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해민, 취미(I엠피카소미술학원) 24-9, 삐뚤삐뚤하지만
지난 한 해 해민이와 박현진 선생님이 둘레 사람들과 함께한 이야기를 담은 책 『어디든 갈 수 있겠다』가 문구점 사장님의 손길을 받아 선물 드리기에 더욱 근사하게 되었다. 특별하게 꾸미기보다는 함께 포장하는 것에 의미를 두었는데, 기대 이상으로 멋진 포장이다. 포장지를 두르거나 포장용 봉투에 담는 것까지 기대했는데 그 기대를 넘어 ‘책이 옷을 입었다’고 표현하는 것이 합당할 것 같다. 여기에 때마침 전동칫솔 건전지가 다 되어 건전지를 사러 갔을 때 눈에 띈 ‘고맙습니다’ 문구가 적힌 종이가방에 ‘고마운’ 마음까지 담아 전하기로 한다.
해민이와 하교 후 학원 근처에 주차를 하고 함께 선물 준비를 마무리하고 짤막한 메시지를 적기로 한다. 하지만 해민이와 글로 마음을 표현해 본 적이 없다. 해민이에게 펜을 쥐어주고 메시지를 남길 것을 권하지만 이렇게 표현하기를 원하지 않는 듯하다. 그래서 함께 펜을 쥐어봤지만…. 이 방법은 내 생각이 더 많이 들어갈 공산이 크다. 그러다가 챙겨온 스티커가 눈에 띈다. 알록달록하며 각양각색의 표정을 담은 스티커다. ‘왜 이 생각을 못 했지?’
매주 헌금을 준비할 때면 해민이는 헌금 봉투에 이름을 쓰는 대신 해민이 이름 스티커를 붙인 봉투를 활용하곤 했다. 또, 해민이는 학원 수업에서도 그랬지만 평소에도 유독 스티커를 좋아한다. 해민이 마음을 표현하기에 부족함이 없을 것이다.
하지만 오늘은 스티커에도 평소보다는 관심이 없다. (스티커에) 다양한 표정이 있기에 해민이가 학원과 선생님을 떠올릴 수 있도록 재차 말하며 해민이의 선택을 기다렸다. 해민이가 떼서 해민이가 붙이기를 바랐다. 해민이가 마음에 들어 하는 스티커를 떼기 쉽게 살짝 떼어 건네고, 해민이가 붙인다. 삐뚤삐뚤하지만 그래서 진정성이 느껴진다. 처음에 반듯함을 추구했던 마음을 내려놓고 해민이 뜻에 따른다. 오히려 그 마음을 ‘내려놓는’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삐뚤삐뚤하기를 원했던 지경에 이른다.
이제, 감사한 마음 한껏 담은 선물을 들고 내린다.
2024년 4월 15일 월요일, 서무결
스티커를 보고, 직접 떼어 붙이려는 해민이의 의지. 고맙습니다. 해민이가 할 수 있을 만한 것을 궁리하고 살펴 도우며 직접 할 수 있게 하는 서무결 선생님, 감사합니다. 박현진
전임자의 기록. 책을 귀하게 여기고 귀하게 선물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내년에 서무결 선생님의 기록도 이렇게 멋있게 전해 주길 기대합니다. 신아름
무엇이든 해민이가 감당하게, 해민이가 할 수 있는 것을 궁리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그 뜻을 헤아리며 감사합니다. 월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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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포장이 허레허식이라고 생각했던 때가 있는데 달리 생각하면 준비하는 사람의 마음을 잘 전할 수 있는 도구이기도 한 것 같아요. 해민이가 마음에 들어하는 스티커를 붙이려 애쓰는 서무결 선생님의 마음이 고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