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후의 우리의 둥지가 궁금한 사람들은 한 두 사람이 아니다
시댁형제가 육남매인데
노인병원에 들어가계신 큰 고모부만 오지 못하고
열한명이 모여서 시아버님 추도예배드리고 안면도로 고우고우
우선 집에 들어와 우리 집안을 싹싹이 뒤져보고
거기에 안방의 자개농을 보기만 하는게 아니라 문짝을 열어보고 난리부르스다
아이구 형님은 화초도 잘키우네
예전에는 사오십개 거기에 대형화분이 많았는데
나이드니 힘들어지고 집도 겸손하니 소형화분으로 바꾸었더니 그것도 관심사
두 분이 사시기에는 딱좋아 딱 좋아하지만
사실 방이 좀 작은 편이구 다목적실이 없어 그게 흠이다
울 아들도 그 가격에 얼마나 형편없을까 했는지 막상 집에 들어와 보더니
엄마 너무 좋아 이 집을 그냥 사버리지 했었다
너무 겸손한 집이라 내가 살짝 신경이 쓰였나보다
우선 시댁식구들이나 자녀들이 괜찮다고 끄덕여 줘서 잘 통과된거 같은데
울 모임식구들이 오더니 역시나 장롱을 열어보겠다고 문짝에 매달린다
참 이상하네
요즈음 같은 시대는 남의 집 장롱문짝을 잘 열어보지 않는데
어째서 울 집에 들어오면 모두 문짝에 매달리는겨?
매운탕이 끝내주는 안면수산시장의 횟집에서 이미 마음이 풍요로워지고
원산안면다리를 거쳐
꽃지해수욕장에서 바람을 쏘이고
나문재 팬션에 들려 카페에서 대추생강차로 배를 채웠다
어찌나 양이 많든지 배를 채웠다고 해야한다
만리포의 석양을 보려고 부지런히 달려와
울 집에 들어와 가지고온 보따리들을 실어 나른뒤
만리포 진달래 먹고 물장구치고 레스토랑으로 고우고우
스파게티와 돈까스를 시켜 먹는 중에
라이브 시간이 안되었는데 이 용복씨가 내려와 몇곡을 불어주신다
모두 핸드폰을 들이대며 박수를 치며 노래를 따라 불렀다
노래가 끝나고 사진찍는 시간을 내어주어 또 이용복씨와 한컷
세월이 흘렀음에도 늙지도 않고 목소리도 얼마나 근사하든지 ....
한 팀은 바쁘다고 대전으로 돌아가고
먼 곳의 두 팀이 방 한개씩을 차지하고
나는 너무 피곤하여 집으로 잠자러 들어왔다
아침 일찍 나아가 누릉지 끓여먹고
다시 발걸음을 재촉하여 신두리해변으로
한바퀴 돌고나서 신진항에 들어갔더니
오메 왜그리 한산한겨
그래도 장어말린거며 꽃게며 여러가지를 사서
한보따리씩 안고 산장가든이 휴일이라
진미집에 들어가 여러가지를 시켜 배를 채웠다
배가 고팠는지 정말 맛나게 먹고
잠시 카페에 들렸다가 각자의 집으로 흩어졌다
우리 부부 모임은 오래된 함께 늙어가는 모임인데
이번 내가 짜놓은 스케줄에 모두 만족하며 돌아갔다
여기에 사시는 분들은 마음만 먹으면 늘상 대하는 풍경들이지만
그들은 너무나 좋아하며 외국에 간들 이보다 좋겠느냐구 한다
울 시댁식구들도 무조건 아버님 기일은 이곳으로 침을 발랐고
부부모임도 봄에 또 오는거 아니냐며 먼거리를 마다하지 않는다
횟집의 사장님은 동서들이 너무 이쁘고 우애들이 좋다고 하는데
아이구 내가 똑똑치 않았으면 동서들한테 머리끄덩 잡힐번 했슈
우찌나들 똑똑하고 대가 센지..
어쩌다 우리가 태안에 자리를 잡았는지 나도 모르겠구
이렇게 외지에서 오는 손님들이 이리도 좋아할줄 미쳐 몰랐구먼
두 갈랫길에서 선택하는 것이 인생길이라지만
정말 살아봐야 아는게 인생길이다
이리도 좋은 곳에 둥지를 틀었다니
이건 전혀 내 계획이 아닌거다
운동을 쉬고 있다고 자꾸 걱정하는 남편
지 버릇 개주지 못한다고 간만에 탁구장에 나가 몸을 풀었더니
그래 이 맛이야 소리가 지절로 나온다
전화 넘어로
응 친구야로 받아주는 가까이 사는 그녀의 목소리에서
나는 타향의 낯설음을 잊는다
상상조차 할수 없었든 노년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는 사실
그래서 사람은 오래 살고 볼일이다
첫댓글 태안 정착후 요즘은 손님 맞이에 바쁜 하루하루를 보내고 계시군요
손님 맞이 쉬운일은 아니지만 ~~
또 즐거움도 함께 할수있지요
너무나 궁금해 하시드니 모두 마음놓으시네요 이 나이에 애들도 아닌데 ㅎㅎㅎ
공감합니다.
저희 집도 어머님 생신은 저희집에서 하기로 했는데 . .
올해는 코로나 때문에 가족 모임을 못했네요.
암튼 태안에 잘오셨구,내내 행복하시길~~
감사합니다 천안 산소에서 모이든 아버님 기일이 이쪽으로 바꼈으니 우린 좋지요
태안은 볼거리 수산물 먹거리가 좋은곳 같습니다 태안이
좋다구 하시니 가이드를 아주 잘 하신것 같아유 다음에는 몽산포 노을 둘레길도 걸어보시구 즐겁게 태안생활 누리세요
그렇네요 아직 갈곳이 많은데 당일치기는 그리 쉽게 많은 곳을 움직이기 어렵고 넉넉잡고 이박삼일이면 다닐곳 많이 다닐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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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포인트 골라다녔지요 태안쪽은 처음오신 분들도 계셔서 많이 행복해 했습니다
좋은 데는 다니시는데 사진은 하나도...아쉬워유
캐논 카메라 8년째 장롱신세인데 게을러서 사진도 못찍고 올리는거 안배우고 단순과라 복잡한건 정말 질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