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 괭이밥(Oxalis corniculata L.)
2020년 5월 6일(수), 맑음, 부천자연생태공원, 창경궁, 창덕궁
‘코로나 19’는 인간계뿐만 아니라 식물계에게도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많은 기화이초들이 봄날 독수공방하다가 가뭇없이 스러지고 말았다.
생태공원과 식물원 등이 오늘부터 조심스럽게 개방하기 시작하였다.
25. 괭이밥(Oxalis corniculata L.)
괭이밥과의 여러해살이풀이다. 밭이나 길가에 난다.
일어명은 카타바미소우(カタバミソウ, 酢漿草)이고, 영문명은 Creeping wood sorrel이다.
전초를 작장초(酢漿草)라 하며 약용한다. 작장초의 작(酢)은 ‘신맛 작’이다. 작장초를 씹었
을 때 느낀 신맛에서 나온 꽃 이름이다.
26. 괭이밥(Oxalis corniculata L.)
속명인 옥살리스(Oxalis)는 그리스어 oxys에서 유래한다. oxys는 ‘날카로운, 신맛이 나는,
산(酸)이 많은’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괭이밥속 식물의 잎과 줄기 속에는 수산(蓚酸)이
들어 있다. 수산으로 인해 신맛이 나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괭이밥은 ‘괭이’와 ‘밥’의 합성어이다. 괭이밥의 ‘괭이’는 ‘고양이’에서 가져왔다고 알려져 있
다. 전해 오는 괭이밥의 다른 이름 중에 ‘괴승아(怪僧牙)’라는 꽃 이름이 있다. 괴승아의
‘괴’가 바로 고양이를 뜻한다. 괭이밥이라는 꽃 이름으로 불리는 이유는 고양이가 배탈이 났
을 때 수산이 들어 있는 괭이밥을 스스로 뜯어 먹어 낫게 한다는 데서 유래한다.
27. 괭이밥(Oxalis corniculata L.)
29. 섬초롱꽃(Campanula takesimana Nakai)
초롱꽃과 여러해살이풀이다.
우리나라 고유종으로 울릉도에서 자란다.
햇볕이 잘 드는 풀밭 또는 절사면 등지에 분포하고, 배수성이 좋고 척박한 토양에 주로 생육
한다.
속명 Campanula는 라틴어 campana(鐘)에서 유래하였는데 작은 종모양의 꽃이 피는 것을
나타낸다. 종소명 다케시마(takesimana)는 일본 식물학자 나카이가 가 이 학명을 붙일 당시
에는 울릉도가 다케시마였다. 나카이는 1917년에 32일간 울릉도 식물채집을 하고 이곳에서
채집한 식물 학명에 ‘다케시마나’란 이름을 넣었다.
나카이가 울릉도와 독도를 착각했던 것은 아니다. 현재 일본에서는 독도를 다케시마라고 부
르지만, 에도시대까지만 해도 울릉도와 독도를 ‘다케시마’라고 불렀다. 울릉도는 이소다케시
마(磯竹島)라고 부르기도 했지만, 주된 이름은 다케시마였다. 나카이가 울릉도에서 자라는
한국 고유종을 채집해 자신의 이름과 종소명으로 다케시마를 붙인 식물에는 섬초롱꽃을 포
함해 섬장대(Arabis takesimana Nakai), 섬바디(Dystaenia takesimana (Nakai) Kitag), 섬
기린초(Sedum takesimense Nakai), 섬제비꽃(Viola takesimana Nakai) 등이 있다.
(이윤옥, 『창씨 개명된 우리 풀꽃』)
30. 자란(Bletilla striata (Thunb.) Rchb.f.)
난초과 숙근성 여러해살이풀로 관화식물이다.
일어명은 시란(シラン, 紫蘭)이고 영문명은 Common Bletilla이다.
속명 Bletilla는 스페인의 식물학자이자 약제사인 블레트(Don Luis Blet)를 기념한 블레티아
(Bletia)에서 유래된 말이고, 종소명 striata는 ‘힘줄이 있는’이라는 뜻인데 잎에 맥이 뚜렷해
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이유미, 『한국의 야생화』)
자란은 CITES(Convention on International Trade in Endangered Species of Wild Flora
and Fauna)라는 멸종위기에 처란 야생 동식물의 거래를 막는 국제회의에서 주인공으로 등
장한 적도 있다고 한다.
31. 천남성(天南星, Arisaema amurense f. serratum (Nakai) Kitag.)
천남성과의 여러해살이풀이다.
모양이 모자 같기도 한 이상한 모습인데, 꽃잎이라고 착각하기 쉬운 이 부분은 속에 있는 꽃
차례를 싸고 있는 포이다.
국립수목원 원장이기도 한 이유미 박사는 이 식물 이름을 처음 들었을 때, ‘첫 남성’으로 잘
못 알아듣고 첫사랑의 연인과 관련된 이야깃거리가 있을 거라고 지레짐작하여 그 생김생김
을 무척 궁금해 하였다고 한다.
학명의 명명자 Kitag.는 일본의 식물학자인 기타가와 마사오(Kitagawa Masao, 北川政夫,
1910~1995)이다.
32. 우단동자꽃(mullein pink, 羽緞童子-, Lychnis coronaria (L.) Desr.)
석죽과의 여러해살이풀이다.
동자꽃에 우단 같은 하얀 솜털이 나있다고 ‘우단동자’가 됐다고 한다.
뽀송한 모직을 일컫는 플란넬(flannel)과 같아 ‘플란넬초’라고도 부른다.
유럽 남부와 서아시아 원산으로서 주로 화단에 관상용으로 심는다. 일본에서는 취선옹(醉仙
翁) 또는 수선옹(水仙翁)이라고 한다.
학명의 명명자 Desr.은 프랑스 식물학자인 Louis Auguste Joseph Desrousseaux(1753
~1838)이다.
33. 패랭이꽃(Dianthus chinensis)
석죽과의 숙근성 여러해살이풀로 관화식물이다.
꽃 모양이 옛날 신분이 낮은 사람들이 머리에 쓰고 다니던 패랭이를 닮아서 붙여진 이름이다.
34. 고들빼기(Crepidiastrum sonchifolium (Maxim.) Pak & Kawano)
국화과 두해살이풀이다.
고들빼기 종류는 이 식물 속의 이눌린(inulin) 때문에 무척 쓰다. 한글명 고들빼기는 19세기
초에 맛이 쓴 풀로 번역되는 한자 ‘고채(苦菜)’에 대해 ‘고돌비’로 기록된 바 있고, 20세기 초
에 들어서 기재된 ‘고들빼기’이란 표기에서 유래한다. 만주지역에서는 한자로 ‘고돌채(苦葖
菜)’라고 하며, ‘아주 쓴(苦) 뿌리(葖) 나물(菜)’이라는 의미다.
학명의 명명자 Maxim.는 러시아 식물학자인 Karl Maximovich(1827~1891)이다. 그는 평
생 그가 극동에서 방문한 국가의 식물군을 연구하고 많은 새로운 종의 이름을 지었다.
Kawano는 일본의 식물학자 카와노 쇼이치(Kawano Shoichi, 河野昭一, 1936~ )이다.
카와노(Kawano)와 함께 학명에 이름을 올린 ‘Pak’의 정체를 아는 데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했다. 구글과 네이버를 아무리 검색해도 찾을 수가 없었다. 구글의 경우 대개 ‘Botanist
Pak’으로 검색하면 관련 인물을 찾을 수 있기 마련인데 이번만큼은 달랐다. 사흘이 지나고
문득 야후 재팬이 생각났다. Kawano가 일본인이니 그들의 포탈에서는 각별히 대우해 주지
않겠는가. Botanist Pak & Kawano로 검색했다.
『植物研究雑誌』에 게재된 ‘Hybrids in Crepidiastrum (Asteraceae) Recently’의 내용 중
“Pak and Kawano (1992) united Paraixeris with Crepidiastrum and proposed a new
combination Crepidiastrum denticulatum (Houtt.) J. H. Pak & Kawano. While the
taxonomic position of one parent of ×Crepidiastrixeris has changed from Lactuca
(Makino 1917) through Paraixeris (Nakai 1920), Ixeris (Kitamura 1937) and Youngia
(Kitamura 1955) to Crepidiastrum (Pak and Kawano 1992), the name
×Crepidiastrixeris has not been changed”이란 구절이 나온다.
즉, 이고들빼기의 학명 Crepidiastrum denticulatum (Houtt.) J.H.Pak & Kawano에서 Pak은
J.H.Pak이라는 것을 알았다. 그러나 여러 인터넷 검색창을 두드려도 J.H.Pak에 관한 정보를
더는 알 수 없었다. 이우철 교수의 『한국 식물명의 유래』에서 ‘국명의 출전’ 항목을 펼쳤
다. 박재홍이 근접했다. 박재홍은 경북대 생물학과 교수로 재직 중인데 전공분야가 식물계통
학, 식물분류학, 식물보전학이다. 이로써 고들빼기의 학명 명명자 Pak은 박재홍 교수라는 것
을 알아냈다.
35. 씀바귀(Ixeridium dentatum (Thunb.) Tzvelev)
씀바귀와 고들빼기를 구별하기가 어렵다. 국립국어원의 표준국어대사전에는 씀바귀를 “국화
과의 여러해살이풀. 높이는 25~50cm이며 근생엽은 거꾸로 된 심장 모양이고 경엽은 달걀
모양이다. 5~7월에 노란색 꽃이 피고 열매는 수과(瘦果)이다.”라 하고,
고들빼기는 “국화과의 두해살이풀. 높이는 60cm 정도이며, 붉은 자줏빛을 띤다. 여름에서 가
을에 걸쳐 노란 두상화가 많이 피고 열매는 수과(瘦果)를 맺는다.”라고 한다. 다른 점은 꽃이
씀바귀는 봄에 피고, 고들빼기는 여름에서 가을에 걸쳐 핀다는데 요즘은 식물들의 개화시기
가 분명하지 않는 추세이다.
이 두 가지를 구별하려고 애쓴 선구자(先究者)의 노력이 있었다.
씀바귀의 잎은 톱니가 거의 없으나, 고들빼기는 톱니가 확실히 있다.
씀바귀의 꽃은 꽃술이 검은 색이나, 고들빼기는 꽃술과 함께 노란색이다.
36. 범의귀(Saxifraga furumii Nakai)
범의귀과의 상록 여러해살이풀이다.
우리나라 특산종으로 높은 산의 습한 곳에서 자란다.
37. 꽃마리(Trigonotis peduncularis (Trevir.) Benth. ex Hemsl.)
지치과 두해살이풀이다.
‘꽃말이’가 연음화하여 ‘꽃마리’가 되었다. 꽃말이는 태엽처럼 말려 있는 화서가 퍼지면서 총
상화서가 만들어진다.
이 조그만 식물인 꽃마리에 저명한 식물학자 세 사람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학명의 명명자 Trevir.는 독일의 식물학자인 Ludolph Christian Treviranus(1779~1864)이다.
그는 초기에는 식물해부학과 식물생리학에 연구했으나 나중에는 분류학에 집중했다. 그는
종자식물의 교배와 발생에 대해 책을 펴내기도 했으며, 식물조직의 세포 간 공간 발견에 공
을 세웠다. 식물 종 Trevirana(Gesneriaceae, 제네리스과)는 Carl Ludwig Willdenow
(1765~1812)가 Treviranus에 헌정하는 이름이다.
38. 꽃마리(Trigonotis peduncularis (Trevir.) Benth. ex Hemsl.)
39. 꽃마리(Trigonotis peduncularis (Trevir.) Benth. ex Hemsl.)
학명의 명명자 Benth.는 영국의 식물학자 George Bentham(1800~1884)이다. 그는 다윈의
진화론을 확장하는 데 기여하였으며 19세기 가장 뛰어난 체계적인 식물학자로 평가받고 있
다. 그는 영국 학술원이 수여하는 로열 메달을 받았고 학술원 회원으로 활동하는 한편 런던
린네학회장을 지냈다.
Hemsl.는 영국의 식물학자 William Botting Hemsley(1843~1924)이다. 그는 큐에 있는 왕
립식물원에서 연구를 시작했으며, 식물에 관한 많은 저작을 남겼고, 영국 학술원 회원을 지
냈다.
40. 제비꽃
제비꽃에서 많은 식물학자들이 연구한 식물이 또 있을까 싶다.
산림청 국가생물종지식정보시스템에 등록된 제비꽃의 종류는 현재 58종이나 된다.
그래서 사실 이 제비꽃이 무슨 제비꽃인지 잘 모르겠다.
여러 제비꽃의 대표인 ‘제비꽃(Viola mandschurica W. Becker)’만을 살펴본다.
제비꽃은 꽃의 자태가 날렵하고 빛깔 또한 제비를 닮았으며 제비가 돌아오는 봄에 꽃이 피기
때문에 그런 이름이 붙은 듯하다. 색깔 중에서 보라색을 바이올렛((Violet)이라고 하는데 이
는 제비꽃류를 통칭하는 속명 바이올라(Viola)에서 따온 이름이라고 한다.(이유미, 『한국의
야생화』)
종소명 mandschurica으로 보면 제비꽃의 원산지는 만주이다.
학명의 명명자 W. Becker는 독일의 식물학자인 Wilhelm Becker(1874~1928)이다.
41. 제비꽃
42. 주름잎(Mazus pumilus (Burm.f.) Steenis)
현삼과의 한해살이풀이다.
논과 밭둑이나 습지 등에서 흔하게 자란다.
일어명은 토키와 하제(トキワハゼ, 常磐爆) 이고 영문명은 Asian mazus이다.
학명의 명명자 Burm.f.는 네덜란드의 식물학자인 Nicolaas Laurens Burman(1734~ 1793)
이다. 그는 웁살라대학에서 린네와도 함께 일했으며 식물이 종에 관한 많은 책을 펴냈다.
Steenis도 네덜란드의 식물학자인 Cornelis Gijsbert Gerrit Jan van Steenis(1901~1986)
이다. 그는 해양 동남아시아 지역을 여행하면서 이 지방의 식물군에 대한 분류 및 식물 지리
에 관한 많은 출판물을 썼다.
43. 주름잎(Mazus pumilus (Burm.f.) Steenis)
44. 뽀리뱅이(Youngia japonica (L.) DC.)
국화과 두해살이풀이다.
들이나 논, 밭둑, 길가, 풀밭 등에서 자란다.
전초를 황암채(黃鵪菜)라 하여 약용한다.
보리밭에서 잘 자란다고 하여 뽀리뱅이라고 한다.
이명으로는 박주가리나물, 박조가리나물, 보리뱅이 등이 있다.
45. 애기똥풀(Chelidonium majus var. asiaticum (Hara) Ohwi)
양귀비과의 두해살이풀이다.
마을 주변의 양지 또는 숲 가장자리에서 흔히 자란다.
일어명은 쿠사노오(クサノオウ, 草の王)이고, 영문명은 Asian greater celandine이다.
애기똥풀에는 독성이 있으나 전초를 백굴채(白屈菜)라 하며 약용한다.
상처를 내면 노란 유액이 나오는데 애기 똥을 닮았다 하여 ‘애기똥풀’이라고 한다.
학명의 명명자 Hara는 일본의 식물학자인 하라 히로시(Hara Hiroshi, 原寬, 1911~1986)이다.
Ohwi는 앞서 백화등에서 소개했던 일본의 식물분류학자 오이 지사부로(大井次三郎,
1905~1977, Ohwi Jisaburo)이다.
46. 벼룩나물(Stellaria alsine var. undulata (Thunb.) Ohwi)
석죽과의 두해살이풀이다.
빈터나 논, 밭둑에서 흔하게 자란다.
전초(全草)를 천봉초(天蓬草)라 하며 약용한다.
일어명은 노미노후스마(ノミノフスマ, 蚤の衾)이고, 영문명은 Bog chickweed이다. Bog은
늪, 수렁이라는 뜻이고, chickweed은 별꽃을 뜻한다.
벼룩나물이란 이름은 일본 말 노미노후스마(ノミノフスマ, 蚤の衾)의 번역이다.
‘국수청이’라는 우리 이름을 무시하고, 일본명에 맞추어 이름을 짓다보니 그렇게 된 것이다…
(중략)…한글명 벼룩나물은 잎이 아주 작고 앙증스러운 데에서 비롯된 명칭일 것이다. 일본
명 노미노후수마(蚤衾, 조금)와도 잇닿아 있다. 잎을 벼룩이(蚤, 조)의 이부자리(衾, 금)에
빗대고 있다…(중략)…‘국슈’는 ‘국수’이며, ‘쳥이’의 ‘쳥’은 방언의 무청(무의 잎과 줄기)처럼
뿌리 위에 달린 식물체 푸른 부분을 의미하는 ‘청’과 의존명사 ‘이’의 합성어다. 따라서 벼룩
나물의 본래 명칭은 ‘국수청이’다.”(김종원, 『한국식물생태보감1』, 붉은 오늘의
2018.4.17.자 조현래의 ‘벼룩나물, 식물명의 유래’에서 재인용)
47. 벼룩나물(왼쪽)과 꽃마리(오른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