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구보타 슬러거 T9S 십자웹 ^^

[야구멘토]

  '2010년 한 해는 구보타 슬러거의 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특히 구보타 슬러거의 내야수용 글러브들은 사회인야구선수들에게는 최고의 매물이었던 것 같습니다. 미즈노프로 이치로가 외야수들의 로망이었다면 구보타 십자웹 T9(T9S)은 내야수들의 로망인 글러브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각설(却說하고 본론으로 들어가겠습니다.

  '2010년 12월 16일(목) 오후에 이재형 팀원과 함께 구미 AFB(ALL FOR BASEBALL, 야구를 위한 모든 것, http://cafe.daum.net/AFB)매장에 들러 하창우 코치님께 글러브 '컴파운딩'과 '오일링' 작업에 대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지난 번에 글러브 구매 건으로 찾아 갔을 때도 야구용품에 대해 상세한 정보를 제공해 주셨는데 이번 방문에도 밝게 맞아 주셔서 감사했습니다.

  무엇보다 사회인야구선수들이 고가의 장비를 사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자신이 직접 자신의 장비를 소중히 생각하고 깨끗이 손질해서 오래도록 사용할 수 있도록 관리할 수 있는 정신을 가져야 한다는 말씀이 뜻깊었습니다. 포지션별로 유용한 글러브가 있고 왜 그런 글러브가 그 포지션에 최적화되어 있는지, 도대체 어떤 기능을 하는지도 잘 모른 채로 고가의 장비에만 매료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저 역시도 한 동안 그 늪에서 헤어나지 못했고 아직도 여전히 글러브 사진만 봐도 "아~~~ 저 글러브 한 번 껴 봤으면 하는 생각이 앞서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인간의 물욕, 아니 탐욕인 것 같습니다. 물론 자신이 능력이 된다면 건강을 위한 건전한 취미(야구)를 위해 투자를 하는 것은 아까운 일이 아니라 생각합니다. 

  "명필이 붓을 탓하랴."란 말이 있듯이 야구장비가 좋지 않아 야구를 못한다는 소리는 들어보지 못했습니다. 테니스공에 나무막대기라도 하나 잡고 야구를 했던 시절을 떠올리면 지금 사용하는 장비는 엄청난 고가의 장비란 생각을 합니다. 장비보다는 야구실력이 우선 되어야 하고, 야구실력이 우선 되려면 그만큼 기본기에 충실하기 위해 끊임없이 야구이론과 자신의 신체를 가장 효율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메커니즘 대해 알아야만 합니다. 또 그런 것을 바탕으로 해서 체계적인 반복 연습을 통해 시뮬레이션에 숙달되어 있어야 합니다. 그런 다음에 자신의 실력을 한층 더 성장시켜 줄 수 있는 좋은 장비를 찾으시는 것이 정도(正道)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좋은 장비를 구매하셨으면 자신의 장비를 깨끗이 사용하면서 관리할 수 있는 기본적인 것들을 배우셔야 합니다. 그 첫 번째가 바로 경기 직후 바로 야구장비를 손질하는 습관을 가지는 것입니다. 운동을 하고 지친 몸을 이끌고 바로 야구장비를 손질하는 것이 쉽지는 않겠지만 처음부터 습관들이기 나름인 것 같습니다. 이제부터 그 첫 번째인 야구 글러브 손질하기를 한 번 살펴 보도록 합시다.

※ 글러브 DIY(Do it yourself) 1편 _ 구보타 슬러거 내야수용 T9S 11.5inch

전자저울에 올려 구보타 슬러거 T9S의 무게를 실측했습니다. 보시는 바와 같이 '470g'이 나왔습니다.

정말 내야수들이 조작하기 편한 무게감인 것 같습니다. 가볍고 길이 잘 들어 있어 '들어와' 글러브였습니다.

하지만 캐치볼을 할 때 컴파운드가 굳어 버려서 글러브의 외피와 내피가 동떨어져 있는 느낌을 받았던 글러브였습니다.

이제부터 대수술이 시작됩니다.

먼저 글러브 상태를 확인하고 마취를 했습니다.

오일을 먹이지 않아 푸석푸석한 가죽의 표면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손바닥의 제방끈부터 하나하나 풀기 시작했습니다.

    

제방끈을 모두 풀고 끈피를 제거한 후에 글러브의 속을 구경해 보니 위 사진과 같은 상태였습니다. ㅠ.ㅠ

컴파운드는 오간 데 없고 그 흔적만 덩그러니 남아 있었습니다. 자세히 들여다 보니 컴파운드가 다 굳어서 한 쪽 귀퉁이로 몰려 가 있지를 않나, 심지어 손가락 부위까지 덩어리져 밀려 올라가 있었습니다.

끌개를 이용해서 내피에 흡착되어 있는 뭉쳐진 컴파운들 일일이 다 끌어 냈습니다. 하창우 코치님은 혼자서 하시니깐 여간 힘든 일이 아니라고 하셨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혼자서 글러브의 내·외피를 한꺼번에 잡고 끌어 내려고 하면 손이 모자라죠. 이번에는 한 사람이 글러브 한 쪽을 잡고 공간을 넓힌 다음에 시야를 그늘지지 않게 해서 작업을 해 좀 편하게 했습니다. 그래도 내피에 덩어리져 붙은 컴파운드가 제대로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내피의 표면을 깨끗이 정리한 다음,

    

일정한 양의 컴파운드를 내피에 골고루 발랐습니다. 가죽의 두 면이 잘 접합할 수 있도록 세밀하게 발라줘야 합니다.

  그런 다음에 글러브 끈피를 다시 정위치 시켜야 합니다. 그냥 봤을 때는 글러브 끈피를 끼우는 것이 쉬워 보였는데 막상 하라고 하면 굉장히 헷갈릴 것 같았습니다. 끈피를 끼우는 손동작이 정말 예술이었습니다. 오랜 시간 글러브를 만지시다 보니 정말 '달인'의 손놀림이었습니다. 옆에서 지켜 보면서 그냥 막 끼우는 것처럼 생각했었는데 실제로는 글러브의 밸런스를 잡아야 하기 때문에 어떤 부분을 더 당기고 덜 당기고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누구나 글러브 끈피를 끼웠다 다시 끼울 수는 있습니다만 각 포지션에 특화된 글러브의 밸런스를 맞추는 일은 한 두번의 작업으로 익힐 수 있는 것은 아니라 생각합니다. 수 백개 이상의 글러브를 뜯어보고 복원하면서 엄청난 시행착오를 거쳤기 때문에 능숙하게 밸런스를 맞출 수 있지 않나 싶습니다. 나름의 노하우를 하루 아침에 배울 수는 없겠죠. 옆에서 지켜 보면서 '경험보다 값진 교육은 없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제부터는 끈피를 끼우는 과정을 연속된 사진으로 보시겠습니다.

  끈피의 끝부분을 클립같은 것으로 구멍을 냅니다. 동그랗게 난 작은 구멍에 바늘에 실을 꿰 듯이 휴대폰 고리 모양의 끈피 끼우는 도구로 끈피와 도구를 연결합니다. 그런 다음에 글러브에 나 있는 구멍에 순서대로 끈피를 끼웁니다. 계속해서 끈피 끼우는 과정을 보시겠습니다.

    

가위 손잡이 부분에 보이는 도구가 바로 끈피를 연결하는 바늘과 같은 도구입니다. 끈피를 끼울 때 굉장히 유용한 도구입니다.

이 작업은 실제로 바느질을 많이 한 여자들이 더 잘 할 것 같습니다. 익숙한 손놀림으로 한 땀 한 땀 정성들여 끼웠습니다. ^^

    

    

달인의 손놀림은 정말 스피드합니다. 금세 끈피 작업을 마무리 지었습니다.

글러브 길들이기를 할 때마다 이 작업을 하시니 손이 제대로 남아 나질 않습니다.

혼자서 오더 글러브도 끈피를 다 풀어서 오일링을 하고 이렇게 끈피 끼우기 작업을 다 하니 글러브를 하나 만드는 공정을 하는 셈이죠.

이리하여 구보타 슬러거 내야수용 T9S가 수술을 무사히 마쳤습니다.

중간에 촉촉한 보습효과를 위해 화장(오일링)도 좀 했습니다. 처음보다 더 선명한 색상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푸석푸석하던 가죽이 고탄력이 되었습니다. 볼집도 컴파운드 작업을 한 후로 내피와 외피가 일체형이 되었습니다.

캐치볼을 할 때 중간에 두 가죽 단면이 붕 뜬 것 같던 느낌이 완전히 사라졌습니다.

앞으로 '들어와' 글러브로 오래도록 주인님의 손에 사랑받을 글러브가 될 것이 확실합니다. ^^

        

이상 AFB 하창우 코치님과 함께 한 오일링, 컴파운딩, 끈피 끼우기 작업 공정이었습니다.

긴 글 읽어 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많은 사회인야구선수 여러분도 직접 자신의 글러브를 손질해서 사용할 수 있는 그날이 오기를 학수고대합니다.

[야구멘토]

하창우 코치님께서 손수 작업하시는 과정을 옆에서 지켜 보면서 사진으로 그 과정을 담아왔습니다. 작업과정을 지켜보면서 한 말씀 한 말씀 귀 담아 들었는데 정확한 정보를 전달한 것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

[여름특강]

그저 대단하다는 말밖에는 할 수 없네요 ㄷㄷ

[야구멘토]

새해 '福' 많이 받으시고, 부상 없이 즐야하시기 바랍니다. ^^ 관심 있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ㅎㅎ

[청년정신임[임성훈]]

야구 장비에 대한 마음가짐에 대해 잘 알 수 있는 글이었습니다.
제 글럽의 컴파운드는 스스로 할 수 있는 정도이지만 정작 제 글럽의 형태에 맞는 끈피의 밸런스 조정에는 신경을 못 썼네요. 이때까지는 무조건 꽉 당겨 맺는데... ㅠ.ㅠ 유용한 자료 감사히 읽었습니다.

[야구멘토]

별말씀을요. 저는 그저 AFB 하창우 코치님의 말씀을 듣고 전달한 정도인데요. ㅎㅎ 빨리 이런 용품관리문화가 사회인야구선수들에게도 제대로 전달되면 좋겠습니다. 부상 없이 즐야하시기 바랍니다. ^^

[AFB(하창우)]

멘토님!! 아~ 저리도 추리한 모습의 제 사진을..ㅠ 좋은 자료 잘 보고 갑니다. 2탄도 기대해요. ^^

[야구멘토]

장인들의 모습은 한결같은 것 같습니다. ㅎㅎ 작업하시는 모습이 아름답습니다. ^^ 2탄은 미즈노프로 K-KLUB, 3탄은 SH-leather로 준비할 예정입니다. 컴파운드의 기능에 관한 내용의 글도 올려야 하는 데 참 해야 할 일이 많네요. ㅋㅋ

[rocksinger(윤응철)]

좋은 글 잘 보고 갑니다..저도 제 글럽은 혼자 알아서 할 수 있을 정도로 공부를 해야겠어요..^^

[AFB(하창우)]

예, 열심이 하세요. ^^

[선영기]

오 3탄까지 준비하신겁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