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락국(伽倻) 기행.
국립김해박물관.
대성동 고분에서 길을 건너 다음 목적지로 향한다. 왼쪽엔 경전철이 바쁘게 왔다갔다하고 있다. 길을 건너면 탑 같은 모양의 건물이 나온다. 이번에 새롭게 건립된 김해 시민의 종이다. 종각보단 하나의 상징물 같은 모습이다. 1층에는 종을 만드는 데 도운 분들의 성함이 적혀있다. 종각이 나쁘단 말은 아니지만, 그래도 역사도시인데 조금 더 전통적인 느낌을 살렸으면 어떨까 하고 생각하며 지나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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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 시민의 종 종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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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각 1층에 빼곡히 적힌 수많은 분의 이름.)
시민의 종에서 옆을 흐르고 있는 조만강을 따라 걷는다. 조만강 건너에는 시내와 경전철 노선이 보인다. 둔치를 따라 쭉 걷다 보면 생활도구를 주제로 한 조각이 나온다. 그렇게 5분 정도 걸으니 작은 바위 두 개가 모습을 드러낸다. 처음엔 이게 뭔가 싶었는데 가까이서 보니 불상이다. 장유 유하리에서 옮겨진 불상인데 왼쪽은 약사여래, 오른쪽은 아미타여래라고 한다. 마모가 무척 심한 편인데 조성 시기는 고려 후반에서 조선 초기라고 한다. 조성한 기법은 조금 떨어지는 것 같다. 이곳을 시작으로 국립김해박물관에 첫발을 내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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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유 유하리 마애불. 마모가 심한 편이라 처음엔 알아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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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약사불. 희미하게 손에 든 약사발과 옅은 미소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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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쪽 아미타여래불. 광배와 불상의 전체적인 선만 조금 나타난다.)
박물관 입구를 나서자 박물관 건물이 드러난다. 국립김해박물관은 1998년 개관한 이래 여러 유물을 소장하고 있다. 교육관인 가야누리를 지나쳐 본관인 전시관으로 향한다. 약간 거무튀튀한 느낌이 드는데 이는 철기 문화가 융성한 나라인 만큼 철광석과 숯의 이미지를 나타낸 것이라고 한다. 그런데 가까이 가보니 문을 닫았다! 어떻게 여기까지 왔는데! 내부공사 때문에 당분간 문을 닫는다고 한다. 불행 중 다행으로 방금 지나친 교육관에서 임시전시를 한다고 한다. 발걸음을 돌려 교육관인 가야누리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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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김해박물관 교육관인 가야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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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관. 오늘은 아쉽게 문을 닫았다.)
가야누리 안으로 들어가자 오늘 체험학습을 나온 듯한 유치원 애들이 쭉 걸어 나온다. 그래서 그런지 안은 꽤 한적하다. 위로 올라가자 첫 번째 전시실이 나온다. 경주와 마찬가지로 선사 시대부터 시작한다. 수량이 풍부하고 평야가 발달했던 낙동강 유역의 기름진 땅을 차지하고 있는 김해는 그만큼 다른 곳보다 더 일찍 문명이 발달했다. 전시실 안에는 돌날부터 돌 화살촉, 신석기부터 청동기로 넘어가면서 가지무늬토기, 한국식 동검, 청동 솥 등이 전시되어 있다. 한국식 동검이 유난히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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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날, 돌 화살촉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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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지무늬토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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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동 솥. 중국과의 교류를 알 수 있는 중요한 유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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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식 동검.)
뒤로 가면 그 유명한 수레바퀴 토기가 나온다. 오늘 김해 답사를 하면서 여러 벽화나 조각물을 봤는데 그런 곳마다 저 수레바퀴 토기 그림이 그려져 있었다. 그리고 계속 가며 각 가야연맹의 유물이 나온다. 비화가야, 금관가야, 대가야, 소가야, 아라가야 등 비슷하면서도 각각의 특징이 있다. 특히 대가야 쪽에 있는 금동관이 눈에 띈다. 일반적인 신라 금관과는 조금 다른 듯하다. 이렇게 한데 모아두니 비교하기 무척 쉬운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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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레바퀴 토기. 독특한 모양이 눈길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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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관가야 유물. 김해 일대를 중심지다. 고구려가 내려오기 전 전기 가야연맹을 주도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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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가야 유물. 고령 일대가 중심지다. 고구려가 내려온 후 후기 가야연맹을 주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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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가야 금동관. 아직도 금빛이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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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가야 유물. 고성, 사천 일대가 중심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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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라가야 유물. 함안 일대가 중심지다.)
뒤로 가면 더 화려해진 가야 유물이 나오기 시작한다. 경주 금관을 연상하게 하는 금동관, 금귀걸이, 화려한 고리자루칼 등 찬란했던 고대 가야의 위상을 알게 해준다. 이런 유물을 보면 가야 문화가 백제나 신라의 화려한 문화에 절대 뒤지지 않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뒤이어 가야 문화의 진수라고 할 수 있는 가야 토기가 보인다. 사실 임시전시라 유물이 조금 적은 게 아쉽지만, 그래도 절대 후회하지 않을 것 같다. 나중에 정비공사가 끝나면 다시 찾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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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귀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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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동관. 부산 복천동 고분군에서 나왔다. 여기도 조만간 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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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리자루칼. 화려한 장식이 눈에 띄는 유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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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야의 여러 장신구. 신라와 비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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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야 토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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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기 왕국다운 가야의 철갑옷.)
빅물관을 나와 뒤로 가면 옥외전시장이 나온다. 박물관에서 전시실보다 중요한 것은 옥외전시장이라 자부하는데 여기는 조금 실망했다. 있는 거라곤 작은 고인돌과 석실분인데 다른 박물관은 부피가 큰 여러 걸작이 옥외전시장을 차지하고 있는 것에 비하면 너무 빈약했다. 물론 박물관에 오는 것 자체가 큰 석불이나 석탑에겐 고역이겠지만. 정비공사도 그렇고 옥외전시장도 그렇고 약간의 아쉬움을 남긴 채 뒤로 빠져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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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실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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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실분과 작은 고인돌.)
박물관이 보통 그 지역의 주요 유적과 가까운데 국립김해박물관 역시 박물관 뒷길로 나가면 바로 구지봉으로 이어진다. 누구나 다 들어봤을 가야가 시작된 구지봉 설화가 어린 곳이다. 박물관은 정비공사가 끝난 후 꼭 찾으리라 마음먹고 다음 목적지인 구지봉을 향해 발걸음을 옮긴다.
-여정- (2014. 2. 20. 木)
김해 시민의 종→→ 유하리 마애불→ 국립김해박물관(교육관, 가야누리)→ 국립김해박물관 옥외전시장(석실분, 고인돌)
새롭게 펼쳐라!
羅新
첫댓글 학생은 본관이 어딜까?
김해에서 라져 나왔다는 경주? ^^
경주김씨 영분공파입니다.^^
ㅎㅎ 그럴 줄 알았지...
자네와 나는 같은 흉노의 후예?
난 계림군파일세. ^^
누가 그러더군요.
"놀아도 박물관에서 놀아라"라구요.
나신님이 세세하게 소개해주신 김해박물관의 자료들 감사히 잘 보았습니다~ㅎ
나중에 보수가 완료되면 꼭 찾아가주세요. 유물이 많지 않아 조금 아쉬운 편입니다.^^
에구~3년전 가봤는데 옥외전시장을 왜 놓쳤을까;;
박물관규모가 생각보다 아담하데요. 기차시간 기다리는 동안 둘러보기에는
안성맞춤이긴 했는데 나신군 말처럼 유물이 많지않아 아쉽던..
박물관이라기보다는 훌륭한 휴식공간이라는 느낌이 강했던 기억이 납니다.
기회되면 또 가보고 싶네요. 잘보았습니다~^^
경주에 익숙해져서 그런가? 다른 지역에 가니 유물이 없는게 조금 이상하게 느껴지더군요. 김해는 박물관보단 다른 유적들이 더 인상적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