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집 앨범을 발매하고 3집을 만들기까지는 시간이 조금 걸렸다.
그래봤자 6개월이지만 그래도 이 사이에 밴드는 수많은 공연을 치루며 연주가 원숙해졌고 역시 수많은 스튜디오 리허설을 거쳐 밴드의 정체성을 찾기 위하여 부단히 노력을 했다.
그 결과 딥 퍼플은 보다 거칠고 보다 헤비한 방향으로 나아가려 했는데 닉 심퍼와
로드 에반스가 이러한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을 강력하게 저지했고 그 결과 밴드에서 경질(권고사직 ㅋㅋㅋ)되는 수모를 겪었다.
이후 로드 에반스는 캡틴 비욘드라는 밴드를 결성하고 닉 심퍼는 워 호스나 쿼터매스 2같은 밴드 등을 전전긍긍하며 활동을 전개했다.
그들의 후임으로 그 유명한 이언 길런과 로저 글로버가 들어와 전설의 2기를 결성하게 된 건 개나 소나 다 아는 이야기니까 다음 시간에 하도록 하자.
아~~ 이 글을 읽고 있는 여러분들이 개나 소라는 이야기는 아니다.
한편 이 시기에 이르러 딥 퍼플은 미국 뿐 아니라 모국인 영국에서의 지지도도 서서히 높아지기 시작했다.
이건 뒤늦게 그들의 음악성을 영국이 인정했다기 보다는 미국에서의 상업적인 성공에 의하여 영국의 시선이 가게 된 거라 보는게 합당하다.
만약 딥 퍼플이 미국에서 상업적으로 성공하지 못했다면 영국에서 여전히 개밥그릇 취급 받고 오늘날 전설은 커녕 미담거리도 되지 못했을 것이다.
그냥 서든 데쓰나 자이어 정도 취급을 받으며 어둠의 덕후들로부터만 간간히 회자되었을듯~
존 로드는 이 시기 인터뷰를 통하여 이런 말을 했다.
'아 글쎄 저희들이 영국 클럽에서 공연했을땐 150 파운드 밖에 못 벌었는데 미국에선 무려 2,500 파운드나 주더라구요 ㅋㅋㅋ
제가 봤을땐 영국 언더그라운드씬은 저희들이 허쉬나 켄터키 우먼같은 히트곡으로 연명하는 놈이라고 겁나 무시하는것 같더라구요
하지만 미국 사람들은 절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요.
그들은 오히려 히트곡을 가지고 있는 밴드가 재능이 있다고 생각하고 잘
대해주더라구요~~'
ㅋㅋㅋ
한 마디로 말해서 영국 구려!!!!!! 미국 만세!!!!!! 라는 건가??
존 로드의 이 이너뷰에 감명을 받은 1969년의 영국 모 음악잡지의 헤드라인에는 이러한 문구가 대문짝하게 실렸다.
'딥 퍼플은 영국에서 무려 2,350파운드나 손해를 보며 공연을 했다!!!!!!!!'
Chasing Shadows
https://youtu.be/RfRJqBQ5eTM
Deep Purple - Chasing ShadowsThis is the first track from Deep Purple's third and eponymous album, Deep Purple (1969).Lineup (Mk I): Ritchie Blackmore: guitar, Rod Evans: lead vocals, Ni...www.youtube.com
존 로드와 이안 페이스가 만든 곡.
원초적인 아프리카 원주민의 식인종틱한 리듬은 이안 페이스의 아이디어에서 나온 것이다.
카우벨,탬 버린,마라가스(?!)를 이용한 이안 페이스의 퍼쿠션 연주가 곡 전반을 풍요롭게 윤택하게 만들어 주고 있다.
곡의 뼈대를 이안 페이스를 이루고 있다면 곡의 살은 존 로드가 덧붙이고 있다.
그의 건반 연주는 원초적인 드럼 위에서 고전적인 느낌을 부여했다.
이 곡의 주제는 존 로드가 꾸었던 악몽의 편린에 대하여 다룬 것이다.
이 곡 같은 경우는 1도 신청 안했다.
심지어 검사 형님도 신청 안했다.
반면 스트라토 바리우스의 체이징 쉐도우스는 겁나게 많이 신청 받았다.
https://youtu.be/QHInGo5XJ2U
Stratovarius - Chasing ShadowsI have been sailing across the oceans flying across the blue sky Without never finding the answer the answer to the question why just when you think you reac...www.youtube.com
Blind
https://youtu.be/EmrAeH7Wvlc
DEEP PURPLE - BLIND (HQ)DO ÁLBUM:DEEP PURPLE 1969http://deeppurple.com/www.youtube.com
존 로드가 혼자 만든 곡으로 전작에서도 사용했던 중세 바로크 느낌이 물씬 배어있다.
존은 이곡에서 하프시코드로 연주하고 있다.
곡 자체는 상당히 블루지한 러브 송인데 존의 하프시코드 연주만은 굉장히 클래시컬하다.
검사 형님이 몇 번 신청하셨다.
Lalena
https://youtu.be/hlzyzIa7bsY
Deep Purple - Lalena (2014 Remastered) (SHM-CD)2014 - Hard Road The Mark 1 Studio Recordings 1968-69 / 24-Bit 96.0 KHz / FLAC 3.165 Kbps (Lossless)Lyrics:When the sun goes to bedThat's the time you raise ...www.youtube.com
오리지널은 도노반의 곡으로 이 앨범에서 유일한 커버곡이다.
재지한 건반 연주가 참으로 센티하게 느껴지는 곡으로
69년 이후론 1도 연주한 적 없다.
원곡인 도노반의 곡도 참으로 아름답다.
https://youtu.be/1kA3nZwGHHA
LalenaProvided to YouTube by Epic/LegacyLalena · DonovanThe Essential Donovan℗ Originally released 1968. All right reserved by Epic Records, a division of Sony Mus...www.youtube.com
딥 퍼플의 커버곡이 황혼녁에 물들어가는 여인의 애련을 그렸다면
도노반의 오리지널은 아직 해가 지지 않은 언덕에 앉아 긴 생머리를 나부끼는 여인의 청초함을 그렸다고나 할까??
두 곡 다 마음에 들지만 개인적으로는 도노반의 오리지널이 조금 더 가슴 깊이 파고든다.
이런 나를 가리켜 검사 형님은 실망을 금치 못했다.
'이런 이런~~
너는 도노반이냐??
나는 딥 퍼플이다.
나는 딥 퍼플이 연주한 버전이 훨씬 좋게 들린다.
하하ㅏㅏㅏ아아아아아아아하하하하ㅏ핳ㅎㅎㅎ'
Fault Line - The Painter
https://youtu.be/oQfeWOjD7yQ
Deep Purple Fault Line/The Painter with Lyrics in DescriptionTracks 4 & 5 from their third self-titled album released in 1969 copyright Tetragrammaton/Harvest/Polydor Records. This album saw the band start to move away...www.youtube.com
2단 콤보.
첫 곡 Fault line은 존 로드,리치 블랙모어,이안 페이스,닉 심퍼가 공동으로 만든 인스트루멘탈~
노래 분위기가 상당히 요상한데 그도 그럴 것이 이 곡은 그들이 LA에서 경험한 지진을 회상하며 녹음한 것이다.
이언 페이스의 드럼과 존 로드의 오르간을 가장 먼저 녹음했는데 자세히 들어보면 존 로드가 연주한 오르간 부분을 테이프로 백회전 시킨 부분이 아주 짧게 스쳐 지나간다.
다음곡인 the painter는 로드 에반스까지 가세하여 전 멤버들이 작곡에 참여한 곡으로 단 한번의 더블링(이중녹음) 없이 생생한 라이브로 녹음한 것이다.
12소절 블루스를 빠르게 진행한 패턴으로 여러개의 기타 솔로와 키보드 솔로가 교차하고 있다.
이 곡 같은 경우는 보컬이 대체된후 이언 길런이 불렀던 로드 에반스 시기의 몇 안 되는 곡이다.
이언 길런이 불렀던 페인터는 공식적인 기록으로는 남아있지 않지만 어둠의 경로를 통해 둥둥 떠다니고 있다.
주혹새에서 이 곡을 신청한 사람은 역시 단 한 남자였다.
'페인터 한 번 틀어줄래??
아~ 이 곡이야말로 진정한 초기 딥 퍼플의 걸작이라 생각한다.
넌 페인터를 어떻게 생각하냐??
어때?? 들을만하지??
ㅎ하ㅏ하하하ㅏㅎㅎㅎ헣ㅎ하하핳ㅎ하'
Why Didn't Rosemary
https://youtu.be/dIQ1I8Eouug
Deep Purple - Why Didn't Rosemary?This is the sixth track from Deep Purple's third and eponymous album, Deep Purple (1969).Lineup (Mk I): Ritchie Blackmore: guitar, Rod Evans: lead vocals, Ni...www.youtube.com
역시 전 멤버들이 작곡에 참여한 곡.
피임약을 먹기도 싫고 임신 하기도 싫은데 섹스는 하고 싶은 소녀에 관한 곡으로 영국식 블랙 유머가 번뜩인다.
셔플 감각에 기반한 50년대 블루스 필링에 의거하여 만들어진 곡.
리치 블랙모어는 Otis spann number의 12마디를 17마디로 변형하여 연주하고 있다.
변형된 블루스 록??
검사 형님도 신청하지 않은 곡이다.
Bird Has Flown
https://youtu.be/4-w1ZOsn-is
Bird Has Flown - Deep PurpleTaken from their album "Deep Purple".© All Rights Reserved. The lyrics & music are property of their respective owners.www.youtube.com
싱글로 발매한 곡으로 다른 곡들과는 좀 다르게 녹음한 버전이다.
리치는 이곡에서 와와 기타로 녹음을 했다.
그래서일까??
기타 솔로가 매우 특이하게 들려온다.
흡사 술에 취해 노래를 부르는 듯한 로드 에반스의 보컬도 재밌고
(중간 중간 짐 모리슨 모창을 하는 듯한 흔적도 보인다)
전체적으로 약냄새 나는 곡의 분위기가 진짜 마음에 든다.
과연 검사는 이 곡에 대하여 어떤 말을 했을까??
'.........'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그 어느 누구도 이 곡에 대하여 1도 말하지 않았다.
April
https://youtu.be/yV8e_RkpiNA
Deep Purple - April (2014 Remastered) (SHM-CD)2014 - Hard Road The Mark 1 Studio Recordings 1968-69 / 24-Bit 96.0 KHz / FLAC 3.165 Kbps (Lossless)Lyrics:April is a cruel timeEven though the sun may shine...www.youtube.com
존 로드와 리치 블랙모어가 함께 만든 곡으로 그들의 초창기를 대표하는 명곡이다.
토탈 런닝 타임이 12분이 넘고.....
크게 3부작으로 구성한 대곡이다.
첫번째 파트는 존 로드와 리치 블랙모어가 연주하고 있다.
여기서 존은 피아노와 오르간을, 리치는 어쿠스틱 기타(더블 트래킹된)와 일렉트릭 기타를 연주한다.
이때 자세히 들으면 이안 페이스의 팀파니 소리를 들을 수 있다.
백 그라운드로 지정된 합창단의 아~~~ 하는 소리는 나중에 추가된 것이다.
암튼 이 부분 정말 심오하고 영묘하기 그지 없다.
두번째 파트는 존 로드의 오케스트라 내공이 무한대로 펼쳐지는 부분이다.
사용된 악기들은 두 개의 플롯과 두 개의 오보에,두 개의 클라리넷,두 개의 바이올린,비올라, 두 개의 첼로,그리고 cor anglais(이게 뭐지?? 천사의 합창?? 그런 건가??) 이렇게 된다.
자세히 들으면 이상의 악기들을 모두 들을 수 있다.
클래식을 정식으로 공부했던 존 로드의 깊은 내공을 감지할 수 있는 명대목이다.
세번째 파트는 딥 퍼플 멤버들의 협주가 만개하는 완결편이다.
이안 페이스의 격정적인 드러밍으로 시작하여 로드 에반스의 상큼한 보컬이 터져나오는 그 순간 마치 다시는 볼 수 없는 그 사람과 감격적으로 재회하는 느낌이 벅차오른 것은 무슨 연유에서였을까??
이 세번째 파트의 첫번째 부분이 무척이나 감격적이다.
실로 아름답고 아련한 추억 속으로 빠져드는 무드를 형성하고 있는데.....
너무 아찔하다.
가슴 깊은 곳으로부터 복받쳐 오르는 느낌이 실로 감동적이다.
이 곡 같은 경우는 검사형님이 무슨 말을 했을까??
'에이프릴 한번 틀어주라~~
아.....
이 곡은 추억이 젖어있는 음악이다.
너도 에이프릴 좋아하냐??
ㅎ하하하하하ㅏㅎ하ㅏ핳 하ㅏ 하 ㅓ하ㅏㅎ하핳하ㅏㅎ하
볼륨 한칸만 올려줄래??'
그리고 이 곡을 신청한 또 하나의 인물이 있었다.
결코 많이는 신청하지 않았다.
가끔 가다 신청했다.
사람이 아무도 오지 않는 일요일 저녁.....
불꽃처럼 강렬하고 여우처럼 날카로운 그는 이 곡을 신청하고 추억이 젖어있는 4월의 창가 저 편을 바라보곤했다.
이 앨범은 정말 잘 만들었다.
전작들은 너무 급하게 만들어서 어딘가 어색하고 생경한 면도 있었는데
이 음반 같은 경우는 그런게 1도 없다.
초기 딥 퍼플의 완성형이다.
하지만 그러한 예술성과는 대조적으로 판매고는 매우 처참했다.
깡통 레이블 사장이 겁나 열받아서 딥 퍼플 멤버들을 옥상으로 데리구 올라가서 욜라 팼다는 괴담이 들려오든데~~
뻥이겠지?
continue....
첫댓글 April is the cruelest month, breeding
Lilacs out of the dead land, mixing
Memory and desire, stirring
Dull roots with spring rain.
(From The Waste Land, 1-4)
-Thomas Stern Eliot-
4월은 가장 잔인한 달
죽은 땅에서 라일락을 키워내고,
기억과 욕망을 뒤섞고,
봄비로 잠든 뿌리를 일깨운다.
-T.S 엘리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