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1<에시온의 반지Ⅰ>
눅눅히 느껴지는 습기
코를 은근히 자극하는 쿰쿰한 냄새....
괴로울 것 까진 없지만 썩 기분 좋진 않은 느낌.....
빛은 들어올 구멍이 없어 캄캄하고
물방울 떨어지는 작은 소리들이
귀를 자극하며 울려댄다.....
저기 멀리 어둠 속에 작은 불빛이 보인다.
녀석.... 뭐라고 궁시렁대고 있는거지?....
크지 않은 녀석의 목소리가 동굴 속에 울렸다.
"젠장 그 귀한걸 이 딴 대다 버려두고들 지랄이야!"
"얼마나 들어 온 거지 나가는 길 못찾는거 아냐?"
짜증이 잔득 배어나는 얼굴로 투덜대지만
녀석의 말은 메아리 때문에
무슨 말인지 잘 알아들을 수가 없다.
무릎까지 젖은 바지에 발목을 넘는 워커
윗도리는 땀과 때에 찌들어 있다.
등엔 가방과 밧줄을 매고
허리엔 제법 큰 검과 주머니 그리고 몇 가지
소품을 찬 채 왼손에 횃불을 들고
무거운 걸음을 옮긴지 10여분쯤....
횃불이 좀심스레 흔들린다.
"!....바람!...." 녀석의 얼굴에 진지함이 배어 났다.
발걸음을 재촉해 도착한 곳......
횃불 뒤로 큰 벽이 막혀있었다.
아직까지 횃불은 조심스레 흔들리고....
"바람은 아직 불고 있다! 어디지...."
녀석은 벽을 뒤져보지만 바람이
새어 들 곳은 없는 듯 하다.
"젠장! 어디야!"
녀석의 얼굴에 화가 가득 찼다.
순간 무언가 생각 난 듯 녀석은
동굴의 천장에 횃불을 비췄다.
희미한 불빛 뒤로 어슴푸레
구멍 같은 곳이 보인다.
"그래! 그럼 그렇지! 저기다!"
녀석의 얼굴엔 금새 활기가 돋았고
가방을 벗어 던진 녀석은
횃불을 동굴벽 높이 꽂았다.
천장을 비추려는 것일까?....
밧줄을 풀어 동굴에 암벽에 걸으려 던져 보지만....
"제발! 아무 데나 걸려라 좀!"
몇 번을 던져서야 구멍 가까운 곳에 작은 틈에
갈고리를 걸었다.
"그래! 좋았어!"
가방을 밧줄에 묶어 두고
녀석은 벽을 타기 시작했다.
습기에 찌든 밧줄도 손도 미끈대는 듯....
녀석은 혼자 화를 내었다.
"이런! 제길!"
동굴의 벽엔 물이 아닌 미끈대는
이상한 액체마저 계속 흘러 더욱더
벽을 타기가 힘들어 보인다.
"젠장!...뭐하나 제대로 되는 게 없는 날이군....."
기운이 빠진 목소리로 짜증을 내보지만....
그렇다고 바뀌는 건 없는 듯 하다.
녀석은 한참을 벽과 씨름하며
간신히 갈고리 끝에 다다를 수 있었다.
하지만.....
"이런! 너무 멀어....."
벽의 구멍은 밑에서 보던 것과
다르게 손이 닫지 않는 곳에 있었다.
"젠장 할 수 없군.....맨손으로 타는 수밖에..."
밧줄을 허리에 묶고 녀석은
맨손으로 벽을 타기 시작했다.
꽤 높은 벽 떨어지면 아마
어디 한곳 부러지는 건 당연한 사실
벽은 여전히 미끈거린다.
한손...한손...한발...한발을
천천히 조심스레 옮겼다.
"거의 다 왔다....이차!"
오른발을 구멍 가까운 곳에 밟는 순간!
안도한 탓일까? 미끈!
"큭!"
내 딛었던 발이 미끄러졌다.
"컥!....."
하지만 다행히 간신히 두 손과 한 발이
불안한 자세를 버텨내 주었다.
녀석은 안도하며 한숨을 내 쉬었다.
"휴~~~~!......"
다시 발을 원위치에 하고
"츠캉!"
녀석은 허리춤에서
단검을 뽑아 허리 아래 벽을 찍었다.
"쿡!"
그것을 밟고 간신히 구멍에 오를 수 있었다.
"털썩!"
오르자 마자 녀석은 널브러져 버렸다.
"학~학~학~"숨 가쁜 것이 당연하다.
"나중에 가지러 올 땐 어쩌려고
이 딴 대다 숨겨 놔!....학~학~학~...."
녀석은 숨을 가삐 몰아 쉬며 말했다.
녀석은 다시 몸을 추스렸고
줄에 달려 있는 가방을 끌어 올렸다.
벽 아래로 아까 발을 받치려고
꽂아둔 단검이 보였다.
"이런! 내 단검....나갈 때 가져가야겠군....."
그리곤 멈칫했던 줄을 다시 당기기 시작했다.
가방을 끌어올리곤 속에서 무언가를 찾는가 싶더니
이내 긴 막대를 꺼내 횃불을 다시 만들었다.
그리고 구멍 속으로 걸음을 옮겼다.
얼마가 지났을까....
벽에서 미끈대던 액체 같은 것이
걸음을 옮길 때마다
"질퍽! 질퍽!" 소리를 날만큼 많아졌다.
녀석이 바닥을 바라며 말했다.
"이건 뭐지?.....물도 아니고...."
다시 시선을 올려 전방을 옮길 때.....
불빛이 닫는 끝에 무언가 빛을 피하려
그림자 속으로 움직이는 것을 보였다.
"뭐!?!...."
녀석은 순간 긴장했고.....
오른손으로 횃불을 바꿔들고는
"스르르릉~~~"
왼손은 허리춤에 찬 큰 검을
천천히 뽑아 들었다.
그리곤 조심스럽게 앞으로 한발을 내 딛는 순간!.....
발끝에 무언가 "물컹!"
"윽!...."
녀석은 얼른 발을 빼며 바라본 그곳엔
검붉은 색을 띠고 있는
마치 큰 지렁이 같은 것이 꾸물대고 있었다.
전방에 있던 그것을 신경 쓰느라 발 밑의
그 것을 못 본 것 이였다.
"이것들 이였나?......"
좀 전 그림자 속으로 몸을
숨긴 그것을 말하는 듯 하다.
길이는 어른의 팔뚝만하고
납작한 것이 옆으로 퍼진 채 다리도 눈도
코도 없다 있는 거라곤 빨판처럼 생긴
입 같은 것이 몸 끝에 달려있었다.
이내 불빛 속으로 몇 마리가 더 모여들었다.
"뭐야....날 먹이로 보는 거냐?....."
녀석이 주춤대며 뒤로 물러났다.
"파다닥!"
그 지렁이 같은 것 한 마리가
녀석의 오른쪽 허벅지로 달려들었다.
"크악!.....이 더런놈이....그저께 산 바지를!....."
왼손이 든 검의 손잡이 뒷끝이
지렁이 같이 생긴 것에 옆구리를 찍어 버렸다.
"퍽!~"
지렁이같은 것이 동굴 벽에 부딪쳐
터져 버리며 소리를 냈다.
그것에 몸에선 검붉은 액체가
벽을 타고 질질 흘러내렸다.
이내 그것들이 달려들기 시작했다.
"이것들이! 저리꺼져!~"
녀석이 소스라치며 소리쳤지만.....
지렁이들은 아랑곳 하지않고
"스가가각~~~~~"
이상한 소리를 내며 달려 들었다.
한 마리가 녀석에 칼을든
왼쪽 팔에 달라붙었다.
"이잇!~"
녀석은 그대로 왼쪽 팔을 휘둘러
벽에다 찍었다.
"끼에에엑~~~~"
지러이는 이상한 소리를 내며 터졌고
"퍼퍽~"
지렁이의 피같은 검붉은 액체가
녀석의 얼굴에 튀었다.
"푸악~"
"이런 좇같은 것들이!"
녀석은 피묻은 얼굴을 닦으며
얼굴을 찌푸렸다.
또 한 마리가 얼굴로 달려들었다.
"이자식!~"
녀석은 순간 칼을 든 왼팔을 움직였고
"슈아악~`~~~"
지렁이는 녀석의 얼굴 앞에서
정확히 두쪽이 났고
검붉은 액체를 녀석의 얼굴에 튀겼다.
"끼에에엑~~~~~"
지렁이는 고통스러운 듯
비명같은 소리를 내며
땅에 떨어져 꿈틀거렸다.
지렁이들은 주춤주춤 대며
머뭇거림이 보였다.
"학!~학~학!~ 뭐냐 이 자식들!
벌써 쪼른거냐?.....학!~학!~학!~"
거칠게 숨을 몰아쉬며 지렁이를 노려보는
녀석의 얼굴에도 지친 표정이 영역했다.
"쳇!....니들이 싫다면 내가 간다!......하앗!~"
녀석은 기합과 함께
앞에서 꿈틀대고 있는 지렁이 하나를
검을 세워 찍었다.
"푸칵!~"
검붉은 액체가 분수처럼 솟아 오르고
녀석의 옷에 그 액체를 튀겼다.
"끼에에엑~~~~~"
그것은 고통스러운 듯 꿈틀댔고.
녀석은 그것을 찍은 검을 들어 오렸다.
"타~~~~압!~~~~~"
녀석은 세워든 검을 그대로
동굴벽에 내리찍었다.
"푸카악~~~~"
그것에 몸이 갈가리 찢겨져
피와 썩긴채 사방으로 터졌고
이내 그것들은 스물 스물 그림자 속으로 사라졌다.
"흑!.....제기랄!....."
녀석의 바지가 녹아 내린채 살깟이 녹아 피가났다.
그것이 달려 들었던 왼쪽 팔도 마찬가지로.....
녀석은 가방에서 붕대같은 것을 꺼내어
팔과 다리를 감았다.
그리곤 다시 동굴 속으로 걸음을 옮겼다.
얼마를 걸어가고 있을때....
"....더운 거 갔다.....기분 탓인가?....."
이즘.....전방에 붉은 빛이 새어 들어오는
출구가 보였다.
"저기군!"
녀석 출구를 향해 발을 절름거리며 달려갔다.
출구를 막 나서는 순간!......
"제기랄~! 딘트! 너 오늘 일진 왜 이러냐!~""
녀석이 소리쳤다.
녀석의 이름.....딘트 였군.....
그러고 보니 이름도 모른 채 3페이지나 지났는걸.....
출구를 나선 딘트의 눈에 들어온 것은
굴속 지름이 40m쯤 되는 원형의 방이었다.
잘 다듬어진 돌들로 바닥이 깔려있고 그 둘레를 따라
큰 마법원이 그려져 있었다.
고대문자 같은 것들이 바닥에 조각 돼 있었고
마법원의 6망성(별모양)의 귀퉁이마다 구멍이 나있어
그 속에선 김이 나고 있었다.
입구의 반대편엔 바닥 보단 조금 높은 턱이 있었고
그 위에 바로 딘트를 놀라게 한 그녀석이 엎드려 있었다.
길이가 6m는 되 보이고
머리와 목을 잊는 부분에 갈귀같은
뿔들이 수없이 나 있었다.
목뒤를 타고 등과 꼬리까지 지느러미들이 박혀 있고.
어른 허벅지 보다 굵은 발엔 발톱이 네 개씩
온몸엔 붉은 비늘이 덮혀 있었다.
굴속의 벽면 역시 아치형 원으로 바닦의 구멍과 엇갈려
여섯개의 작은 구멍이 나있고 중앙에 하나가 있다.
그리로 새어 들어오는 작은 빛줄기들은
도마뱀이 있는 곳으로 모이게 돼있고
도마뱀의 비늘에 비친 빛들이
마치 붉은 조명처럼 굴속을 밝혔다.
그 녀석의 눈이 딘트와 마주 쳤다.
"크리모스!.......미안~.....잘 못 왔나봐 나 갈꺼야~.....흥분하지마~..."
딘트가 뒤돌아 왔던 길로 나가려했지만....
"이것들은 또 언제!....."
어느새 좀 전의 그 지렁이 같은 것들이
입구를 막고 있었다.
"젠장 나가지도 들어가지도 못하는 꼴이라니!...."
"이 녀석들 이쪽으론 들어오지 못하는 건가?"
지렁이처럼 생긴 그것들은 이공간 속으로 들어오지 못 한채
입구 앞에서 모여 꿈틀대고만 있었다.
"츠캉!"
짧게 딘트의 검을 뽑는 소리가 울렸다.
"추~악!~
딘트의 검이 지렁이 녀석들의 사이를 가르자
녀석들의 피가 사방으로 튀었고
피가 땅에 닫기도 전에
딘트는 다시 검을 휘저어 올렸다.
"츠~카~악~"
굴속의 입구는 온통 지렁이 같은 녀석들의
피와 살점들로 덮였다.
벽에는 검붉은 피가 페인트처럼 흘러내리고
그 피에 살점들이 붙어 질질 흘렀다.
딘트는 피가 멈출 세도 없이 검을 휘둘러보지만....
지렁이 같은 녀석들은 어디서 나오는 것인지
녀석들의 숫자는 줄지 않았다.
"제기랄! 꺼져 이자들아~!"
"쿵!" .....
"아!"
딘트는 굴속에 울리는 "쿵!"하는 소리에
짧은 감탄사를 내뱉으며 순간 칼질을 멈췄다.
"쿵!"
다시 들려온 소리에 딘트가 불안한 눈으로
천천히 뒤를 보았을 때.....
크리모스는 발을 내 딛어 있었다.
"쿵!~"
세 번째 발자국 소리.....
피로 물든 딘트의 얼굴은
긴장감이 다소 장난스럽게 나타났다.
"이봐....나 곳 나갈꺼야.....나도 나가고 싶다구.....제길!"
계속해서 지렁이를 향해 검을 휘둘러 대지만......
"쿵!....쿵!"
크리모스의 발자국 소리는 천천히
한발 한발 내 딛어
딘트에게로 다가옴을 알 수 있게했다.
"쿵!......쿵!.......쿵!......."
"젠장~......"
딘트의 칼질이 멈추었다.
딘트는 힘없이 칼을 든 채 뭔가를 생각하는 듯
얼어버린 듯 멍하니 서 있었다.
온 몸엔 검 붉은 피가 흘러내리고 칼에는 지렁이의
살점이 피에 붙어 응어리져 있었다.......
"쿵!.....쿵!......"
계속해서 크리모스는 딘트를 향해 걸어왔다....천천히.....
"그래!....덤벼봐!.......까짓 것!"
딘트는 갑자기 크리모스를 향해 돌아섰다.
얼굴을 뒤덮은 피를 옷자락으로 닦아내자
피는 닦이지 않은 채 얼굴에 번져 더 엉망이 되고.....
딘트의 조금 전 장난기 어린 표정은
진지한 긴장감으로 바뀌었다.
"못 할거 없잖아 저런 놈 한 두번이냐......
딘트는 들릴 듯 말 듯한 목소리로
혼자 중얼거렸다.
"한칼이다! 비늘이 덮여있지 않은 곳......한칼..."
딘트의 긴장된 표정엔 이내 의지 같은 것이 배어낫고....
"길어지면 지친 내가 밟힌다...."
검의날을 왼쪽 뒤꿈치 쪽으로 천천히 내려 들었다.
"자세를 낮게...."
허리를 조금 숙이자.....
"쿵!.....쿵!"
갑자기 크리모스는 걸음을 멈춘 채
딘트를 응시했다.
"칫!.....느껴지냐? 내 살기가?"
딘트는 얇지만 살기 어린 쓴웃음을
도마뱀녀석에게 던졌다.
"빠르고 정확하게......실수하면 죽는다......."
잠깐동안 딘트와 녀석과의 사이에 침묵이 흐르고........
"지금이닷!"
"팟!"
한순간 딘트가 고무줄이 튕기듯
크리모스에게로 뛰어들었다.
"아~~아!~~~~"
기합소리가 굴속 벽에 부딪혀
마치 여러명의 딘트가 소리치는 듯 울렸다.
검 끝을 뒤로하고 그 끝이 땅에 다을 듯 낮은 자세로
순식간에 크리모스녀석의 앞에 다다랐다.
크리모스는 앞발을 들어 딘트를 향해 휘둘렀다.
"슈~~아~~"
"훗~ 거렸다......"
딘트의 얼굴엔 잠깐동안 다시 엷은 쓴웃음 돌았고.....
"멈칫!"
미리 알기라도 했다는 듯
딘트의 몸은 뒤에서 누가 당기 듯
순간적으로 멈춰 섰다.
다시 크리모스의 발을 피해 뒤로 한발....
"스슥~"
"휘~잉~"
크리모스의 오른쪽 앞발이 허공을 가르며
딘트 얼굴을 스쳐가자
"틈이다!"
딘트는 다시 몸을 움직여
짧은 순간 녀석의 겨드랑이를 파고들었다.
그리곤 딘트는 검을 쥔 두손을 휘둘러
왼쪽 옆구리에서
오른쪽 허공을 향해 올렸고.....
검 끝은 그 손을따라 왼발 뒷꿈치에서
녀석의 겨드랑이 안쪽
배를 가를 듯 허공을 갈랐다.
"여~~~~업~~~~~"
굴속 공간에 딘트의 기합 소리들이
메아리로 울렸다.
"꾹!"
"이런!....."
"이런 검으론 무린가?......"
검은 정확히 크리모스의 배를 가격했지만......
베어 내지 못한 채 녀석의 배에 꽂혀버렸다.
"이런!.....제기랄!......"
딘트의 얼굴엔 당황한 표정을 감추지 못 한채
검도 뽑지 못하고 그대로 서있었다.
"휘~~~잉~~~~~"
바람소리에 딘트가 얼굴을 돌렸을땐
아까는 어굴을 스칠 듯 지났던 그 발등이
딘트의 얼굴의 정면을 향해 날아오고 있었다.
"흑!....."
딘트의 팔이 자기도 모르게 팔을 올려 얼굴을 가드했다.
크리모스의 발이 딘트의 얼굴을 가드한 팔을 가격했다.
"퍽~~~~!"
"큭악~~~!"
딘트는 외마디 비명을 내며
20m는 족히 될 거리를 날아가
그대로 벽에 부딪혔다.
"꽝!"
"크...흐흑"
"하악~~!......아프잖아 자식아....."
벽에 부딪힌 딘트는 벽을 타고
주저앉으며 널부러져 버렸다.
"뭐야!....~저 자식은......."
딘트는 못마땅한 얼굴로 녀석을 째려보지만.....
힘이빠진 딘트의 얼굴은 표정조차 나오지 않는다.
딘트와 눈이 마주친 녀석은
딘트를 개의치 않는 듯....하던 일에 열중했다.
"저 자식이!......흑!......이럴 때가 아니지!.....크리모스!"
딘트는 크리모스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응...?"
딘트가 크리모스를 보았을 때....
크리모스 녀석은 제단을 바라보고 있었다.
갑자기 크리모스는 고개를 쳐들어
숨을 크게 들이 마셨다.....그리고.....
"쿠아아앙~~~~!"
크리모스의 입에서 보랏빛의 불덩이가
제단을 향해 날아갔다.
"슈~~~~앙!"
"어라!....크리모스가 이런 것도 하나?....."
"마력을 받은 건가?...."
제단 위의 녀석은 계속 뭐라 혼자서 궁시렁 대곤
"쉬~~릭~~~"
이내 사라져버렸다.
보랏빛 불덩이는 녀석이 있던 자리에 정확히 꽂혔다.
"쿠아아앙~~~~"
폭발로 인해 굴속엔 세찬 바람이 소용돌이 쳤다.
얼마간의 바람이 가라 안고.....
딘트는 제단을 바라보았다.
"어라!~~~사라졌다....."
크리모스는 다시 딘트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그리곤 방금 전처럼....고개를 쳐들고 숨을 들이쉬었다.
이내 크리모스의 입에는 보랏빛의 불덩이가 또 다시
금방이라도 터질 듯 소용돌이쳤다.
"갸우우웅~~~~~"
다시 한번 크리모스는 보랏빛 불덩이를 토해냈다.
"!......어!....."
딘트는 널부러진채 벽에 기대 "어!어!"만을
돼내며 주춤대는 사이....
어느새 보랏빛 불덩이는 딘트의 눈앞에 있었다.
"슈~악~"
무언가 딘트가 불덩이에 맞기 직전
딘트를 낚아채 사라져 버렸다.
"쿠아아앙~~~~~~"
불덩이는 그대로 벽에 부딪혀 폭발하고
다시 한번 굴속은 소용돌이 바람에 휩싸였다.
"쉬리리릭~~~~"
"뭐야?....어떻게 된 거야"
어리둥절 딘트가 말을 꺼내자
"넌 여길 어떻게 알고 왔지?.... 열쇠는 가지고 있나?"
어리둥절 멍해하는 딘트에게 녀석이 말을 걸었다.
여전히 사태 파악이 안 되는 딘트는 주위를 살피다.
옆에 서있는 그 녀석과 눈이 마주쳤다.
녀석은 딘트만한 키에 조금 마른 듯한 몸매
흔히 마녀들이 쓰는 끝이 뾰족하고
창이 넓은 모자를 쓰고
통이 큰 바지에 검은 망토와 딘트의 검보다
조금 긴 듯한 철 재질의 지팡이 같은 것을 들고 있었다.
녀석의 말에 대꾸도 없이 멍한 채
다시 주변을 두리번거리는 딘트.....
"어!....."
딘트는 이제 조금 뭔가 알아 차린 것 있는 것 같았다.
"마법인가?.....공간을 이동 한 건가?...."
"눈에 익은 곳인걸..."
딘트와 녀석은 큰 담을 등진 채 있었다.
"이봐!~내말 안 들려!"
녀석의 말투에 짜증 묻어 났다.
"뭐?.....뭐?..."
여전히 멍~~~~한 딘트...
"여길 어떻게 알고 왔냐고?"
"지도 보구요......"
"그 지돈 어디서 났냐?"
"샀어요...."
"어디서 그런걸 팔디?"
".....이게 아까부터 계속 반말이네......"
딘트의 표정이 순간 일그러 졌다.
"뭐!?.....이게 살려 주니까!"
녀석의 인상 역시 만만치 안았다.
"니깐 놈이랑 더 이상 애기 안해!....."
딘트는 몸을 추스려 자리에서 일어나
담뒤로 궁시렁 대며 나갔다.
"제기랄.....일진 더러운 날이군!....."
담을 나서는 딘트의 뒤를보며 녀석은 띠겁게 말했다.
"바보 같은놈....."
"꺄우우웅......"
담을 나서는 딘트의 귀에 낯익은 소리가 들려 왔다.
딘트의 시선에 들어온 낮익은 공간과 상황.....
그랬다 이곳은 아까 그 곳 제단의 뒤.....
제단을 돌아 나온 딘트를
크리모스는 응시하고 있었다.
"왜!....왜 아직 여기 있는거야!?....."
"바보...."
안쓰러운 듯 녀석이 딘트를 향해 말했다.
크리모스가 딘트를 향해 오른 발을 쳐들었다.
땅을 뭉게버릴듯 힘차게 발을 내딛자
크리모스의 발끝 땅에서 엷은 하늘빛 불꽃이
솟으며 딘트를 향해 돌진해왔다.
"츠카카카!~~~~~"
"이...이건 또 뭐야?...."
딘트는 놀란 눈으로 잠시 주춤하다
황급히 다시 제단 뒤로 뛰어 들었다.
"푸카~~아"
하늘빛 불꽃은 제단에 부딪히며 소리와 함께
연기를 내며 사라졌다.
제단 뒤에서 크리모스를 보고 있던 녀석이 말을 꺼냈다.
"하비나르......역시....마력을 받았군.....무리다."
"어떻게 좀 해봐!....너 마법 쓸 줄 알잖아!"
놀란 딘트는 재촉하듯 녀석에게 말했지만.....
녀석의 답은.....
"나가자!"
"뭐!?"
녀석은 딘트의 손을 잡고 뭐라고 중얼거렸다.
"베이켄시헬 세에레......."
"쉬리리릭~~~~"
소리와 함께 둘은 사라졌다.
"슈악~~"
두녀석이 다시 나타난 곳은 지렁이가
꿈틀대고 있는 굴의 입구.....
"헉!"여긴 또 어디야?..."
"뭐야? 나가자며! 굴 밖으로 가야 할꺼아냐!"
"닥치고 좀 있어!"
"이게! 어따 대고 큰소리야!"
녀석은 굴 입구를 향해 두 손을 뻗쳐들었다.
그리고......
"블루드헬 레비아탄....."
녀석이 또 다시 중얼거리자 손끝에는 은빛과 붉은 빛이 뒤섞긴
광채가 휘감기 시작했다.
이내 그 광채는 어른의 머리만 해졌고....
"온 핸즈 소울.....헬 프레임!"
이라는 말과 함께 광채는 순식간에
굴 입구를 가득 메우곤
"쿠와아아아~~~~~아"
하는 굉음과 함께 앞으로 퍼져 나갔다.
"끼아아앙~~~~~"
지렁이 녀석들은 비명 같은 소리를 내며 터졌고
가루 하나 남지 안은 채 그 광채 속에서 사라져 갔다.
굴속은 지렁이의 비명소리와 광채의 폭음이 뒤섞여
메아리 치고 폭발로 인한 역풍이 녀석과 딘트를
날려 버릴 듯 휘몰아 쳤다.
그런 강한 바람 속에서 딘트는
넋을 잃고 멍하니 놀란 눈으로
그 광경을 지켜보고만 있었다.
이 소리에 고개를 돌린 크리모스가 녀석들을 향해
발을 들어 내리치자 또 다시 하비나르가
땅에서 하늘빛 불꽃을 내며 일었다.
"뛰어!"
녀석이 황급히 딘트의 손을 잡고 소리쳤다.
"뭐......그....그래....."
얼떨결에 녀석에 손에 끌려 딘트는
입구로 뛰었다.
하비나르는 입구에 다다르자 연기를
내며 사라졌다.
딘트는 상처 입은 다리가 아픈 듯 절름거리며
숨가쁜 목소리로.....
"야....학!학! 이제.....안 쫓아와..."
"학!학!학!....좀 걷자....학!학!...."
"닥치고 뛰어!"
"이게 진짜 헉!헉!헉!......"
뭔지도 모른 채 딘트는 녀석을 따라 마냥 뛰었다.
한참을 뛰고 있는 딘트의 귀에
이상한 소리가 들렸다.
"사가가가......."
잠깐 뒤를 돌아본 딘트의 눈엔
어디서 몰려 온 건지 마치 물이 밀려오듯
그 지렁이때가 따라 오고 있는것을 보았다.
굴의 벽 틈에서도 지렁이들이 나와
달리는 딘트와 녀석의 발에 밟혀 뭉그러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