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면승부의 밴드 '소울 멜트다운'의 세션을 해주기로 했다.
5월 11일 경희대 앞에 있는 클럽 공연때 원 포인트 릴리즈를 맡기로 하고 어제 처음 합주를 했는데~~
이들은 주로 배드랜즈의 곡을 연주했다.
배드랜즈는 어린 시절부터 무척이나 좋아했고 지금까지도 광분하고 있는 밴드인데.....
개인적으로 합주는 커녕 노래 따라부른적이 단 한번도 없는 팀이었다.
이와 비슷한 계열의 미스터빅 같은 경우는 그래도 공연때도 몇 곡 하고 합주도 꽤 많이 했었는데
그에 반해 배드랜즈는 단 한번도 해 본 적이 없었다.
어제 처음 해봤는데~~
웅??
이게 뭐지??
새로운 세상이 열렸다.
키스와 마찬가지로 배드랜즈 역시 그냥 음악을 들을때와 실제로 합주를 해볼때와 완전 달랐다.
이건 지금까지 내가 경험했던 그 어떤 밴드의 곡보다 나를 더 흥분시켰다.
키스같은 경우는 곡 자체가 엄청 끌어당기는 흡인력이 있긴 했지만 보이스 라든가 필 자체가 나랑 너무 틀려서 곡의 에너지 안으로 완벽하게 몰입하기는 솔직히 좀 힘들었는데~~ 배드랜즈같은 경우는 이상하게 나랑 잘 맞았다.
처음 합주할때는 약간 겉돌았다.
곡들이 워낙 높았고 처음 접하는 사운드이길래 어떻게 불러야 할지 감이 잘 잡히지 않았다.
처음엔 그냥 내 목소리대로 빈스 닐이나 스티븐 피어시처럼 불렀는데~~
그렇게 부르니까 더 감이 잡히지 않았다.
계속 겉도는 느낌이었다.
액션 영화 찍는데 자꾸 코믹한 상황이 연출되는 그런 느낌이라고나 할까??
문득 얼마 전부터 자주 들었던 블랙 쌔벗의 이터널 아이돌 레이 길런 버전이 머리 속에 떠올랐고 세븐쓰 스타 시절 레이 길런이 불렀던 블랙 쌔벗의 여러가지 명곡들도 스쳐 지나갔다.
그 앨범들에서 레이 길런은 토니 마틴, 로니 제임스 디오, 오지 오스본과는 확연하게 구별되는 자신만의 톤으로 쌔벗의 명곡들을 자연스럽게 불러제겼다.
그렇다.
자연스럽게~~
어색하지 않게~~
자신만의 톤으로..... 누구를 흉내내지 않는..... 자신만의 톤으로.....
레이 길런을 떠올리며 눈을 감았다.
사실 어제 합주같은 경우는 가사를 다 외우지 않아서 눈을 감으면 노래를 부를수가 없었다.
하지만 눈을 뜨고 가사에 집착하다보면 좀처럼 필이 살아나지 않고 자신만의 톤을 찾을수가 없었다.
눈을 감고 레이 길런이 되었다.
배드랜즈의 곡을 부르는 레이 길런이 아니라 블랙 쌔벗의 곡들을 부르는 레이 길런이 되어 노래를 부르는 느낌으로 곡 속에 몰입했다.
그렇게 부르고 있노라니 어느샌가 나의 영혼은 십승지에 도달해 있었다.
원음에서 반음 높힌 정튜닝 버전인데도 불구하고 음이 높게 느껴지지 않았다.
다른 새끼 흉내낼때는 이상하게 음을 쫓아가는 느낌이 들어 매우 힘들었는데~~
그냥 내 목소리가 흘러가는대로 자연스럽게 몸을 맡기다보니 아주 편안해졌다.
가만히 보니 빈스 닐 처럼 비음 써서 앵앵거리는 것 보다 그냥 내 목소리대로 부르는게 음 자체도 더욱 파워풀하고 부드러웠다.
글구 레이 길런 톤 자체가 나랑 어느 정도 잘 맞았다.
들을땐 존슨 높게 느껴져 이거 어떻게 부르나 했는데 막상 불러보니 그렇게 높게 느껴지지 않았다.
딱 내 음 높이였다.
배드 랜즈의 곡들은 다 좋았다.
특히 그 중에서도 럼블링 트레인이 최고로 죽여줬다.
생각해보니 씬스 아빈 러빙 유 한 이후로 블루스 록은 이것이 처음이었는데~~
확실히 난 일반적인 록보다 이렇게 블루지한 록에 더 잘 맞는 것 같다.
곡을 부른다기 보다는 블루스 잼을 하는 느낌으로 노래를 불렀는데 아주 기분이 좋았다.
가사 속에 등장하는 레이 길런의 다분히 자서전적인 술회 부분
'난 매일밤 다른 침대에서 야한 여인들과 벌거벗고 뒹굴곤 했지~~'
특히 이 부분을 부를땐 등꼴이 쭈볏거렸다.
에이즈 걸린 걸 안 상태에도 불구하고 콘돔을 안 끼고 수많은 여자들에게 질싸하고 지옥으로 홀연히 걸어 들어간 레이의 남두 수조권이 절로 떠오르며 진정한 양아치의 뽀스가 전신을 어둡게 휘감아 들어왔다.
오오 형님이야말로 진정한 개썅양아치이십니다~~!!!!!
레이 길런의 목소리는 음란하면서도 결코 저속하지 않았다.
뭔가 알 수 없는 사내의 기지 같은게 느껴지면서도 남자들 특유의 마초 냄새 또 그런 거랑은 거리가 있었다.
원초적 본능, 토탈 리콜 등으로 명성을 떨쳤던 폴 바호벤 감독의 73년작 '사랑을 위한 죽음'에 나오는 남주 룻거 하우어 형님의 젊은 모습과 묘하게 오버랩 되는 순간이었다.
그 영화에서 룻거 아우어 형님의 이미지는 완전 쓰레기, 버러지 그 자체 였다.
젊은 시절 데이빗 리 로쓰를 연상케하는 룻거 형님의 자태는 완전히 80년대 글램 락커의 모습을 완벽하게 예지한 것이었다.
매일밤 수많은 여자들을 꼬셔 자신의 침대로 델꾸와 모두 죽여버리고 아무 생각 없이 하루 하루를 살아가는 그야말로 천하의 한량~~!!!!!!~~
내일을 생각하지 않는 남자~~!!!!!!~~
있든 하면서도 가슴 한 구석엔 죽은 부인에 대한 순수한 사랑을 투명하게 간직하고 있는...... 크으~~
이건 진짜 '한없이 투명에 가까운 블루'에서나 나옴직한 순수한 진정성을 양놈들
의 영화에서 느낄수 있었다니 실로 가혹한 형벌에 가까운 충격적인 감동이었다.
레이 길런의 목소리는 음란하면서도 결코 저속하지 않았다.
아니 음란한 목소리 한 가운데 순수한 진정성이 작은 연못처럼 투명하게 또아리를 틀고 있었다.
그 작은 연못 안에서 레이 길런은 그 누구도 침범할수 없는 자신만의 아우라로
당신이 간구하는 아름다운 여인의 형상을 띤 그 어떤 것과 평화롭게 사랑을 나누고 있었다.
레이 길런은 그 어떤 것과 자유롭게 교감하는 느낌으로 노래하고 있었다.
적어도 내가 부르는 배드 랜즈의 곡 안에서 레이 길런은 그렇게 느껴졌다.
그렇기에 그의 목소리는 한없이 아름답고 황홀하며 특별했다.
https://www.youtube.com/watch?v=00NMtob4-es
Black Sabbath - Lost Forever (Ray Gillen Vocals, Mastered version)Song 3 of 8. See "Glory Ride" for more details about these versions of the Eternal Idol demos.Enjoy!www.youtube.com
BadLands - Rumblin' TrainFrom their First Album 1989 "BadLands" Ray Gillen - Vocals Jake E. Lee - Guitar Greg Chaisson - Bass Eric Singer - Drumswww.youtube.com
첫댓글 언제까지나 편안하게~!!
RIP
RIP
RIP
보컬이 아주 쏠풀하고 표현력도 좃코 훌륭하죠 배드렌즈와 블루머더가 90년대를 이끌어갈줄 알았는디 너바나에 의해 메탈계 전체가 일도양단 당해버렸으니 시팍팍ㅋㅋㅋ
그러게요~ 너무 아쉽습니다 ㅠㅠ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