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흥차사(咸興差使)란 심부름을 간 사람이 돌아오지 않거나 먼길 떠난 사람의 소식이 없을 때 하는 말 입니다. 그 유래가 다음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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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성군 대소면 오류리 오리골에는 충민공 박순의 충신문과 그의 부인인 정경부인 장흥 임씨의 열녀정문이 함께 있어서 만고의 충신과 열녀의 본보기로서 우리 후세 사람들의 심금을 울려 주고 있다.
건국초기의 위태로운 상태에서 조선태조가 여러 왕자를 죽이고 등극한 태종을 미워하여 옥새를 품에 안고 고향인 함흥으로 피하여 머물고 오랫동안 돌아오지 않고 있자 태종은 아홉차례나 문안인사를 보내어 환궁할 것을 탄원했지만 그 사신을 모조리 죽여 돌아오지 못하는 죽음의 사자가 되자 이 이상 더 함흥차사를 간청하지 않았다.
한탄과 비애, 원망과 낙심으로 있던 태종앞에 아끼고 충성스러운 박공이 죽음을 두려워 않고 '차사'되기를 자청하니 이번만은 성공되기를 비는 마음에서 승낙을 했으나 한편으로는 고맙고 한편으로는 미안하고 측은하여 무장으로서 항상 청렴하여 빈한한 생활을 꾸려 나가는 공의 가족에게 집 한채를 하사하고 소용에 쓰이는 살림살이를 돌보도록 신하에게 특별히 명령하였다.
1402년(태종 2)공은 사신의 행차에 타고가는 가마도 타지 않고 하인도 딸리지 않은 채 홀홀단신에 다만 새끼딸린 어미말 한 필만을 타고 함흥길을 떠났다. 누가 보아도 왕명을 받은 사신의 모습으로는 보이지 않는 차림이었다. 마침내 태조가 머문 함흥의 행재소(별궁)가 가까워졌을 때 강가에 있는 어느나무에 새끼말(망아지)을 매어놓고 어미말만 타고 나아가니 어미말이 머뭇거리면서 뒤를 돌아보고 새끼말은 어미말은 쳐다보며 한사코 울부짖으며 떨어지지 않으려 한다.
이때 태조는 함흥 행재소에서 함흥 고향의 옛 친구들과 따라온 중신들이 모인 가운데 혹은 지난날의 전투 경험담이라든가 앞날의 국가경영을 공론하며 있었는데 통인의 전갈을 받았다.
"서울 한양에서 온 상장순 박순공이 뵙기를 청합니다." 하는 것이었다.
태조는 언듯 이상한 생각에서 "박순이? 요놈(태종)이 또 사신을 보낸 모양이군! 왜 하필이면 박순을" 하며 한편 놀랍고 괘씸하지만 머나먼 함흥까지 찾아온 어렸을 때의 마음에 맞는 친구이며, 젊어서는 망해가는 나라를 세우고자 힘을 함께 모아 견마의 노고를 같이하던 의롭고 충성스런 동지로서 같은 전쟁터에서 이승과 저승을 초월한 전우이자 친구이며 또한 부하였던 박공이 이제 스스로 죽음의 사신으로 나타나다니 하고 난감해 했다.
그러나 통인에 의해 드르륵 열리는 장지문 사이로 먼 발치에서 조아리는 박공을 본 태조는 더욱 의아한 느낌을 떨칠수 없었다. 이전의 사신처럼 많은 들러리도 없이 홀홀단신인데다 먼길을 와서 그런지 초라한 행장에 사신의 티라고는 하나도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처음부터 이상하게 바라보던 태조는 쾌히 박공의 인사를 받고 구정(옛정)을 이기지 못하여 소란하게 울부짖는 바람에 시끄럽기 한이 없었다.
태조는 무심히 지나는 말처럼 "허-참, 아까부터 말 울음소리가 요란하니 괴이하군! 거! 밖에 아무도 없는가? 왜 이리 시끄러운고?"하였다.
박공은 이때를 기다렸다는 듯이 "전하! 주위를 시끄럽게 해드려 황송합니다. 저 말 또한 신이 데리고 온 말이온데 새끼말이 길가는데 방해가 될까 염려하여 저기 나무밑에 매어 두었더니 어미말과 새끼말이 떨어지는 것을 참지 못하고 저와 같이 울부짖고 있습니다."고 아뢰었다.
"아니, 어리고 철없는 망아지를 홀로 매어 두다니? 왜 함께 데려오지 않고?" "전하! 어찌 지엄한 어전에 새끼말을 끌어오겠습니까? 잠시후 신이 길을 뜨게 되오면 어린말과 새끼말이 만나게 되고 그러면 조용해질 터이오니 그 동안만 널리 통촉해 주시옵소서. 아무리 하찮은 축생짐승이라도 지친(어버이)의 정은 떼지를 못하는가 보옵니다." 하고 풍자하고 비유하여 말하니 태조는 태도가 갑자기 측은하고 처연히 슬퍼하였다.
박공은 계속해서 "전하, 저 같이 말 못하는 하찮은 짐승도 모자가 서로 그리운 정을 참을 길 없이 저같이 야단이오니, 비하옵건데 서울에 계신 전하(태종)께서인들 어찌 선왕(태조)의 용안(임금의 얼굴)을 대하고 싶은 어의(임금의 뜻)가 간절하지 않으리오까?" 하며 눈물을 흘리고 간절히 아뢰니
공의 뜻있는 충성스러운 간청에 깨달음이 컸는지, 이런 어진 신하의 말에 감동이 되었는지 태조는 공을 붙잡고 잠시동안 있더니 다른 말로 놀기를 권하면서 서울로 돌려보내지 않았다.
그날 이후 박공은 함흥행재소에 머물면서 태조와 침식을 함께하게 되었는데 환궁에 대해서는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그런데 하루는 공이 태조를 모시고 장기를 두기위해 대국하고 있는데 문득 느닷없이 처마 끝에서 새끼 달린 어미쥐 한마리가 툭 떨어져서 낙상을 하여 죽을 지경에 이르렀음에도 불구하고 큰 쥐를 죽이려하는 것을 본 박공은 이를 말리며 태조에게 간절히 부복하였다.
태조는 의아해하며 "웬 일인고?" "황공 하오이다. 전하! 금시 맞아 죽을 줄 알면서도 굳이 새끼와 애미가 한덩어리가 되어 도망치지 못하는 어미쥐와 새끼쥐의 정경이 몹시 가련하고 갸륵해서 이옵니다. 더우기 어전이오니 하찮은 미물일 망정 살생은 금하여야 하겠기에……"하고 엎드려 눈물을 흘리며 더욱 간절하게 부자의 정을 탄원하고 이어서 한양 환궁을 빌어 마지 않았다.
일이 이렇게 진전하니 아무리 목석이라도 움직이지 않을 수 없었다. 태조는 그때서야 크게 감동하여 환궁의 뜻을 은근히 말하였다. "내, 휘하에 있는 신하들과 의론하여 수일내에 한양으로 떠날 터인즉 걱정말고 먼저 가서 내뜻을 전하시오. 아직 감정이 적한 몇몇의 신하들이 있으니 그동안 이들을 달래어 볼 것이오…."
공은 그때서야 태조의 환궁할 결심이 확고한 것을 깨닫고 안심하였다. 태조의 마음을 되돌린 공은 일각이 여삼추라 부지런히 채비를 하고 태조에게 하직인사를 올리고 기쁜 마음으로 한양길을 재촉하였다.
그동안 어깨를 짓눌렸던 긴장이 일시에 풀리는 듯이 큰 한숨을 내쉬면서 홀가분한 마음으로 산천의 아름다움을 감상하며 하루를 걸으니 50리요, 이틀을 걸으니 100리였다.
한편 태조의 행궁에서는 소란이 벌어졌다. 태조와 함께 태종에게 불평을 품고 있던 신하들은 자신들에게 닥쳐올 후환이 두려운 나머지 전례를 들어가며 박순을 죽이지 않고 살려서 돌려 보낸 것을 태조에게 공박하였다.
태조는 처음 함흥 행궁에 왔을때 태종을 아주 미워하며 한양에서 오는 사신은 무조건 죽여 돌려 보내지 못하도록 엄명을 내렸었는데 이것이 전례처럼 돼 버린 것이다.
그래서 할 수 없이 태조는 하루 이틀 시일을 늦추면서 박공을 살릴 궁리를 하였다. 들볶이다 못한 태조는 사흘째 되는날
'아무리 못 갔어도 200리길은 갔을 테지'하고 짐작하게 되자 신하들에게 말하기를 "너희들의 뜻이 그렇다면, 만약 이미 용훙강을 건넜거든 그대로 놓아주고 못 건넜거든 베어라"하였다.
將臣들은 날랜 군사에 날랜 말을 달리어 박공을 뒤를 쫓았다. 지도를 보면 함흥(용공강)까지는 100리길도 못되는 거리이다.
이때 박공은 큰 일을 마무리지었다는 안도감과 기쁜 마음으로 쾌적한 한양길을 걷고 있었는데 때아닌 급환이 나서 중도에서 마음 놓고 이틀간을 체류하다가 겨우 몸이 풀리어서 길을 재촉하여 용훙강가에 도달하여 나룻배에 오르고 있었다.
그런데 그럴즈음 먼 발치로 한 떼의 군사들이 말을 달리어 오면서 "멈추시오. 박공은 멈추시오"하고 소리 치는 것이 아닌가? 박공은 의아하여 배를 멈추게 하고 있을 때 다가온 군사들은 "왕명을 받으시오!"하고 공을 향했던 칼로 허리를 베니 시체의 반은 뱃속에 반은 강물속에 있었다.
이 정경이 후세 사람에게 알려져 전해오는 해동악부의 반강선사이다.
'귀장구어진고천 반재강중반재선(장차 돌아가서 어떤 말로 임금에게 아뢰올까 반은 강속에 있고 반은 뱃속에 있으니…)' 원통하고 애절한 충심이 가슴을 찌른다.
아무튼 공의 죽음은 함흥 행군뿐만 아니라 한양의 조정에도 큰 충격과 감동을 불러일으켰다. 넉넉히 살아서 돌아갔을줄 믿었던 태조는 대경실색하면서 장신들에게 묻기를 "그래! 죽음에 임하여 무슨 말이 없더냐?" 장신 한 사람이 측은하게 대답하기를 꿇어 앉아 행조 (태조가 있는 곳)를 향하여 크게 소리쳐 느껴 울며 말하기를
"나 하나 죽는 것은 조금도 아깝지 않으나 원하옵건데 이미 약속하신 희필 (본궁으로의 환궁)의 뜻은 추호도 고치지 마옵소서 하였습니다."하니,
태조는 뜨거운 눈물을 흘리며 탄식하기를 "박순은 여(자 : 임금이 자신을 가리키는 말)의 어렸을 때의 좋은 친구이다. 아!, 오늘은 그가 죽다니……! 내가 마침내 전일에 그가 한말을 저버리지 않으리라."하였다.
그리고는 박공의 시체를 잘 수습하여 예를 다하여 장례토록 이르는 한편 한양 환궁의 뜻을 굳히고 오래간만에 환궁은 하였으나 공은 이미 이 세상 사람은 아니었다. 그러나 함흥차사로 마지막 갔던 공의 충정은 이로서 이루어졌다.
한양에 있던 태종도 이 소식을 전해 듣고 공의 살신성인하는 충절에 감동하여 눈물로 추념하면서 공의 목숨을 가벼이 하여 의롭게 순절하고 나라의 환난을 막기 위하여 일신을 버린 공로(순의경생 욕조환난 이치운신)를 기록하여 공신으로 봉하고
벼슬을 높여 판승추부사(정1품)를 증직하여 노비와 논밭을 더 하사하는 한편 화공(화가)에게 명하여 공의 화상을 그리어 태조에게 진상하였으며 그 자손을 널리 등용하여 쓰도록 명령하였고 공의 죽은 소식을 듣고 자결한 부인 장흥 임씨에게도 묘지를 하사하고 정경부인으로 추증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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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야사일 뿐 사실은 아니며, 박순은 조사의의 난(일명 태조의 난) 때 함흥에서 도순문사 박만(朴蔓)을 설득하다가 죽임을 당하였습니다.
사극에서는 시청률을 올리려고, 지방자치단체에서는 관광 수입을 위하여 역사를 왜곡 하는 경향이 많습니다. 역사를 학교에서 교과서를 통하여 배우지 않고 연속극으로 배운 사람들을 가끔 만나게 됩니다. |
첫댓글 이렇게 긴 장문을 잘 읽지 않는편인데 오늘은 끝까지 다 읽었습니다 거짓이든 진실이든 잘읽고 감사를 드립니다 이는 올리신 돌이님 보다는 람보가 더 수고 했다는 사실은 인정해야 합니다 고운 시간 되소서
셋째오라버님![안녕](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3.gif)
하세요 요로케 긴 글을 처음 읽었습니다 너무 수고하셨습니다
에구![~](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8.gif)
아무래도 다 못읽게네여 내일 또 와서 읽을랍니다. ![ㅋ](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5.g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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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크크크![~](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8.gif)
이젠 절대 안속아![~](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8.g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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