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한국물류협회에서 매년 실시하고 있는 ‘국내 물류업체 벤치마킹 연수’의 일환으로 지난 8일과 9일 1박 2일 동안 국내 택배 허브 터미널을 방문하는 시간이 마련됐다. 8일 오후 2시부터 진행된 이 행사는 한국교통안전컨설팅의 조경철 수석컨설턴트의 ‘택배업 경쟁력 확보를 위한 방안’이라는 강연으로 시작된 뒤 대한통운의 대전터미널과 우정사업본부의 허브터미널이라고 할 수 있는 대전 교환센터, 청원에 위치한 삼성HTH의 터미널 등 허브터미널을 돌아보고 각 허브터미널의 관계자로부터 회사의 연혁 및 발전단계, 앞으로의 계획 등에 대한 알찬 내용을 듣는 시간과 참가자들의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는 질문시간으로 진행됐다. <조영옥 기자, twins@klnews.co.kr>
[대한통운 대전허브 터미널] U턴라인 구조로 오분류 없애
전형적인 Hub & Spokes system을 사용하는 대한통운. 대한통운은 이 시스템을 사용하기 위해 국토의 중앙이라고 할 수 있는 대전에 허브 터미널을 구축, 대한통운의 물량 대부분을 처리하고 있다. 즉, 대한통운을 이용하는 수도권의 고객 물건은 대전터미널에 도장을 찍고서 상대편의 주소지로 배송이 되는 것이다. Hub & Spokes system은 허브터미널을 중심에 두고 각 영업소와 터미널 등이 허브터미널 내에서 물건을 분류, 다시 전국으로 배송하는 시스템으로 초기의 투자자금이 적게 든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운송비와 파손, 분실율을 줄일 수 있으며 전국의 영업소 품질을 관리하기 쉬워 많은 택배사들이 이 시스템을 채택, 운용하고 있다. 대한통운은 대전 허브 터미널 외에도 경기도 부곡과 경상남도 양산에 터미널을 추가로 운영하고 있지만 이들 터미널은 허브터미널이 아닌, 근거리 물건을 분류하고 배송하기 위한 역할만 담당할 뿐 대부분의 물량은 대전 허브 터미널에서 분류작업 및 출하작업 등이 이뤄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는 다시 말해 부산에서 울산으로 보내지는 물건을 굳이 먼거리에 위치해있는 대전 허브터미널을 거쳐 배송될 필요가 없기 때문에 각 터미널에서 근거리 물품은 양산과 부곡 등의 터미널에서 바로 배송이 되는 방식을 채택, 운송비 및 배송시간을 줄이고 있다. 대한통운 대전 허브 터미널은 지난 1997년 1차 공사 후 분류작업 능력을 늘리기 위해 지난 2002년 2차 공사를 벌였다. 그 결과 하루 평균 14만 박스 물량을 처리할 수 있게 됐으며 설이나 추석 등 물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성수기 때도 사고없이 최대 42만 박스를 처리할 수 있게 됐다. 총 592억원이 투입된 대전 허브터미널은 화물자동분류기를 설치하는데만 62억원이 소요됐다. 택배서비스의 선진국이라고 할 수 있는 스위스계 그룹 센드비 자동분류방식을 수입해 설치할 만큼 오분류는 물론, 오배송을 줄이기 위해 신경을 썼다. 이로 인해 분류시스템은 물론 허브 터미널의 규모면에서도 타 택배업체를 포함, 국내 최고를 자랑하고 있다. 전국 각지에서 몰려든 차량이 입하장에서 하역작업을 진행하게 되면 그 동시에 대한통운 관계자들은 스캐너를 동원, 물품이 대전지점에 도착했다는 기록을 남기게 된다. 이 스캔 작업을 통해 대한통운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물품에 대한 위치추적이 가능하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14개 라인을 통해 입하한 물품은 1층과 2층으로 연결돼 있는 라인을 통해 운반되게 되며 물품 박스의 겉표면에 표시돼 있는 코드 번호를 통해 분류 절차를 밟게 된다. 코드 번호 입력과 함께 분류대에서는 신호를 발사, 번호와 일치하는 물품은 센서를 감지하고 30여개로 나눠져 있는 해당 주소지로 물품을 밀어내게 된다. 이로써 분류작업은 모두 마무리가 되며 잘못 분류된 물품은 리턴방식으로 돌아가는 라인을 이용하기 때문에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U턴으로 생긴 라인에 물건을 다시 넣으면 처음 입하된 물품과 마찬가지로 분류작업이 다시 이뤄지기 때문이다. 이렇게 분류작업을 마친 물품들은 해당 주소지로 향할 차량에 승차하게 되는데 이때 또한 스캔 작업이 이뤄지게 된다. 한번에 421대를 주차할 수 있는 주차장에는 하루 평균 150여대의 차량이 동시에 대기, 물품을 적재하게 된다. 오후 8시부터 시작되는 이 작업은 다음 날 새벽 4시까지 쉴새없이 이뤄지며 대한통운의 시스템은 365일 하루도 쉬지 않고 가동된다. 이러한 점이 바로 보다 빠른, 보다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의 원동력이 되는 것이다. 대한통운 대전 허브터미널 정재근 관리지원팀장은 “파손이나 분실율을 최소로 하면서도 가장 빠른, 보다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삼성HTH 청원 터미널] 고유코드 사용, 분류작업 수월
지난 2000년 택배시장에 뛰어든 삼성 HTH. HTH는 바로 가장 따뜻하다는 36.5도씨를 뜻하는 것으로 ‘Heart to Heart'의 앞 글자를 딴 것이다. 가장 따뜻한 택배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삼성HTH의 마음이 담겨있는 것이다. 삼성HTH의 허브터미널은 충북 청원군에 위치해있다. 경부고속도로의 청원 톨게이트와 불과 500여M 떨어져있어 택배 트럭이 손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렇지만 삼성HTH의 청원 허브터미널이 타 업체의 터미널과 다른 점이라고 한다면 화물터미널을 설치하는데 추가 비용을 많이 들이지 않고도 타 업체와 비슷한 물량을 처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분류작업을 위해 수십억원의 비용을 투자, 기계로 분류하는 타 업체와는 달리 사람이 직접 분류작업을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삼성HTH는 삼성HTH만의 방법을 사용했다. 이는 다름 아닌 숫자 코드가 아닌 영문 코드이다. 타 업체가 지역을 구분하기 위해 숫자를 사용한다면 삼성HTH는 A, B, C, D 등과 같은 영문코드를 사용, 분류를 한다는 것이다. 이 코드와 함께 인접지역으로 향할 물품은 분류라인 한바퀴를 전체로 돌 이유가 없이 가장 빨리 도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추가의 라인을 설치하고 해당 코드는 다른 라인으로 보내고 해당코드 외에는 라인을 통해 그냥 흘러가도록 둠으로써 사람이 분류작업을 보다 쉽게, 또한 빠르게 진행할 수 있도록 했다. 이 때문에 삼성HTH는 예상외로 전기료를 적게 납부하고 있다. 타업체가 분류작업을 기계에 의존하기 때문에 많은 전기료가 발생되는 것과는 달리 사람의 손으로 분류작업을 하므로 전기료 절감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삼성HTH는 한달 평균 사용하는 전기사용량은 250㎾에 불과하다. 그렇지만 사람이 분류작업을 한다는 것이 반드시 좋은 것은 아니다. 인력비가 전체 예산 중 차지하는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하지만 초기에 발생되는 비용을 절감하면서도 타업체에 뒤지지 않을 만큼의 물량을 처리한다면 이는 대성공이라고 할 수 있다고 삼성HTH는 자평하고 있다. 삼성HTH 청원터미널 관계자는 “사람이 분류작업을 하지만 시간당 2만박스, 하루동안 15만 박스를 처리할 수 있다”며 “많은 물량이 몰리더라도 처리하는데는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삼성HTH 역시 스캔작업은 계속적으로 이뤄진다. 고객으로부터 물품을 위탁받을 그때부터 스캔작업은 이뤄져 영업소에 도착시, 영업소에서 출발시, 허브터미널에 도착해서도 하역시, 적재시 등 많게는 12번까지 스캔이 이뤄지게 된다. 삼성HTH는 앞으로 계획이 많다. 현재 타업체에 비해 높게 지어진 터미널은 추가 시공을 통해 보다 빠른 분류, 오분류를 줄이기 위한 새로운 방식을 도입할 예정이다. 또한 3층에는 홈쇼핑 전용 창구를 만들어 홈쇼핑 물품을 타 물품과 섞이지 않고 바로 출하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을 세우는 등 보다 나은 서비스를 위해 지속적으로 트랙은 물론, 서비스도 개발할 계획이다. 타 업체와 마찬가지로 오후 8시부터 물품을 가득 싣고 청원터미널에 도착한 차량들은 16개의 인입라인을 통해 물품을 하역하게 되고 평균 130여명의 인원이 투입돼 분류작업을 벌이면 오전 4시쯤 모든 작업은 완료된다. 청원 허브터미널이 구축된지는 이제 고작 2년. 기계가 낡지 않아 설과 추석 등 화물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더라도 사고 발생에 대한 염려는 접어둬도 된다. 성수기를 앞두고는 2명의 정비인원이 투입돼 시설 점검 및 보수작업을 벌이기도 하지만 아직 2년밖에 되지 않은 새기계이기 때문이다. 삼성HTH 관계자는 “길지 않은 시간 내에 택배업계에서 중견사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삼성HTH가 더욱더 성장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업계 1위가 될 수 있도록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우정사업본부 대전교환센터] 가장 이상적 배송시스템 자부
우편 및 소포 등은 어떤 과정을 통해 배송이 이뤄지는 것일까? 전국의 우체국으로 모아진 우편 및 화물 등의 물품은 일차적으로 전국 22곳에 위치해있는 해당 우편집중국으로 향하게 되고 이곳에서 물품의 분류가 일차적으로 진행된다. 그렇지만 장거리 물품이나 그 양이 얼마 되지 않아 직배송이 이뤄지기 힘들 경우를 대비해 대전에 우정사업본부의 허브터미널이라고 할 수 있는 대전 교환센터가 위치해 있다. 우정사업본부의 배송시스템이 타 업체와 다른 점이 있다면 바로 직교환을 꼽을 수 있다. 타 업체들이 허브터미널을 가운데 두고 택배서비스를 제공하는 Hub & Spokes system을 이용한다면 우정사업본부는 Point & Point system 절충형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Point & Point system 절충형은 가장 이상적인 배송시스템으로 허브 터미널을 보유하고 있으면서도 각 터미널끼리의 화물 교환이 이뤄지기 때문에 운송비와 배송시간, 작업비 등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강릉, 전주, 광주, 서울, 울산 등 전국에 위치한 22개의 우편집중국에서 분류작업을 마친 우편물 및 소포들은 각각의 우편집중국으로 직배송이 이뤄진다. 이때 우편집중국은 지리적으로 중간쯤에 위치한 곳에서 만남을 갖은 뒤 차량을 교체, 시간 및 운송비를 절감하고 있다. 서울집중국과 광주집중국의 직교환은 중간 지점이라 할 수 있는 익산 IC에서, 서울과 부산집중국은 추풍령에서 상호간의 약속에 의해 정해진 장소와 시간에서 차량을 교체함으로써 시간을 절감한다. 그러나 장거리인 경우, 또는 물품의 양이 미비해 직교환에 어려움이 있다면 그 물품들은 대전 교환센터로 모아져 분류작업 등을 거치게 된 뒤 다시 22개의 우편집중국으로 향하게 된다. 대전교환센터 관계자는 “우편물 등 물품의 95% 이상이 직교환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대전교환센터에서는 4%가 기계작업, 1%가 수작업으로 분류작업이 이뤄진다”고 말했다. 택배업체와 우정사업본부의 또 다른 차이점이라면 우편물의 특성상 물품 운송에 있어 파렛트 등의 용기를 사용한다는 것이다. 이는 편지와 같은 소형물품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 소포와 택배 물품 등 중?대형 화물에도 해당된다. 즉, 고객의 물품에 대한 배려가 반영된 것이라 할 수 있겠다. 용기를 사용하게 되면 무엇보다도 운송과 화물에 대한 파손율 감소 등의 효과를 볼 수 있다. 전국의 우편집중국에서 일차적으로 분류된 우편물 및 화물은 용기에 담겨진 뒤 그대로 교환이 이뤄지기 때문에 택배사에서처럼 물품이 땅에 떨어질 기회가 없다. 이 점은 화물이 땅 표면과 닿으면서 받을 충격을 한번이라도 줄여줌으로써 파손율이 절감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게 된다. 그렇지만 우편화물의 경우 무조건 직교환이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시간적인 문제와 운송비 문제 등이 있다면 우편집중국들은 대전 교환센터를 찾게 되고, 대전교환센터에서 분류작업을 벌인 뒤 각 우편집중국으로 배송되는 경우도 전체의 52%나 된다. 시간당 1만5,000여개의 우편물 및 화물을 분류할 수 있는 기계를 구축, 사용하고 있으며 10개라인, 총 54개 출하라인을 통해 전국의 우편물 및 화물에 대한 분류, 배송 등을 책임지고 있다. 전국 각 우편집중국에서 1차 분류를 거친 물품은 밤 11시가 되면 대전 교환센터로 모여들게 된다. 대전 교환센터에서의 1차 교환은 11시부터 새벽 2시까지, 2차 교환은 오전 6시부터 7시까지 이뤄지게 된다. 대전 교환센터는 이밖에도 전국의 22개 우편집중국을 관리하고 통제하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또한 우편집중국끼리의 직교환 시 발생할 수 있는 사고에도 대처하는 한편, 사고가 발생하면 해당 우편집중국에 연락을 통해 조치를 취하는 등 사고대처도 대전 교환센터가 담당하게 된다. 대전 교환센터 관계자는 “앞으로는 정통부의 방침에 맞게 RFID 칩을 부착해 우편업무를 보다 편리하면서도 빠르게 진행할 예정”이라며 “시대에 맞게 앞서나가는 우정사업본부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