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곳, 실스마리아
질투와 도발, 순수와 열정이 충돌하는 그녀들의 눈부신 무대가 시작된다!
스무 살 시절, 연상의 상사인 '헬레나'를 유혹해 자살로 몰고 가는 젊고 매력적인 캐릭터 '시그리드' 연기로 단숨에 세계적인 스타가 된 마리아 앤더스(줄리엣 비노쉬). 그로부터 20년이 지난 지금, 자신을 스타로 만들어준 연극의 리메이크 버전에 출연 제의를 받게 되지만, 그녀에게 맡겨진 역할은 주인공이 아닌 나이든 상사 헬레나.
리허설을 위해 매니저 발렌틴(크리스틴 스튜어트)과 함께 알프스의 외딴 지역인 '실스마리아'를 찾은 마리아는, 관객들의 기억 속에 영원히 '시그리드'로만 남고 싶다는 욕망에 사로잡히고, 잔인하고 이기적인 ‘시그리드’보다 솔직하고 인간적인 ‘헬레나’의 매력을 어필하는 발렌틴과 끊임없이 충돌한다.
급기야 새롭게 ‘시그리드’ 역을 맡게 된 할리우드의 스캔들 메이커 조앤(클로이 모레츠)의 젊음을 동반한 아름다움마저 질투하기 시작한 마리아는, 그녀에게서 불안하고 이기적이었던 과거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고 혼란에 빠지는데…..
과연, 그녀의 무대는 무사히 막을 올릴 수 있을까...?
[ Director’s Note ]
“우리와 과거, 우리 자신의 과거, 우리를 형성하는 것들 사이의 관계에 대해 다루는 이 영화는,
저와 줄리엣 비노쉬가 공유하고 있는 긴 역사를 대변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줄리엣 비노쉬와는 1985년, 앙드레 테시네 감독과 <랑데부>라는 영화의 각본을 쓰던 당시 처음 만났습니다.
당시 그녀는 스무 살의 어린 나이에 주연을 맡았습니다.
덕분에 저는 어린 여배우가 배역을 완수해가는 과정을 곁에서 세세하게 지켜볼 수 있었습니다.
그 후로 평행선을 달리던 우리의 삶은 2008년 <여름의 조각들>을 촬영하며 마침내 접점이 생기게 되었습니다.
처음 운을 띄운 것은 줄리엣이었는데, 그녀는 우리가 공유하고 있는 영화 인생에서 놓친 기회가 있다는 느낌을 받았고, 그것을 통해 우리 모두 본질로 회귀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녀의 말에 영감을 얻은 저는 노트에 적기 시작했고, 등장 인물들에 생명을 불어넣었으며
마침내 오랫동안 꿈꿔오던 이야기를 완성해냈습니다.
줄리엣과 제 모든 것이 시작했던 과거, 현재에 대한 의문으로 우리 자신을 바라보는 오늘, 그리고 특히 미래.
글을 쓴다는 것은 이들을 이어주는 시간의 흐름 속에서 근원과 성장 사이의 어떤 시점을 포착해내는 것과 같습니다.
그리고, 이 영화는 그 흐름의 아찔하게 높은 정점을 옮겨놓은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마리아 엔더스’는 줄리엣 비노쉬도 아니고 저도 아닙니다.
마리아는 단지 과거를 돌아보기 위해서가 아니라 스스로를 형성하고 전진하게 해주는,
우리의 정체성을 발견하기 위해 과거를 다시 찾고 싶어하는 우리들 자신과 같습니다.”
From 올리비에 아사야스
[ About Movie ]
전세계가 인정하는 명품 배우 줄리엣 비노쉬!
젊음에 대한 집착과 욕망에 사로잡힌 여배우 ‘마리아’로 돌아오다!
<세가지 색: 블루>로 베니스 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잉글리쉬 페이션트>로 베를린 영화제와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사랑을 카피하다>로 칸 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차지하며 여배우로서는 세계 최초로 유럽권 3대 영화제와 아카데미상까지 수상한 기록을 가진 줄리엣 비노쉬.
그녀가 연극과 실생활 사이의 혼동과 젊음에 대한 욕망으로 갈등하는 여배우 ‘마리아 엔더스’ 역으로 돌아왔다.
<나쁜 피>와 <퐁네프의 연인들>에서 레오 카락스 감독의 뮤즈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그녀는 <데미지>에서의 신비롭고 치명적인 팜므파탈, <세가지 색: 블루>에서의 젊은 미망인 연기로 ‘현대 영화 중 가장 좋은 연기’라는 극찬을 받았다. 특히, 미카엘 하네케, 데이비드 크로넨버그 등 연기자 선정에 까다롭다는 거장 감독들이 가장 신뢰하는 배우로도 꼽히는 그녀는 연기력만큼은 전세계적으로 정평이 나 있다.
그런 그녀가 자신의 연기 인생 30년을 맞아 선택한 <클라우즈 오브 실스마리아>의 ‘마리아’ 역할은 젊은 여배우에게 자신의 역할을 빼앗기고 동요하는 톱 여배우. 연기자로서의 커리어만큼은 여전히 최정상에 위치하지만 그와는 달리 여배우 일을 하는데 있어서 가장 요구되는 자질일지도 모를 젊음을 동반한 아름다움을 잃어가게 되면서, 여배우로서의 삶과 자신의 내면을 돌아보며 갈등하는 모습은 마치 ‘줄리엣 비노쉬’가 ‘여배우 줄리엣 비노쉬’를 연기하는 것만 같다.
실제로도 그녀는 연기하는 동안 내내 자신의 실제 모습이 반추되며 오는 두려움을 느꼈고, 이번 영화에서야말로 자신의 모든 것을 다 내보인 것 같았다고 한다. 다시 한번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는 연기를 선보인 그녀의 열연에 관객들은 마치 실제 ‘줄리엣 비노쉬’를 보는 것처럼 ‘마리아’ 역에 빠져들 것이다.
할리우드 대세 스타들이 선보이는 역대 최고의 연기!
<트와일라잇> 시리즈 크리스틴 스튜어트 & <렛 미 인> 클로이 모레츠!
젊음이 가진 열정으로 마리아를 감화시키는 매니저 발렌틴을 연기, 존재감을 뽐낸 크리스틴 스튜어트. 오래 전부터 줄리엣 비노쉬, 올리비에 아사야스 감독과의 작업을 간절히 소망했다는 그녀는 캐스팅 소식을 듣고 흥분한 나머지 볼이 빨갛게 달아올랐다고 한다. 하지만, 실제 촬영에 들어가서는 대배우 줄리엣 비노쉬를 상대로 편안하고 자연스러운 연기를 펼치며 완벽한 호흡을 이루어냈다. 이미 13살의 어린 나이에 데이빗 핀처의 영화 <패닉 룸>에서 공연한 조디 포스터의 카리스마에 절대 눌리지 않는 놀라운 스크린 장악력을 보여준 바 있는 그녀는 전세계적으로 히트한 판타지 블록버스터 <트와일라잇> 시리즈로 할리우드 대세녀가 되었지만, <런어웨이즈>, <온 더 로드> 등 인디 영화에서의 활약도 꾸준히 이어가며 배우로서의 도전을 계속하고 있다. 그녀의 이런 도전은 이번 <클라우즈 오브 실스마리아>를 통해 단단하고 섬세한 연기에 대한 호평으로 이어지며 배우로서의 커리어에 무한한 가능성을 열어주는 계기가 되고 있다.
또 한 명의 할리우드 대세 배우는 바로 클로이 모레츠. 5살의 어린 나이에 뉴욕에서 다양한 광고 모델 활동을 시작으로 실력을 다져온 그녀는 <500일의 썸머>에서 오빠에게 거침없는 조언을 날리는 동생 역과 <킥 애스> 시리즈에서 핵폭탄 급 액션을 선보이는 ‘힛 걸’로 국내에서도 두터운 마니아 팬을 확보하고 있다. 이번 영화에서는 린제이 로한 뺨치는 할리우드 스캔들 메이커 조앤을 연기, 화끈한 연기 변신을 선보이는데, 극 중 파파라치를 향해 육두문자를 날리는 그녀의 모습은 관객에게는 신선한 충격이 될 것이다.
영화 속 크리스틴 스튜어트와 클로이 모레츠의 연기에 대해 해외 매체들은 “역대 크리스틴 스튜어트 연기 중 최고!”(Vanity Fair), “새로운 세대 크리스틴 스튜어트와 클로이 모레츠의 연기까지 최고조로 끌어내는 감독의 연출력이 돋보인다.”(Variety), “줄리엣 비노쉬와 크리스틴 스튜어트가 완벽한 대사를 주고받는 장면은 환상적이다.” 등의 찬사로 새로운 연기파 배우의 탄생을 축하했다.
여배우의 완벽한 연기를 끌어내는 섬세한 연출!
칸이 사랑하는 감독, 올리비에 아사야스!
프랑스 대표 영화지 『카이에 뒤 시네마』의 비평가로 영화 인생을 시작한 올리비에 아사야스 감독은, 1990년대 프랑스 영화계에 새로운 세대를 연 감독들 중 한 명으로 손 꼽힌다. 자신이 흠모하는 작품들을 응용하는 방식으로 영화를 만든다는 그는 인상주의 미학을 기반으로 깊이 있고 날카로운 작품들을 탄생시켰다. 이전 작 <클린>으로 장만옥에게 칸 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안겨줬을 만큼 여배우에게서 완벽한 연기를 끌어내는 것으로 유명한 그는 <클라우즈 오브 실스마리아>에서 명배우 줄리엣 비노쉬 뿐 아니라 할리우드 스타 크리스틴 스튜어트와 클로이 모레츠 역시 최고의 연기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이끌었다. 그만의 섬세한 감성과 날카로운 시선이 포착해 낸 배우의 삶과 세월의 흐름, 현대의 소셜 미디어에 관한 통찰력에 대해 한 해외 매체는 “ 감독이 여배우들에게 보내는 가장 매혹적인 러브레터!”(L’Express) 라는 극찬을 안기기도 했다.
“배우의 일이라는 것이 세상과 인간을 관찰하고, 그를 새롭게 표현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결국은 사람에 관한 이해가 완벽한 연기를 만들며, 그를 위해선 배우에게 감정을 파고드는 것만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완벽하게 설명될 수 있는 뒷배경이 필요하다. 그리고 배우 각자가 가지고 있는 방식을 이해하고 존중하며, 이를 최대로 살려내는 것이 연기 예술을 각각의 색을 가질 수 있게 만들어 주는 것”이라고 말하는 그는 배우에게 많은 자유를 주어, 상황에 맞는 리액션을 끌어내는 방식의 연출로도 유명하다. 그런 그에 대해 줄리엣 비노쉬는 “마치 매일매일이 축복받은 것 같은 자유 속에서 연기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것이 그의 큰 장점 "이라며 감독에 대한 완벽한 믿음을 드러냈다.
배우를 통제하지 않고, 완벽한 자유 속에서 그들 만의 방식으로 캐릭터에 대한 새로운 해석과 도전을 정면으로 받아들이는 그의 연기 연출 방식은 여배우의 이야기를 다룬 이번 <클라우즈 오브 실스마리아>에서 특히 빛을 발해, 세 여배우들은 극 중 캐릭터를 빌어 자신의 속내를 가감 없이 당당하게 드러내 보인다. 덕분에 관객은 마치 실제인지 연기인지 헷갈릴 정도이다. 담담하면서도 섬세하게 은막 뒤에 가려진 여배우들의 진짜 삶을 조망하는 영화 <클라우즈 오브 실스마리아>. 크레딧이 올라간 후로도 오랫동안 관객들을 관통하는 질문을 남길 것이다.
2014년 마지막 아트버스터를 위해 모인 최고의 스태프!
<아이 엠 러브>, <피아니스트>, <스위밍 풀> 제작진 총출동!
그간 딱딱하고 지루하고 어렵다는 반응 속에 일부 마니아 층에게만 사랑받아왔던 ‘예술영화’. 하지만 최근 국내에서는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그녀>, <비긴 어게인> 등 다양한 장르의 ‘예술영화’들이 관객들의 열띤 호응 속에 연속해서 흥행에 성공하며 ‘아트버스터’라는 신조어를 형성할 만큼 붐을 일으킨 바 있다. 이렇듯 국내 극장가에 불고 있는 ‘아트버스터’ 열풍은 ‘예술영화’에 대한 관객의 인식이 ‘어렵고 지루한 영화’에서 이제는 ‘생각과 성찰의 기회를 제공하는 작품성 있는 영화,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 감상의 영화’로 전환되고 있음을 반증한다.
2014년의 마지막을 장식할 ‘아트버스터’로 꼽히는 <클라우즈 오브 실스마리아> 역시 칸이 환호하는 감독 올리비에 아사야스의 지휘 아래 아카데미는 물론 칸, 베를린, 베니스 영화제를 석권하며 전세계적으로 연기력을 인정받은 명배우 줄리엣 비노쉬와 판타지 블록버스터 <트와일라잇> 시리즈의 벨라 역으로 스타덤에 오른 이후 현재 할리우드에서 최고의 주가를 달리고 있는 크리스틴 스튜어트, <렛 미 인>, <킥 애스> 시리즈를 통해 톡톡 튀는 개성으로 관객을 사로잡은 클로이 모레츠 등 각 세대를 대표하는 여배우들이 총 출동해 개봉 전부터 국내 관객들의 기대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여기에 <오직 사랑하는 이들만이 살아남는다>, <아이 엠 러브>, <스위밍 풀> 등 관객들의 사랑을 듬뿍 받았던 영화들을 통해 배우의 감성을 극대화하는 우아한 영상미를 선보였던 촬영 감독 요리끄 르소와 <피아니스트>, <로렌스 애니웨이> 등 국내외 관객들의 호평을 이끌었던 아름다운 예술 영화 전문 제작진의 조합은 허구와 현실을 넘나들며 삶의 본질에 다가가는 세 여배우의 삶에 생동감을 덧입히며 <클라우즈 오브 실스마리아>의 영화적 완성도를 높였다.
여배우가 들려주는 여배우의 이야기!
배우 김희애도 강력 추천한 여배우의 진짜 모습!
나이를 먹어가면서 오히려 여배우로서 빛을 더하고 있는 배우 김희애의 편안하면서 호소력 짙은 목소리가 더해진 <클라우즈 오브 실스마라아>의 예고편을 보고 있으면, 화면 속 줄리엣 비노쉬와 김희애가 자연스럽게 오버랩 된다. 그리고 만약 한국에서 이 영화가 리메이크된다면, ‘마리아 엔더스’ 역할은 김희애가 적역일 것이라는 상상마저 하게 만든다. 실제로 김희애는 영화 <클라우즈 오브 실스마리아>를 보고, 영화 속 마리아 엔더스의 너무나도 사실적인 고민과 모습에 깊은 공감을 표하며, “배우들이 느끼는 감정들과 고민들, 특히 대본 연습을 하는 장면은 너무 리얼해서 소름이 돋을 정도였다”며 “카메라 앞에서 세월의 흐름에 유독 민감한 배우들뿐만 아닌 모든 사람들이, 특히 여성이라면 더욱 공감하지 않을까 한다”고 전하기도 했다.
최근 TV 드라마를 넘어서 스크린에서의 활동 폭도 크게 늘리며 제 2의 전성기를 열고 있는 그녀는, [꽃보다 누나]라는 예능 프로그램에서 좀처럼 볼 수 없었던 자연인 ‘김희애’의 모습으로 친근함을 더한 바 있다. 이런 그녀가 화려한 스포트라이트가 꺼진 후의 여배우들의 진짜 삶을 사실적으로 그려낸 영화 <클라우즈 오브 실스마리아>의 내레이션에 참여한 것은 어쩌면 필연적인 선택이었다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표면적으로는 여배우들의 삶을 다루고 있는 영화지만 삶의 한복판에서 세월의 흐름을 느껴봤을 모든 관객들에게 일생을 관통하는 질문을 던지는 영화가 아닐까 생각한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시점에 보기에 더없이 좋은 영화다”라는 추천 멘트와 함께 “‘화면이 너무나 아름다워, 실제로도 알프스의 실스마리아는 꼭 가보고 싶어졌다”는 그녀. 구름 가득한 알프스의 ‘실스마리아’가 어쩌면 [꽃보다 누나]의 2탄의 촬영지가 될지도 모르겠다.
[ Production Note ]
줄리엣 비노쉬의 실제 삶을 모티브로 한 스토리!
올리비에 아사야스 감독과 함께 창조해낸 현실과 허구를 넘나드는 각본!
영화의 시작은 어느 여름날, 줄리엣 비노쉬에게서 시작되었다. 여성의 영화가 필요하다 생각했던 그녀는 완벽하게 여성의 영화를 표현해줄 감독을 찾았고, 올리비에 아사야스 감독이라면 가능하리라 생각, 그에게 연락을 해 본격적인 시나리오 작업에 돌입하게 되었다. 하지만 아이디어의 출발은 그보다 훨씬 이전인 1985년으로 거슬러간다. 앙드레 테시네 감독의 <랑데부> 시나리오 작가로 데뷔한 올리비에 아사야스 감독은 당시 스무 살의 어린 배우였던 줄리엣 비노쉬가 진정한 여배우로 성장하는 모습을 생생하게 지켜봤으며, 이후 <여름의 조각들>(2008)에서 감독과 여배우로 다시 만나 서로의 커리어와 인생을 모두 관통하는 작품을 만들고 싶다는 줄리엣 비노쉬의 아이디어에서 영감을 얻어 자신과 줄리엣 비노쉬의 역사를 토대로 한 시나리오를 구상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마침내, 예술적으로 하나가 된 두 거장, 줄리엣 비노쉬와 올리비에 아사야스 감독은 서로의 역사와 출연 배우들의 실제 이야기가 기반이 된 현실과 감독이 창작한 허구를 넘나드는 훌륭한 각본 <클라우즈 오브 실스마리아>를 완성해냈다. 실제로 극 중 크리스틴 스튜어트가 조앤의 불륜 가십을 언급하는 장면이나, 줄리엣 비노쉬와 클로이 모레츠의 블록버스터 출연을 떠올리게 하는 대사들을 보고 있자면 마치 배우들의 진짜 이야기를 듣는 듯한 혼동이 올 정도다.
두 번 다시 돌아오지 않는 젊음에 대한 아쉬움과 스치듯 지나가는 젊음을 바라보는 두 사람의 마음을 통해 끊임 없이 세상을 재 조명하고 그 세상의 일부가 되어 살아남는 법이라는, 젊음이 우리에게 알려준 것들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이야기하는 <클라우즈 오브 실스마리아>. 세월과 나이에 대한 성찰뿐 아니라 각 연령대의 캐릭터를 통해 다양한 관점에서 인생 그 자체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영화는, 관객들에게 지금 현재 자신의 삶의 모습을 반추하는 계기를 제공할 것이다.
하나의 캐릭터처럼 살아 숨쉬는 아름다운 풍광! 알프스의 실스마리아!
영화 속 연극의 제목이자 영감의 원천! ‘말로야 스네이크’!
줄리엣 비노쉬가 연기한 ‘마리아 엔더스’라는 명배우가 젊음을 시기하고 쫓는 일련의 모습을 통해 현대 미디어라는 가상 세계에서의 명성과 스포트 라이트 뒤 실제 ‘마리아’라는 한 사람의 경계가 사라지는 것을 그리고 싶었다는 올리비에 아사야스 감독은, 이에 가장 적합한 장소로 스위스 알프스에 위치한 작은 도시 ‘실스마리아’를 떠올렸다.
그가 실스마리아를 떠올리게 된 것은 바로 독일의 철학자인 니체의 일화와 그가 쓴 ‘영원 회귀’를 논한 글을 읽었기 때문이다.
기나긴 병치레로 ‘실스마리아’에서 요양 중이던 니체는 불안한 감정을 가지고 있던 중, 알프스 산맥의 장엄함과 이를 만들어낸 실스 호수를 보았던 순간 황홀함을 느꼈고, 며칠 후 같은 장소에서 똑 같은 황홀함을 느끼게 되었다는 것. 모든 순간은 필연적으로 되돌아오게 되어 있다는 ‘영원 회귀’를 니체가 생각해낸 곳이 바로 ‘인간의 모든 것보다 훨씬 높은 곳’인 ‘실스마리아’였던 것이다.
여기에 그가 보았던 산악 영화 감독 아르놀트 팡크의 <말로야의 구름 현상>이라는 짧은 영상 또한 큰 이유로 작용했다.
<말로야의 구름 현상>은 스위스 동쪽 끝 엥가딘 언덕부터 ‘실스마리아’ 위를 지나 실바플라나, 생 모리츠까지 이어지는 구름, 높은 산맥과 협곡 사이를 유유히 흘러가는 구름의 모습이 마치 거대한 뱀의 형상과 비슷해 이름 지어진 ‘말로야 스네이크’ 현상을 담고 있다.
1924년 작품인 이 낡고 긁힌 필름 속에 담긴 짧은 영상은 거의 한 세기의 시간 차에도 불구하고 과거와 현재가 대치하는 모습을 담아내고 있는데, 이를 본 올리비에 아사야스 감독은 세월과 나이에 대한 성찰뿐 아니라 인생 그 자체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영화 <클라우즈 오브 실스마리아>에 가장 잘 맞는, 이상적인 배경이라 생각한 것이다.
이렇듯 작품의 안팎에서 영감의 원천으로 작용한 ‘말로야 스네이크’의 경이로운 아름다움과, 구름이 품은 평화로운 산맥의 모습은 관객들로 하여금 당장 알프스로 떠나고 싶은 충동을 안겨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