칙칙폭폭~
언제나 기차여행은 사람의 마음을 들뜨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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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란 녀석이 나에게 어떤곳으로 데려가줄까하는 설레임과
어떤새로운 경험을 하게될지- 설레이기 떄문이다.
이 이야기도 기차여행을 하면서 아버지와 있었던-
작은 이야기이다.
아버지와 나는 유독 기차여행을 자주 떠난다.
그것이 아버지와 나의 작은 취미이자 유일하게 통하는것이도 하다.
아버지는 기차여행을 떠나실떄면..항상 빠짐없이.
기차안을 돌아다니는 판매카트에서 계란과 사이다를 사서 드시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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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도 거르지않고..그저 묵묵히 드신다.
그리고 난 사이다의 톡 쏘는 느낌이 싫어서
사이다 대신 계란과 바나나 우유를 먹는다.
계란의 특유 비린내를 바나나 향이 없애준다고 해야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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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날도 우리 두 부자는 말없이 계란을 먹고있었고
(사실 부자간의 대화가 그렇게 월활한곳이 어디있겠냐만은..)
그러다가 문득 아버지께 물어보았다.
" 아버지는 왜 기차만 타시면 계란과 사이다를 꼭 드세요? "
왜냐면 사실 아버지는 계란과 사이다를 즐겨드시지않았기때문이다.
집에서나 밖에서나 드시지않다가 꼭 기차안에서 드시니 궁금한게 사실.
그러자 아버지는 말없이 웃으시다가
시인처럼 말씀하셨다.
" 내가 기차를 탈때마다 사이다와 계란을 먹는 이유는,
그것이 맛이 있어서가 아니라 추억을 먹기위해 먹는거란다 " 라고
사실 아버지 입에서 저런 멋진 소리가 나올지는 몰랐다...
그리곤 오랫만에 부자간의 긴 대화가 이어졌다.
간략히 설명하면 아버지는 보릿고개가 남아있던 70년대 초를 살아오셨다.
그시절에는 하루 세끼 먹는것도 힘겨웠던 시절이라.
간식은 사치였고, 마땅한것도 없었다고 한다.
바로 그시절 최고의 간식은 바로 삶은 계란이였다고한다.
영양가도 많고 맛도 있고, 무겁지도 않으며 상할염려도 없는..
재료만 있으면 조리방법도 간단한것이 바로 삶은 계란이였으니 말이다.
하지만 아버지 집안은 그것조차 힘들정도였고
아버지는 삶은 계란이 먹고싶어 하셨다고.
그러다 소풍날..
어머니꼐서 (그러니깐 나에게는 친할머님이 되겠다)
삶은 계란과 두알과 사이다를 조심스레 건내주시던모습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그때 먹었던 삶은계란과 사이다 맛을 잊을수가 없다고 말씀하신다.
그래서 기차여행할때마다 계란과 사이다를 드신다고..
예전만큼 그 맛을 느낄순없지만..그당시 추억을 느낄수있다고
그래서 추억을 먹기위해 먹는다고한다.
하지만 평소집이나 밖에서는 워낙 바쁘고 삶에 이리저리 치하다보니
기차여행하면서 창밖을보며 먹는것이 그것이 참맛이 난다고 말씀하신다.
그날따라 삶은계란과 바나나우유의 맛이..왠지 무겁게 느껴졌다.
아버지는 사이다..., 나는 바나나 우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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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이것이 세대차이가 아닐까.
하지만 시간이 변해도, 세대차이도 극복할수있는건 그건 추억이 아닐까.
나도 시간이 흘러 흘러 내 나이만한 아들이 생기고..
그 아들과 기차여행을 할때만 매일 계란과 바나나우유만 먹어야겠다.
그래서 아들이
" 아버지는 왜 삶은계란과 바나나우유만 드세요 "
라고 물으면..우리 아버지처럼..
" 내가 기차를 탈때마다 바나나우유와 계란을 먹는 이유는,
그것이 맛이 있어서가 아니라 추억을 먹기위해 먹는거란다 " 라고
말해줘야지..
그럼 내 아들녀석도 나처럼 아버지를 존경스런 눈빛으로 쳐다보겠지 -_-
꼭 하고말꺼다...
근데 만약에 내아들녀석..기차여행가자고할때 안간다고 하면 어떻하지 -_-;
아니 안물어 볼수도 있는데 -_-;
여튼..ㅎ
추억은 사람을 설레이게 한다.
그리고 그 추억은 새로운 추억을 낳는다.
왠지 오늘따라 바나나 우유맛이 쓰다...
" 보자..내가 아버지한테 사랑한다는 말을 한적이 언제였더라..? "
첫댓글 요즘 들어 바나나우유가 자주 등장하는군요...
글을 읽다보니까, "어머니는 짜장면이 싫다고 하셨어..." 이 가사가 문득 생각나네요 ... 왜 그럴까 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