판타지 소설이 흥행하기를 바란다면 실제로 양판소 작가들 이상의 필력을 가졌다고 평가받는 아마추어 작가들이 많은 수작을 내놓으면 바람직할 것이다. 그렇게 하는 사람은 존재한다. 현재까지도, 하지만 그들은 메이저에 절대 들어가지 못하고 개인지에서 그치는 경우가 많으며 인지도를 얻기위해서 발버둥 치지만 인지도가 오르진 않는다. 글에 한달을 바치고 월 수익이 10만원도 안 되는 작가들도 많다. 그러다 보면 독자들이 양판소 수준을 뛰어넘는 이런 소설들도 있구나 하는 것을 깨닫게 되며 작품성 있는 판타지 소설을 바라는 독자들이 늘어나게 되며 2차창작과 비평도 생산되면서 독자들의 지형도가 바뀔 수 있다.[27] 그러다 보면 양판소 외의 판타지 소설들이 대중성, 상업성을 얻게 되므로 전업작가로서 생활도 가능해진다. 즉 누구에게 책임을 전가하거나 누가 바꿔 주기를 바라는 것보다 훨씬 중요한 것은 판타지 소설의 열성팬인 당신이 직접 행동하는 것이다.[28]
다만 주의할 것은, 장르 내 지나친 다양성의 부재는 오히려 장기적으로 봤을때 수요를 죽이고 소비층을 축소시킴으로써 시장의 수명과 규모에 악영향을 미친다.[29]누군가에게 책임을 전가하지 않는다고 해서 무조건 손놓고 있는건 해당 장르 팬에게도, 창작자에게도 시장에게도 전혀 좋을게 없다는 소리. 따라서 전체적인 시장의 미래를 위해선, 다양성 확보의 과제를 단순히 개인적 차원 뿐만 아니라 구조적인 차원에서 이를 위한 일종의 지원이나 행동이 좀 필요할 수도 있다고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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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실제로 쓰는 문학 용어를 사용하자면 speculative pulp fiction 에 좀 더 가깝다.
- [2] PC통신 세대
- [3] 이 시대에도 답 안 나오는 물건은 많았다. 막장 숫자놀음 판타지였던 드레이안(1999년)이나 시대를 앞서나간 야오이 아샨타(2000년), 알고보면 양판소의 숨겨진 어머니 수준인 드래곤 체이서(2000년) 정도가 대표적.
- [4] 오히려 출판사에서 환생이니 먼치킨 등 양판소의 대세를 요구하는 일도 있다.
- [5] 본래 게임 용어는 '마법 레벨'
- [6] 드래곤 체이서니, 소드 엠페러, 묵향
- [7] 시각적인 모티브만 따왔지 사실상 독자적인 세계관이다.
- [8] 참고로 이렇게 토렌트로 소설을 받다가 패가망신한 사람들이 많다. 저작권법 위반으로 전과자가 됨은 물론 작가와 연계된 법무법인의 건별 민사소송(시간차)에 시달려 자살충동을 호소하는 사람들
이라 쓰고 중고딩이라 읽는다이 많다. 절대 과장이 아니다! - [9] 한비자 외저설좌상편에 나오는 말로, 귀신과 같은 허황된 것이 가장 꾸며내기 쉽다는 뜻이다. 식객 가운데 제나라 왕을 위해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 있었다. 제나라 왕이 물었다. "무슨 그림이 가장 그리기 어려운가?" "개와 말을 그리는 것이 가장 어렵습니다." 제나라 왕이 또 물었다. "그러면 무슨 그림이 가장 그리기 쉬운가?" "귀신을 그리는 것이 가장 쉽습니다. 개와 말은 사람마다 볼 수 있고 날마다 눈앞에 있으니 진짜와 꼭 같이 그려야 하기에 정말로 어렵습니다. 그러나 귀신은 그림자나 형체도 없고 본 사람도 없으며 눈앞에 나타나지도 않으니 제 마음대로 그려도 되지요. 어떻게 그리든 귀신을 닮지 않았다고 증명할 사람이 없습니다. 그러므로 그리기가 가장 쉽습니다."
- [10] 대표적인 사례로 현대의 판타지에 막대한 영향을 미쳐 판타지의 아버지로 불리는 톨킨이 있다. 이분의 경우에는 수십 년을 자료수집 및 설정 다듬기에 투자하였고 이를 정리하며 작품을 집필하였는데 양이 너무나도 많은 나머지 전부 집필하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나셨다. 이분이 생전에 집필하지 못한 나머지들은 아들이 이어받아서 집필했다고 한다.
- [11] 애초에 앞에서 인용한 '귀매최이'에서 '귀신이 그리기 쉽다'고 한 이유는 '사람들이 귀신을 모르기 때문에 어떻게 그려도 귀신인 줄 안다'이다. 그리고 양판소의 주된 수요층인 중고생은 대체로 문학성보다는 흥미본위로 작품을 고르기 때문에 고증 및 개연성은 무시되는 경우가 많다.
- [12] 판매량에 따라 발행부수를 정하는 것이 아니라 계약에 따라 정해진 발행부수대로 발간하는 것을 보장부수라고 한다.
- [13] 인세를 몇 %를 받는지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150만원 이상을 받는다.
- [14] 인세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50만원 이상을 받는다.
- [15] 이는 노블레스 구조가 작가에게 반강제적으로 일일연재를 강요하기에 어쩔 수 없는 문제다. 아무리 뛰어난 문호라고 해도 신문연재처럼 꾸준하게 연재해야 하는 경우에는 제실력을 십분 발휘할 수 없다. 모든 예술이 그렇겠지만 특히 소설은 한 번 쓴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퇴고를 거듭해야 좋은 글이 나온다. 스타쉽 트루퍼즈의 하인라인처럼 퇴고 따위는 하지 않고 맛깔나는 글을 쓰는 재주가 있다면 모를까.
- [16] 단어 그대로 원고료로 환산할 수 있는 쿠폰으로 독자들이 자기가 보는 작품에 줄 수 있다. 상위권에 속하는 작가들은 원고료보다 쿠폰으로 받는 돈이 더 많다.
- [17] 아프리카의 별풍선과 같은 역할을 하는 쿠폰.
- [18] 다만 출간과 동일한 수익은 아니다. 유료연재는 작가가 수익의 절반 이상은 가져가는지라 같은 판매량일 때 출간보다 2배 이상의 수익을 얻는다.
- [19] 이는 국어 교과서에서도 나온다. 다작(많이 쓰고), 다독(많이 읽고), 다상량(생각을 많이 한다).
- [20] 무직전생, 방패 용사 성공담, 이상적인 기둥서방 생활
- [21] 소드 아트 온라인, 액셀 월드
- [22] 뱀파이어 헌터 D의 D가 이 계열의 선구자라 할 수 있다.
- [23] 예를 들어서
ㅅㅂ시바 타츠야, 하이무라 모로하. - [24] 진짜 문제인 책들의 대부분은 항목이나 언급도 없다. 김원호와 김정률이 양판소의 대부, 양판소의 화신이라고 까여도 언급도 안하는 막장 물건들보다는 낫다. 물론 2000년대 초반에 나온 쓰레기 같은 양판소는 지금봐도 쓰레기다. 고전명작이 불멸의 명성을 얻는 까닭처럼 쓰레기라 불리는 물건은 시대가 지나도 쓰레기다.
- [25] 애초에 신선한 소재를 처음 본 사람들이 아, 이거 재미있구나 하면서 자기 글에 복사 붙여넣기를 한 결과가 지금의 양판소다. 사실 소재를 어디에서 가져왔건(판타지 소설, 정통 소설, 고전명작) 이 정도로 되풀이하면 안 까일 재간이 없다. 쉽게 말해 탐정물에서 타작품의 트릭을 재탕하는 수준(...).
- [26] 심지어 이 리그베다 위키의 이 항목도 수정되기 전까진 그런 편향된 관점으로 쓰여져 있었다.
- [27] 만약 그래도 바뀌지 않으면? 그건 독자들이 바라지 않는 것이니 어쩔 수 없다. 누구마냥 강제로 책을 읽힐 것도 아니고(...).
- [28] 일본에서 동인 작품들의 영향력을 생각해보면 쉽다.
- [29] 그 장르가 어떤 평가를 받든지 말이다. 다양성이 죽은 시장(특히 문화콘텐츠의 경우)은 수요가 줄고 침체되다가 순간 자리를 잃거나 사라지는 등의 경우는 수많은 음악,예술,영화,소설, 등등의 양식에서 많이 보여온 현상이다.
양판소/문제점
양판소의 주요한 특징과 여기서 비롯한 문제점은 다음과 같다.
1. 손쉬운 등단 ¶
초창기 양판소 작가 대다수는 정식으로 작문 수업을 받지 않은, 취미 삼아 쓰던 글이 갑자기 책으로 나왔다. 또한 이런 글의 출판을 보고 자극을 받아 뛰어들면서, 초기에는 청소년 작가의 비중이 아주 높았다.
2권을 세트로 내놓고 인기가 없으면 반품하는 일이 잦다. 대여점과 납품업자간의 관행인 '한두권 꼽아 보고 반응 나쁘면 반품하는' 관행[1]과 깊은 연결고리 때문이라고 한다.
참고로 외국의 출판 사례들을 보면 매우 당연하게도 부지기수로 10번도 넘게 퇴짜 맞는다. 그 수억 부 판 해리포터 시리즈도 12번 퇴짜 맞은 끝에 출판했고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는 25번이나 퇴짜를 맞았다. 그 밖에도 내 영혼의 닭고기 수프나 에인 란드의 아틀라스, 숱한 명저들과 작가들이 퇴짜를 빈번히 맞는다. 스티븐 킹도 어릴때부터 글을 단편 위주로 40여편이나 10년가량 끊임없이 쓰면서 퇴짜도 먹고 기껏 낸 소설이 주목받지 못했던 무명 시절이 있었으나 글줄을 포기하지 않았으며, 캐리로 대성공을 거두고 숱한 대작들을 내놓아 대중소설계의 거장으로 거듭났다. 만약 우리나라 판타지 소설 출판사들이 외국 출판사들처럼 뭔가 아니다 싶은 글들을 퇴짜만 놓았어도 김원호의 소설 같은 건 출판도 안했을 것이다. 그리고 퇴짜 먹은 작가는 자신의 글을 돌아봐 자신과 글 모두 숙성시킬 기회도 얻었을 것이다. 사실 저들 기준에서 '양판소'가 아닌 글들을 퇴짜놓기는 한다
2. 표절과 흔한 클리셰 ¶
장르 문학 자체가 해당 장르의 작가와 독자끼리 통하는 암묵의 룰로 성립하지만, 양판소는 무분별한 클리셰의 남용과 표절로 얼룩졌다. 대표적인 예로 '힘은 세지만 머리는 무뇌인 드래곤'을 소재로 《카르세아린》이 대히트를 치면서 이는 아예 후속 양판소의 공식이다시피했고, 검술 실력을 '소드 마스터'와 '그랜드 마스터'로 차등구분하고 환골탈태하여 젊어진다는 설정 등은 묵향이 최초였다.[2]
이런 흔한 클리셰의 반복 뿐만 아니라 표절도 심각해서 은하영웅전설의 표절로 유명한 건국기[3]나 델피니아 전기의 내용을 베낀 소설, 우주 제일의 무책임 남자 테일러를 베낀 카르발키아 대전기, 대항해시대2를 노골적으로 복사한 페니안의 상인들, 테메레르 설정을 베꼈는지는 애매하지만 강철의 연금술사의 연금술 설정은 거의 확신범인 타메라 곤,[4] 유명한 아린이야기의 표절 사례 등 상상도 못할 일이 난무한다. 심하면 명백한 표절도 '우연히 같은 클리셰를 썼을 뿐'이라고 우긴다.
마왕이 강림하고 세계를 건 대혈투에서 용사와 같이 싸웠던 혈기사 레오. 마왕과의 전투에서 패하자, 대마도사가 사용한 시간회귀의 마법이 잘못 발동되어 용사가 아닌 그가 과거로 되돌아가게 된다. …… (후략)
정은호, 혈왕전생 中에이 설마, 권왕전생이 아니고?
완전치 못한 비천신공을 익힌 결과 여성스러운 외모를 지니게 된 것도 모자라 이상한 차원으로 끌려오게 된 불운의 사나이. 좋은 것이 좋은 것이라는 사고방식으로 복잡한 상황에 개입하는 것을 싫어하지만…… (후략)
한가, 이드리스 中에이 설마, 이드가 아니고?
일단 뭔가 하나 뜨면 비슷한 표절작들이 끝없이 쏟아진다. 양판소에서 표절은 뭐 다 아는 사실인데 싶겠지만, 그냥 어디서 본 이야기 같은 수준이 아니다. 권왕전생이나 학사검전처럼 기존과는 다른 독특한 설정으로 작품이 하나 나오면, 아예 통째로 들어다 베낀 표절들이 아주 많다. 아린이야기부터 내려오는 유구한 전통
말하자면 자기가 마음에 안 드는 곳을 채우고 싶어한 독자들이 '직접 써서 바꿔주마!'하는 듯하다. 그런데 기본적 구조(기승전결이나 작품의 완급 등)도 안 세우고, 스스로의 생각에 재미있는 부분만 베끼니 문제다. 말하자면 그냥 하이라이트만 모아서 출판하는 셈이니, 이야기가 전개나 등장인물이 다 거기서 거기인 평면적인 설계만 나오고 개연성이 없다. 한두챕터만 보면 재미있을지 몰라도 제대로 쓴 작품은 못 나온다.
또한 등장 요소들은 전형적이란 표현조차 붙이기 쑥스러울 만큼 3뻔(뻔한 인물, 뻔한 짓, 뻔한 끝)이다. 극단적으로 말해 주인공의 조연들은 '오오!'하고 감탄하러, 악당들은 '크하하핫!'과 '으악!' 이 두 마디 탓에 나온다라 봐도 좋다.
3. 작가의 자질 부족 ¶
대부분 인생경험이 모자란 나이 어린 중고등학생에서 대학생이 작가인 데다가,[5] 체계적인 작문 수업을 안 받았으며 습작과 독서량이 아주 모자라다.[6] 아예 책 읽기(고전, 순문학, 장르문학)를 싫어하고 이야기 전개의 대부분을 그림으로 표현하는 (게임, 만화, 애니메이션)을 거쳐 소재를 얻어내며 작가의 상식 또한 매우 적어 질낮은 배틀물, 영지물, 이고깽이 나오기 일쑤이다. 매체가 다르면 작법 자체가 다르니[7], 작가 본인은 이내 책의 한계에 부딪히고 독자층에게 먹히는 코드나 나열할 궁리를 한다. 이러니 개연성은 안드로메다로...
또한 글을 많이 쓴 것도 아니니 문법은 생략수준이고 가독성도 안 고려한다.문장마다 엔터 쳐도 가독성이 없는 놀라움 불황 탓에 출판시장이 위축하면서 자연스레 수요가 줄어 '그나마' 나아졌으나, 양판소의 리즈 시절이던 2000년대 초기에는 책을 쓰는 작가도 파는 출판사도 맞춤법의 개념이 없다시피했다.[8]
여전히 양판소의 대다수 작가가 까다로운 띄어쓰기[9]와 기본적인 맞춤법조차 엄청나게 틀리고, 곳곳에서 비표준어가 튀어 나오는가 하면,[10] 정규교육을 받았나 의심스러운 비문이나 번역체도 태연하게 쓰니 문제다. 또 동화책이나 초등학교 저학년 교과서 등에서 볼 법한 커다란 폰트와 페르마가 여백 탓을 못할 만큼 행간이 넓다. 수학자들이 좋아합니다 1990년대 말에 나온 판타지 소설과 양판소를 비교하면 한눈에 구분될 만큼 다르다.
그것만으로 모자랐는지 1줄쓰고 엔터나 1단어쓰고 엔터처럼 쪽수 늘이기를 한다. 겜판소에서는 레벨업!같은 게임의 메시지로 줄 늘이기를 한다. 레벨업!만으로 2쪽씩 채우는 작가도 있다(...). 판타지나 무협지는 무슨 말 하나 할 때마다 부하 수만큼 "충!"으로 때운다. 존명이나 충성을 외치지? 부하가 10명만 되도, 충!충!충!충!충!충!충!충!충!충!
심지어 나민채의 죽지않는 무림지존 같은 수준까지 가면, 도저히 문장이 끊길 곳이 아닌데 마침표를 찍고 엔터도 친다. 작가 키보드가 특이해서, 쉼표가 없고 마침표와 엔터를 이었나 보다. 그 덕에 20자를 넘는 문단 하나 찾기가 힘들다. 거기에다가 2007년에 양판소 판형을 작게 바꾸면서 페이지 크기는 줄지만 수가 늘어나서 양은 그대로입니다라 변명했으나 개뿔...
마지막으로 2011년까지만 해도 문피아에는 오타가 많아요란 불평글이 올라왔다. 하지만 이제는 독자도 포기해 오타가 1쪽에 1개 이상 있어도 문제를 안 거는 수준이다. 편집 이전에 작가 자신의 퇴고도 안 거친 글이 과연 제대로인 상품일까?
이처럼 띄어쓰기, 맞춤법, 문법이 망가졌으니 가독성에 큰 영향을 끼치고, 그 책을 읽는 학생들의 우리말 실력 수준에도 큰 악영향이다. 반면 양판소와 자주 비교하는라노벨은 전문 번역가와 오경화수월은 조금 생각해 봐야 할까? 교정원들이 붙어서 작품을 편집하며 가끔씩 글만으로 표현하기 어려운 장면에 설명을 위한 일러스트를 넣으니 문법적 요소와 가독성에서 작가 1명이 거의 다 하는 양판소가 따라오고 싶어도 따라올 수가 없다.
이런 막장 상황 + 스캔본 영향으로 판매량은 나날이 줄지만 신규출판사가 시장에 진입하니 아직까지는 먹고 살 만한 듯하다. 그래도 요즘은 그나마 정신을 차린 작가들이 조금씩 나타나지만 아직도 양판소로 용돈 벌이에 도전하는 어린 작가들이 많다.
여담이지만 특허트롤 같은 짓을 하는 작가도 있다. 과거의 양판소작품이 잘나가던 시절, 자신의 작품을 불법으로 유통하는 웹하드를 검색해서 고소 뒤 합의금을 받는 것. 불법유통을 단속한다는 점에서는 당연하지만, 작가는 작품을 쓰고 이런 것은 사악한변호사가 다뤄야 하는데 한국은... 모 사이트에선 소설을 잔뜩 시딩 해놓고 받아가는놈 아이피 받아적는 알바가 수기를 남겨 흥한 적이 있다(...)
게다가 이들은 노예 근성이 뼛속까지 물들었는지 일일 연참, 수십권 분량 쓰기, 1개월에 1권, 기형적인 문단을 시장에서 원하는 것이라면서 매우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들이 말하는 시장, 다시말해 '대여점'과 '유료 연재'처가 요구하는 것이 기형적인 것이지 소설이란건 각잡고 쓰면 최소 몇개월에서 몇년은 기본이며 10권 이상 가는 경우는 대부분 없다.[11] 그냥 이들은 양판소 시장의 불합리함을 욕하면서도 고치고 싶은 마음도 없고, 소설을 공들여서 쓰고 싶은 마음도 없고, 이름을 남기고 싶은 마음도 없는 것이다. 답이 없다
4. 대여점과 독자층의 한계 ¶
양판소 1권의 출판 경쟁률이 1:500에 달한다고 한다. 예선심사를 통과한 최하 인증작이니까 실제로는 상상조차 못할 경쟁률을 뚫고 엄선한다. 하지만 수준이 다 그만그만한 불쏘시개급이라 '선발에 어려움이 많고 선발을 담당하는 사람들의 정신에도 심각한 악영향이다' 카더라. 어떤 작가는 양판소를 썼는데 출판제의가 안 와서 십여 군데의 출판사에 투고했지만 모조리 거절당했다고. 뜻밖에 양판소 출판도 어려운 듯하다.
한때 3만개가 넘던 대여점은 2천개 정도 뿐이라서 대여점 버블 시기처럼 하루가 무섭게 새 책을 출판하는 상황은 아니다.
또 판소 작가들이라도 바보가 아니다. 아무리 어느 만큼 팔려도 이리저리 치이며 줄기차게 욕을 먹다 보면 자기 자신도 어느날엔가는 "아, 이건 좀 아닌 듯한데..."라고 느낀다. 하지만 그러면 뭘 하리, 바뀌는 것은 없다. 요상하게도 작가의 노력과 인기가 반비례한다. 작가가 신경을 쓰면 쓸수록 내용은 튼실하지만, 어려운 내용이나 느린 연재속도를 싫어하는 독자들이 떨어져 나가서다.[12]
이런 쉬운 내용과 빠른 연재를 좋아하는 독자들이 양판소 소비의 80% 이상을 차지하니 가장 큰 문제다.관련글관련글2[13] 작가도 사람인데 진짜 혼신의 힘을 다해 제대로 쓴 작품을 독자들이 몰라주면 다시 노력할 마음이 날 리가 없다. 다른 장르는 어렵게 공들여 쓰면 쓸수록 독자들도 좋아한다는데 이건 뭐... 인문학을 살리거나, 라노벨로 넘어가야 합니다. 아직은 괜찮지만 거기도 점점 비슷해지는데? 안될거야, 아마 사실 라노벨도 거기서 거기인게 함정. 고로 우린 순문학을 파야합니다
5. 양판소 팬덤의 문제 ¶
리뷰가 없다로 요약한다. 똑같은 장르시장에서 소비하는 라노벨과 비교하자면... 비참할 정도다. 장르소설 연재사이트의 2대 축인 조아라와 문피아에서 하루에 올라오는 비평감상을 모두 더해야 5개도 안 된다.[14] 라노벨은 제목으로 검색만 하면 비인기작도 10개가 넘는 리뷰가 올라옴을 생각하면 정말 심각하다.
문피아가 벌인 바보짓도 있었는데, 판매에 도움을 주는 긍정적인 감상은 감상, 해를 주는 부정적 감상은 비평으로 2원화해서 비평을 보기 힘들게 만들었다. 장르시장 부흥이라는 말도 안되는 점을 들어 자정작용을 막아버린 근시안적 대책. 그런데 비평이 더 수준 높아보이지? 끝내 이런 정책이 양판소는 감상쓸 가치도 없다라 생각하는 소비층을 길러냈고, 인터넷 대중이 양판소에 관심을 아주 끄게 만들었다.
리뷰가 있어야 양질의 양판소를 걸러서 많은 사람들이 빌리거나 사서 인기를 끌 텐데 리뷰가 없는 현재상황에 지뢰와 양작을 나누려면 1권을 읽어보는 일 뿐이다.3권부터 지뢰라면 포기하자![15] 양판소가 원래부터 리뷰없는 글이었다면 모르겠지만 2000년대 초반에는 문피아, 조아라에 리뷰가 많았고[16] 우수한 연재글을 링크해서 추천하는 다음카페도 있었다.
라노벨과는 왜 이렇게 극과 극인지 모르겠다. 시드노벨은 이치에 맞으면 까는 글이어도 좋으니 리뷰를 적어달라고 책을 공짜로 뿌리는데 양판소는 무슨 깡인지대여점만 때려잡으면 양판소가 살아나겠지!나 작신만 때려잡으면 스캔본 보던 인간들이 사보겠지!란 근거없는 기대에만 목맨다.
게다가 양판소 팬덤이란 작자들은 일본에 유행하는 차원이동물, 겜판소들을 보고는 '우리도 저기 수출하면 대박날듯', '10년전에 우리나라에서 유행한 장르들인데 일본이 따라하네'식으로 말 하는데 뭘 모르는 소리. 차원이동물과 겜판소는 일본에서 먼저 유행하여 우리나라에 전파 된 장르들이다. 즉, 일본에서 수입한 것을 다시 일본으로 역수출하는 셈이다. 차원이동을 유행시킨 묵향 이전부터 일본에서는 엘프사냥꾼, 에스카플로네, 마법기사 레이어스, 엘하자드등등이 나와있었고, 한국 겜판소의 시초작인 더 월드, 옥스타칼니스의 아이들 이전부터 일본에는 크리스 크로스가 나와 있었다. 또한 이 점은 논외로 치더라도, 양판소 수출건에 대해서 말하자면 이쪽에서 흥한다고 저쪽에서 흥한다는 보장은 없다. 막말로 일본에서 천만부 넘기고 애니화까지 해서 유명해진 소아온, 하루히 시리즈, 어떤 마술의 금서목록, 슬레이어즈, 은영전, 뱀파이어 헌터D가 우리나라로 들어와서 그의 반의 반도 안팔린다는 사실부터 이를 증명한다. 인기 버프 + 애니화 버프를 등에 업고도 판매부수가 괴멸적으로 깎이는 게 현실인데 하물며 그런 버프들조차 없는 양판소들이 무슨 인기를 끈단 말인가? 게다가 앞서 말했지만 이미 일본에는 양판소들의 주된 장르인 차원이동물과 겜판소가 차고 넘친다. 일본쪽 작품들과 차별될만한 경쟁력도 시장성도 없는데 어떤 출판사가 굳이 돈을 들여가며 양판소를 수입해오는 도박을 감행할까? 그야말로 돈을 시궁창에 버리는 짓이지...
6. 출판사 및 한국이라는 시장 자체의 한계 ¶
여기서 출판 시스템을 설명하면, 흔히 교정이라 뭉뚱그려 말하지만 엄밀하게 교정과 교열에 윤문으로 나누며 전문 인력이 따로 필요하다. 교정이란 맞춤법을 바로잡는 작업을 뜻하고, 교열이란 글의 사실관계가 틀렸을 때 이를 바로잡는 것,[17] 윤문은 엉망인 문장을 매끄럽게 다듬는 작업이다. 세상에, 그걸 편집부에서 다해?
아무리 거장이라도 인간이니 오류(문법이나 고증, 설정이나 전개)를 일으키고, 순문학이든 장르문학이든 엄연히 상품이라 하자를 최대한 줄이려는 노력은 당연하다. 극단적인 예로 '이문열 평역 삼국지'를 보면 이 책의 오류만 모아도 책 1권이 나오지만, 감히 이문열에게 틀렸다고 지적할 능력자가 얼마일까? 작가와 편집부는 공동운명체이면서도 이런 파워 게임을 벌이는 기묘한 관계이다. 그런데 양판소는 출판사에서 이를 일일이 바로잡게 전문인력을 쓰자니 당연히 추가비용이 나오고, 굳이 원고를 안 고친 상태에서 막 찍어내도 대여점에서 사니까 그냥 불쏘시개출판한다.
양판소라고 하기도 힘든 뻘글 자체의 질은 작가 개인의 문제지만, 푼돈 벌어보자고 그런 글을 아무렇게나 출판하는 출판사도 문제가 많다. 장르 문학 항목에 가면 알겠지만, 시스템이 제대로인 출판사라면 편집자가 좋은 작가를 찾을 역량, 작가가 후지다면 좋은 작가로 키워줄 역량이 있어야 한다. 하다못해 초등학생~중학생 대상인 소년 만화 잡지도 그만한 역량의 편집자가 있다.[18]
추가비용 내기 싫다고 안하는 교열, 윤문도 마찬가지다. 제대로 할 생각이 있다면 윤문이나 교열에 들어가는 돈은 두고, 그런 돈을 내줄 만한 작가와 작품을 찾아야 맞다.
여러 문제가 있겠지만, 일단 기본적으로 한국은 출판시장이 작다. 한국인 개개인이 책을 더럽게 안읽는다느니 하는 뉴스나 통계 등이 통계의 오류로 인한 본의 아닌 조작이나 국내 상황[19]을 고려하지 않은 탁상공론일지라도, 어쨌든 출판 시장 규모 자체가 작고 책 판매 부수가 적다는 사실은 그대로다. 가뜩이나 안 팔리는 시장에서 출판사가 역량있는 작가나 편집자, 교열 인원 등의 인력을 굳이 안팔리는 장르문학에 투입할 필요도 없고 여력도 없기 때문이다.
또한 아예 보기처럼 클리셰와 일정한 형식을 요구하는 출판사도 문제.
7. 양판소의 장르화 ¶
수많은 비판에도 양판소라는 말을 흔하게 쓰고, 클리셰가 난무함에도 여전히 그 맥은 잇는다.
첫번째로는 읽기 쉽다. 모든 글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로서 출판사에서 출판할 때 보는 부분이기도 하다. 아무리 훌륭한 설정이나 전개인들 대부분의 독자들은 시간 때우기나 오락을 위해서 읽기 때문에 복잡한 관계나 이야기의 진행보다 권선징악의 간단한 전개를 찾는다. 때문에 묵향이나 비뢰도, 달빛조각사는 흔해 빠진 양판소라 무시하지만 사람들이 많이 찾는 소설이기도 하다.
두번째로는 속도가 빠르다. 소설의 명작이라 부르는 소설들은 대부분, 오랜 시간 끝에 만든다. 그런 데다가 연재라는 요소를 더하면 글을 보기가 힘들다. 각고의 노력 끝에 발간한 책에 비하여 이야기가 마음에 안 든다던지 급작스럽게 끝나면 한순간에 독자의 기대를 배신한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다. 그러나 양판소는 흥미위주와 작가의 마음대로 쓰니 막장이나 조루라도 금방금방 결말을 알 수 있다. 만약 운좋게 인기가 있다면 두자리 수를 넘어 2,30권에 가까운 권수도 발간한다. 그럼에도 연재나 발간속도가 떨어지지 않고 한달에 1번, 심지어 몇 주에 1번씩도 나온다.
세번째로는 흥미위주라 인기가 높다. 위의 설명대로 많고 많은 클리셰가 겹침에도 여전히 양판소가 나오는 근본적인 이유다. 독자의 현실 욕구를 해소시킬 도피처(하렘, 먼치킨)인 한편, 비슷비슷한 설정(금강불괴, 반로환등, 서클, 오러 등등...)들이 현실과 다르면서도 흥미를 끈다. 그것들이 대를 이어 되풀이하니 어느새 살이 붙었고, 그에 따라서 독자들도 어느새 양판소에 익숙하다. 때문에 양판소에 1번 빠지면 다른 소설도 찾고 몇몇은 양판소 작가로 바뀌니 순환한다. 그에 비하여 정통 판타지와 무협을 자처하면서 독자적인 설정, 전개로 글을 만들면 주목받기가 쉽다. 반대로 신선해도 생소하면 독자가 외면한다.
이것은 일본의 라이트노벨과 같은데 라이트노벨도 클리셰(숨겨진 힘, 익숙한 배틀전개, 하렘)로 점철하지만 재미가 있어서 많이 인기를 끈다. 다른 예로는 순수문학보다 가벼운 연예나 흥미 위주의 소설, 드라마에서 막장드라마로, 그냥 사극에 어느샌가 퓨전 판타지 연예 역사 왜곡(...)과 같이 주류가 바뀌었음에도 그 자극성을 사람들이 선호해 어느새 유행처럼 번졌다.
때문에 양판소 작품 하나의 수명은 짧을지 몰라도, 그와 비슷한 책들이 나와 사람들은 찾는다. 물론 이러한 원리는 외국의 큰 시장에서도 있다. 할리우드의 액션영화, 잘 생긴 배우가 나와서 성공하는 영상매체 등등 역시나 흥미 위주다.
아무리 훌륭하다고 칭찬해도, 인기가 없거나 안 팔리면 사람들의 평가가 낮아진다. 끝내 하향 평준화로 그 몇몇이 뽑혀서 성공하는 예가 늘고, 사람들은 역시나 그 기준에서 시작하니 악순환이라 말할 수도 있음에도 여전히 남는 현실이다. 결론은 망했어요
8. 양판소는 대중적이다? ¶
정확히 하자면 몇몇 대박 작품들을 제외한 양판소의 대중성은 떨어진다. 흔히 양판소가 대중성이 있다는 증거로 묵향 2백만부, 달빛조각사 100만부의 판매 기록이 언급되지만, 이런 작품들에서 양판소들의 고착화 된 그들만이 공감하고 알아들을 수 있는 매니악한 설정과 전개의 정도는 그나마 옅은 편이다.
우리나라 5천만명의 절대 다수는 양판소에 흔히 등장하는 던전 앤 드래곤으로부터 영향 받은 설정들, 서클 매직, 소드 마스터, 드래곤들의 색깔 놀이, 영지 키우기,전쟁 놀음, 중세 유럽적인 세계관, 무협지에 나올법한 수련과 설정과 전개, 내공 심법, 무림인의 판타지로 차원 이동에 관심조차 없는 사람들이다. 게다가 온통 양판소 판이라서 느낄뿐이지 실제로 양판소 독자층은 흔히들 생각하는 것보다 적다[20]. 양판소 독자층이 아닌 절대 다수의 사람들은 양판소의 클리셰들을 어려워한다. 아이러니하게도 흥미를 유발하는 필수 요소들이 진입 장벽을 만든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로맨스, 그것도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한 로맨스가 무협과 판타지보다 훨씬 잘 나가는 것도[21] 이러한 설정들과 세계관적인 면에서 진입 장벽이 낮아 여러 사람들을 끌어모으기 때문이다.
9. 고전 소설에서 벗어나지 못한 낡은 플롯 ¶
고전 소설들과 요즘 양판소들을 비교하면 구조가 거의 흡사함을 알 수 있다. 고전 소설에서 흔히 쓰는 전개가 '하늘에서 지상으로 쫒겨난 주인공이 중국 대륙에서 환생하여 자라나고 외적과의 전쟁에 나가 출중한 무력과 지략으로 승리를 거둠으로써 영웅으로 거듭나 온 만방에 이름을 떨치는'것인데 이를 차원이동 양판소나 환생양판소와 비교해보면 거의 대부분이 맞아 떨어진다.
- 하늘 = 현대 세계나 중원 무림
- 하늘에서 지상으로 쫒겨난 주인공 = 현대에서 판타지로 차원 이동한 현대인이나 무림인[22]
- 중국 대륙 = 판타지 대륙
- 환생 = 환생
- 외적과의 전쟁 = 외적과의 전쟁일수도 있고 판타지적 특성상 마족이나 몬스터들과의 전쟁일수도 있다. 아무튼 무조건 전쟁한다
- 뛰어난 무력과 지략으로 전쟁에서 이김 = 뛰어난 무력과 지략으로 전쟁에서 이김
- 출세하여 영웅으로 이름을 떨침 = 출세하여 영웅으로 이름을 떨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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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대여점의 횡포로 유명한데, 말 그대로 사서 몇주 대여하던 책을 반품한다. 원칙적으로 불가능하지만 대여점이 만화와 장르문학의 구매 수요를 지배하니 완전히 관행화했다. 이를 금하면 그 출판사의 서적을 불매운동해 보복도 한다.
- [2] 다분히 무협물의 세계관과 용어를 빌렸는데, 이런 발상은 묵향이 최초는 아니지만 대중화시켰다.
- [3] 건국기 5권 #
- [4] 국가간 와이번 라이더 전쟁이라는 점에선 쓰다보면 비슷해질 수밖에 없다는 얘기도 있고 그럴 법도 하지만, 현자의 돌 연성 과정과 도시 하나를 통째로 연성해서 현자의 돌로 만드는 묘사 등 강철의 연금술사를 그대로 퍼왔다는 의심을 사기엔 조건이 충분하다. 팬들은 '현자의 돌은 원래 영혼으로 만들고, 등가교환의 법칙은 연금술을 조금만 찾아봤어도 알 것이다'라는 등,
너나 좀 찾아보지?강철의 연금술사 고유의 설정을 원래 연금술 이야기인양 착각한다. 작품 자체로는 개념작이지만 워낙 어디서 본 듯한 이야기가 많아, 설정은 여러 작품에서 따와 짜깁기로 만들었나 하는 얘기도 있다. - [5] 지금 당장
앞날이 막막한 대여점 말고 서점가에서유명한 작가들을 떠올려보라. 10대는 사실상 없고 20대를 넘어 3,40대나 그 이상의 연령대가 많다. 최인호, 황석영 작가처럼 고교시절에 등단하는 때가 있지만 이 작가들도 30대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 [6] 독서를 보면 알겠지만 우리나라의 독서량은 세계에서도 최하위이다.
- [7] 같은 상황을 표현해도 그림과 글의 표현방식은 완전히 다르다. 예를 들어 그림으로 표현한 전투 장면을 글로 바꿔서 쓰면 어떻게 될지 생각해보면 된다. 작문 실력이 뛰어난 사람이 아니라면 만족스러운 글이 나오지 않을 것이다.
- [8] 소송문제라거나 기타 여러가지 사정이 얽혀서 노골적으로 말하기는 어렵지만, 어느 출판사 사장이 돈 벌러 판타지 소설 마구 찍어낸 돈으로 좋은 책 출판할 생각이다라고 자랑스럽게 언급했다. 이게 미담인지 막장인지는 알아서 판단하자.
- [9] 우리나라의 띄어쓰기는 언어 가운데서도 매우 어렵다. 고학력자라도 띄어쓰기가 완벽한 사람은 거의 없고, 띄어쓰기는 문장성분이 기준이니 세부적인 내용은 계속해서 논란이다.
- [10] 문학작품 중에서 글의 느낌을 살리기 위해 일부러 비표준어를 쓰는 경우가 있긴 하다. 만화이기는 하지만 성 정체성을 깨달은 아이에서 '차지구나'(차지다)가 표준어임을 알면서도 느낌을 살리기 위해 '찰지구나'라고 쓴 예가 바로 이런 예. 하지만 양판소에서는 그냥 몰라서 비표준어를 쓴 예가 많으니 문제다.
- [11] 그냥 생각없이 써내려가는 라노벨 같은건 제외하자.
- [12] 이 때문에 아예 출판사 자체에서 저급하고 재미만 있겠다 싶은 글만 뽑아 출판하거나, 글쓰는 속도만 빠른 이(말 그대로 '글싸는 기계')를 고용해 스토리를 던져주고 '이대로 써라'하는 일도 있다.
- [13] 앞쪽 절반은 양판소 시장 독자들의 편향된 취향을, 뒤쪽 절반은 팬덤의 리뷰 부족현상을 지적하고 있다.
- [14] 2012년 후반부터 문피아에 감상글 올라오는 개수가 확 줄었다.
- [15] 한때 100자 내외로 평과 별점을 메기는 사이트가 있었다. 작품이 나올 때마다 꼬박꼬박 업데이트를 하고 활동도 많았으나, 악평이 심한 몇몇 작품의 작가들이 항의해 사이트가 폭파했다. 소비층도, 정당한 평가를 듣기 싫어하는 작가도 문제가 있다.
- [16] 양질의 리뷰는 적었지만 간단한 추천글도 없는 현재상황에 비하면 아주 양호했다.
- [17] 쉬운 예를 들자면 작가가 '미합중국의 수도 뉴욕'이라고 썼을 때 워싱턴DC로 고치는 식이다.
- [18] 그걸 떠나서 "기본적으로" 방송이나 만화, 대중소설 등의 대중 예술은 고객층의 수준을 중학생 정도로 잡는다. 그보다 어려우면 시청률이나 판매량이 떨어져서다. 이런 비교적 낮은 수준의 작품들을 토대에 깔고, 고객의 양과 질을 키운 뒤에야 대중 예술도 좀 어려운 얘기를 편다. 이는 상기한 독자의 질적 문제와도 맞닿는다.
- [19] 물가가 미친 듯이 오르는데 봉급은 그대로라면 무엇부터 소비를 줄일까? 게다가 학생들은 아침부터 밤까지 학교에서 공부해야 하니 책 읽는 취미를 가지기 힘들고, 직장인도 잦은 야근으로 피곤에 시달리니 책 읽을 시간이 아무래도 모자라다. 개인의 여가시간과 경제상황은 문학 예술적인 취미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준다라 생각하면, 그나마 팔리는 책이 신기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또한 책 말고 다른 즐길거리가 늘었다는 점도 한몫했다. 인구 자체도 비슷하게 워커홀릭인 구미나 옆나라 일본보다 적다.
- [20] 대박작이라는 달빛조각사가 백만부 팔렸다지만, 이는 바꿔 말한다면 2007년에 1권을 낸 작품이 2015년까지 8년 간 45권 나와서 겨우 백만부에 도달했다는 것. 카카오페이지에서 읽는 독자들까지 포함하고 과장해서 종이책으로 3백만부 가량 팔렸다쳐도 권당 66,666부 팔린 것이다. 실제로 달빛조각사를 접하고 읽는 사람 숫자는 보기보다 적다는 것이다.
- [21] 게다가 인물과 시대적 배경의 용이함 때문에 드라마나 영화로 자주 만들어지고 있다.
- [22] 사실 가상 현실 게임을 하는 주인공으로 바꿔도 별 무리는 없다. 가상이지만 판타지 대륙에서 킹왕짱이 되고 영웅님이 되는건 마찬가지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