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 년이 지난 건지
천 년이 지난 건지 잘 모릅니다
우주가 태어나기 전 일지도 모릅니다
블랙홀 입국장은 한가 했습니다
환한 모습의 그네가 카트를 끌고 나옵니다
그리고 날 지나쳐 가 버립니다
수만 년의 시공 차이 때문입니다
볼 수 없는 시공이지요
우린 만날 수 없는 사이입니다
서로 다른 시공에서 살고 있기 때문입니다
백 년을 기다린 약속도 소용이 없었습니다
천년 후 그네가 다시 블랙홀을
빠져나옵니다
그리고 또 다른 곳으로 가 버립니다
우주의 천 년은 이곳의 천 일입니다
천 년 후 우리는 인천공항
제5 터미널 입국장에서 우연히 반갑게 만납니다
그리고 강릉 가는 마지막 밤차를 탑니다
천 년이 지난 동해는 바다가 없는 사막이었습니다
우리가 물치항에서 광어회와 우럭 매운탕을 먹은 지
천 년만의 조우입니다
은비령 천 년의 약속은 윤회입니다
동편 멀리 사막으로 낙타의 행렬이 길고
신기루 해변에는 끊임없이 파도가 밀려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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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이야기
천 년만의 조우
자작나무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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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5.29 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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