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T 촬영 때 조영제 부작용 조심
부작용 1위 발진ㆍ두드러기, 2위 가려움
대변에 피가 섞여 나오는 증상으로 병원 응급실을 방문한 조모 씨는 복부 CT를 촬영하기 위해 혈관에 조영제를 투여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경련이 발생하고 호흡이 정지되면서 심근경색으로 사망했다.
병원에서 CT(Computed Tomography, 컴퓨터 단층 촬영)를 촬영하는데 보조제로 사용되는 조영제의 부작용 사례가 계속 발생해 개선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소비자원이 2009년 1월 1일부터 2011년 4월 7일까지 소비자위해감시시스템(CISS)에 접수된 CT 촬영 조영제 관련 위해 사례 1백1건을 분석한 결과, 부작용 증상을 겪은 소비자가 많았다.
부작용 사례는 어느 정도 발생하나?
소비자위해감시시스템에 접수된 조영제 부작용 관련 위해 정보는 2009년 24건, 2010년 48건, 2011년 4월 7일 현재 29건으로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조영제(contrast media)는 CT 촬영을 포함한 영상 진단 시 조직이나 혈관을 잘 볼 수 있도록 각 조직의 X선 흡수차를 인위적으로 크게 해 영상의 대조도를 높여주는 보조 약물로 통상 정맥 주사를 통해 주입된다.
조영제의 부작용 원인은 아직 명확하게 규명된 바 없으나, 약 50%는 면역계에 의한 유사 알레르기 반응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2010년 상반기 식품의약품안전청의 약물 유해 반응 자료에는 조영제로 인한 부작용이 3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영제 사용 후 피해 사례
<사례 1> 고양에 사는 강모 씨(30대)는 2010년 1월 갑상선 절제술 후 추적 치료를 위해 병원을 방문했다. CT 촬영을 위해 조영제 주입 중 전신 부종과 호흡 곤란 및 혈압이 떨어지는 부작용이 발생했다.
<사례 2> 울산에 사는 천모 씨(50대)는 2010년 2월 종합 검진 후 정밀 검사를 받기 위해 병원에서 조영제를 주입한 뒤 두드러기가 발생하는 부작용을 겪었다.
위해 발생 빈도가 높은 연령대는?
조영제 부작용 발생은 남자보다 여자에게 더 많은 것으로 학계에 보고되고 있다. 천식ㆍ알레르기 ㆍ심장질환ㆍ탈수증ㆍ신장질환ㆍ당뇨ㆍ골수종 등의 질병이 있을 경우 조영제 사용의 고위험군으로 간주된다.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된 1백1건의 위해 사례를 성별로 살펴보면 여성이 57건(56.4%)으로 남성의 43건(42.6%)보다 많았다(성별 미상 1건). 연령대별로 보면 건강에 대한 관심과 성인병 발병 빈도가 높아 CT 촬영에 노출이 많은 40대~50대(50건, 49.5%)에서 조영제 부작용이 많이 발생했다.
발생하는 주요 부작용 증상은?
조영제에 의한 부작용 증상은 경중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가벼운 증상은 구토 등이 발생하고, 중 정도의 증상은 전신에 두드러기가 발생하며, 심각한 증상은 의식 불명에 이르기도 한다.
조영제 관련 위해 사례 1백1건에 언급된 부작용 증세는 총 1백85건(복수 집계)으로 발진ㆍ두드러기 46건(24.9%), 가려움 30건(16.2%), 부종 22건(11.9%), 호흡 곤란 19건(10.3%)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위해 사례 1백1건 중 명확한 인과 관계는 입증할 수 없으나 환자가 사망한 사례도 4건 포함돼 있어 조영제로 인한 치명적인 부작용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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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 테스트는 도움이 되는가?
CT 촬영 전 피하에 조영제를 소량 주입하거나 패치(patch) 테스트 등의 방법으로 사전 테스트를 실시하는 경우 부작용 발생 여부를 상당 부분 예측할 수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접수된 1백1건의 위해 사례 중 39건에 대해 조영제 주사 전 사전 테스트 실시 여부를 확인한 결과, 15건(38.5%)은 ‘사전 테스트를 받았다’고 응답했으나 15건은 ‘사전 테스트를 받지 않았다’고 대답했다. 9건(23%)은 사전 테스트 여부를 기억하지 못했다.
조영제의 사전 테스트 유용성에 관해서는 일부 반론이 있으나 면역 체계를 통한 알레르기 반응으로 인한 부작용을 예측하는 수단으로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병원에서 사전 테스트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면 부작용 사례의 상당 부분은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전체 위해 사례 1백1건 중 36건에 대해 CT 촬영 경험 유무를 확인한 결과, 21건은 CT 촬영 경험이 있었다. 이 중 14건은 과거에는 이상 증상이 없었지만 이번 CT 촬영을 통해 처음 부작용이 발생했다고 답변해 조영제 부작용 경험이 없었다고 해도 새롭게 부작용이 발생하는 경우가 빈번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영제 부작용 예방 대책은?
현재 조영제의 부작용에 대한 완벽한 예방책은 없다. 의료진은 환자에게 조영제 부작용 발생 가능성과 증상을 충분히 설명하고 사전 테스트 실시, 환자에 맞는 조영제 선택, 조영제 사용 용량 및 주입 속도 조절 등의 방법으로 부작용 발생을 최소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부작용이 발생하면 신속하게 대처해야 하므로 조영제는 반드시 의사가 주입하도록 하고 CT 촬영 후 환자 상태를 철저히 관찰해야 한다.
한국소비자원은 미국방사선의학회(ACR)의 조영제 매뉴얼이나 유럽비뇨생식방사선학회(ESUR)의 조영제 가이드라인과 같은 표준지침서 개발과 보급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이를 보건복지부와 관련 학회에 제안할 예정이다.
만약의 사고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환자와 보호자는 조영제 주입 후 이상 증상이 발생됐을 때는 가벼운 증상이라도 무시하지 말고 바로 의료진에게 알리고 적절한 조치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피해를 예방하려면…
● 검사 전 금식 시간을 반드시 준수한다.
● 조영제 주사를 맞는 CT 촬영의 경우 보호자를 동반하는 것이 좋다.
● CT 촬영 후 보호자는 환자의 상태를 면밀히 관찰한다. 환자가 이상 증상을 호소할 때는 즉시 의료진에게 알려 적절하게 조치를 받도록 한다.
● 기존 CT 촬영 등 검사 시에 불편한 느낌이 있었던 환자는 미리 의료진에게 알린다.
● 천식ㆍ알레르기ㆍ신장 질환자 등 조영제 부작용 위험군은 유사 시 적절한 응급 조치가 가능한 의료 시설에서 검사 받도록 한다.
● 조영제 부작용으로 인해 어지러운 증상이 생기는 환자를 혼자 방치할 경우 추락하거나 넘어져 2차 사고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의료진과 보호자는 각별하게 보살펴야 한다.
■글/박지민<한국소비자원 식의약안전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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