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엔나에서 헝가리 지외르, 소프론으로 기차여행>
부다페스트 인상이 워낙 좋았던 터라 헝가리 소도시를 가보는 것이 설레었다. 역시 기대를 배반하지 않았다. 아름답고 깔끔하고 품격있고, 그리고 역사와 문화가 있었다. 음식이 어디 가나 전주처럼 맛이 있는 것은 덤이었다.
1. 일정
여행일 : 2022.9.5.
08:42~09:53 비엔나- 지외르
14:51~16:13 지외르-소프론
20:13~21:37 도이체크로이츠-비엔나
2. 살펴보기
비엔나를 기점으로 지외르, 소프론에 실수로 두이체크루이츠까지 갔다 오는 하루 일정에 국경을 네 번이나 넘은 거 같다. 다행히 국경 통과 시 출입국 검사를 하지 않아서 그렇지 슬로바키아에서 크로아티아를 넘는 국경 심사였으면 하루에 여권에 도장이 8개쯤 찍힐 뻔했다.
덕분에 재미있는 체험을 했다. 유럽이 연합이 되어 얼마나 편리해졌는지를 말이다. 국경을 국경으로 생각하지 않으니 기차가 국경을 밥먹듯이 넘어 얼마나 효율적인 운행을 하는지 목도했다. 두이체크루이츠에서 비엔나로 오는 길에는 헝가리 소프론을 지난다. 그리고 다시 오스트리아로 들어온다. 같은 나라를 여행하는데 남의 나라 헝가리를 거치는 것이다.
문화가 같고 작은 나라들끼리 이웃하고 있으니 당연히 연합을 생각해야 했을 것이다. 국경이 우리 도경같은 느낌이다. 이들은 어떻게 이렇게 멀리까지 전 유럽이 동일한 문화권을 형성하고 있는걸까.
전 유럽이 어디를 가나 비슷한 분위기를 갖는 것은 기독교의 힘인가. 이를 넘어서는 경제적 교류의 힘인가. 이번 여행하는 7개국은 작은 차이는 있어도 농경의 차이는 그리 크지 않은 거 같다. 오늘 헝가리가 특히 비옥해보이는 정도의 차이는 있어도 대개 너른 평원을 갖고 있고 목초지 또한 갖고 있다. 덕분에 소를 키워 모두 치즈를 먹는다.
음식문화가 대동소이하고 건축문화 또한 대동소이, 더 세부적으로 봐야겠지만 의복문화도 그리 큰 차이가 있는 거 같지 않다. 의식주의 차이가 크지 않은 것이다. 기본적으로는 자연환경이 같은 것이고 또 하나는 기독교문화의 세례가 그것일 것이지만, 그 이면에 더 큰 것은 경제적 교류일 것이다. 숙제로 안으면서 이제 점차 누워서 가본 곳을 더듬는 와유의 단계로 접어들어야 할 거 같다.
*헝가리는 유로 사용국이 아니다. 정식 거래에서는 카드나 헝가리 돈을 요구한다. 그러나 간단한 물건 사는 데는 유로도 통용된다.
헝가리기차다. 기차 내부 시설이 좋다. 콘센트도 개인마다 있다.
국경을 지난다. 출입국 심사는 없다.
풍력발전소
지외르 도착
역사 안. 신문 잡지 가판대가 눈에 띈다.
역사 외관. 상부 조각이 무슨 의미일까.
역사 앞 공원. 조각은 독수리상이다. 아마 도시의 상징으로 보인다. 구시가지 기념품점에서는 독수리 조각상 장신구를 많이 판매한다.
시청사. 도시의 상징이다. 구시가지에 가도 이처럼 예술적인 건물을 찾기 어렵다. 마그네틱 기념품의 단골 도안이다.
구시가지 중심 조각품 어부
교회 건물. 수제 비누 등 여러 제품을 판다. 교회 구경은 문을 열지 않아 못했다.
다시 돌아오며 시청사
역사 내부
플랫폼 진입로
항가리 기차는 안팎이 모두 초록색
헝가리 대평원. 비옥한 대지 덕분에 항가리 음식이 맛있을 것이다. 슬로바키아가 밀가루 위주의 음식만 먹는 것과 굴라쉬 등을 먹은 전통음식이 매우 대조가 된다. 육류와 감자를 이용한 굴라쉬는 깊은 맛과 풍부한 영양으로 보아 일단 풍요로운 생산물 속에서나 나옴직한 음식으로 보인다.
유자도 회수를 넘으면 탱자가 된다는데, 오스트리아로 접어들면 맛이 현저히 떨어진다. 헝가리에서 먹는 굴라쉬의 깊은 맛을 다시 한번 느낀다.
승무원 표검사
헝가리는 땅이 넓고 참 기름지다. 대평원이 이렇게 기름지니 사는 사람도 풍족한 여유를 누릴 것이다 굴라쉬의 원천을 보는 거 같다. 육안으로 봐도 오스트리아보다 훨씬 기름지다. 음식의 맛은 첫째 풍요로운 자연환경으로부터 나온다.
소프론 도착
소프론 역사. 공사중이어서 어지럽다.
소프론 구시가지
7시 10분 비엔나 행을 타려 기다리다가 아마도 그보다 먼저 왔을 7시 11분 도이치크로이츠행 기차를 타버렸다. 3량쯤 달린 열차에 손님이라곤 우리 외에 1인이 더 있을 뿐인 기차를 타고 거꾸로 간 것이다.
거기까지는 10여분 걸렸다. 다행히 40분쯤 후에 비엔나행 기차가 있어 돌아올 수 있었다. 그것도 유일한 기차였다.
도이치크로이츠 역사 여기저기.
역사 앞 시가지. 아주아주 한적한 시골마을이다. 역사가 단칸집이다. 밤에 돌아오는 기차가 없었으면 꼼짝없이 새벽까지 밤을 새야 했다. 기차를 거꾸로 탄 것은 불운이었지만 되짚어 돌아올 수 있었던 것은 행운이었다.
헝가리 이 기차는 슬로바키아 브라스틸라바까지 간다. 이 밤에 국경을 몇 개나 넘어간다. 손님은 거의 없었다. 손님이 많지 않아 유레일패스 이용이 용이하다. 우리처럼 항상 만원이면 관광객에게 이런 편의를 제공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이래서 수지를 맞출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우려는 당연히 생겼다. 그러나 이것도 이동의 자유를 보호하려는 복지가 아닐까. 여유롭게 살아가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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