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법자 104
진화운은 일행은 오늘 하루도 알차게 보내고 있었다. 이름난 장소를 둘러보고 진기한 음식을 맛보며 들뜬 목소리로 그 감상을 나누었다.
이 때, 왠 뚱뚱한 청년 하나가 그들의 앞을 가로막았다. 그 청년은 눈을 부라리며 진화운 일행을 한 명 한 명 살피더니, 이윽고 진화운을 발견하곤 버럭 소리쳤다.
"네 이놈, 진화운!!"
"어따 대고 반말이냐? 어린 것이."
진화운의 대꾸는 재빨랐다. 그래서 청년은 당황했다.
"뭐, 뭐, 뭐야!?"
"아, 어린놈이 아니군. 어린돼지...는 안 되겠군. 너무 귀엽게 들려. 그렇다면... 이 겉늙은 아기돼지 녀석아!!"
"푸훗!!"
양 옆에 있던 당정과 주소옥이 웃음을 터트렸다. 청년의 얼굴이 시뻘겋게 달아올랐다. 그가 뭐라고 소리치기 전, 진화운이 또 한 마디 추가했다.
"이제 삼겹살이 다 됐네."
"푸후후훗!!"
웃음이 더 커졌다. 청년의 분노는 한계점을 넘어섰다.
"네 이놈! 내가 누군지 아느냐!? 대 백토문(白土門)의 셋째 공자 천기영이다!!"
청년이 마침내 자신의 정체를 밝혔다. 그는 백토문에서 잠시 이곳으로 놀러온 천기영이었다..
어젯밤 그에게 소현성이 찾아왔다. 그 덕분에 이 동호에서 호의호식하고 있는 터라 천기영은 반갑게 그를 맞아들였다. 헌데 그가 느닷없는 부탁을 해왔다. 천하에 파렴치한 놈이 있는데 자신은 힘이 없으니 천기영의 힘을 빌려달라는 것이다.
천기영은 처음에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놀기도 바쁜 판에 괜히 위험한 짓은 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소현성은 그의 이런 반응을 예상하고 있었다. 그래서 먹음직한 미끼를 던졌다. 그 파렴치한 옆에 참으로 절색인 아가씨 하나가 붙어있다는 얘기였다. 소현성은 주소옥을 대상으로 꺼낸 이야기였고, 과연 천기영의 눈빛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이후부터는 쉬웠다. 파렴치한에게서 미인을 구출한 다음, 그 미인과 달콤한 시간을 보내면 얼마나 좋겠느냐는 내용을 그럴 듯하게 포장하면 되었으니까.
아닌 게 아니라 천기영의 입은 진화운을 노렸으나 그 눈동자는 주소옥을 향하고 있었다. 듣던 대로 굉장한 미인이란 생각에 그의 눈은 정신없이 주소옥의 몸을 흝었다.
'흠흠! 역시 뛰어나군.'
다만, 소현성은 말 끝에 그의 신분을 드러내지 말라고 덧붙였다. 갑자기 백토문처럼 쟁쟁한 명성의 문파가 나온다면 그 파렴치한이 재빨리 달아나버릴지도 모른다는 이야기였다.
'아차!'
천기영은 뒤늦게 자신의 실수를 깨달았다. 너무 화가 난 나머지 자신의 신분을 그만 내뱉어버린 것이다.
"백토문? 아... 거기."
진화운이 안다는 표정을 지었다. 별다른 표정이 아니어서 천기영은 안심했다. 무반응이 더욱 무서운 것이란 사실을, 지금의 그는 깨닫지 못하고 있었다.
"들었느냐? 그렇다면 자신이 무슨 잘못을 저질렀는가도 알겠군."
천기영은 진화운 일행이 잘못했다며 비는 모습을 기다렸다. 그러나 웃음만 멈췄을 뿐, 그가 기대한 반응은 나오지 않았다. 단지 진화운의 태도가 조금 공손해졌을 뿐이었다.
"이거 실례했소. 공자께서 너무 무례하게 나오셔서 말이오. 그래, 이 사람에게 무슨 용건이 있소?"
그나마 지금까지의 조롱 대신 격에 맞춘 인사가 내밀어지자 천기영의 화도 조금은 풀렸다. 물론 아주 조금이었다.
"네 놈의 죄악이 하늘을 찌르거늘, 어찌 한가롭게 유람따위나 다니는 것이냐?"
"죄악?"
어리둥절해하던 진화운은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하긴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죄악의 덩어리라는 설도 있지. 십 개월 간 어미의 살을 떼어먹으며 자라나고, 출산 직후 탯줄을 자르기 위해 어미의 몸에 칼을 대며, 이후 무수히 많은 곡식과 고기를 섭취하기 위해 살생을 저지름은 물론, 거기에 더하여..."
"그만! 그게 아니란 말이다!!"
천기영은 진화운의 입이 멈출 기색을 보이지 않자 급히 말을 잘랐다. 오래 끌면 그가 조성한 긴장감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애초에 있었는지가 의문이긴 했지만.
"꽃다운 소녀를 능욕하고도 네가 감히 웃을 수 있느냐?"
천기영은 마침내 소현성이 일러줬던 진화운의 죄악을 떠벌렸다. 진화운은 눈을 크게 뜨고 자신을 가리켰다.
"내가 말이오?"
"그렇다!"
사실은 천기영 자신조차 능욕 어쩌고 하는 말을 믿지는 않았다. 그저 명목일 뿐이었다. 진화운 옆에 있는 미녀의 마음을 흔들기 위한 명목. 털어서 먼지 안 나는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아주 약간이라도 의심의 시선을 가져주기만 하면, 그대로 밀어붙여 남자를 때려눕히고 미녀의 마음을 한 손에 휘어잡을 속셈이었다.
"난 그런 적 없는데..."
진화운은 당장 부정했다. 여기까지는 천기영의 예상대로였다. 그런데 옆에 있던 한 나이들어 보이는 여자부터 그의 예상은 어긋났다.
"뭔가 잘못 아셨군요. 대가께서는 그럴 분이 아니랍니다."
남자의 아내인 모양이었다. 아내라면야 그럴 수도 있었다.
"바보."
남자의 딸 같았다. 말투가 험하지만 그럭저럭 넘어가 줄 순 있었다.
그런데...
"꼴 같잖은 게 어디 와서 시비야?"
마지막 남은 미녀의 말이 천기영의 심장을 찔렀다. 그는 한 동안 자신의 귀에 들어온 말을 믿을 수 없었다.
잠시 날아갔던 정신이 다시 돌아올 경우, 천기영이 벌일 짓은 뻔했다.
"음. 여보? 주예 눈 좀 가리시오."
"예? 예."
당정이 진주예의 눈을 가림과 동시에 천기영이 괴성을 지르며 달려 들었다.
쉬쉿! 진화운의 오른 발이 번개처럼 천기영의 양 정강이를 가격했다.
"우억!"
순식간에 다리 힘이 쑥 빠져나가자 천기영은 비틀거렸다. 그 찰나, 진화운의 오른손이 채찍과 같이 날아가 천기영의 양 볼을 때렸다. 한 번이 아니었다. 그저 흐릿해 보이는 진화운의 손이 수십 차례 오가며 천기영의 얼굴을 두들겼다.
"우읍! 우읍! 그..그만!!"
양 볼이 벌겋게 부어오른 천기영이 뭐라 외칠 무렵, 진화운의 오른 발이 벌떡 뛰어올라 그의 복부를 격타했다. 가죽을 몽둥이로 두들기는 소리가 터져 나오며 천기영의 허리가 바짝 굽혀졌다.
여기서 멈출 진화운이 아니었다. 격타 후, 영활한 곡선을 그리며 빠져나온 그의 다리가 하늘을 향해 쭉 뻗는가 싶더니, 뒤꿈치를 선두로 벼락처럼 내려와 천기영의 뒤통수를 강타했다.
"커헉!!"
쿵! 천기영은 속절없이 얼굴을 땅에 처박고 말았다. 그리고선 일어 나지 못했다.
당정이 반쯤 걱정스런, 반쯤 통쾌하단 표정으로 주예의 눈에서 손을 뗴었다. 진주예는 잠깐 눈을 깜빡거리다가 무심히 대(大)자로 뻗어있는 천기영을 내려다보기 시작했다. 이 틈에 당정이 진화운에게 물었다.
"대가. 괜찮겠습니까? 어디 명문가의 자제인듯 한데."
진화운은 대수롭지 않다는 어조로 답했다.
"괜찮소. 자신 없었으면 때리지도 않았을 거요. 게다가 명문은 무슨 놈의 명문. 꼬라지를 보아하니 그곳 수준도 알 만 하오. 아니면 이 녀석이 거짓말을 했거나."
빤히 천기영의 등판만 바라보던 주예가 이윽고 입을 열었다.
"이 아저씨 왜 이래?"
주소옥이 곤란해 하는 당정 대신 대답했다.
"응. 이 아저씨가 어디 아픈가봐. 느닷없이 툭 쓰러졌어."
"뚱뚱한 아저씨가 몸도 약해서 어디에 쓴대?"
진주예의 지나치게 날카로운 질문에 되려 주소옥이 무안해졌다.
"호호..호. 글쎄다."
다행히 주예의 질문은 더 이상 이어지지 않았다. 진화운 일행은 천기영을 근처 아무 가게에 자리를 펴서 눕혀놓고 다른 곳으로 갔다. 물론, 관광을 계속하기 위해서다.
"모조리 가만 안 두겠어!!"
천기영이 정신을 차린 것은 그로부터 반 시진 후였다. 그는 당장 소현성에게 달려와 길길이 날뛰었다. 자신을 이렇게 만든 그 년놈들 어디 있냐고. 당장 쫓아가 아작 내겠다고.
"자자, 천 공자. 진정하시오."
"내가 지금 진정하게 됐소!? 내 꼴을 보시오, 내 꼴을!!"
확실히 천기영의 모습은 심각했다. 울긋불긋 부어오른 양 볼, 빛깔 좋던 비단 옷은 엉망으로 구겨진 상태였고, 붕대에 가려져서 그렇지 뒤통수에는 커다란 혹이 달려있었다.
"일단 마음을 가라앉히시오. 그 놈들이 어디 가겠소? 다 내 손바닥 안에 있소이다."
그에 반해 소현성은 여유만만했다. 사실 그는 이런 사태까지 예상하고 있었다. 그가 철썩 같이 믿었던 마두형을 단 한 방에 쓰러트린 진화운이다. 불룩 나온 뱃살이 최대한의 특징인 천기영 따위가 뭘 어찌해볼 사람이 아니었다.
"정말이오? 그 놈들 어디 있소?"
"그건 어렵지 않게 알려줄 수 있소만... 혹시 아시오? 그 파렴치한이 활익비천문 소속이라고 하오."
"화..활익비천문!?"
천기영의 얼굴이 파랗게 질렸다. 그 모습을 보며 소현성은 속으로 웃었다.
"겁먹을 필요 없소. 나 역시 놀라서 조사해봤는데, 그 남자 그리 높은 인물이 아니오. 그저 그런 평무사였소."
"그..그래도 활익비천문이라면..."
"어허! 이거 왜 이러시오. 당신은 대 백토문의 셋째 공자 아니오? 오히려 일개 무사가 당신을 요 모양으로 만들어 놨는데 화를 내야하는 것 아니겠소?"
천기영은 눈을 껌벅거렸다. 그러던 그가 서서히 웃음을 떠올렸다.
"이제 아시겠소? 천 공자는 꿀릴 게 하나 없는 사람이오. 자, 나와 같이 갑시다. 그래서 그 경우없는 것들에게 본때를 보여줍시다."
"그렇군! 맞소. 내가 뒤떨어질 게 뭐 하나 있단 말이오."
천기영이 벌떡 일어나 방을 나갔다. 소현성은 눈에 띄지 않게 비웃음을 머금으며 그 뒤를 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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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운은 의아한 얼굴을 하고 천기영과 마주 앉았다. 진화운의 뒤에는 주소옥이 팔짱을 낀 채 서있었고, 천기영의 뒤에는 소현성이 서있었다.
"대체 하고 싶은 이야기가 뭐요?"
진화운이 맨 먼저 입을 열었다. 그는 현재 별로 기분이 안 좋은 상태였다. 각각 어제와 오늘 혼내주었던 사람 둘이 그를 찾아왔다는 건 이해가 갔다. 하지만 가족들 있는 방에 무턱대고 쳐들어 온 사실은 곱게 봐줄 수가 없었다. 일단 당정과 진주예를 옆방으로 보내놓긴 했지 만, 지금 상황은 그 자체로 마음에 들지 않았다.
천기영 대신 소현성이 그의 말을 받았다.
"보란 듯이 인상 쓰지 마시오. 당신이 어떤 분을 건드렸는지 알기나 하오?"
진화운의 삐딱한 시선이 소현성의 얼굴에 닿았다.
"그러는 댁은 뉘신지?"
소현성은 자랑스럽게 가슴을 쫙 피며 선언했다.
"본인은 청북상회의 둘째 공자 소현성이오!"
"그런가보군. 자, 빨리 용건이나 말하시오. 난 바쁘니까."
진화운의 너무 당연하다는 듯한 무관심에 소현성은 화가 치밀어올랐다.
"날 모른단 말인가!?"
그의 호통에 진화운이 다시 소현성을 향했다. 진화운의 고개가 두 번쯤 갸우뚱하다 마침내 끄덕여졌다.
"아, 그렇군. 예전 대영방에서 한 번 만났었지. 여기서 또 만나게 될 줄이야."
"흠! 이제야 알아보는..."
"그런데 용건이 뭐요?"
다시 한 번 무관심을 드러내는 진화운을 보며 소현성은 속이 끓었다.
'두고 보자. 이제 곧 나한테 애원하게 될 거다.'
천기영은 소현성에 비해 당당하질 못했다. 소현성은 그나마 상인이란 점에서 좀 달랐지만, 천기영은 엄연한 무가의 자손이다. 활익비천문의 이름까지 듣고 빳빳이 턱을 치켜들 담력은 없었다.
"그러니까... 저기... 아가씨는 잠시 자리를 피해줬으면..."
결국 그는 진화운 뒤의 주소옥에게 표적을 돌렸다. 이에 대해 주소옥은 싸늘히 대꾸했다.
"여기 있는 건 내 마음이에요. 일일이 참견하지 않았으면 좋겠군요."
천기영의 어꺠가 더욱 움츠러들었다. 보다 못한 소현성이 나섰다.
"그렇게 여유 있을 상황이 아닐 텐데?"
"뭐라고요?"
"내 앞에 있는 사람이 누군지 아시오?"
"물론이에요."
소현성은 크게 놀랐다. 그는 손가락으로 천기영을 쿡쿡 찔렀지만 어색한 외면만이 되돌아왔다. 소현성은 속으로 욕을 뱉었다.
'이런 돼지 같은 자식!!'
어차피 이렇게 된 거 이판사판이었다. 소현성은 더욱 당당하게 소리 쳤다.
"그렇소. 이 사람은 대 백토문의 천기영 공자요! 이제 당신들이 어떤 잘못을 저질렀는지 알겠지? 아무리 활익비천문이라지만 감히 평무사 주제에 무림명가의 자제를 건드리다니!! 나 소현성은 천기영 공자의 절친한 친우로서 도저히 가만히 있을 수 없다! 당장 무릎 꿇고 잘못을 빌어라!!"
"...."
진화운은 말없이 소현성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곧 그의 고개가 천천히 돌아가 뒤에 있던 주소옥과 마주보았다. 진화운은 피식 웃었다. 주소옥도 그냥 웃어버렸다.
다시 정면으로 고개를 돌린 진화운이 웃음이 터져 나오려는 걸 꾹꾹 참아 넘기며 물음을 던졌다.
"너희들 내 뒤에 계신 아가씨가 어떤 분이신지 아느냐?"
아까의 말이 그대로 되받아져 돌아갔다. 소현성은 더 이상 당당하지 못했다. 그의 입에서 잔뜩 주눅이 든 목소리가 기어 나왔다.
"누..구신지?"
"활익비천문의 이름이 달린 모든 영역에서 감찰·준법·기강 등을 총괄하는 진헌감찰부의 부주님이시자, 활익비천문 문주 뇌룡강신(雷龍降身) 주현극 님의 조카이신 일월쌍엽(一月雙葉) 주소옥 님이시다. 참고로 말하자면... 이 분 결재 하나에 청북상회 일 년 예산이 왔다갔다하며 이 분 재채기 한 번에 백토문인지 백골문인지가 흔적 없이 날아간단 사실을 아시나들?"
"!!!!"
거의 흰자위를 드러낼 정도로 경악한 소현성과 천기영. 그러나 진화운의 말이 계속 이어졌다.
"본인은 좀 더 격이 떨어진다. 활익비천문 문주님 직하 특무부 소속 부주 진화운이라 한다."
소현성과 천기영의 귀에 다른 것은 필요 없었다. '부부주'라는 단어만 크게 들려왔다.
당최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두 청년을 바라보며, 진화운이 하얀 이빨을 드러냈다.
"그래. 지위를 이용해 본인을 협박해보실 속셈이었단 말이지? 아, 실망할 필요는 없을 것 같아. 제 삼자의 입장에서 보면 꽤 괜찮은 계책이니까. 다만 당하는 사람 입장에선 무척 속이 상하는구만."
진화운은 느릿느릿 말을 이어나갔다. 듣고 있던 두 청년은 침을 꿀꺽 삼켰다. 진화운이 탁자 밑에서 뭔가를 뒤적거리나 싶더니, 돌연 길고 시커먼 것이 튀어나와 소현성과 천기영의 머리를 때렸다.
따닥!!
"으악!" "켁!!"
그것은 진화운의 검집이었다. 왼쪽 엉치에 매달린 검을 검집채 풀러 내기 위해 그의 왼 손이 꼼지락거렸던 것이다.
"내가 시간이 있으면, 아니 보통 때만 같으면 조용히 말로 충고했을 거다. 하지만 지금은 휴가 중이라 두 가지 모두 해당되지 않는다. 네 놈들... 오늘 호되게 정신개조 좀 해봐라!!"
진화운은 두 사람의 멱살을 잡고 성큼성큼 걸어 나갔다. 주소옥은 어찌할까 망설이다가 이윽고 그 뒤를 쫓았다. 그들은 인적이 드문 공터로 갔다. 그리고 거기서 주소옥은 구타 및 가혹 행위의 절정을 보았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보다보다 지쳐버린 주소옥은 마침내 몸을 돌렸다. 때마침 그녀의 뒤에서는 하복부를 쩡쩡 울려대는 고함이 터져 나왔다.
"야, 이 개새끼들아---!!!"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움찔 떨었다가 다시 발걸음을 옮겼다. 그 고함은 밤이 새도록 그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