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신경면역계
2)중추신경계와 면역계의 상호작용
중추신경계는 뇌와 척수를 말한다. 중추신경계와 면역계가 상호 작용하는 주요 경로는 림프조직의 신경계 배선 시스템(wiring system)과 신경내분비계다. 정신신경면역학이 수립되기 전까지는 신경계와 면역계가 서로 독립된 것으로 간주되었으나 1980년대 이후부터 두 시스템 간에 상호작용이 이루어지는 것으로 밝혀지면서 두 시스템의 관계가 정신신경면역학에서 집중적으로 탐구되었다.
최근 수십 년간 밝혀진 두 시스템 간의 상호작용에 관한 직접적인 증거로는 면역기관인 비장(spleen), 흉선(thymus), 림프절(lymph node)에 교감신경이 분포되어 있다는 것과 면역계 세포에 신경전달물질, 신경호르몬, 신경펩타이드 수용체 등이 있다는 점들이다. 지금까지의 연구 결과들을 보면 중추신경계와 면역계가 신경내분비계를 통해서 서로 상호작용한다.
신경계와 면역체계 사이의 정보교환은 사이토카인(cytokine)을 통하여 양방향에서 이루어진다. 부신피질자극호르몬(ACTH)은 코티솔 분비를 자극하는 물질이지만 부분적으로는 면역세포의 염증성 사이토카인에 의해서도 코티솔 분비가 촉진된다. 염증성 사이토키인인 인터루킨-1(interleukin-1: IL-1), 인터루킨-2(interleukin-2: IL-2) 등은 시상하부에서 생산하는 부신피질자극호르몬 분비호르몬(CRH) 생성에 영향을 주어 부신피질에서 코티솔 분비를 촉진하여 면역력을 억제시킨다. 반면 면역계의 림프구는 부신피질자극호르몬(ACTH), 프로락틴(prolactin), 그리고 성장호르몬(growth hormone)과 같은 호르몬들을 생성할 수 있다.
면역계는 면역세포에서 분비되는 사이토카인을 통해 중추신경계에 영향을 미쳐 뇌의 행동, 감정을 조절하므로 면역계는 내적 혹은 외적 스트레스를 인식하는 감각 기관으로 간주될 수 있다. 사이토카인은 면역계의 정보를 중추신경계와 내분비계로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사이토카인은 우울증의 병태생리와 가장 관련이 높은 두 가지 생물학적 체계 즉, 내분비계의 HPA축과 교감신경계의 SAM축의 활성의 원인일 수 있다.
비장과 흉선에 분포하는 신경섬유는 교감신경과 림프기관(lymphoid organ) 사이의 정보 교환이나 상호 조절 작용을 하는 연결망으로 제시되고 있다. 따라서 스트레스가 면역기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여러 가지 경로들이 존재한다. 중추신경계와 면역계와의 상호정보교환, 스트레스에 의한 HPA축과 SAM축을 통하여 분비되는 스트레스 호르몬 분비량 증가와 감소에 의하여 스트레스가 면역기능에 영향을 주는 경로가 있음을 알 수 있다.
3)스트레스의 생리적 기제
스트레스란 적응하기 힘든 상황에 처했을 때 심리적 혹은 신체적 긴장 상태를 말한다. 과거 인류의 조상들이 사냥을 하면서 생활했을 때의 스트레스는 긴장을 하고 근육을 강화시켜야만 사냥에 유리하고 또 맹수로부터 살아남을 수 있기에 환경적으로 필요한 것이었다. 스트레스라고 모두 다 나쁜 스트레스는 아니다. 지금 당장 긴장이 된다고 하더라도 적절히 대응을 하면 삶을 향상시킬 수 있는 계기를 만들 수 있다. 이를 좋은 스트레스(eustress)라 한다. 그러나 현재는 인간의 생활환경이 바뀌었고 스트레스는 병의 원인이 되는 나쁜 스트레스(distress)로 인하여 면역기능의 손상으로 발달장애, 각종 질병, 노화의 원인을 만든다.
일상생활에서 받은 여러 가지 물리적, 심리적 자극이 우리 인체에 괴로움과 두려움, 불안, 공포, 초조, 긴장감, 우울감 등을 만들 때 중추신경계에서 생리적 반응이 유발되어 코티솔을 포함한 같은 당질코르티코이드 호르몬들과 에피네프린, 노르에피네프린 등의 카테콜아민성 스트레스 호르몬들이 분비되어 생리적 반응을 초래한다. 이러한 생리 현상을 유발하는 물리적, 심리적 자극을 스트레스라 한다.
우리는 스트레스 속에서 생활을 할 만큼 생활자체가 스트레스다. 스트레스 공화국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우리는 외부와 내부의 자극을 받고 이 자극은 인체에 많은 생리적 현상을 만든다. 이런 생리적 현상에 대응하여 우리 몸을 유지하기 위한 항상성 적응 반응을 하는데, 스트레스를 받으면 인체 내부에서는 산소와 영양분을 중추신경계와 스트레스 분쟁 지역으로 보낸다. 이 결과 심장혈관계 기능 항진이 되어 호흡이 빨라지며 에너지를 만들기 위해 당과 지방 분해를 활발히 진행한다. 이러한 생리적 반응을 스트레스 반응이라고 한다. 스트레스 반응으로 신경전달물질이나 신경호르몬이 생성된다. ' <Fig. 4> StressPhysiological Response Mechanism'에 이 과정이 표시되어 있다.
스트레스 반응경로인 HPA축은 변연계에서 촉발되고 시상하부-뇌하수체-부신축으로 이어지는 스트레스 생리적 반응 기전이다. 스트레스 유발 자극을 전전두부피질에서 감지하고 변연계에서 여부 판단을 하여 위험하다고 판단하면 감정처리센터인 편도체(amygdala)에서 정보 처리를 하고 자율신경계를 조절하는 시상하부로 전달한다.
시상하부는 내분비계를 조절하기 때문에 지배자선(master gland)이라고 하며 부신피질자극호르몬분비호르몬(CRH)과 항이뇨호르몬인 바소프레신을 분비한다. 특히 바소프레신은 신장의 관을 활성화시켜 물을 모아서 신장에서 물을 일부 가져와 소변의 생성을 최소화하는 역할도 한다.
CRH와 바소프레신은 뇌하수체의 부신피질자극호르몬(ACTH) 분비를 자극한다. 부신피질은 ACTH의 자극에 반응하여 코티솔 같은 당질코르티코이드를 생성한다. 코티솔은 시상하부와 뇌하수체를 거꾸로 반응하여 음성피드백(negativefeedback) 기전을 통해 CRH와 ACTH분비를 억제하여 몸의 스트레스 상태에서 균형 상태로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SAM축은 변연계에서 촉발되고 자율신경-부신수질 축으로 이어지는 스트레스 생리적 반응 기전이다. 스트레스 유발 자극을 전전두부피질에서 감지하고 변연계에서 여부 판단을 하여 위험하다고 판단하면 감정 처리 센터인 편도체에서 정보 처리를 하고 청색반점(locus coeruleus)을 통하여 교감신경계에 전달된다. 교감신경계와 부신수질 사이에 이루어지는 생리학적인 연결을 교감신경부신수질계(sympathoadrenal system)라 하는데 외부 자극에 대한 생체 반응에 결정적 역할을 한다.
스트레스의 생리적 반응 기전인 HPA축과 SAM축은 항상성을 유지한다. 스트레스 상황에 신체가 반응할 때 스트레스에 의해 교감신경계가 흥분되면 부신수질의 크로마핀 세포(chromaffin cell)에서 혈액으로 스트레스 호르몬인 카테콜아민을 대량 방출하여 심박수 증가, 혈관 긴장 상태 증가, 근육 강화 등을 도와 투쟁-또는-도피반응을 유도하여 항상성을 유지시킨다. 스트레스는 면역계를 활성화시킬 수도 있고 억제할 수도 있다. 그 이유는 스트레스와 면역의 연결고리가 중추신경계, 내분비계, 면역계의 상호관계에 있기 때문이다. 중추신경계와 면역계는 림프조직의 신경계와 신경내분계의 경로에 의하여 이루어진다. 정신신경내분비는 뇌하수체의 분비 호르몬에 의하여 면역기능에 도달한다.
몸이 감각정보를 받으면 교감신경계는 신경초엽신경섬유(postganglionic nerve fibers)에 신호를 보내고 아세틸콜린을 통해 부신수질을 활성화시킨다. 일단 활성화되면 노르에피네프린과 에피네프린은 신경초엽신경섬유에 의해 혈액으로 직접 방출되어 투쟁-또는-도피 반응을 위한 신체적 기제로 작용한다. 이 때문에 교감신경 부신수질계는 포도당 수준, 나트륨 수준, 혈압 및 환경에 대한 신체반응과 결합하는 다양한 다른 대사 경로를 유지하는 데 큰 역할을 한다. 교감신경 부신수질계는 부신의 활성화 또는 불활성화를 통해 몸을 항상성을 회복하는 역할을 한다.
스트레스의 생리적 반응인 투쟁-또는-도피 반응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방법이다. 그러나 스트레스가 만성으로 가면 건강 문제에 봉착할 수 있다. 우리 신체가 스트레스 상태에 있을 때 코티솔과 에피네프린은 신체의 호르몬 균형을 무너뜨린다. 과도한 코티솔은 면역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이며 혈당 조절에 영향을 주어 당뇨병의 위험이 한층 더 증가하게 만들고 신진대사 조절 균형에도 영향을 주어 비만의 원인이 된다. 과도한 코티솔은 뇌의 해마 영역을 감소시켜 집중력과 기억 상실이 발생하게 한다.
에피네프린은 근육 긴장 및 말초혈관 수축을 일으키는데, 이로 인해서 근육에 영양분과 산소 공급이 부족하게 하므로 근육통을 유발시키고 뇌의 산소 부족으로 두통의 원인이 된다. 노르아드레날린이라고도 하는 노르에피네프린은 활성산소를 많이 발생하게 하여 인체의 항산화 효소, 항산화 물질을 감소시킨다. 이로 인하여 노화가 촉진되고 뇌세포 피해 및 면역력을 떨어뜨리는 역할을 한다. 스트레스 영향에 의한 질병은 현대에 발생하는 대부분의 질병이다. 고혈압, 동맥경화, 뇌졸중, 면역억제, 악성종양, 당뇨병, 소화계 질환, 신경계와 정신계 각종 질환 등이 대표적 질병이다.
Walter Cannon은 20세기 초반에 생체의 내부나 외부의 환경 변화에 의하여 신체 상태의 변화를 초래하고 건강한 몸은 변화된 상태를 원래의 상태로 되돌리는 힘을 가지고 있다는 항상성 이론을 고안하였다. 항상성은 단순한 유기체뿐만 아니라 복잡한 식물, 동물 모두 내부 기전의 움직임으로 물질 대사가 될 수 있도록 정해진 환경을 유지한다.
항상성은 세포, 조직기관, 유기체 전체에서 일어나는 현상이다. 항상성은 일정한 체온을 유지하여 면역력을 유지하며, 혈중 수소이온농도(pH)를 조절하고, 혈당 조절, 체내 수분과 이온 균형 등 생리균형을 잡아준다. 1915년 Cannon은 고통, 기아, 공포 및 분노의 신체적 변화에 대한 연구에서 위협에 대한 동물의 반응을 묘사하기 위해 투쟁-또는-도피 반응을 정의하고, 이것은 에피네프린, 노르에피네프린과 같은 교감신경계의 신경전달물질인 카테콜아민이 많이 분비되어 일어난다고 설명하였다.
1936년 Hans Selye는 「네이처(Nature)」지에 다양한 유해 자극으로 생긴 증후군이라는 논문에서 손상을 입히는 자극의 유형에 관계없이 전형적인 증상이 나타난다는 일반적응증후군(general adaptation syndrome: GAS) 이론을 발표하였고, 얼마 후 이 증상을 스트레스 반응이라고 불렀다.
Selye는 일반적응증후군이 세 단계에 걸쳐 일어난다고 설명했다. 첫 번째는 경고 반응 단계(alarm reaction stage)로서 스트레스를 받을 때 겪는 초기 증상이며 생리적 반응인 투쟁-또는-도피 반응이다. 이 자연스런 반응은 위험한 상황에서 피하거나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준비 과정이다. 심장 박동수가 증가하고 부신 동맥이 코티솔을 방출하며 에피네프린을 분비하여 동공 확대, 호흡의 증가, 근육 긴장, 땀 분비 증가, 떨림, 정서적 불안감이 증가하는 등 자율신경계 및 내분비계의 활동 변화가 뚜렷이 나타난다. 단기 스트레스의 경우 이러한 방어 시스템의 작동으로 인하여 스트레스에 대한 반응은 경고 반응 단계에서 마감이 된다.
두 번째는 저항 단계(resistance stage)이다. 스트레스가 지속되지 않으면 투쟁 반응이나 도피 반응으로 자신을 보호하고 경고 반응 단계에서 마감이 되지만, 스트레스가 계속될 경우 뇌하수체에서 부신피질자극호르몬(ACTH)과 부신에서 부신피질호르몬이 분비되어 스트레스 반응을 완화시키려 한다. 스트레스를 잘 관리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의 신체에도 지속적인 저항 단계가 진행되고 있을 수 있으며 이 기간이 지속되면 피로 상태로 이어질 수 있어서 정신적 과민반응(irritability), 좌절감, 우울증, 정신적 집중력 저하 등의 상이 나타난다.
세 번째는 소진 단계 또는 탈진 단계(exhaustion stage)라 한다. 경고 반응 단계, 저항 단계 증상에서 계속적인 스트레스 지속으로 만성 스트레스로 이어지면 탈진단계에 이른다. 즉 육체적, 정신적, 정서적 자원이 고갈되어 신체가 더 이상 스트레스에 대항할 힘을 갖지 못한다. 탈진 단계는 뇌하수체나 부신에서 호르몬이 더 이상 충분히 분비되지 않기 때문에 스트레스에 대한 신체 저항력이 상실되고 초기 단계에서의 여러 증상들이 다시 나타난다. 피로, 우울증, 심장병, 편두통, 위궤양, 고혈압 등의 여러 가지 정신적, 신체적 질환을 초래하고 심한 경우에는 사망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스트레스에 대한 저항력이 감소되어 신체의 면역력을 약화시키고 스트레스관련 질병의 위험에 직면하게 된다.
정신신경면역학의 역사에서 언급하는 첫 이론적 기초는 위의 두 연구자들의 연구업적이다. 즉 20세기 초반의 Walter Cannon의 항상성 이론과 일반적응증후군 이론으로 집약되는 Hans Selye의 스트레스 이론이다. 이로써 신경-내분비-면역계가 서로 상호작용을 하는 생리학 이론이 설명된다. 스트레스 연구는 현대에 이르러 많은 발전을 거듭하게 된다. 1980년대로 진입하면서 분자생물학(molecularbiology)의 발전과 2000년대에 들어 후성유전학(epigenetics)이 본격화되면서 스트레스 연구는 크게 도약을 하였고 그 결과 스트레스 이론은 의과학에도 막대한 영향을 미치게 되었다. 더불어 더욱 많은 학문 영역으로 과학적 스트레스 연구가 확대되고 있다. 한편으로는 1990년대 신경과학과 분자생물학 연구에 커다란 진보가 있게 되면서, 정신신경면역학 연구도 더욱 활발해지게 되었다. 그 결과 스트레스 연구와 진단과 치료 방법이 임상에 널리 활용되게 되었고 일반인들의 심신 건강과 웰빙을 증진하는 영역에도 이론적 도약이 있었다.
<차크라 힐링에 관한 정신신경면역학적 고찰/ 정문성 선문대학교 대학원 통합의학과 박사학위논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