三陟 未老 8경의 으뜸 " 近山 "
1. 일시 : 2009. 6. 4. 07 : 30 ~
2. 장소 : 삼척시 미로면 근산(近山)
3. 참석인원 : 30명(남 13 명, 여 17 명) - - - 새내기 2 명 (용정옥, 기미선님)
4. 다녀온 길 : 태백가든 ⇔ 중앙고속도로(횡성IC) ⇔ 새말IC ⇔ 영동고속도로(강릉IC) ⇔동해고속도로(동해IC) ⇔ 북평 ⇒ 도계.태백방향(38번국도) ⇒ 미로역 ⇒ 하거노리(하차) ⇒ 등산 ⇒ 삼척시 건지주공APT(승차) ⇒ 정라진 ⇒ 내려온 길 되돌아 옴
5. 등산코스 : 미로역(승차) ⇒ 하거노리 ⇒ 구방사 ⇒ 정상 ⇒ 건지APT
6. 오늘여정
○ 07:30 --- 태백가든 출발(횡성휴계소 경유) ○ 10:15 --- 미로역 도착 ○ 10:30 --- 하거노리 들머리 출발 ○ 10:50 --- 구방사 ○ 12:00 --- 정상 도착, 중식 및 휴식 ○ 12:55 --- 정상 출발(근산골 방향) ○ 14:20 --- 건지주공APT 도착 ○ 14:40 --- 정하동 해금횟집 도착(하산행사 및 휴식) ○ 16:20 --- 정하동 출발 ○ 17:05 --- 강릉휴계소(간식 및 휴식) ○ 19:30 --- 태백가든 도착(횡성휴계소 경유)
7. 근산 살펴보기
가. 개관
강원도 삼척시 미로면에 자리 잡은 근산(505m)은 미로 주민들이 자랑하는 미로 8경중에 하나이다. 이 산에서 흐르는 계곡물은 강을 건너는 나무다리가 오십 개나 있었다 하여 이름 붙여진 오십천에 합류하며, 삼척에서 바라보면 마치 우산을 펼쳐 세워 놓은 형상을 하고 있어 건산이라고도 불린다.
우리 도를 지나는 백두대간 동쪽 사면은 깎아지른 단애와 협곡을 이루고 있어 풍광이 뛰어난 곳이 많다. 그 중에는 아직 사람 손을 타지 않아 비경을 간직한 곳도 많은데 이 산도 그 중 하나이다. 동해바다를 끼고 있어 산과 바다를 함께 즐길 수 있다. '늙지 않는 땅'이라는 뜻의 未老面에는 경치가 아름다운 '미로8경'이 있으며 그 중 첫 번째 꼽히는 것이 이 산의 낙조다. 산중에는 구방사라는 절이 있는데 벼랑 끝에 선 요사 채와 산 이름을 낳게 한 아홉 석굴이 있다.
산의 정상은 삼척시 조비동, 건지동 그리고 미로면과 경계를 이루고 망대가 설치되어 있어서 봄, 가을 건조기 에는 삼척시에서 직원을 파견하여 산불감시를 하기도 하며, 군 헬기장이 만들어져 있어 군 작전용으로 이용되고 있다.
그리고 정상에 서면 동해바다가 시원하게 펼쳐지고 삼척시와 동해시가 내려다보인다. 근산 정상에 오르는 길은 진주초등학교 뒤 남산에서 시작하는 길, 근산동에서 오르는 길, 조비동에서 오르는 길 그리고 미로면 구방사 뒤로 오르는 길이 있으며, 정상에 오르면 삼척시가 한눈에 내려다보여 토요일, 일요일에는 많은 사람들이 즐겨 찾는다. 또한 산의 서쪽 중턱에는 구방사라는 절이 있으며, 절의 샘터는 수량이 많고 물맛이 좋아 산을 오르는 사람들이 즐겨 찾는다.
나. 주변 볼거리 - 삼척시 일원에 소재한 대표적인 몇 곳만 살펴본다.
□ 수로부인공원 - 삼척시 증산동 30-23번지 일원
해가사터인 임해정은 『삼국유사 수로부인전』에서 전하는 “해가”라는 설화를 토대로 복원되었으며, 문헌상 정확한 위치를 알 수 없으나 삼척해수욕장의 와우산 끝에 위치한 것으로 추정된다. 작고 조용한 증산마을의 아담함과 임해정 옆으로 펼쳐지는 해변 절경은 찾는 이의 마음까지 평온하게 한다. 또한, 사랑의 여의주 “드래곤볼”은 독특한 조각기법으로 구형표면에 표현함으로써 그 예술성이 뛰어날 뿐만 아니라 볼을 돌리면서 연인들의 사랑과 소망을 기원하는 의미 있는 기념비로 거듭나고 있다. 더욱이 해안절경과 더불어 동해시 소재의 추암 촛대바위를 가장 아름답게 볼 수 있는 장소로 사진촬영지로 유명하다.
〈 배경설화 〉
성덕왕 때에 순정공(純貞公)이 강릉태수(江陵太守)로 가는 도중 바닷가에서 점심을 먹고 있었다. 그 옆에 병풍 같은 바위벽이 있어 바다에 맞닿았는데 높이가 천 길이나 되었고, 그 위에는 철쭉꽃이 한창 피어 있었다. 공의 부인 수로가 그것을 보고 옆 사람들에게 "저 꽃을 꺾어다 바칠 자 그 누구뇨?" 하니 모시는 사람들이 모두 "사람이 발붙일 곳이 못 됩니다." 하고 사양하였다. 그 곁에 늙은 노인이 암소를 끌고 지나다가 부인의 말을 듣고 꽃을 꺾어 노래를 지어 바쳤으나 그가 어떤 사람인지 알지 못했다. 다시 이틀 길을 가다가 바닷가 정자에서 점심을 먹는데 용이 홀연히 나타나 부인을 끌고 바다로 들어갔다. 공이 기절하여 땅을 쳐 보았지만 아무 방법이 없었다. 한 노인이 있다가 "옛 사람의 말에 여러 사람의 입은 쇠도 녹인다 하였는데 지금 바다짐승이 어찌 여러 사람의 입을 두려워하지 않겠는가. 당장 이 경내의 백성을 불러서 노래를 부르며 몽둥이로 언덕을 두드리면 부인을 볼 수 있을 것이다."라고 하였다. 공이 그대로 하였더니 용이 바다에서 부인을 데리고 나와 바쳤다. 공은 부인에게 바다 속의 사정을 물었다. 부인은 "칠보 궁전에 음식이 달고 부드러우며 향기가 있고 깨끗하여 세상의 익히거나 삶은 음식이 아니더라."하였다. 옷에도 향기가 배어 세상에서 맡는 향기가 아니었다. 수로의 자색과 용모가 절대가인이어서 깊은 산이나 큰 못을 지날 때마다 여러 번 신에게 잡히었다. 여럿이 부른 해가의 가사는 이러하다.
<해가(海歌)의 내용>
龜乎龜乎出水路(구호구호출수로) - 거북아, 거북아 수로를 내놓아라. 掠人婦女罪何極(약인부녀죄하극) - 남의 아내 앗은 죄 그 얼마나 큰가? 汝若悖逆不出獻(여약패역불출현) - 네 만약 어기고 바치지 않으면, 入網捕掠燔之喫(입망포략번지끽) - 그물로 잡아서 구워 먹으리라.
□ 해신당공원 : 삼척시 원덕읍 갈남2리(신남마을)
삼척에는 동해안에서 유일하게 남근 숭배민속(男根崇拜民俗)이 전래되고 있는 마을이 있는데, 이곳이 바로 원덕읍 신남마을이다. 공원 내에는 해신당, 어촌민속전시관, 성 민속공원 등이 조성되어 있으며, 바다에는 애랑 낭자를 재현 하여 관광객들에게 새로운 흥미와 이색 적인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 비치조각공원 : 삼척시 정라동, 교동 새천년도로
비치조각공원은 새천년해안도로변의 주요 볼거리 중의 하나이다. 여름철은 물론 4계절 관광객이 찾아와 조각 작품을 감상하면서 휴식 및 더위를 식히는 장소로 인기를 높다. 또한 여름철에는 공원 내에 있는 야외무대에서 작은 음악회가 열리기도 하며, 특히 지하공간에 있는 "카페 마린데크"는 바다와 가장 가까이에서 차나 음료를 마실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데이트 장소로도 유명하다.
□ 환선굴 : 삼척시 신기면 대이리
대이리 동굴지대는 환선굴, 관음굴, 양터목세굴, 덕밭세굴, 제암풍혈, 큰재세굴 등 6개의 동굴이 분포하며 천연기념물 제178호 지정되어 있다. 이 가운데 1996년에 환선굴 내부 개발을 추진하여 석회동굴인 환선굴을 일반인에게 공개하게 되었다. 환선굴은 동굴 내부뿐만 아니라 덕항산, 촛대봉, 지극산, 몰미산 등으로 둘러싸여 수려한 산악 경관을 이룰 뿐만 아니라 굴피집, 너와집, 통방아 등 민속자료가 풍부하여 주변 일대를 대이리군립공원으로 지정하여 각종 편의시설을 개발하고 있다.
환선굴은 총연장 6.2km로 추정되는 동양 최대의 석회동굴로 해발 500m 지점의 산중턱에 위치하고 있으며, 폭 14m, 높이 10m의 아치형 동구(洞口)를 통해 다량의 동굴수가 유출되고 있다. 환선굴 내부는 국내의 다른 석회동굴에서 볼 수 있는 화려한 종유석은 물론 여러 단계로 형성된 2차 생성물들이 집적되어 있어 동굴의 생성, 성장, 퇴화의 과정을 관찰할 수 있다.
특히 중앙광장의 옥좌대와 동굴 입구의 만리장성 그리고 도깨비 방망이는 버섯형 종유폭포는 세계 어느 동굴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환선굴만의 자랑이다. 또한 환선굴 내에는 10여개의 크고 작은 동굴호수와 6개의 폭포가 분포하고 있어 통로를 따라 걷다보면 마치 지하계곡을 탐방하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된다. 특이하게도 환선굴은 바닥의 대부분이 종유석으로 이루어져 있고 직경 40m의 거대한 중앙광장은 수만 명의 인원을 일시에 수용할 수 있는 규모의 백사장이 펼쳐져 있다.
환선굴의 주 통로는 직경 15m이상의 공간을 유지하고 있어 그 웅장함은 다른 동굴과 비교할 수조차 없을 정도이며 천정에는 무수한 종유석 군이 매달려 있고 용식구와 용식공이 대규모로 발달되어 있고 곳곳에 천정으로부터 떨어지는 낙수가 신비로움을 더해준다. 환선굴은 연중 11℃의 기온을 유지하고 있으며, 천정과 벽면을 통해 스며드는 물방울의 양으로 사계절이 뚜렷하게 구분되며 천정과 벽면의 물방울은 쉽사리 떨어지지 않고 영롱한 빛을 발하여 금광을 방불케 한다.
환선굴 내에는 관박쥐, 노래기, 꼽등이, 꼬리치레도룡뇽, 소백옆새우, 플라나리아 등 24종의 동굴 생물이 서식하고 있는데 이들 중 박쥐, 도룡뇽, 노래기, 곱등이는 개방구간에서도 쉽게 관찰할 수 있다. *
규모 : 총연장 6.2㎞ / 개방구간 1.6㎞ / 입구 폭 14m / 높이 10m, 내부 20~100m / 높이 20~30m * 기온 : 10℃ ~ 15℃
〈 환선굴의 유래와 전설〉
먼 옛날 대이리 마을의 촛대바위 근처에 폭포와 소가 있어 아름다운 한 여인이 나타나, 목욕을 하곤 했다. 어느 날 마을 사람들이 쫓아가자 지금의 환선굴 부근에서 천둥 번개와 함께 커다란 바위더미들이 쏟아져 나오고 여인은 자취를 감추었다고 한다. 사람들은 이 여인을 선녀가 환생한 것이라 하여, 바위가 쏟아져 나온 곳을 환선굴이라 이름 짓고 제를 올려 마을의 평안을 기원하게 되었다.
여인이 사라진 후 촛대바위 근처의 폭포는 물이 마르고 환선굴에서 물이 넘쳐나와 선녀폭포를 이루었다. 쏟아져 나온 바위는 지금의 환선굴 가는 길목에 남아있고 바위더미 위에는 산신당이 지어져 있다. 또한 한 스님이 도를 닦기 위해 환선굴로 들어갔으나 되돌아 나오는 것을 본 사람은 아무도 없었으며 사람들은 이 스님 또한 환선이라 하였다. 스님이 짚고 왔던 지팡이를 산신당 앞에 꽂아 두었는데 지금의 엄나무가 바로 그것이라고 전해지며 환선굴 내에는 스님이 기거하던 온돌 터와 아궁이가 고스란히 남아있다.
□ 대금굴 : 삼척시 신기면 대이리
대금굴은 인근에 있는 환선굴, 관음굴과 비슷한 시기에 형성되었던 것으로 조사되었으며, 과거 동굴입구의 미노출 등으로 동굴의 접근이 불가능 했었으나 삼척시의 장기간 탐사 노력에 의하여 세상에 알려지게 된 새로운 동굴로서 동굴내부에는 종유석 등 동굴생성물이 잘 발달되어 있으며 사람들의 손길이 닿지 않아 보존 또한 잘 되어있는 동굴자원으로 특히 지하에는 근원지를 알 수 없는 많은 양의 동굴수가 흐르고 있고 여러 개의 크고 작은 폭포와 동굴호수가 형성되어 있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주변 환경과 조화를 이루는 생태공원조성, 국내최초 모노레일을 타고 동굴내부 140m지점까지 들어가는 이색적인 체험과 비지터센타 에서는 동굴문화재의 중요성을 홍보하는 공간으로 자리 잡게 되는 등 새로운 관광명소로 부각되고 있다.
〈동굴내부 형태 및 지역별 특성〉
1) 인공터널 지역 - 140m의 수로형 인공통로 구성 - 모노레일 진출입로 2) 폭포 및 광장지역 [내부 상세도 첨부] - 높이 8m의 거대폭포 형성 - 모노레일 동굴내 승강장 3) 종류석 지역 - 휴석소, 막대형 종유석, 베이컨 시트, 동굴방패, 동굴진주, 기형 종 류석, 곡석 등 다양한 종류의 동굴 생성물 분포 - 동방을 중심으로 다양한 형태의 종유석 발달 4) 호수지역 - 연장 60m와 30m 수심 8~9m의 동굴 호수 발달 - 연장을 알 수 없는 지역으로부터 동굴수 용출
□ 구방사
대웅전 전경
강원도 삼척시 미로면(未老面) 상거노리에 있는 사찰. 태고종 계통의 사찰로서, 근산(近山:505m) 서편에 있다. 벼랑 끝에 작은 규모의 요사채가 서 있고, 그 앞의 좁은 길을 지나면 석간수가 있으며, 절 뒤에 9개의 방으로 된 석굴이 있어 구방사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석굴 중 제일 큰 방에서는 맑은 샘이 솟아난다. 《신증동국여지승람》에 “근산 꼭대기에 근산사가 있는데 세간에서는 대천왕사라고 하고 고을 사람들이 봄가을에 제사를 지낸다”라는 기록이 있으나, 없어졌다. 이후 지역 주민인 이기호가 재건하였으며 남동호가 중창하였다. 지역 주민들은 '근산의 낙조(落照)' 등과 함께 미로 8경으로 꼽는다.
□ 죽서루 : 삼척시 성내동 9-3
이 누각의 창건연대는 정확히 알 수 없으나 고려 때 학자인 이승휴가 고려 원종 7년(1266) 서루에 올라 시를 남겼다는 기록으로 보아 그 이전에 창건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누 동쪽 죽림에 죽장사가 있어 죽서루라 불렀다 하고, 또한 누 동쪽에 명기 죽죽선녀의 집이 있어 죽서루라 하였다고도 한다. 그 후 조선 태종3년(1403) 삼척부사 김효손이 중창한 이래 10여 차례의 중수를 거쳐 현재에 이르고 있으며, 이 누의 남쪽에는 별관인 연근당 등이 있었다 한다.오십천 층암절벽 위에 세운 이 누는 자연암반을 초석으로 삼고 암반 높이에 맞춰 길고 짧은 기둥을 세운 5량 구조의 팔작집으로 공포에서는 익공계수법과 다 포계수법이 혼용되었다. 천장의 구조로 보아 맞배집이었을 가능성도 있어 조선 후기까지 여러 번의 수리로 많은 변형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서액 중 “제일계정”은 현종 3년(1662) 부사 허목이 쓴 것이고, “죽서루”와 “관동제일루”는 숙종 37년 (1711) 부사 이성조가 썼으며, “해선유희지소”는 헌종 3년(1837) 부사 이규헌이 쓴 것이다. 이 밖에 숙종(1674 -1720년), 정조 (1776 -1800년)와 율곡 이이(1536 -1584) 등 많은 명사들의 시액이 걸려 있다. 두타산의 푸른 숲, 굽이쳐 흐르는 오십천 기암절벽 등과 어울려 절경을 이루고 있다.
8. 등산기행
들머리에서 기념촬영
6월 첫 주 산행계획을 살펴보니 근산이었다. 이름도 생소하고 감이 잡히지 않을 뿐 아니라 궁금한 점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먼저 산림청 선정 100대 명산 순위를 살펴보았지만 순위 안에 들지는 않았다. 그 안에 들지 않는다 하여 소홀히 한다거나 업수이 여기는 것은 아니지만 近山에 대한 정보를 미리 알아보는 것이 사전준비 과정의 선행 조건이기에 인터넷 여기 저기를 돌아다니며 근산을 비롯한 주변의 볼거리를 살펴보았다.
강원도 영동지역 남단에 위치한 그다지 높지 않은 산이지만 아기자기한 맛이 있을 것으로 기대가 됐다. 더욱이 근산의 낙조를 미로 8경으로 꼽는다니 구미가 당겼다. 비록 하루의 일정으로 위에 열거한 볼거리를 두루 살필 수 는 없겠지만 웬만큼 정보를 익혀 두었으니 지금까지 들려 보지 못한 곳은 이 지역 방문 기회가 닫는 대로 답사해 보리란 생각이었다.
인근의 두타산(1,353m), 청옥산(1,404m), 초록봉(동해,531m)은 몇 년 전 이 지역 출장 시 새벽시간을 이용하여 올라 본 경험이 있기에 아마도 산세나 주변 조망은 유사하리란 느낌이지만 계절과 시간대가 다르고 탐방 환경이 다르니 만큼 그 느낌도 엄청나게 다를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똑같은 산을 반복해서 오르고 또 올라도 그 때 마다 느낌이 다를진대 처음 접하는 근산이야 말로 무엇인가 새로운 맛을 음미할 수 있으리라 본다. 산행 다음날은 서울에 예약된 일정이 있기에 신청을 바로 하지 못하고 눈치만 살피다 맨 마지막으로 이름 석자를 올렸다. 오늘은 이러한 기대 속에 동행하지 못하는 우리집 칭칭이(?)를 홀로 남겨둔 채 무거운 발걸음으로 집을 나섰다.
아침 07:30에 태백가든을 출발한 버스는 약 3시간여 남짓 달린 끝에 미로역에 도착했다. 하차하여 진로를 정하였지만 따가운 오전 햇살이 만만치 않은데다 그늘이 없는 포장길을 3Km정도 올라야 구방사에 도착할 수 있는 상황이라 버스 운행이 가능한 구간까지 차량으로 이동하기로 하고 다시 승차했다.
하차한 곳이 전혀 감을 잡을 수 없는 지역이라 여기 저기 살피다 보니 하거노4리 라는 이정표가 눈에 들어왔다. 지명에 얽힌 사연이야 어떻든 어감이 어색하게 느껴졌다. 여기서부터 들머리에 들었지만 시멘트 포장길이 또 거슬린다. 발걸음을 통해 느껴지는 감이 발목과 무릎에 무겁게 느껴졌기 때문일 것이다. 산행에서 가장 거부감을 느껴왔던 것이 바로 오늘과 같은 불규칙한 포장길을 만났던 때인데 아마도 저 혼자만의 생각은 아닐것이란 느낌이다. 약 20여분 남짓 오르니 이마에 땀방울이 맻이기 시작하였고 어느새 구방사 경내에 진입하였다.
구방사 대웅전 전경
벼랑에 석축을 쌓아 지은 절의 규모가 적고 절터가 좁아 하필이면 왜 이런 곳에 자리 잡았을까 하는 의구심이 생겼다. 절의 규모로 보아 행길에서 절 입구까지 급경사 구간에 이정도의 포장길을 개설하는데도 많은 어려움이 있었을 것이란 느낌이다. 경내 여기 저기를 살펴도 등산로를 찾을 수 없었다. 앞서 도착한 일행들도 더 진행을 못하고 우왕 좌왕하는 사이 후미 일행과 여기서 합류했다.
요사채 우측에 있는 석간수로 오장육보가 시원하게 갈증을 푼 다음 구방사의 이름을 낳게한 9개의 석굴을 찾아 보려고 살펴 보았으나 절 주변에서는 찾을 수 없어 스님에게 여쭤 볼까하다가 너무 지체될 것 같아 그냥 지나쳤는데 아쉬움으로 남는다.
구방사에서 정상가는 길
스님의 안내를 받아 급경사 구간에 설치된 시멘트계단을 오르니 목재 계단 설치공사가 한창이다. 여기서부터 시작된 깔딱이 보통이 아니다. 전날 내린 비에 진흙과 바위가 젖어 미끌리는데다 워낙 착지가 불안전하여 조심 조심 오르느라 일행들의 동작이 예상보다 늦어졌다. 암반 구간은 석회석질로 깔려있었지만 디딜자리가 비교적 괜찮은 편이었는데 물먹은 석회석이 그렇게 미끌릴 줄은 미쳐 몰랐다.
이 구간에서 적응을 하지못한 후미그룹 일행중 일부가 발길을 돌려 하산하였는데 안타깝기 그지 없었다. 더욱이 오늘 오랜만에 나오신 이웃 아주머니들이기에 후미에서 잘 안내해 보려고 마음을 가다듬고 있던차에 갑자기 동행할 일행이 없는 외로운 후미가 되어버렸으니 허전함과 함께 맥살이 탁 풀렸다.
오늘 등산로는 사람의 손길이 닿지않은 자연 그대로 보존되고 있어 좋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초입에서 공사가 시작된 것을 보면 오래가지 아니하리란 느낌이다. 전날 근래 보기 드물게 요란스러운 천둥과 번개를 동반한 비가 내린 관계로 울창한 관엽수림에서 풍기는 기운이 더욱 싱그러웠고 여기에 흠뻑 젖어 1시간 반쯤 오르다보니 12:00경에 싱겁게 정상을 맞았다.
근산 정상 모습
정상에는 척주산악회 기둥표석이 있었지만 초라한 모습으로 보여졌다. 더욱이 오름구간에서는 갈림길이 없어서인지는 모르겟으나 이정표를 볼 수 없었는데 정상에서 구방사(1.4Km)방향과 근산골(0.5Km)을 안내하는 이정표 하나를 본 것이 전부였다.
근산의 유일한 이정표
더욱이 이지역이 여러해전 큰 산불로 피해를 본 지역 답게 높게 설치된 산불감시 초소가 위용을 뽐내고 있었는데 삼척시와 동해시 일원이 한눈에 들어왔다. 오늘 날씨가 상당히 좋았는데도 불구하고 동해안 바다 조망이 시원치 않았다. 앞서 예고한 대로 일출경이 장관이라 했었는데 우뚝 솟은 주봉의 주변 환경에서 그럴만한 곳이구나 하는 감이 잡혔다.
점심식사 장면
정상 부근 그늘 깊은 안부에서 옹기 종기 모여앉아 즐거운 점심식사 시간을 갖었는데 오랜만에 서두르지않고 여유있게 점심을 먹으며 갖가지 정상주를 나눈 하루로 기억되리라 본다. 산중 가요무대
오늘 일정에 여유가 있어서인지 점심식사가 끝나고 곧 바로 하산하지 않고 회장님의 제의로 깜짝 이벤트 행사가 있었다. 회장님의 사회로 근산 정상 특설무대에서 개최된 노래자랑 시간에서는 “모산사진방”에서 그 분위기를 살펴 볼 수 있듯이 흥겨운 몸짓과 함께 애창곡을 불러 산중 가요무대의 분위기가 무르익었고 모두가 하나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당초 구방사 방향으로 하산할 예정이었는데 근산골 방항으로 내려와 건지주공아파트까지 하산하기로 일정을 바꿨다. 올라오는데 1시간 반정도 소요되었으니 내려가는데는 넉넉잡아 1시간이면 충분할 것으로 보아 너무 짧다는 생각이 들었고 일부 오름 구간에 미끌림이 심하여 안전사고 예방 차원에서 공감이 갔다.
근산골 방향 하산길....
그러나 막상 하산을 시작하고 보니 작난이 아니었다. 경사도 경사려니와 오를때와 마찬가지로 착지가 불안하고 미끌림이 심하여 엉덩방아를 찧는 일행들이 있는가 하면 스틱을 아예 접어 배낭에 수납하고 이 구간에 설치된 로프에 대롱 대롱 매달리다 시피하여 하산할 지경이었으니 가히 짐작이 가리라 본다.
산딸기 군락지에서....
곧이어 삼척시 일원이 훤히 내려다 보이는 구간에 이르니 경사가 났다. 등산로 좌우에 산딸기 군락지가 끊임없이 산재해 있었던 것이다. 처음에는 일부 일행이 한 손으로 따드시기 시작하더니 너나할 것 없이 산딸기 밭으로 들어가 체면을 접어두고 양손으로 산딸기 채취에 분주하시다. 이를 어쩌나! 아예 내려갈 생각을 않는다. 아직 덜익어 새콤한 맛이 났지만 그런대로 먹을만 했다. 아마도 그 순간만은 동심으로 돌아간 느낌이었으리라 본다.
우발상황에서의 응급조치...
이 구간을 통과하면서 보기 드문 사고가 발생했다. 일행중 한분의 등산화 앞부분 밑창이 이탈하였으니 얼마나 황당하고 당혹스러웠겠는가? 언제나 자상하신 고문님께서 손수 응급조치를 해 주셨는데 그 방법 또한 기똥찼다. 배낭에서 칼을 꺼내시더니 칡넝쿨을 적당히 절단하여 얽어 매 주셨는데 종착지까지 무사히 하산할 수 있었다. 역시 경험많으신 고문님의 굿 아이디어에 박수를 보낸다. 장본인의 입장에서는 좀 쑥스런 사안이겠지만 예상치못한 상황에서의 응급처치 요령과 아름답게 보였던 당시의 모습을 함께 연상해 보시기 바란다.
근산 정상 원경
약 1시간 반 남짓 내려오니 아파트단지 입구에 버스가 보인다. 오늘 경험한 근산은 예상했던 기대에 다소 못미치는 산으로 기억하고 싶다. 주변 자연경관이 빼어났다거나 볼거리에서 깊은 인상을 받지 못했기에 그러하리라 본다. 구방사 주변의 9개의 석굴이나 정상에서의 시원한 조망이 있었다면 생각은 바뀌었겠지만 뭔가 좀 허전하구나 하는 느낌이 들었다.
해금횟집에서의 하산행사
오늘 하산행사는 삼척시 정하동41-225번지에 소재한 해금횟집에서 있었다. 바닷가를 접한 산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단골행사이니 만큼 미리 짐작한 대로다. 싱싱한 회를 안주로 분위기가 무르익었고 술잔이 오가고 자리를 옮겨다니며 정담을 나누다 보니 얼굴들이 붉그레하니 기분좋게 취기가 올랐다, 귀향길에서는 오늘도 변함없이 김정환님의 깔끔한 사회로 여흥이 이어졌고 강릉휴게소에서는 오늘의 마지막 이벤트인 수박파티로 분위기가 한층 고조되었다.
선녀들의 강릉휴계소 수박파티 공연
여기까지는 참으로 좋았다. 그러나 있을 수도 없고 있어서는 아니될 부끄러운 사안의 발생에 대해 생각해보고 또 생각해 봐도 답이 잘 안나온다. 그러나 각자 조금 양보하고 조금 손해 보고 산다는 마음가짐이 있었다면 여기까지는 오지 않았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이런 저런 착잡함 속에 평소보다 다소 이른 19:30에 무사히 하루일정을 마치고 출발지에 도착했다.
여러 가지 어려움 속에 수고해주신 회장님, 총무님 그리고 그밖의 모든분들게 깊이 감사드립니다. 특히, 오늘 간식으로 떡을 제공해주신 전 강원도교육청 권은석 교육국장님내외분께도 감사드립니다. 볼일이 있어 멀리 다녀온 관계로 하루의 일상 정리가 늦어 죄송합니다.
끝으로 어제는 마음도 착잡하고 동해바다를 접한 근산에서 하루를 열심히 살다 왔기에 “신경님”의 “동해바다” 시를 한편 읽으면서 많은 것들을 함께 음미해 보고 싶어 아래와 같이 소개합니다.
동해바다 / 신경님 시
친구가 원수보다 더 미워지는 날이 많다 티끌만한 잘못이 맷방석만 하게 동산만 하게 커 보이는 때가 많다 그래서 세상이 어지러울수록 남에게는 엄격해지고 내게는 너그러워지나보다 돌처럼 잘아지고 굳어지나보다
멀리 동해바다를 내려다보며 생각한다. 널따란 바다처럼 너그러워질 수는 없을까 깊고 짙푸른 바다처럼 감싸고 끌어안고 받아들일 수는 없을까 깊고 짙푸른 바다처럼 감싸고 끌어안고 받아들일 수는 없을까 스스로 억센 파도로 다스리면서 제 몸은 맵고 모진 매로 채찍질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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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주관적인 소견에 따라 정리한 하루의 일상이기에 부족한 점 많으리라 봅니다. 표현이 적절하지 못하거나 잘못된 정보에 대해서 고견을 주시면 바로 잡겠습니다. 급한 볼일이 있어 다녀와서 정리하다보니 좀 늦었습니다.
언제나 좋은글로 산행후기 올려 주심에 감사드리고 * 동해바다 *시를 음미하여 봅니다.
올릴때 들어와 계시는걸 알았는데 바로 읽으셨네요... 감사합니다. 영양가 없이 잡동사니만 올려 놔서 죄송합니다.
새내기는 용정옥님과 기미선님입니다ㅎㅎㅎ 언제나 그렇듯이 좋은 후기에 감사를 드리고 돌발의 의구심? 부끄러운 단면에 모습을 보면서 나도 스스로 덕이 부족함에서 빚어지는것은 아닌지 내 자신에게 되묻고 있습니다, 우리 모두님들 아마도 모두가 성장하는 과정이라고는 볼수 없는것 서로 사랑하고 보듬어주는 미덕이 있었으면 합니다, 모두 모두 이런 모습이 새롭게 성장하는데 초석이 되였으면 하구요, 끝으로 권은석국장님 떡 맛있게 들었습니다!
새내기님들 죄송합니다. 즉시 수정했습니다. 그래도 성장과정의 일면으로 보고 싶구요 성장의 초석이 되기를 기대하겠습니다. 수고많으셨습니다.
좋은글 감사...서로가 조금씩 양보하고...나 하나만이라도 참고 인내하자는 마음만 있다면 좋으련만....
담주 무학산에서 좋은 추억 맹글자구요.....
즐거운 시간뒤에 불미스러운 일이 있었다니 마음이 착잡합니다..... 올려주신 시를 읽으며 자신을 되돌아 봅니다.. 남에게는 엄격하고 자신에게는 너그럽지 않았는지를~~~~ 바쁘신중에 여러사람들을 위하여 후기글 까지 올려주심에 감사드리고 잘 읽고 갑니다...
금방 댕겨 가셨군요. 잘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카페가 활기를 찾는 것 갔습니다....
바쁘신 가운데에서도 근산 주변에 대한 자세한 정보까지 재미와![즐](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12.gif)
거움을 가미한 후기에 늘 감동입니다![!](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54.gif)
![!](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54.gif)
석굴 구방이 절 바로 뒷편에 있는 것 같았어요..소로가 보이긴 했는데 잘 모르니까 ![그냥](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_3.gif)
지나치면서 내내 아쉬움으로 남네요... ![쵝오](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15.gif)
아.~~ 구방이 대웅전 뒷편에 있었군요... 스님한테 물어 볼려하였지만 후미에서 넘 처지는 것 같아서 걍 지나쳤는데 아쉬움이 많습니다....
원실장님! 참 수고많으셨습니다. 후기쓰신 끝말에 언급했으니... 아직도 착잡한 마음이 가시질 않네요. 어느자리에서나, 항상 남을 배려해주는 마음.... 특히, 같이 산행하는 사람들은 더욱, 그렇기 때문에 아쉬움이 많이 남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모두잊고 용기를 냅시다. 파이팅! 파이팅!
방문해 주시고 격려해 주심에 항상 감사하고 있습니다. 말씀 주신대로 남을 배려하는 마음을 가지고 모두가 하나되도록.... 파이팅입니다.
원실장님 산행후기에 감사합니다 이제는 웃는거야 실짱님!!! ~~지금도 착잡한 마음이면 큰게 푸 하`하하하하 2분만 웃으세요 마음이 평온합니다 서로 서로 보듬어 주세요 ~~
단비님이 웃으라니 옷어 볼꺼나 푸~~ 하~~ 하~~ 진작 웃어 제칠걸 ~~~~ 모두님들 다 같이 푸 ~~ 하하하하하 ~~ 감사합니다.
불안하고 착잡한 마음으로 카페문을 열고 이방 저방 들려보구 후기방에 왔더니 실장님의 후기글과 모두산악회를 사랑하시는 님들의 댓글을 접하니 맘이 한결 가벼워 집니다 실장님 바쁜일상속에서 빠짐 없는 후기 넘 감사드려요.. 글구 산행참석 인원 남자 13명 여자 17명이였습니다~~~
오전에 다녀 가셨네요.... 쓰잘때 없이 언급을 해서 여러분들께 심려를 끼쳐 죄송합니다. 다 잘 해보자는 의미로 양해를 구합니다....
섬세하신 산행후기 잘보고 갑니다. 함께 하지 못하여 아쉬운데 넘 감사 합니다.
안녕하세요. 방문해주셔서 잘 보셨다니 넘 감사합니다. 재미있고 알차게 구성해보려고 하는데도 부족한 점이 넘 많습니다. 시간 나시는 대로 함께하시기를 소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