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 138회 :: 가끔은 혼자이고 싶다 】방송일: 2005.06.13.
극본 최 수 영
씬1/ 커피숍 (D/ENG)
지영, 동직과 통화중. 짜증이 나 있다.
지영 얼마나 더 걸리는데? (사이) 차! 오빠가 조금만이란 게 몇 시간이 될지 어떻게 알어?! 괜히 사람
서둘러나오게만 만들어놓구! (사이) 아 됐어~ 그냥 오늘은 만나지 말자. (사이) 됐다니까~ 끊어!
지영, 전화를 팍 끊고는 씩씩거리다
벌떡 일어나 나간다.
씬2/ 거리일각 (D/ENG)
지영, 휴대폰을 만지작거리며 전화를 걸까말까..
생각하며 정처없이 걷다 한숨 푹 쉬며 휴대폰 넣는
지영 괜히 친구들한테 찡찡대기도 싫다.. 하...
씬3/ 서점 (D/ENG)
지영, 한가한 분위기로 이 책 저 책을 뒤적여 보다가..
한 권의 책장을 넘기며..
글이 눈에 들어오는지 정착하는 분위기
지영 (NA) 가끔 재밌는 소설은 읽었지만 수필..? 읽어본 지 오래다.
지영이 넘기는 책장 위로 타이틀
<가끔은 혼자이고 싶다>
씬4/ 공원 (D/ENG)
나무그늘아래의 벤치.
지영, 책을 읽고 있다.
지영 (NA) 머리로만 살았는데.. 그저 기분으로만 살았는데.. 마음이라는 거.. 오랜만에 마음을 찾는 것 같다.
혼자 있는 시간은.. 잊고있던 마음을 찾는 시간이다.
카메라 각도 바뀌며 시간경과 느낌
지영 (NA) 누구나 혼자 있고 싶을 때가 있다. 난 아주 가끔이지만.. 그 가끔의 시간이 갑자기 다시 찾아왔다.
컷 튀면 어둑어둑해진 날
지영 (NA) 혼자가 지겹지 않고.. 글귀는 마음에 쏙쏙 박히며.. 시간은 빨리 흐른다.
지영 어두워져 더 이상 글씨가 잘 안보이자
거의 다 읽은 책을 덮고는 일어난다.
씬5/ 도로일각 (N/ENG)
현우차, 서고... 시동끄고 라이트 끄는데
미자는 아쉬워서 뾰루퉁한 표정
미자 기어이 영화를 안보겠다구요?
현우 지금 영활 보면 몇 시에 들어가게~ 그러지말고 일찍 들어가요~ (내리는)
미자 씨.. 쫌 더 있다 가도 된다니까! (할 수 없이 내리는)
현우 나랑 있는 거 뻔히 아실텐데 늦게 들여보낸다고 뭐라 그러심 어떡해요~ (미자 어깨 두르며) 가요. 집앞까지
데려다줄게.
미자 (뿌리치며) 아 됐어요~ 혼자 갈거야!
현우 ... 가요.. (미자손 잡는데)
미자 아 놔요오! 내가 뭐 앤가?
현우 쯧.. 애네! 떼쓰는 거 보니까!
미자 (엥??)
현우 영화야 내일 볼 수도 있고 모레 볼 수도 있는데 뭐하러 늦게 들어가서 어른들 기다리게 해요~ 안그래요?
미자 그래두 기분 났을 때 딱! 보는 맛이 있는 거지! 으유.. 내가 이래서 어른들한테 말 안할라 그랬던 거야~
씬6/ 부록방 (N)
부록, 골똘히 생각에 잠겨 발가락 사이만 후비고
우현, 들어오며 그 모습에 찡그리는
우현 아 매형.. 드럽게..
부록 어? (그제서야 아.. 손가락 후~ 불며 비벼털고)
우현 손 씻고 오세요. 이불 깔게요. (이불 꺼내는데)
부록 처남.
우현 (안쳐다보고) 네?
부록 흠...
우현 (보고) 왜요~
부록 자넨 말이야.. 그.. 지피디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우현 ... 뭐.. 훌륭한 청년이죠~ 왜요?
부록 흠...
우현 왜요~ (앉으며) 매형은 마음에 안드세요?
부록 아니 난... 그... 김변호사가 우리 미자한테 더 좋은 짝이지 않나.. 해서..
우현 (생각) 뭐.. 미스터김도 좋죠~ 근데 우리가 좋으면 뭐해요~ 둘이 좋아야지.
부록 흠... 미스터김이 우리 미자한테 마음이 없진 않은 눈친데 말이야...
미자 (OFF/들어오는 소리) 다녀왔습니다-
부록 (쫑긋)
씬7/ 미자방 (N)
미자, 들어오는데 부록, 따라들어온다.
미자 왜요..?
부록 피곤하냐?
미자 아뇨. 뭐 할 얘기 있으세요?
부록 어.. 뭐 별건 아니고..
미자 하세요~ (앉으면)
부록 (앉고) 저... 그 말이다..
미자 ??
부록 (조심스러운) 흠... 지피디가.. 어디가 그렇게 좋으냐?
미자 (웃는) 치! 그거 물어보실라구 오신 거에요?
부록 (훗.. 어색한 미소)
미자 음.. 일단 절 많이 좋아해주구요, 잘해주구.. 착하구 성실하구.. (부록 눈치 살피며) 왜요. 아빤..
어떠신데요?
부록 아니... 나는 그... 그... 김변호사가 어떤가 해서~
미자 에??
부록 내가 보기엔 말이다. 미스터김두 너한테 마음에 영 없진 않은 눈치든데.
미자 (뜨끔...)
부록 미스터김은 별로냐?
미자 (버벅) 아 아니요.. 정민씨는.. 정민씨도 괜찮죠~ 좋은 사람인데요, 우린 그냥 친구에요~ 네. 친구!
부록 흠...
미자 ... 아빤 정민씨가 좋으세요?
부록 ... 나는.. 니가 외동으로 자라서 그런지 너보다 나이도 좀 있고 서글서글~한 게 사람 관계도 좋고 그런
사람이 니 짝이 됐으믄.. 해서..
미자 (시무룩.. 뚱)
부록 아 뭐 아빠야 니 결정에 따르겠지만.. (미자 눈치보며) 쉬어라. (일어나는)
미자 (시무룩) 안녕히 주무세요..
부록, 나가면 미자, 문득 문쪽을 보며
미자 아빠. 아빠의 귀하고 귀한 딸이 이런 말 하긴 뭐하지만요, 둘 중에 아무나라도 땡큐 해야 될 상황이에요~ 제
상황이~ (고개 돌리며 한숨) 철들었나.. 왜 이케 주제파악이 잘 되냐..
씬8/ 여자원룸 거실 (N)
지영, 혼자서 드라마에 빠져 넋을 놓고 보는데
동직, 급히 들어온다.
동직 (지영을 쿡 찌르며) 삐쳤어?
지영 ... 아니.
동직 (싱글벙글) 지영아! 희소식! 오빠 새 작품 들어가기 전에, 일주일은 완전 노 스케쥴! 시간 만빵! 말만해!
오빠가 너 해달라는대로 다 해주께! (하며 와락 안는데)
지영 (귀찮은 듯 확 뿌리치며) 아우.. 오빠 나 드라마 볼 때 말 시키는 거 젤 싫어.
동직 (황당) 어?
지영 (말없이 TV만 보는)
동직 야아~ (찌르는)
지영 (귀찮다는 듯 피하며) 아이참..
동직 (뻘줌)
지영 (NA/시선은 TV에 고정) 단순히 재밌는 드라마 보기를 방해한 죄로 화를 내는 게 아니다. 내 맘은 지금 맑은
물이다. 앙금이 착 가라앉은.. 맑은 물만 고요히 떠 있는 나만의 공간에 누군가 발을 디뎌 다시 흙탕물을 만들어버리는..
그것이 싫은 거다.
씬9/ 남자원룸 주방 (N)
정민, 밥먹고 있는데
동직, 화난 듯 툴툴대며 들어온다.
동직 또 삐쳤어 또! 아우 증말, 맨날 삐쳐!
정민 그러게 약속시간을 좀 넉넉히 잡지, 왜 맨날 빠듯하게 잡아서 지영일 기다리게 하냐?
동직 (식탁에 앉아 머리잡아뜯으며) 아~ 미치겠네~
정민 (반찬 가리며) 비듬떨어져 임마아!
동직 어떻게 풀어주지?
정민 (한심하게 보며) 죽는 시늉이라도 해봐.
동직 (씨..) 지영이 성격 모르냐? 죽어봐. 그럼! 진짜 죽어?
정민 (밥맛 떨어지는 듯 젓가락 놓으며) 아씨! 뻔한 걸 왜 자꾸 물어어! 무조건 정성 아니야~ 몸과 마음을 다 바쳐
충성해!
씬10/ 여자원룸 거실 (N)
지영, 여전히 TV보고 있는데
동직, 진지한 표정으로 들어오더니 지영 앞에 딱 서고는 거수경례!
동직 충성!
지영 (어이없어 보는)
동직 (그대로 경례한 채) 화 풀릴 때까지 무조건 충성!
지영 (픽.. 힘없이 웃으며) 나 화 안났어.. 그만 가서 자..
동직 (경례한 채 갸웃)
지영 화 안났다니까~ 가서 자~
지영, 한숨 쉬며 TV 끄곤 침실로 가는
동직, 어정쩡한 포즈로 황당해 하는
씬/ 집외경 (D)
영옥 (OFF) 사둔~~ 사둔~~
씬11/ 할머니방 (D)
우현, 할머니셋 앞에 앉는다.
영옥 지피디 생년월일이 어떻게 된다나?
영숙 시두 알아야지~
우현 (???) 모르겠는데요? 미자보다 세 살 어린 거 밖엔..
영숙 (우현보고) 에으! 아 만나서 약주까지 했다믄서 그것도 안물어봤어?
우현 네... 근데 그건 왜요?
혜옥 왜긴~ 궁합 볼라 그러지. 궁합도 보고 길일이 언젠지 봐서 날도 잡고.
우현 (영옥보고) 사둔어른 교회 다니시잖아요..
영옥 (!!) 아... 나는 괜찮은데 얘(영숙)가 자꾸 함 봐야 된다 그래서~~
영숙 내가 은제요.
영옥 (이?!)
우현 미자한테 물어볼까요?
영옥 (질색) 아아 아니! 그럴 건 없고! 암튼 알았네.
씬12/ 거실 (D)
우현, 할머니 방에서 나와서 주방쪽으로 가는데
영옥 (OFF) 사둔-- 사둔---
우현 예-- (다시 돌아가는)
씬13/ 할머니방 (D)
우현, 들어오면 할머니셋, 한숨 푹 쉬며
고민스러운 표정에 근심에 휩싸여 있다.
우현 왜 그러세요?
영옥 근데 말이야~ 그 지피디네 집에서 우리 미자가 더 나이 많은 거 아시나?
우현 (갸웃) 글쎄요?
영숙 요새 세상에 즈들이 좋다는데 뭐어~
혜옥 거야 노처녀 손녀둔 우리 생각이지~ 그쪽 집에선 싫어할 수두 있어! 지피디가 급할 나이두 아니구.
영숙 이건 갑자기 왜 이렇게 말을 잘 해?
혜옥 그니까 내말은 미스터김이 낫다.. 뭐 그말이지~
영옥 (혜옥 쥐어박으며) 으유!
혜옥 아우 때리지좀 마아!
우현 저기.. 근데요~ 미스터지 부모님도 어머니가 나이가 더 많대요... 그래서 그런 건 문제 안될거라 그러던데요?
영숙 (화색) 그래??
영옥 아 그 얘길 왜 지금 해!! 한참 걱정했잖어! 쯧!
우현 (울상)
씬14/ 거실 (D)
우현, 어휴.. 피곤하다는 듯 나오는데
영옥 (OFF) 사둔-- 사둔--
우현 (울상) 예에---
우현, 미치겠단 표정으로 다시 들어가는
씬15/ 녹음실 (D)
녹음마친 분위기.
미자, 부스에서 나오고 현우와 지영, 자료 정리하는
미자 우리 뭐 먹으까?
현우 글쎄.. 지영씨, 어디루 갈까요?
지영 그냥 둘이 갔다와..
미자 (오버) 야! 그런 식으로 빠져줄 필요없어~ 우리가 뭐 맨날 둘만 있고 싶어서 환장한 사람들인 줄 아냐?
지영 빠져주는 게 아니라 밥생각이 별로 없어서 그래.. 진짜야~ (미자 툭 치며) 갔다와! (현우에게) 맛있는 거
드세요~
지영, 나가면
미자 (지영보며 수상) 쟤 오늘 왜 저래?
현우 (큼.. 삐친 듯한 표정)
미자 (현우보고) 뭐 먹으까~
현우 (흠.. 외면)
미자 왜 그래요?
현우 ... 둘만 있고 싶어서 환장한 사람들이.. 아니라구요?
미자 (황당) 에?
현우 그럼 딴 사람들 죄다 불러서 같이 먹죠. (전화거는) 네, 김영진씨! 저 지현운데요!
미자 (확 전화뺏어 끊으며) 뭐 하는 거에요~
현우 (능청) 사람들 모을라구요~
미자 (어이없는) 차.. 어처구니가 없어서 진짜. 아니, 둘이 그렇게 있고 싶은 사람이 집엔 그렇게 일찍 들어가라고
성화에요?
현우 그거랑 그거랑 같아요?
이때 영진, 전화걸면서 들어오는
영진 아! 여기 계셨네!
둘 (엥??)
영진 전화가 갑자기 끊어져서.. 왜요? 같이 점심 하자구요?
현우 아.. 예..
영진 가시죠! (미자보고) 너도 같이 가자!
영진, 앞서 다시 나가고
미자, 으유! 눈짓하면 현우, 아씨.. 낭패인.
미자, 현우를 콱 꼬집으면 현우, 아!
씬16/ 공원일각 (D/ENG)
지영, 주위 풍경을 새삼 느른하게 감상하며 산책중
지영 (NA) 혼자만의 시간에 빠지면 식욕이 없어진다. 혼자만의 시간에 빠지면 자주 걷는다. 특별히 고민이 있는 것도
아니고.. 또 없는 것도 아니고.. 착 가라앉은 것 같기도 하고.. 또 붕 뜬 것 같기도 한 이 기분.. 사람의 감정은
때론 이렇게 부정확할 때가 있다.
이때 휴대폰 울리고
지영, 액정을 물끄러미 보다.. 그냥 받는다.
지영 (차분) 어..
동직 (F/방방 떠) 마이 달링~
지영 (한숨) 어..
동직 (F) 밥은 먹었쪄?
지영 어..
동직 (F) 으흐흐흐... 오빠 오늘 돈 들어왔당? 저녁에 뭐 사주까. 어디 가고싶은 덴 없어? 음~ (이렇게 떠드는
소리 작아지며 다음 지영 NAR로) 오늘은 내가 한 시간 전에 나가서 기다린다! 아님 회사 앞에서 주구장창 기다릴까?
꽃들구 기다려서 스캔들 한 번 확 내까? 응?
지영 (NA/듣는 둥 마는 둥) 엔지니어들이 하는 소리로 노이즈라고 한다. 그저 곁에서 웅웅거리는 소리.. 의미없는
소리들..
동직 (F) 지영아!! 여보세요?
지영 어.. 내가 지금 좀 바빠서.. 이따 전화하께. ... 응.. (끊는)
E) 새소리
지영, 시선 하늘로 왔다갔다
지영 (NA) 대신 다른 소리가 들린다. (ON) 몰랐네.. 여기 새들이 살고 있었구나..
씬17/ 정민사무실 (D/ENG)
정민, 일하고 있는데
동직, 심각한 고민에 휩싸인 채 앉아있다.
동직 (? 깔고 사극톤) 목소리가 심상치 않아.
정민 니 목소리야 말로 이상해. (으웩..) 느끼해.
동직 농담할 기분 아니다 임마.
정민 (계속 일하며) 난 농담할 시간 없다 임마.
동직 (짜증) 아~~씨! 오랜만에 널럴한데 이게 뭐야아~~ 지영이 얘 왜이래 진짜! (별 생각 없이) 바람났나?
정민 (바로) 그럴 지도 모르지.
동직 (엥?? 홱 보고) 뭐?
정민 (일하며) 이상하잖아.. 화가 났으면 지영이 성격상 대대대 따져야되는데 피하기만 하고.
동직, 가만.. 생각해보며 심각한데
여직원, 필기도구 들고 조심스럽게 들어오는
여직 저기..
정민 네?
여직 (눈치보며 동직에게) 죄송한데 싸인좀...
동직 (바로 부드러운 미소) 아 예~ (싸인하며 자상하게) 이름이?
여직 정미선입니다.
동직 (싸인해서 주면)
여직 (받고) 감사합니다~
여직원, 나가면 미소짓던 동직, 바로 심각한 표정
정민 (어이없어 보다가 박수) 그래.. 연예인이다. 진정 연예인이야.
동직 (씨.. 괴로운)
씬18/ 부록방 (N)
부록, 퇴근해 들어오는데
우현, 바닥에 대자로 누워있다.
부록, 뭐하는 짓이냐는 표정으로 빤히 위에서 쳐다보면
우현 힘들어서요.
부록 왜.
우현 할머니들이 하도 물어보셔서요.
부록 (앉으며) 뭘.
우현 지피디요.. 한 번 술먹었다고 어찌나 이것저것 꼬치꼬치 물어보시는지..
영옥 (OFF) 사둔-- 사둔--
우현 (울상) 예---
우현, 미치겠다는 듯 일어나 나가면
부록도 따라 나가는
씬19/ 거실 (N)
할머니셋, 외출에서 막 돌아와 앉는데
우현과 부록, 나온다.
우현 (지친) 예?
영옥 아! 아범도 왔네. 앉어봐.
일동, 모여 앉으면 영옥, 안경을 내서 끼고는
적어온 메모 꺼내며 보여주는
영옥 자 봐봐라~ 요게 쭉~ 딸들 시집 보낸 집인데, 우리가 요집 요집, 어.. 또 요집.. 가서 물어봤거든?
부/우 (황당)
영옥 근데 거 결혼 비용이 천차만별이드라구~ 요집은~ 천만원밖에 안들었다는데, 아 요집은 또 일억이 들었대요~
부/우 (놀라) 에?? 일억이요??
영숙 아 건 얘기 하지두 마슈. 뭔 혼수를.. 쯧..
영옥 (부록에게) 아범. 미자 시집말이야.. 어느 정도나 해서 보낼 생각인가?
부록 ... 저기.. 어머님.
영옥 어.
부록 이런 얘긴 너무 빠른 거 같은데요.. 미스터지랑 결혼할지 말지도 아직 확실하지 않은데..
영옥 (발끈! 버럭) 거 뭔 소리야!!
부록 (깜짝)
영옥 말이 씨가 된다구! 아 지금 교제하는 사람하고 결혼을 안하믄? 미자 나이가 몇인데!
부록 ... 아니요 제 말은..
영옥 아 애비가 돼갖구 어디서 초치는 소릴 허구! 결혼까지 잘~가게 해주십사 천지신명님께 빌어도 모자라겠구만!
혜옥 언닌 예수믿으믄서, 하나님께 빌어야지..
영옥 쯧!!
씬20/ 여자원룸 거실 (N)
지영, 책을 잔뜩 안고 들어와 내려놓고는
힘든지 후... 잠시 손부채질을 하더니
다시 나가려는데 윤아, 들어오는
윤아 아우 더워! 너무 덥지 않냐?
지영 어.. (나가는)
윤아 어디가?
지영 영화보러.
윤아 (??) 오빠랑?
지영 ... 아니. 혼자..
윤아 (응? 보더니 더 이상 묻지 않고) 갔다와- 아우 더워..
윤아, 선풍기 틀더니 그 앞에 주저앉아
옷 펄럭펄럭 땀 식힌다.
지영 (윤아를 보며/NA) 아는지 모르는지 거기까지만 물어보는 친구. 윤아는 좋은 룸메이트다.
지영, 나가고 윤아, 구석구석
발가락까지 선풍기에 말리고 있는데
동직, 들어온다. 손엔 꽃다발과 선물 든
동직 쯧.. 드럽게.
윤아 어마 깜짝이야!
동직 샤워를 해~
윤아 아 할거야~
동직 지영이는.
윤아 못봤어? 방금 나갔는데?
동직 어디?
윤아 영화본다구~
동직 영화? 누구랑.
윤아 혼자 본다든데?
동직 (황당) 혼자?
동직, 맥빠지고 어이없는
씬21/ 남자원룸 거실 (N)
동직, 꽃다발과 선물을 놓고 심각한 표정인데
정민, 퇴근해 들어온다.
정민 (꽃과 선물보고) 어? 지영이 오기로 했냐? (인상쓰며 나가려는) 에이씨...
동직 아니야~
정민 (나가려다 돌아보며) 어?
동직 ... 그 숏다리 자식인가?
정민 (다가오며) 뭔 소리야?
동직 ... 바람피는 거.. 맞는 거 같다.
정민 야, 설마..
동직 (비장한 표정으로 전화를 거는데)
안내여 (F) 전화기가 꺼져있어..
동직, 에이! 전화를 끊더니 일어서서 안절부절하더니
성질이 나는지 으아! 포효하듯 괴성을 지른다.
정민, 걱정스럽게 보는
씬22/ 도로일각 (N/ENG)
현우차 안. 미자, 현우를 째려보는
현우 왜 그래요..
미자 내 기분 맞춰주는 게 중요해요, 어른들한테 잘 보이는 게 중요해요?
현우 하... 그런 말이 어딨어요~
미자 아우 됐어요 됐어! 진짜 더 놀아달라고 매달리기도 구차하고!
미자, 확 내리는데 켁! 앞으로 고꾸라지며 넘어진다.
현우 어!!
현우, 얼른 내려 달려오고
현우 괜찮아? 아후 봐봐요~~
미자 (뿌리치며) 아 됐어요~~
현우 (안되겠다싶어 전화거는) ... 예, 안녕하세요. 저.. 지현웁니다 할머니.
미자 (엥??) 할머니?
현우 죄송한데.. 오늘 미자씨 좀 늦게 들어가도 되는지 해서요.. 제가 늦게 끝나서 이제 만났거든요~
미자 (황당)
현우 아 예~ 예 걱정마십쇼. 제가 안전하게 집앞까지 데려다 주겠습니다. 예-- 안녕히 계세요- (끊고) 됐어요?
미자 (어이없는) 차.. 그런 넉살도 있었네?
현우 (웃지만.. 하이고 힘들다..)
씬23/ 거실 (N)
영옥, 전화 끊으며 싱글벙글.
영숙, 혜옥, 부록, 우현, 무슨 일인가..
영옥 미스터지가 미자 늦게 보낸대네.
일동 ???
혜옥 근데 뭐가 그렇게 좋아?
영옥 잘 되고 있다는 얘기잖어~~ (큭큭 웃는)
부록 (화나 궁시렁) 이놈의 자식이 어딜~ 늦게 보낸다 만다..
영옥 아 내비둬어!
부록 (울상) 어머니..
씬24/ 극장 안 (N/ENG)
지영, 혼자 영화를 보며 흐느끼고 있다.
흐느낌 점점 강해지더니 눈물을 줄줄 흘리며
눈물콧물 다 닦고 풀고 하는
지영 (NA) 혼자 영화를 보면 친구나 애인의 눈치를 보지 않고 맘껏 눈물을 흘릴 수 있다. 내맘대로 울 수 있는
자유..
지영, 어어엉... 소리내어 울면
옆사람들, 지영을 보는 표정들.. 이상한 여자다..
씬25/ 거리일각 (N/ENG)
걷고 있는 지영, 살짝씩 훌쩍거리지만
속은 시원한 표정
휴대폰이 울리고
지영 (받고) 여보세요.
동직 (F/심각) ... 어디야.
지영 어~ 집에 가는 길이야.
동직 (F) ... 누구랑.
지영 어? 누구랑이라니.
동직 (F/버럭) 누구랑 있냐고! 전화기는 왜 꺼놨고!
지영 (황당) 영화보구 있었어~
씬26/ 까페 (N)
정민과 윤아, 칵테일 한잔씩 하면서
나란히 앉아 얘기
윤아 그것 때문에 불러낸 거야?
정민 어.. 지영이 요새 무슨 일 있어?
윤아 (생각) 아니? 몰라~
정민 무슨 고민있는 거 아니야?
윤아 (갸웃) 글쎄..? 별 일 없었는데?
정민 (갸웃) 그럼 진짜 바람이라도 났나?
윤아 (가만 보더니 짐작가는) 뭐.. 요즘 좀 이상하게 구는 거?
정민 어? 아네!
윤아 (시선 정면) 쯧... 그냥.. 왜 가끔 그럴 때 있잖아~ 혼자 있고 싶을 때.. 하루종일 시집이나 붙잡고 읽고
싶을 때.. 고깝게 보면 감정의 사치일 수도 있는데.. 꼭 그런 건 아닌 거..
정민 (윤아를 보는)
윤아 잘은 모르겠지만.. 아마 내 짐작이 맞을거야~ 동직오빠한테 걱정하지 말라 그래~ 그냥 잠깐 혼자있게 냅두라구~
(픽.. 웃으며 생각에 잠겨 칵테일 마시는)
정민 무슨 생각해? ... 꼭.. 윤아씨도 혼자 있고 싶은데 내가 방해한 것처럼 보이네..?
윤아 (훗.. 웃고/E) 그건 내가 정민씨와 다른 생각을 하고 있어서지.. 난 당신이란 남자에 대해 생각하고
있거든..
씬27/ 남자원룸 거실 (N)
동직과 지영, 싸우는
지영 그냥 혼자 있었어! 혼자 영화봤어! 그리구 아무것도 안했어! 왜 이래 진짜?
동직 ... 그럼! 그 숏피디자식 전화도 안왔어?
지영 안왔어! 아니 왜또 그 사람 얘기가 나오는데? 난 그냥 나 혼자 돌아다니고 싶어서 혼자 다닌 거 뿐이야!
동직 왜 혼자 있고 싶은데!
지영 그냥! 그냐앙!
동직 그냥 왜?
지영 (말이 안통한다) ... 오빠. 오빤 그럴 때 없어? 오빤 혼자 생각하고 걷고 책읽고, 그러고 싶을 때 없어?
배우라면서 그런 감성도 없어? 그런 적 한 번도 없어?
동직 ...
지영 그리구.. 날 못믿어?
동직 (반성하는 빛) 아니. 믿어.
지영 근데!
동직 (가만히 지영을 안고) 오빠가.. 모처럼 시간이 났는데 니가 그러니까.. 너 보고싶어서 그랬어.. 너 믿구..
그리구 이해해..
지영 ... 오빠가 밉거나.. 싫거나 그래서 그런 게 아니야.. 진짜 그냥 조용히 있어보고 싶어서 그랬어..
동직 알아.. 사랑해..
지영 (후.. 엷은 미소)
씬28/ 남자원룸 침실 (N)
동직, 곰곰 생각중이고 정민, 옆에서 동직보는
동직 분명 그저께 날 못만나니까.. 홧김에 누굴 만난 거야. 누구지..?
정민 (한심)
동직 그 숏다리가 아니면.. 누구야?
정민 야, 넌 진짜 지영이 말대로 배우라면서 그런 감성도 없냐?
동직 (보는)
정민 혼자 있고 싶고, 혼자 걷고 싶고, 혼자 생각하고 싶을 때가 없냐구?
동직 (잠깐 고민) 응!
정민 (한심) 하긴~ 내가 오늘날까지 너 책 한줄 읽는 꼴을 못봤으니까~
동직 (성질) 그래! 나만 빼고 다들 잘났다! 잘났어!
동직, 씩씩거리는 표정에서
씬29/ 거리일각 (N/ENG)
미자, 취해서 흐느적 제멋대로 걷고
현우, 부축하느라 힘들어하는
현우 미자씨! 아우좀~~~ 집에 가야죠~~ (도로일각으로 끌고가) 택시!! 택시--
이때 넘어질 뻔한 미자, 얼른 현우가 잡는다.
미자 (앉으려고 엉덩이 빼며) 힘들어어..
현우 아후...
현우, 미자를 도로가에 앉히고
자기도 앉는
현우 그럼 쫌만 쉬었다 가요.
미자, 현우어깨에 기대면
현우도 미자 머리에 살짝 기댄다.
피곤한 지 스르르 눈이 감기는
씬/ 도시외경 (새벽)
씬30/ 거리일각 (새벽/ENG)
경찰, 길거리에서 서로 기대고 자고 있는
미자와 현우를 흔들어 깨운다.
경찰 여보세요! 여보세요!
둘 (끄응.. 깨다 주위를 둘러보곤 허걱!! 소스라치게 놀라는)
경찰 집에 가서 주무셔야죠~~
둘 (환한 주위를 둘러보더니 서로 마주보고) 어뜩해! / 어뜩해요오!
씬31/ 거실 (D/ENG)
할머니셋과 부록, 우현, 서 있는 가운데
미자, 꿇어 앉아있다.
미자 죄송해요.. 길에서 잠깐 쉰다는게.. 잠들었어요..
부록 (애써 화를 억누르며) 내 이눔의 자식을..
미자 지피딘 잘못 없어요~~ 제가 자꾸 우겨서 놀았는데. (슬쩍 고개 들어 눈치보는데)
영옥 (태연한 척) 피곤할텐데 들어가 쉬어.
미자 (응?? 의외)
영옥 무사히 왔으니까 됐지 뭐. 다들 일 봐! 아범도 출근하고!
일동, 어리벙벙.. 슬그머니 흩어지기 시작하는
미자 (안도의 한숨) 후... (하다 갸웃/E) 이젠 사고 쳐서라도 제발 시집 가버리란 얘기야 뭐야..?
미자, 생각해보니 기분 나쁜지
영옥이 들어간 할머니방쪽을 떨떠름하게 보는
씬32/ 대문 앞 (D/ENG)
현우, 슬쩍슬쩍 안의 분위기 살피더니
머리 때리며 괴로워하는
현우 아후 미치겠네... 미친놈...
현우, 괴로워하는데서 F.O.
씬33/ 여자원룸 주방+침실 (N) - 에필로그(스크롤)
주방//F.I. 지영, 식욕이 돌아왔는지
와구와구 밥 맛있게 먹는데
윤아, 밥알세듯 젓가락으로 깨작깨작거리더니
밥통에 밥을 도로 붓는다.
지영, 응? 윤아 하는 행동을 보더니
지영 왜. 전염됐어? 내가 끝나니까 이제 니가 시작이야?
윤아 (픽 웃으며) 그런가봐..
침실//윤아, 들어오며 힘없이 풀썩 눕는
정민 (E) 오늘? 미안해서 어쩌지? 나 소개팅 잡혔거든~
윤아, 돌아누우며 씨... 심란한데서 엔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