힙합에 있어서, 랩에 있어서 가사란 빼놓을수 없는 중요한 요소이다. 그렇기때문에 가사로써 랩을, 랩퍼를 평가하기도 한다. 가사는 랩퍼의 얼굴이며 랩퍼의 머릿속 그 자체라는 얘기다.
사실 그렇기때문에 내가 가사를 쓰는 방법을 공개하고 싶지 않고, 또 다른 랩퍼가 가사쓰는 방식을 알고싶지도 않다.
개성을 잃어버리는 순간 그 랩퍼는 이미 가치가 없어진다...고 생각한다. 남의 흉내, 몰개성 등이 가장 위험하다는 나름대로의 결론이다.
다만 랩퍼가 되기위해(라는 말 자체도 좀 이상하지만) 노력을 하고있는 친구들에게 어느정도 방향을 잡을수 있는 참고정도로 내 가사쓰기 방법을 공개한다. 알고보면 별로 특별한 것도 없지만...
1.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나는 거의 내 곡에 가사를 붙이기때문에 먼저 곡을 만들면서 그 곡에 어울리는 주제를 생각한다. (만약 남의 곡에 가사를 붙이는 경우는 그 곡을 듣고 생각한다. 피춰링의 경우는 대개 주제가 정해져 있기때문에 이 과정이 생략된다.)
2. 주제가 떠오르면 우선 제목을 정한다. 사실 제목은 나중에 바뀔수도 있지만 개인적으로 주제가 정해지면 바로 제목을 정하는 스타일이다.
3. 제목이 정해졌으면 그 제목과 주제에 맞는 내용으로 Hook(후렴구)을 쓴다. 보통은 가사를 먼저 쓰고 훅을 나중에 만드는 경우가 많지만 내 성격상 빨리 끝낼수 있는 것부터 먼저 한다.
4. 가사를 써붙인다. 4-1 원하는 내용을 써내려가며 라임을 맞춘다(거의 동시에 이루어진다) 4-2 계속 랩을 해보며 플로우도 조절한다.
(사실 내용과 라이밍, 플로우는 어느것을 먼저 해야하고 어느 것을 나중에 해야한다기보다 거의 동시에 이루어져야한다...고 생각한다.)
참고로 나는 평상시에 가사의 소재가 될만한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연습장에 적어둔다. 이것은 매우 중요한 것으로 거의 모든 랩퍼들이 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사람의 기억력에는 한계가 있다. 좋은 가사를 무궁무진하게 쓰려면 꼭 자기만의 가사노트를 만드는 편이 좋다. 라이밍, 가사의 주제, 멋진 문구, 기발한 비유 등 어떤 것이든 좋다. 무조건 적어두길. 노트에 적혀진 알수없는 말(여기서 알수 없다는 뜻은 적혀진 말의 뜻을 알수 없다느 것이 아니라, 단편적인 조각만으로는 별 의미를 가지지 못한다는 뜻이다. 자기가 쓸 가사에 사용될 단어가 무슨 의미인지도 모르고 사용한다는건 바보같지 않은가?) 들의 조각은 음식의 재료와 같다. 후에 요리를 할때(가사를 쓸 때) 요긴하게 사용할수 있을 것이다.
5. 마지막으로 제목이나 훅 등을 검토하고 필요하면 수정한다.
위에 적은 내 가사쓰는 방법은 사실 별로 특별하지 않다. 순서가 약간 다를 뿐 대부분의 랩퍼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중요한 것은 자기 스스로 몸으로 부딪히며 자기에게 가장 잘 맞는 방법을 터득해야 한다는 점이다. 스스로 일어서지 못하는 자는 결코 크게 성공할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