己亥岁二首(기해세이수) 其一
/ (晚唐)曹松(조송) 朴今玉讲解
* 들어가기
완연한 여름인데 즐거운 일만 있는 것은 아니기에 마음 아픈 시도 한번 함께 배워보려 합니다.
https://youtu.be/Mp_zDE4xPKE
https://youtu.be/1BcI8XjavJg
* 설명
1) 己亥:당희종 건부 6년(879년)의 간지(干支). 간지: 천간과 지지. 갑을병정무기경신임계(甲乙丙丁戊己庚辛壬癸)를 십간(十干)이라고 하고 자축인묘진사오미신유술해(子丑寅卯辰巳午未申酉戌亥)를 12지지라 한다.
2) 泽国:일반적으로 강남 각 지역을 의미. 호수와 늪(湖泽)이 사방에 분포되어 있다.
3) 樵苏:초어(樵渔)라고도 한다. 나무를 하고 고기를 잡는다는 의미이다.
* 번역문
부유한 강산은 이미 전쟁지도에 그려져 있고
백성은 땔감을 하고 풀을 베며 나날을 보내려 해도 그러할 수 없다
더는 제후로 봉하는 일을 언급하지 마시라
장군 한명의 공명이 이뤄지려면 얼마나 많은 사병의 목숨을 희생해야 하는가.
* 작품소개
당나라 시인 曹松의 组诗이다. 이 시는 현실에 대한 비판적 태도를 명확히 했다. 전체 시는 개괄적으로 전쟁이 백성에게 조성해주는 깊은 재난을 썼으며 심오한 눈빛으로 천백년래 봉건전쟁의 실질을 궤뚫어 보았다.
* 창작배경
이 시의 제목아래 부제에서 희종 광명 원년(880년)이라 했다. 기해(己亥)가 광명 전 1년 즉 건부 6년(879년)의 간지인 것에 의하면 이 시는 대략 880년에 1년전의 시사를 추억하면서 쓴 것이다.
* 작품감상
이 연시(组诗)는 《全唐诗》 권 717에 실려있다. 아래 내용은 사천대학(四川大学) 문학과 뉴스학원 교수, 사천시사학회이사(四川诗词学会理事) 周啸天선생이 연시의 첫 번째 시에 관한 감상과 분석 내용이다.
“己亥岁”라는 이 눈에 띄는 시의 제목은 시중에서 쓰는 내용이 생생한 사회정치 현실임을 시사한다. 안사의 난 이후 전쟁은 우선 허베이(河北)에서 시작돼 후에 점차 중원으로 만연되었다. 당나라 말기에는 대규모 농민봉기가 일어났고 당왕조는 잔혹한 진압을 해 강남지역은 모두 전쟁판이 되었다. 이것이 바로 “泽国江山入战图”인 것이다. 시에서는 직접적으로 전쟁이 호수나 물이 많은 지역(泽国)에 재앙이 미치게 했다고 말하지 않고 다만 이 지역이 전쟁지도에 그려졌다 함으로 완곡하게 표현한다. 독자로 하여금 한폭의 ‘전쟁지도’를 통해 어수선하고 철과 피의 현실을 상상하게 하며 이는 시인이 형상적 사유를 활용한 성공적인 예이다.
전란을 따라 오는 것은 백성들이 도탄에 빠지는 것이다. 땔나무를 하고 풀을 베어 건초를 만드는데 땔감을 준비하는 생계는 원래 고생스럽고 낙이 없다. 하지만 ‘태평세대의 개가 될 지언정 난세의 백성이 안 되겠다’(宁为太平犬,勿为乱世民)라는 말처럼 떠돌아 다니고 생사의 갈림길에서 발악하는 백성의 마음속에는 평안하게 땔감을 준비하며 하루하루를 보낼 수 있다면 그건 즐거운 것이다. 하지만 이 땔감 준비하는 낙은 이때에 이미 다시 얻을 수 없게 되었다. ‘낙’(樂)으로 백성의 수고로움을 견디지 못함을 반면으로 묘사해 깊은 여운을 남기게 했다. 고대전쟁은 머리를 자른 숫자로 공을 논하는데 전쟁은 잔혹한 살륙을 저지르기에 많은 사람이 사망을 한다. 이것은 험악한 현실이다. 시의 앞 두 구절에서 비록 가볍게 묘사한 듯 하나 글자마다 피와 눈물이 아른거린다. 이는 자연스럽게 뒤의 두 구절의 침통한 호소를 이끌어 낸다.
“凭君莫话封侯事,一将功成万骨枯”에서 제후로 봉하는 일(封侯)은 현실적 화제였다. 879년(기해년) 진해절도사(镇海节度使) 고변(高骈)은 淮南에서 黄巢의 봉기군(起义军)을 진압한 공적으로 상을 받았는데 이는 사람을 많이 죽여 받은 ‘상’인 셈이다.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분노가 치밀어 오르게 하는 일이다. 시인이 눈을 감고 손을 흔들며 ‘군은 제후를 봉하는 일을 말하지 마시라’(凭君莫话封侯事) 한 것을 탓할 수 없다. “凭”이라는 한 글자로 청하고(请) 구하는(求) 사이에 의미가 있으며 말투가 간청보다는 부드럽고 의미상 ‘좀 그만하세요. 더는 그 화두를 꺼내지 마세요.’이다. 사용한 단어는 괴로움을 의미하고 소리는 시큰둥하다. “一将功成万骨枯”은 경구이다. 백골이 쌓여 외로운 무덤이 된 가련한 모습을 보니 다 장군이 전공을 이루게 하기 위함이라(可怜白骨攒孤冢,尽为将军觅战功)한 구절과 비교가 된다. 장군이 제후가 되는 것은 사병의 희생이라는 비싼 대가로 바꿔 온 것이다. 한 구절중에 강렬한 비교수법을 써서 “一”과 “万”, “荣”과 “枯”의 대조를 통해 보는 사람으로 마음 아프게 한다. 서로 다른 측면에서 봉건사회역사의 본질을 드러냈으며 아주 강한 전형성을 띤다. 앞의 세 구절은 30%정도 의미를 내포했고 단어 사용이 완곡하나 마지막 구절은 아주 의도적이고 글자 하나하나가 천근만근의 느낌을 준다.
* 조송(曹松)
(828-903,75세), 그의 시는 대부분 여행과 관련된 내용이다. 시풍은 贾岛와 비슷하나 경지가 깊고 심오하며 글자 하나 구절 하나에 공을 많이 들였다. 사회 제일 낮은 계층에서 살았기에 민초의 질고를 동정했고 전쟁을 증오했다. 현실에 불만을 가졌으나 공명에는 열중해 여러번 과거시험에 응시를 했으나 901년인 73세 고령에야 진사에 합격했다. 그가 시험에 합격한 한 해는 괴이한 일이 있었는데 그 해에 시험에 합격한 칠순 고령의 노인이 5명이었는데 그들은 각각 王希羽, 刘象, 柯崇, 郑希颜인데 '五老榜'이라 불렸다. 어렵사리 합격한 것은 축하할 일이지만 벼슬을 한 지 2년정도 밖에 안 돼 세상을 하직하고 만다. 역사속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평생 공부만 하다가 세상을 떠나고 공명을 이루지 못한 것을 생각하면 조송은 그나마 행운이라 할 만하다. 벼슬길은 별로지만 문장으로서는 인정을 받았다. 그의 시중 마지막 구절은 千古绝句라 평가를 받는다.
《全唐诗》에 그의 시 140편이 수록돼 있다.
* 연시(组诗)
같은 주제와 관련된 소재로 약간의 시를 지어 만들어진 한 세트의 시편이다. 매수의 시는 상대적으로 완벽하고 독립적이다. 하지만 매 편의 시는 다른 시들과 내재적 연관성을 가지며 기타 시와 배열되어 있고 격식은 같거나 비슷하다.
대표작: 《横江词六首》, 《夔州歌十绝句》
* 생각해보기
1) 나는 태어나면서부터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수고로움과 목숨으로 키워졌는가?
2) 살아가면서 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희생을 필요로 하는가?
* 나가기
시에서는 한 장군의 공명이 이뤄지기 위해 수많은 사람들의 백골이 쌓인다고 했는데 이 세상에 태어난 우리도 한사람이 태어나고 성장하는 과정엔 수많은 사람들의 손길과 정성과 어쩌면 목숨마저 깃들어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 보게 만드는 좋은 시입니다. 슬픔과 아픔 너머에 있는 현실을 직시하고 감사하는 마음 가지는 것도 삶에 대한 훌륭한 태도가 아닐까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