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차 마애종 슬로우답사

[강호인]

# 2024년 2월 4일, 입춘(立春) 날에 안양문화원 문화유산해설사회에서 제32차 슬로우답사를 다녀왔습니다.


아침 10시에 지하철 6호선 공덕역에서 만나 오늘 답사를 안내하실 박석환 회장님이 먼저 답사코스를 설명합니다.

공덕역 3번 출구를 나와서,

흥선대원군의 아소당(我笑堂) 공덕리금표비(孔德里禁標碑)를 먼저 만나서 박석환 회장님이 해설을 시작합니다.

아소당(我笑堂)은 흥선대원군(1828~1898)이 머물다가 세상을 떠난 별장입니다.

금표비에는,
限一百二十步 孔德里禁標 同治庚午八月日(한일백이십보 공덕리금표 동치경오팔월일)
'이곳에서부터 120보 공덕리 별장인 아소당이 있으니 통행을 금하노라, 동치 경오년 8월 일'이라고 적혀 있습니다.

동치는 청나라 연호로 경오년은 1870년이다.
1보는 두 걸음으로 약 1.5m에 해당하므로 120보는 반경 약 180m의 면적을 말합니다.
1870년은 흥선대원군(1820~1898)의 위세가 절정기일 때이므로 일반적인 왕실 별서인 일백보 보다 더 큰 영역을 소유하였습니다.

금표비에서 일백이십 보 떨어진 곳에 아소당(我笑堂) 터가 있습니다.
이곳은 흥선대원군이 1870년에 수장(壽藏-생전에 만들어 놓은 무덤)을 겸하여 조성된 별서(別墅)가 있던 터이다.
1898년 운현궁(雲峴宮)에서 대원군 내외가 세상을 뜨자 이곳에 합장묘(合葬墓)가 만들어졌다가 1908년 파주로 이장되었다.
아소당 건물은 1962년에 해체되었고, 일부가 봉원사(奉元寺)로 옮겨졌다.

아소당(我笑堂)은 '내가 웃는 곳'이라는 뜻이고, 묫자리는 우소처(尤笑處)라고 했는데 이는 '더욱 웃는 곳'이라는 뜻입니다.

금표비를 세울 당시인 1870년은 권력의 정점에 있을 때이고, 임오군란(1882년) 후 청나라로 연행되었다가 돌아와서 허망한 웃음을 지으며 아소당이라는 이름을 지은 것으로 추정이 됩니다.

흥선대원군은 보통의 왕족과 달리 서민들을 좋아해서 이곳 마포나루 일대에 아소당을 짓고 그들과 함께 어우러집니다.

아소당 터에는 현재 동도중학교와 서울디자인고등학교(구 동도고등학교)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 경의선 숲길로 들어서서 정자에서 경의선과 당인리선에 대한 해설을합니다.

경의선(京義線 : 서울~신의주)은 1904~1906년에 일제가 만주침략의 발판으로 건설하였고, 당인리선(唐人里線 : 용산선 서강역~당인리역)은 1930년대 당인리화력발전소의 무연탄 수송을 위해 건설하였습니다.

경의선 숲길을 걸어갑니다.

독막역은 독(옹기)를 만드는 가마터가 있었던 곳으로, 이곳 마포 일대는 마포 나루에서 잡은 새우와 염리동에서 나는 소금으로 새우젓을 만들어 독막에서 만든 옹기에 담아 칠패시장 등 한양 도성에 공급하는 장소였습니다.

숲길 옆에는 독막역 카페가 그 지명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동막교회
미국 북장로회 선교사인 사무엘 모어(Samuel. F. Moore)는 그의 부인과 함께 이 땅에 복음을 전파하러 왔읍니다.
가장 천대받던 백정을 치료해주었고, 언더우드 선교사가 고종황제를 알현하고 이곳 아소당 터의 일부를 불하받아 동막교회를 설립하였습니다.

동막교회의 설립 배경과 내력을 해설하는 박석환 회장님

동막교회 창립선교사 Samuel F. Moore(한국명 모삼열) 기념비

경의선 숲길 안내도

철길의 일부를 남겨놓은 곳에서 경의선 해설을 이어갑니다.
경의선 철길의 폭은 1.4m의 표준궤도로 건설되었습니다.

철길 위에는 하루 수 차례씩 지나다니는 기차가 오고 있는 지 확인하려고 어린 아이가 철로에 귀를 대고 확인하고 있습니다.
초창기에는 철길 위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다가 참변을 당하는 사고가 빈번히 발생하였다고 합니다.

선통물천(先通物川) 표석
이 표석은 일제강점기 아현천을 쌍룡산 아래로 터널을 뚫고 만든 인공 하천인 선통물천(善通物川)이 봉원천과 만나도록 한 공사를 표시한 표석입니다.

'通物'은 '사물의 이치를 통했다'라는 의미인데 '마포나루의 물자를 실은 배를 먼저(先) 통과하는 하천' 이라고 의미가 각색되어 전해지고 있습니다.

파고라에서 잠깐 휴식을 취하면서 여러 선생님들이 준비한 간식타임입니다.

늘 변함없는 마음의 박금일 선생님이 정성들여 끓여온 호박죽도 먹고, 최정희 선생님이 준비한 커피도 마십니다.
피로회복을 위한 침향단과 견과류, 사탕 등 간식이 끊임없이 제공됩니다.

또 다른 선생님이 준비하신 수세미도 하나씩 선물로 나누어 가집니다.

서강대역을 지나,

이곳 서강로 일대는 조선시대 관리들의 녹봉을 주는 물목을 보관하던 관청인 광흥창(廣興倉)이 있었던 곳으로 창전동(倉前洞), 창천동(倉川洞) 등의 지명이 있습니다.

서강로는 창천을 복개한 도로이고 육교를 건너면 1970년대 외국 바이어들이 김포공항에서 양화대교를 건널 때 잘 보이도록 와우산 중턱에 높게 건설하였던 와우아파트의 현장입니다.

메타세콰이어길을 따라갑니다.

철길 건널목 조형물을 지나,

홍대문화 발원지인 땡땡거리를 지나갑니다.
기차가 지나갈 때 차단기가 내려지고 '땡땡'소리가 울린다고 붙여진 이름입니다.

서강대역을 지나 서강로(西江路) 육교를 건너 경의선과 작별을 하고 좌회전을 하여 당인리선을 따라 이동하기 직전에 기념촬영도 남깁니다.

당인리화력발전소로 무연탄을 운반하던 당인리선은 연료가 석탄에서 석유로 대체되었다가 LNG로 바뀌면서 '마포 레드 로드(MA PO RED ROAD, 발전소)'라는 명소로 새단장을 하였습니다.

젊은이의 거리로 재탄생한 마포 레드 로드는 금, 토, 일요일 12:00~23:00은 차없는 거리로 변신합니다.

당인리화력발전소 입구에 세워진 시계탑에서부터 레드 로드(발전소 길)가 시작됩니다.
시계탑과 배꼽시계가 허기부터 채우라고 알려줍니다.

인근 전주콩나물국밥집에서 콩나물해장국을 한그릇씩 먹습니다.

점심 식사 후 합정역 7번출구 인근에 있는 양화진외국인선교사묘원으로 이동합니다.

마포한강길(4코스) 한강변을 따라 양화진외국인선교사묘원, 절두산순교성지, 서울화력발전소(구 당인리화력발전소), 밤섬공원 등으로 이어집니다.

양화진외국인선교사묘원 안내도 앞에서 해설을 이어갑니다.

안내도의 좌측 절두산순교성지는 3월달 슬로우답사 예정지로 넘기고,

양화진외국인선교사묘원의 해설을 시작합니다.

양화진(楊花津)은 조선시대 교통과 국방의 요충지로 영조 30년(1754)에 군진이 설치되었다.
조선 조정은 1866년 병인양요 때 프랑스 군이 양화진까지 들어오는데 도움을 주었다는 이유로 이곳에서 천주교인들을 처형했으며, 그로 인해 '절두산'이라는 이름도 갖게 되었습니다.

양화진외국인선교사묘원 입구

양화진외국인선교사묘원 배치도.
이곳에는 90명의 선교사를 포함한 145기의 선교사 가족묘 등 417명의 15개국 출신 외국인들이 안장되어 있습니다.

이곳에 최초로 안장된 사람은 1890년 7월 28일에 미국인으로 의료인으로 제2대 광혜원 원장을 역임한 존 헤론 선교사의 묘역입니다.

묘원으로 들어갑니다.

묘원에서 제일 먼저 마주하는 묘(墓)는 E.T.Bethell의 묘역입니다.
베델은 구한말 <대한매일신보>를 창간하여 억눌린 한국인들의 대변인 역할을 한 분입니다.
그는 민족 지사들을 신문사의 주간으로 영입하여 일제의 만행을 고발하고 한민족의 애국심을 고양하는 글들을 실었습니다.
1909년 9월 1일 37세로 세상을 떠나 양화진에 안장되었습니다.

대한매일신보사장대영국인배설지묘(大韓每日申報社長大英國人裵說之墓)
※ 베델의 한국명은 배설(裵說)이고 건국훈장 대통령장(1968.3.1, 제72호)을 수여하였습니다.

베델에 대한 해설을 하는회장님

하디 가족 묘역

켐벨 묘역

헐버트(1863~1949) 묘역
헐버트는 미국 북감리회 선교사로 한국 사람보다 한국을 더 사랑한 한국인으로 칭송받는 분입니다.
그는 조선에 관한 글을 써서 외국에 알렸으며, 한국의 독립을 위해 싸웠습니다.
해방 후 이승만 대통령의 초청으로 한국에 왔지만 여독으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웨스트민스트성당보다 한국에 묻히고 싶다'는 뜻대로 양화진에 안장되었습니다.

헐버트는 건국훈장 독립장(1950.3.1, 제5호)
금관문화훈장(2014.10.9, 제85호)를 수여하였습니다.

셔우드 홀 묘역

묘역 전경

메리 스크랜턴 대부인 묘역.
스크랜턴 대부인은 이화학당을 설립한 근대 여성교육의 선구자입니다.
53세 되던 1885년 외아들 내외와 조선에 첫발을 내딛고, 이화학당을 열어 많은 여성들을 가르쳤으며, 전도부인회를 조직하여 여성들에게도 복음을 전했습니다.
그녀는 24년 동안 조선의 여성들을 위하여 헌신하다가 77세에 세상을 떠났습니다.

H.G.아펜젤러 추모비

언더우드 가족 묘역

언더우드 묘역을 해설하는 박석환 회장님

태어난 지 1년 이내에 사망한 39기의 어린이 묘역

슬로우답사를 마치고 합정역 인근에서 커피 한 잔을 하고 오늘 일정을 마무리합니다.

오늘 오전 10시부터 다섯 시간 이상 흥선대원군의 별서에서부터 경의선 숲길과 마포 레드 로드를 지나 양화진외국인선교사묘원 까지 해설하신 박석환 회장님의 명품 해설에 12분 선생님 모두 탄복해 마지 않습니다.

3월에는 절두산순교성지에서 뵙겠습니다.

[문애심♡달빛사랑]

박석환 회장님!!
오늘 고생많으셨습니다.
감기몸살로 못가서 아쉬웠지만
강호인 포토님 덕분에 편하게 공부합니다.
이국희 고문님도 사진으로 뵈어 너무
반갑고 멋지십니다.

오늘 함께하신 선생님들께서도
귀호강하시고 즐거우셨을것같아
부럽습니다. 고생많으셨습니다.

지난달에 이어 이번달도 박금일 선생님의
정성가득 달달한 호박죽이 등장했군요.
맛을 알기에 얼마나 맛있었을지
상상이 갑니다.
역시 찬조제일 ~최고입니다.👍🏻👍🏻

이국희 고문님의 예쁜수세미
따뜻한 마음들이 모여있는곳
우리 해설사회 멋지고 아름답습니다.
3월에는 꼭 함께하겠습니다🫶🏻🫶🏻

[강호인]

다음 답사때는 함께해요~

[박금일]

갑진년 새봄을 맞아 큰기쁨을 누리라는 입춘날
슬로우답사의 묘미를 몸소 느끼게 하는 의미있는 날이었습니다

소문이 파다한 회장님의 명품
해설에 포토님의 눈에 쏙쏙
들어오게 스케치된 후기글의 조화
그리구 열정으로 똘똘뭉친 명품
청강생들까지
또한 따스한 햇볕도
한몫 해주는 행복한 날이었습니다

해산전 달달한 찻자리는 다리의
피로함까지 녹여주는 편안한
타임이었답니다~^^

오늘 슬로우답사의 2탄이 될
다음달 답사가 더욱 기대가 되며
함께한 해설사님들 모두 수고
많으셨습니다

늘 수고해주시는 포토님
고맙습니다~^^

[강호인]

다음달 답사는 우리 고장의 최경환 성인과 연관이 있어서 더욱 기다려 집니다.

[코스모스(염영랑)]

꼭 가고 싶은 답사지 이기에 아쉬움이 많이 남았는데 강호인 해설사님의 답사 후기글을 보고 마음을 달랩니다.
참석하신 해설사님들과 특히 이국희고문님
을 사진으로나마 뵈니 너무 반가웠습니다.
다음 답사는 건강한 모습으로 꼭 함께 할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강호인]

글을 보시고 마음을 달래셨다니 조금이나마 다행입니다.
다음달 답사 때는 함께 하시길 바랍니다.

[박석환]

입춘을 맞아 따뜻한 날씨속에 귀한 분들 모시고 양화진 슬로우답사 즐거운 길 걸었습니다.
마음씨고운 우리 해설사님들의 응원과 참여가 답사길을 풍성하고 즐겁게 만듭니다.
답사길 정리해주시는 강호인포토님 언제나 감사의 마음가득합니다. 감사합니다~~
3월10일에 절두산성지에서 한강따라 새남터성지까지 순례길을 걷겠습니다.
즐거운 설명절 보내시고 월례회의 때 봽겠습니다~~~

[강호인]

회장님의 해설을 들으면 언제나 행복 만땅입니다.
따사로운 햇살을 받으며 걷던 레드 로드도 좋았고 선교사 묘원에서 생소한 외국인의 이름도 하나씩 새겨 들으면서 감동이 밀려왔습니다.

[조성현]

답사후기 기록자,
현지유적 해설자, 참여 해설사님
모두
노고~ 많으셨어요
ㅡ
대단한 해설 및 탁월한
기록 감사~ 합니다

간식 등 먹거리
준비해주시고
챙겨 주신 해설사님도
감사~감사~ 해요

직전
총무 해설사

[강호인]

총무님도 우수 수강생으로 인정합니다.
늘 배우고 기록하는 습관은 모범생의 표본입니다.

[혜은(강이순)]

맞춤해설 해주신 회장님 수고많으셨습니다. 여러해설사님들의 따뜻한 마음까지 더해진 슬로우답사
였습니다~
총무님 예쁜 수세미는 이국희고문님의 선물입니다. 강호인 포토님 수고많으셨습니다~~

[강호인]

고문님도 수고많으셨어요~

[박정순]

마음의
마음은 삶을 위해
사용하는 도구 라고 ....
한컷한컷
놓치지 않은 사진.글
공유 감사드립니다.

해설사님 모두모두
수고 많으셧습니다....🙏

[강호인]

감사합니다.
저도 글을 적으면서 다시 한번 공부를 하게됩니다.
가끔씩 회장님께 추가 질문도 한답니다.

[이광심]

걸으면서 배우고 익히는 슬로우답사 즐감했습니다.

금일샘 명품 호박죽도 맛있어 보이고 이국희고문님 수세미도 예쁘네요.

[강호인]

선생님도 다음 답사때는 꼭 뵈어요~

[이국희.별들의이야기]

명불허전이라고 박석환회장님의 박학다식한 해설 으뜸이십니다.
또한 강호인 해설사님 기행문은 앉아서 다시 답사를 하듯합니다.
정성껏 준비한 간식 .점심. 커피로 즐거운 슬로우 답사로 즐거웠고 나에겐 양화진 외국인 순교자묘 답사가 버킷리스트였답니다. 처음 참여한 슬로우 답사
감동과 즐거움과 행복을 주신 점 감사드립니다

[강호인]

고문님의 전설은 익히 들어서 잘 알고 있습니다.
답사길에 함께해 주셔서 반갑고 감사하였습니다.

저는 회장님의 명품 해설을 따라 적었을 뿐입니다.

고문님의 버킷리스트를 하나 해결하셨다니 축하드립니다.

다음 답사때 또 뵙겠습니다.

[김정남]

회장님의 명품해설과 해설사 샘들의 따뜻함이 전해지는 슬로우 답사 였습니다.
강호인샘의 답사후기 늘 감사드립니다.
함께여서 즐거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