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8월2일(목)
유래가 없었던 폭염이 한반도를 강타하고 있다.
부지런히 서두르면 한 곳이라도 더 볼 수 있건만, 게으른 자는 어쩔 수가 없다.
12시40분에 출발, 신대구고속도로 삼랑진IC로 진입했다.
고속도로는 그리 붐비지 않는다. 대구시내를 돌아서 중앙고속도로로 변경하였다.
동명휴게소에서 잠시 쉬었다. 14시10분이다.
<2박3일 여행한 곳>
남안동IC에 나와 안동방향으로 가다가 우측으로 이정표가 인도하는대로 따랐다.
고운사(孤雲寺) 가는 길은 한적하다.
고운사 들어가는 길에 공원이 잘 조성되었지만 아직은 초라하다.
조성한 지 그리 오래된 것 같지않다.
고운선생의 기념관도 한옥으로 크게 지었지만 관광객은 보이지 않는다.
기념관 맞은편 정자에 왠 처녀귀신이?! 순간 놀랐다.
<은행나무길, 가을엔 좋겠다. 사진 우측에 고운기념관이 있다>
<조계종 14교구본사 고운사>에서 1시간20분 가량 시간을 보냈다.
교구본사라 절의 규모가 클 것이라 생각하였지만 절은 그리 크지않다.
또한 뭔가 어수선한 분위기이다. 1990년대 초반에 지어진 대웅보전은 홀로 거대하다.
(본 카페, 절을 찾아서.....등운산고운사 편 참조)
<고운사일주문인 조계문>
17시 출발. 들어왔던 길로 다시 나가야 한다.
안동시내를 지나서 호젓한 산길을 달려야 한다.
<봉정사(奉停寺)> 가는 길엔 카페가 여럿 보인다.
문재인대통령이 여름휴가 때 다녀간 절이며 유네스코산사문화재로 등재된 절이다.
(본 카페, 절을 찾아서......천등산봉정사 편 참조)
<봉정사 일주문>
17시40분에 도착하여 경내를 둘러보고 18시40분에 출발하였다.
시간적으로 서안동IC로 가는게 빠를 수 있지만 국도를 이용하였다.
영주시 풍기읍, 풍기IC 못미처 고구마빵을 파는 곳이 있어서 들렸다.
정자에게 줄 선물과 저녁대용으로 빵을 샀다.
<고향, 마차초등학교>엔 8시40분에 도착하였다.
저녁을 먹고 있는 중이다. 아뿔싸~!
그래도 친구들과 저녁식사, 강냉이, 백숙과 술을.
원주에서 온 강식이는 봉정사 들리기 전부터 통화하였다.
올해 비례대표로 군포시의원이 된 금자와 금자동생 혜원.
정자와 정자남편 윤선배. 제천에서 온 종현이.
이야기는 즐겁다. 자리를 깔고 누워서 이야기를 나누다가 하나둘....잠이 든다.
바닥은 군불 지핀 것처럼 따뜻하고 배는 냇가의 찬기운 때문에 춥다.
새벽1시경 다 일어나서 정자집으로 갔지만 난 홀로 남았다.
노숙을 하였지만 도통 잠을 이룰 수 없었다.
<피서객이 없는 특급 피서지, 마차초등학교>
<고향하늘의 달을 보니 반갑다. 하현달이다>
고 향 /무념
초롱초롱 푸르른 빛
무수한 별들
밤하늘 보고 누운 친구들
잔잔한 웃음과 가벼운 손뼉
오늘밤에 별이 하나 더 생겼다
친구들과 여름밤 추억이란
긴 이름의 별이
고향도
고향친구도
그냥 좋은거야
왜 일가친척 없는
고향에 가냐고 묻지마라
밤하늘엔
내 어릴적 추억들이
촬촬촬 학교안 냇물처럼
은하수에 흐르고
그리운 얼굴들이 별 따라 흐른다.
굳이 윤동주 님의
별 헤는 밤을 인용하지 않아도
별 하나에 추억 하나
별 하나에 자야
별 하나에 동이
별 하나에 순이
별 하나
또 별 하나
학교안 맑은 냇물이 은하수되어
흐르고 흐른다
2018년8월3일(금)
물소리에 잠에서 깼다.
소리내어 흐르는 물은 맑고 찹다. 가뭄에도 마르지 않는 용출수(湧出水).
그 시원(始源)이 어딘지 모르는 석회암반의 지하수이다.
<운동장과 교실 사이로 냇물이 흐른다>
<골마차에서 본 접산, 북면의 진산이다. 저 넘어 동강이 흐른다>
아침은 정자집에서. 회사에 일이 있다던 강식은 종현이와 같이 새벽에 올라갔다.
고교동기 3쌍, 고씨동굴구경 후 영월장릉보리밥집에서 같이 점심 먹기로 하였다.
전화를 기다리다가 11시경 잠을 이길 수 없어서 눈을 붙였다.
12시30분, 폰을 보니 영창이한테서 4번이나 콜이 들어와 있었다. 11시10분에서 11시30분 사이에.
금자한테 폰소리를 못들었냐고 물으니 못들었다고 한다.
아, 폰을 확인하니 무음(無音)설정, 볼륨은 거의 제로상태다.
왜? 이해가 안된다. 내가 폰조작을 하지도 않았는대.
영창에게 폰을 하니 중앙고속도로를 달리고 있단다. 사과를 하였지만 오해가 없기를.
영철은 졸업 후 만난 적이 없고 작년 통화한 적이 있다.
문기는 올 1월에 서울서 만났다. 영철이와 문기에게도 사과문자를 보냈다.
집주인 정자는 영월읍내 볼 일이 있어 나가고 객인 금자, 혜원이와 점심을 같이 했다.
양푼이에 밥을 비볐다.
옛 추억, 형제간 자매간 서로 많이 먹겠다고 싸움했던 일은 어느 집이나 공통인 모양이다.
오후3시30분, 정자네 집을 나섰다.
9월에 마차에서 식당을 개업한다고 그때 또 놀러오라고 한다.
금자도 올라가겠다고 짐을 싼다.
영월군청에서 시원하게 볼 일을 보고 영월읍 전경을 담아 보았다.
<군청에서 본 영월읍 전경>
혜원이가 이야기한 망경대산(望景大山)에 있는 망경산사를 찾아가기로 했다.
김삿갓면(구.영월군 하동면)을 지나면서 이정표를 보았다.
꼬불꼬불, 1,000고지가 넘는 만경대산 8부능선쯤에 절이 있다.
옥동광업소 때문에 생긴 산지마을이거나 그 이전부터 화전민이 살았을거다.
옥동광업소 때문에 마을이 더 커졌겠지만 지금은 인가가 거의 없다.
만봉사, 망경산사, 만경사가 있으나 다 근래 지어진 절이다.
만봉사(萬奉寺)는 개인절 같다.
불화의 대가인 만봉스님의 작품을 전시한 박물관이 있는데 입장료 5,000원.
그리 볼 마음이 없다. 또 시간도 넉넉한게 아니다.
이런 절을 건축하는데 제법 자금이 많이 들어갔을 것인데......
<만봉사 입구 포대화상, 요즘 이 화상이 인기이다>
<ㅁ자형 단독건물, 주변과 어울려 보이진 않는다>
망경산사(望景山寺)는 암자와 같이 아담하다.
혜원이 말로는 비구니 세분이 사신다고 한다. 약초를 키우고 장을 담그어서 판단고 한다.
절 주변에 여러 종류의 야생화가 있고 주변이 잘 가꾸어져 있다.
만봉사 뒤편에 있어서 두 절을 비교할 수 있다.
<창고인 것 같다>
만경사(萬傾寺)는 절마당까지 승용차로 갈 수 없다. 절주인은 갈 수 있지만.
주차를 하고 10여분 걸어서 갔다.
수십개의 조각상들. 33인의 관음성존(觀音聖尊)상이라고 한다. 33인의 관음성존?
일주문도 없다. 요사채와 대웅보전, 삼성각만 있다.
절주인은 출타중인가 사람의 그림자가 보이지 않는다.
절벽 중간에 아슬하게 지어진 삼성각, 위태롭게 보인다.
만경사에서 본 산경은 일품이다.
<만경사 가는 길, 누군가가 정성스레 쌓은 탑이다>
<아미타상과 33인 관음성존상>
<절벽 아래 지어진 대웅보전과 삼성각>
<만경사에서 본 산경, 이곳은 해발 7~800m쯤 될 것 같다>
<만경사에서 내려가는 길, 낙엽송의 몸매가 매끄럽다>
만경사에서 나와 이정표대로. 모운동까지 비포장도로다.
산꼬뎅이길, 이 길도 둘레길인가? 산악용자전거도로이기도 하다.
<옥동납석광산터>
<모운동 가는 길>
모운동(募雲洞), 구름을 모우는 동네라고.
티브이에서 본 기억이 난다. 영화나 드라마촬영지이기도 하다.
옥동광업소(석탄)가 흥할 때 1만여명 살았다고 하지만 고개 넘어 '예밀마을'까지 포함했겠다.
<원주민보다 이주한 이들이 더 많이 살고 있는 것 같다>
<교회건물, 뭔가 분위기가.....>
<모운동에서 본 빛내림>
만경대산을 삥 돌았다.
<상동읍 가는 길에 뒤돌아 보니 노을이 예쁘게 진다>
녹전(綠田)을 지났다.
송현동(松峴洞), 솔고개다. 광동제약 우황청심환의 솔표, 그 소나무가 있는 마을이다.
지난 번엔 밤에 지나갔고 이번엔 해진 후라 제대로 소나무를 볼 수 없다.
상동읍까지 갔다가 돌아나와 내일 등산할 산이 있는 반쟁이골로 들어갔다.
강원도 영월군엔 상동면(현 상동읍), 하동면(현 김삿갓면), 중동면(함백), 서면(현 한반도면),
수주면(현 무릉도원면), 남면, 주천면, 북면이 있다.
내 고향은 북면이다. 제천시에 가려면 남면과 서면을 지나야 한다.
주천면에 외갓집이 있었다. 수주면은 주천면과 붙어 있다. 어릴 때 가보았던 동네다.
성인이 되어서 중동면과 서면을 오갔으나 상동읍은 이번이 처음이다.
2018년8월4일(토)
반쟁이골은 춥다.
하늘은 좁지만 별들은 총총하고 은하수는 흐른다.
어제 밤에 보았던 백조자리는 여전히 그곳에 있다.
열대야가 없는 골짜기이다.
고향친구가 추천한 산, 선바우산의 산행이 오늘의 목적이다.
(본 카페, 산행후기(일반산행).....선바우산편 참조)
<야영 후>
<선바우산의 선바우, 소원바위라고 한다>
<산행 중, 순경산이 보인다>
8시30분경 시작한 산행은 오후2시20분에 끝났다.
3시간짜리이지만 산에서 오랜 시간 놀았다.
이젠 31번 국도를 따라 귀가를 하면 된다.
<상동읍 가는 길에 본 산경, 장산이란 곳일까?>
<상동읍에 있는 꼬두바우, 그 나름의 전설이 있다>
<폐허가 된 상동읍 전경>
<번성했을 때 붐볐을 상동시장길, 지금은 한산하다>
영월지역 산골은 좁고 깊다.
이곳 상동도 그렇다. 사북도 그렇고.
좁은 골짜기를 따라서 사람 살 집이 들어섰다.
같은 광업소가 있는 곳이지만 북면은 달랐다.
사택과 마차1리(상가지역)는 평지에 집들이 들어섰다.
막장에서 일하는 일꾼들이 주로 살았던 요봉의 경우는 산비탈에 집들이 들어섰다.
6,70년의 광산, 석탄광산의 산골모습이 아련하다.
상동읍에서 태백시까지의 31번국도, 그 계곡엔 피서객들로 넘친다.
쓰레기도 넘치고. 먹고마시고 떠들고.....휴, 한심하다.
취사금지구역인데 왜 단속을 하지 않는 것인지......
태백시에서 점심겸 저녁을 먹었다. 4시가 넘었다.
태백에서 경북 봉화군 현동 가는 길이 좋아졌다.
예전엔 40km의 꼬불한 길을 1시간가량 달려야 했는데 새로 건설된 길은 15km로 20분이면 족하다.
부산에서 태백산 가는 시간이 1시간이나 줄어들겠다.
봉화 현동에서 멱을 감았다.
경북 영양읍, 청송읍 달기약수터에서 약수를 받았다. 나의 소화제이다.
(광천수는 큰 통에 받으면 안된다. 350ml 패트병에 담는게 좋다)
<영양의 진산, 일월산. 주위에 굿당이 많다. 산이름 때문인가?>
밤11시30분경이면 집에 도착하겠다.
청송군 현동에서 잠깐 잠을 청했다. 강식이 전화에 잠에서 깼다. 30분 잤다.
강식이 전화가 없었다면 얼마를 잤을까? 마차국민학교라고 한다. 다시 오라고 한다.
경주IC로 진입, 집에 도착하니 12시이다.
2박3일, 폭염도 열대야도 없는 곳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경북 의성 고운사, 안동 봉정사, 고향, 선바우산 등 계획대로 여행이 이뤄졌다.
하늘에 감사할 뿐이다. 나는 평상심을 유지하고 싶을 뿐이다.
<여행경비>
8/1 가스주입 30,000
8/2 동명휴게소 호두과자 5,000
남안동IC 통행료 12,600
고운사 커피 3,000
봉정사 입장료 2,000
선물 및 간식용 고구마빵 31,000
8/3 가스주입 30,000
각얼음 등 8,000(아이스박스용)
8/4 가스주입 20,000
점심겸저녁(특설렁탕) 10,000
군것질꺼리 7,300
대동TG 통행료 4,300 합 \163,2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