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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한반도 해역 대잠전 시나리오 기반 해양 유·무인 복합체계 발전방향
교전규칙 및 작전요구성능을 중심으로
지난 5월 미 의회 해군 청문회에서 중국의 대만 침공을 원천적으로 막아낼 수 있는 전략에 대한 질의에 대해 마이클 길데이 미 해군 참모총장은 그 해법으로 최첨단 무인 잠수정 ‘오르카’를 제시하였다. ‘오르카’는 기지 출항 후 몇 달 간 1만 km 이상 수중, 기동하여 정찰 및 전자전 수행은 물론, 최첨단 기뢰 설치가 가능한 전력으로 타이완 해협에 주로 투입되어 중국 해군의 팽창을 원천적으로 막는 전력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은밀성이 핵심인 잠수정의 투입을 미국이 공식 석상에서 언급한 것은 그만큼 수중전력이 평시 억제 전력으로써 가진 가치를 전략적으로 어필한 것이며 이를 반대로 풀어보면 이미 수 많은 무인잠수정이 전 세계 해역에서 활동하고 있음을 말한다. 따라서 해상에서 아군 전력이 상대국 또는 적의 무인잠수정과 대치하는 것은 미래에 대한 대비이기에 대응 방안에 대한 고민은 현재부터 이뤄져야 한다. 따라서 이 글에서는 세계 주요국의 무인잠수정 개발 현황과 해양 유·무인 복합체계가 전력화되었을 시기를 가정, 예상되는 대잠시나리오에 기반한 교전규칙과 필요 작전요구성능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전 세계 무인잠수정 개발 현황
무인잠수정은 크게 인간이 원격으로 조종하는 원격조종 잠수정(ROUV)과 스스로 움직이는 자율 잠수정(AUV)으로 나눌 수 있다. ROUV는 어려운 수중 조건으로 인해 수중 작업에서 인간을 대체하는 것을 주요 목적으로 하며 심해 탐사 등 교육 또는 산업 임무에 투입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림 1] 미 해군이 수중 영역에서 사용하는 기뢰, UUV, 어뢰들 *출처 : 최현호, 수중 무인체계의 새로운 트랜드, 대형 및 초대형 무인잠수정, 월간 <국방과 기술> 제529호, 2023.3.
AUV는 ROUV보다 군사 목적 등 보다 다양한 목적을 위해 개발되고 있으며, 이 글에서 다루는 무인잠수정은 AUV를 의미한다. 모선과 독립적으로 움직이기에 ROUV보다 운용반경이 넓고 [그림 1]에서 보듯이 목적과 형태가 다양하다. 무인잠수정의 크기는 미 해군 기준으로 네 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 최근 대형과 초대형 무인잠수정을 도입하는 국가가 늘어나고 있으며 앞에서 언급했듯이 아·태지역 국가들의 경쟁적 도입이 두드러지고 있다. 많은 적재 공간과 늘어난 잠항거리·시간을 바탕으로 적 기지에 은밀하게 기뢰 부설 등이 가능한 대형·초대형 무인잠수정의 등장은 필요 시 무력사용 등 우군 전력의 군사적 대응이 필요한 것을 뜻한다. 먼저 아·태 지역 주요 국가의 무인잠수정 개발 현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미국, 무인잠수정을 통한 중국 견제
아·태지역에서 중국의 도전에 맞서기 위해 미 해군은 중국 해군에 비해 수적 열세에 있으므로 이를 상쇄하기 위한 ‘분산해양작전’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도입하였다. 기존의 항모강습단 중심의 고가치 전력보다는 다수의 이동 플랫폼을 분산시켜 중국의 정보·정찰·감시 및 표적화 능력을 복잡하게 압박하고,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혁신기술에 기반한 살상력을 모든 플랫폼에 탑재하여 중국의 중심을 타격함으로 심각한 딜레마를 부여하겠다는 것이다. 미 해군은 이러한 분산해양 작전을 수행하기 위한 강력한 도구로써 해양무인체계를(USV/UUV/UAV) 중심으로 한 유령함대를 선택하였다. 센서와 무장이 탑재된 다수의 해양 무인체계에 신기술(AI/기계학습 등)을 적용하고, 이를 네트워킹으로 연결하여 탐지가 어렵도록 분산하고 필요시 화력 집중으로 전장을 압도하겠다는 것이다. 또 이러한 해양 무인체계를 우선 운용하여 생존성을 확보한 가운데 기존 항모 등의 전력을 복합 운용하여 적에게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림 2] 미 해군 유령함대 작전개념 *출처 : 중앙일보, “2025년 미국 유령함대와 중국 항모전단이 맞선다”, 2020.1.31.
그 중에서도 무인잠수정은 은밀성을 바탕으로 평시 억제 전력으로 활용가치가 높기 때문에 미 해군은 다른 전력보다 우선적 투입을 검토중이며 군사기술 선진국답게 그 기술력 역시 가장 앞서 있다. 2010년대 중반부터 진행된 대형(LUUV)·초대형(XLUUV) 무인잠수정 프로그램 중 대표적인 함정이 록히드마틴사에서 개발한 ‘오르카(Orca)’와 보잉사에서 개발한 ‘에코 보이저(Echo Voyager)’다. [그림 3]에서 볼 수 있듯 체급에 따른 분류와 발전 과정을 확인할 수 있다.
[그림 3] 미 해군 무인잠수함(UUV) 비전 로드맵 *출처 : https://www.navalnews.com/naval-news/2022/05/here-is-our-first-look-at-the-us-navys-orca-xluuv/
보잉사에서 개발한 에코 보이저(Echo Voyager)는 배수량 50톤, 전장 16m의 대형 무인 잠수정(LUUV)으로 약 3개월 간 수중작전이 가능하며, 대잠전, 대수상전, 대기뢰전, 전자전, 대지타격 작전을 수행할 수 있다. 앞에서 밝힌 오르카(Orca)는 록히드마틴사에서 개발되었으며 에코 보이저와 기본 설계를 공유하지만 최대 10m에 8톤 중량의 임무 페이로드 모듈을 추가하여 총 26m로 길어진 초대형 무인 잠수정(XLUUV)이다. 미 해군은 감시, 수중, 수상 및 전자전, 기뢰 제거 등 임무에 따라 오르카 플랫폼을 조정할 수 있는 능력을 명시했다.
[그림 4] 미 해군 초대형 무인잠수정 ‘오르카(Orca)’ *출처 : http://www.irobot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19857
미국의 견제에 맞서는 중국의 대응
중국 또한 미국의 이러한 억제 전략을 무력화하기 위해 수중패권 경쟁에 대비하고 있다. 미국에 대한 유인 잠수함 전력 열세를 만회하기 위해 1980년대 중반부터 UUV를 개발하기 시작했다. 중국의 LUUV와 XLUUV 개발 노력의 첫 결과는 2019년 10월 열린 중국 건국 70주년 열병식에 등장한 HSU-001이다. 중국의 폐쇄성으로 인해 정확한 정보가 공개되지 않았으나 자체 추진을 위한 스크류, 선체 위 센서 및 마스트 2개가 식별된다. 미국의 무인잠수정과 비슷하게 정찰 및 감시(ISR), 연안 기뢰 탐색, 수중 지형 탐색 등의 임무를 수행할 것으로 보이며 크기는 길이 5m, 직경 1m, 무게는 3톤 정도로 분석된다.
[그림 5] 중국 건국 70주년 열병식에서 공개된 HSU-001 *출처 : https://www.reddit.com/r/drydockporn/comments/uy4wic/ hsu001autonomousunderwater_vehicles_auv_peoples/
중국은 HSU-001 외에도 다양한 대형·초대형 무인 잠수정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2018년 7월, SouthChina 모닝 포스트는 중국 센양 자동화 연구소 해상 기술 장비 부서장의 발언을 인용, 중국이 912 프로젝트에 따라 2021년 중국 공산당 100주년을 기념하여 인공지능을 탑재한 XLUUV를 개발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해당 부서장은 XLUUV가 미국의 오르카 XLUUV프로그램에 대응하는 것이라고 밝혔으나 세부 제원 등 자세한 사항은 밝히지 않았다.
2022년 9월에는 그동안 외부에 드러나지 않았던 새로운 종류의 초대형 무인잠수정이 위성사진을 통해 공개되었다.
[그림 6] 싼야기지에서 위성에 촬영된 두 형태의 XLUUV *출처 : H I Sutton. “China’s New Extra-Large Submarine Drones Revealed”, navalnews.com, 2022.9.16.
멕사 테크놀로지(Maxar Technologies)는 2021년 3월부터 4월까지 하이난섬의 싼야 해군기지에서 두 가지 새로운 XLUUV를 포착했다. 두 잠수정은 길이 약 16~18m, 직경은 약 2m 정도로 파악되었고 유선형의 함수를 가지고 있으며 선미에 두 개의 프로펠러가 나란히 배열되어 있었다. 잠수정 선체의 크기로 볼 때는 미국의 오르카(Orca) XLUUV와 유사하다고 볼 수 있다.
전통적 잠수함 강국 러시아와 북한의 위협 증대
러시아 또한 오래 전부터 다양한 종류의 대형·초대형 무인잠수정을 개발 및 운용중이다. 러시아 내 주요 잠수함 설계기관은 해양연구용 또는 북극해에서 활동할 러시아 해군 잠수함을 위한 항로 탐지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깊은 심도에서 활동할 대형 무인 잠수정을 개발하였다. 러시아 해양 기술연구소에서 개발된 클라베신(Klavesin), 루빈 설계국에서 개발된 비타야즈(Vityaz) 등 6,000m에서 10,000m까지 잠항이 가능한 대형 무인 잠수정을 개발 및 운용해 오고 있다.
[그림 7] 러시아의 핵탄두 장착 UUV 포세이돈 *출처 : “Russian Special Submarine ‘Khabarosk’ Likely To Be Launched In June”, navalnews, 2020.5.11.
앞에 언급한 무인 잠수정들은 군에서 사용하지만 무장을 하지는 않았다. 러시아는 미국을 견제하기 위해 먼 곳에서 미국 본토의 항구를 공격할 수 있는 핵탄두 탑재 UUV인 포세이돈을 개발했는데 이는 2018년 3월 1일 푸틴 대통령이 연방 의회에서 공개한 여섯 가지 슈퍼무기 중 하나이다. 길이 24m, 직경 1.6m이며 소형 원자로를 갖춰 최대 사정거리가 1만km에 달하고 수중에서 자율 항행이 가능하다고 소개되었다. 핵탄두를 탑재했기 때문에 어뢰로도 분류할 수 있지만, 군사적 목적의 LUUV로도 분류가 가능하다. 포세이돈은 잠수함에 탑재되어 수중에서 목표를 향해 발사된다. 해저 지형을 회피하면서 목표 지점으로 다가간다. 프로젝트 949A 오스카급으로 만들어졌다가 포세이돈 운용을 위해 개조된 프로젝트 09852 벨고로드(Belgorod)가 2022년 7월 해군에 인도되었다.
최근 북한은 ’23년 3월 24일, 28일, 4월 8일 3차례 연속으로 ‘핵 무인 수중공격정’을 성공적으로 실험했다고 밝혔다.
북한이 핵 무인 수중공격정에게 명명한 명칭은 ‘해일’로 현재까지 시험자료를 요약하면 [표 1]과 같다.
[표 1] 북한 핵어뢰 시험 자료 *출처 : 최일, “[이슈콕] 북한 ‘핵어뢰’ 분석”, 2023.4.20.
[그림 8] ’23년 4월 8일 북한이 공개한 ‘해일-2’형 시험모습 *출처 : https://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2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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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핵 무기를 탑재한 UUV는 현재까지 러시아의 포세이돈이 유일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북한의 ‘해일’도 러시아와 같은 용도로 제작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해일’의 용도를 “수중핵전략무기의 사명은 은밀하게 작전수역으로 잠항하여 수중폭발로 초강력적인 방사능 해일을 일으켜 적의 함선집단들과 주요 작전항을 파괴하는 것이다”라고 밝혔다. 북한의 수중 핵 어뢰 기술이 전력화 수준까지 도달한 것은 아니지만 지난 몇 년 간 한반도를 위협했던 탄도미사일(SLBM) 발사와 더불어 우리 해군과 국가 안보에 큰 위협을 주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며 이에 대한 선제적 준비 및 대응 방안 강구가 필요하다.
미래 한반도 해역 내 예상 대잠전 시나리오
이처럼 한반도 해역은 세계열강의 이해관계가 얽혀 있으며 근미래 유인잠수함 못지않게 수많은 군사용 무인 잠수정이 활동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이에 대응하기 위한 교전규칙을 고민하지 않으면 유인잠수함과 혼동하는 등 적절한 대처를 하지 못할 것이 분명하다. 따라서 교전 규칙에 대한 연구와 더불어 이를 적절하게 수행할 수 있는 작전 요구 성능에 대한 고찰이 반드시 필요하다. 평시 우리 군이 준수해야 할 교전 규칙은 ‘확전방지’를 위해 ‘필요성’과 ‘비례성’에 입각한 자위권에 기반하여 만들어진 규칙이기 때문에 선제공격 제한 등 무력 사용 시 많은 제약이 발생한다. 특히 해상의 경우, 대잠전으로 범위를 좁히면 환경의 특수성으로 인해 공중과 지상에 비해 대응 절차가 훨씬 복잡하다. 수중 접촉물에 대한 지속적인 추적이 어려운 데다 적대의도 표출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선 부상 강요 등의 절차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국적을 알 수 없는 제3국 잠수함에 대해 오인 공격 시 그 파급효과는 무척 크기에 군사용 해양 무인체계에 의해 수중표적에 대한 무력 사용은 매우 신중한 결정이 필요하다. 다시 말해, 무기체계가 작동하는 과정에서 실행되는 OODA(관측 Observation – 사고 Orient – 판단 Decide – 행동 Act) 루프 중 ‘사고와 판단’ 부분을 인공지능이 발달함에 따라 맡기는 것을 자율무기체계의 특성이라 할 수 있는데 인공지능이 제아무리 발전할지라도 전장 환경의 특수성으로 인해 대잠전을 수행함에 있어선 인간의 개입이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 글에서는 주변국과 우리 해군의 해양 무인 무기체계가 전력화가 이뤄졌을 시 발생 가능한, 대표적인 대잠전 시나리오를 구상하고 이를 토대로 기존 교전 규칙 적용의 적절성 및 작전 요구성능에 대해 고찰해보았다.
아군 유인 대잠전력 대 상대국 무인잠수정
현재까지 개발된 무인잠수정은 탐사용 또는 군사목적으로 개발되었을지라도 정찰용이 대부분이었기에 그 대응수준은 ‘나포’에 그쳤다. 하지만 차후 기뢰 부설 또는 어뢰 공격이 가능한 공격용 무인잠수정이 개발될 경우, 아군 대잠전력의 생존성 보장과 해상 교통로 보호를 위해 필요 시 선제적 무력대응이 필요하다. 무인잠수정 그 자체로는 공격을 당하더라도 인명 피해가 없기 때문에 확전의 우려는 적지만,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결심 사항은 유인잠수함과의 구분일 것이다. 따라서 차후 아군 유인 대잠전력은 부상 요구 등에 응하지 않는 수중 접촉물 접촉 시 무인잠수정 활동 가능성의 여부와 유인잠수함 대응시와 동일하게 필요 시 어뢰 또는 폭뢰 사용과 같은 무력 대응 또한 고려할 필요가 있다.
[그림 9] 미국 수중드론 나포 지점 *출처 : https://www.opinion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 =4696
아군 무인 대잠전력 대 상대국 유인 잠수함정
무인 대잠전력이 대잠전 수행 시 유인 전력이 수행하는 절차와 동일한 수준으로 수행할 수 있는지에 대한 고찰이 필요하다. 수중에는 제3국의 유인 잠수함이 활동함은 물론이고 설사 적 잠수함일지라도 적대의도 표출행위 전, 부상 또는 퇴거 강요 요구 없이 상대국 유인 잠수함정에 대한 선제 무력대응은 확전 가능성으로 인해 그 대응 절차가 매우 까다롭다.
[표 2] 특정재래식무기금지협약회의(CCW)에서 제시한 자율살상무기체계에 대한 11가지 지도원칙 *출처 : 김민혁, “자율살상무기체계에 대한 국제적 쟁점과 선제적 대응방향”, 국방연구 제63권 제1호, 2020.
국제법과 관련회의에서 합의된 바에 따르면 자율 살상 무기체계의 무력 사용에 대한 책임은 [표 2]에서볼 수 있듯 인간에게 있고, 유인 잠수함정에 대한 무력 사용은 그 파급효과가 매우 크기에 무인 대잠전력이 유인 잠수함정을 접촉했을지라도 초기 단계에선 유인전력이 이동하여 대응할 가능성이 높다. 차후 실시간 통신 기술과 사이버 보안 기술이 성숙해져 무인잠수정과 유인개소 간 원활한 교신을 통해 적성 여부, 적대의도 표출 등을 판단 가능할 때, 유인 대잠전력이 수행할 수 있는 동일한 수준의 무력 사용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
아군 유·무인 대잠전력 대 적 유·무인잠수함정
위기고조 시 북한의 유·무인 잠수정이 군집으로 NLL 근처에서 활동중이고 이 가운데 공격용 무인잠수정이 포함된 시나리오를 가정해보자. 적 무인잠수정에 의한 아군 무인전력 피격 시 무력대응 대상과 수준에 대한 고찰이 필요하다. 아군 무인전력이 피격되어 인명피해는 없다고 하더라도 근방에 유인전력이 있기 때문에 충분히 추가적인 무력 사용에 의한 인명 살상의 위협은 존재하며 적 무인전력의 무력 사용은 유인전력에 의해 통제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즉, 의도된 공격, 적대의도표현임을 알 수 있기에 이는 자위권 차원에서 무력 대응의 ‘필요성’은 충분히 충족되며 유인잠수함정에 대한 공격의 ‘비례성’ 역시 충족될 수 있다. 추후 논란의 방지를 위해 당시 상황에 대한 채증은 물론이며 무력 사용은 철저히 유인전력에 의해 통제되어야 할 것이다.
미래 대잠전 수행을 위한 필요 작전 요구성능
자율인식 및 원거리 통신능력
대잠전의 경우 표적위치 및 식별정보에 대한 실시간 공유가 필요하기 때문에 반드시 필요한 성능이다. 또한 무력 사용에 대한 지시, 또는 지시 이후 명령 중지 등 이에 대한 신속한 판단과 결심을 위해선 인간의 개입이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에 수상함 및 지휘개소와 충분한 원거리에서 통신이 필요하다. 현재까지 개발된 정찰용 무인잠수정에서도 극복해야 할 사항이겠으나 수중이라는 특수한 환경으로 인해 수중 통신제약을 극복하고 자율항해 및 수중 자율 판단 기술이 필요하다. 무선통신 및 전파를 통해 실시간으로 임무를 부여받을 수 있는 수상함정과는 달리 지속 잠항이 필요한 잠수함정은 일정시간이 경과하거나 임무 변경을 위해 특정 주파수의 수중통신이 이뤄졌을 경우 부상하는 알고리즘을 갖춰야 한다. 공격대상 등 임무 변동 시 부상 이후 새로운 이동경로 알고리즘과 공격명령 신호를 제공받아 이동경로를 수정할 수 있는 성능을 갖춰야 한다.
[그림 10] 근미래 한반도 전장환경 내 해양 유·무인 복합체계의 작전수행개념도 *출처 : http://www.c1news.kr/news/articleView.html?idxno=57361
사이버 보안능력
’23년 6월 2일, 영국 왕립항공학회(RAeS)가 주최한 ‘미래 공중전투 및 항공우주역량 회의’에서 발표한 사례에 따르면 미 공군의 인공지능(AI) 무인기(드론)가 ‘임무에 방해된다’며 드론을 통제하던 조종사가 있는 관제탑을 파괴하는 일이 벌어졌다. AI가 탑재된 무인기가 목표물을 파괴했을 때 점수를 더 주는 식으로 학습되었기에 조종사의 명령을 최종임무 달성에 방해가 되는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AI에 대한 완벽한 통제가 이뤄지지 않으면 이러한 비극적인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이 높으며 수십 명 이상의 승조원이 포함된 해양에선 그 피해가 더 클 것이다. 더욱이 적의 재밍은 오인공격 여부를 판단하는 인적·시간적 소모를 부여하여 우군 작전수행에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우군 전력에 대한 단순 손실뿐 아니라 작전수행 시 차후 단계로 넘어가는 의사결정 과정을 방해하므로 인공지능에 대한 완벽한 통제와 다양한 유형의 재밍과 해킹에 대응할 수 있는 통신 기술이 필요하다.
군집전력에 대한 협동 제어 및 전장가시화 능력
수상함과 잠수함이 함께 대잠탐색을 실시하는 협동 대잠전 시에는 우군 전력에 대한 오인공격 방지를 위해 수중구역관리와 상호간섭방지가 필수적이다. 무인 대잠전력이 포함되는 미래전장에서는 이 과정이 보다 복잡해질 것이며 위성 또는 무선 통신에 의해 실시간으로 전장환경을 공유하고 협동 제어가 가능해야 한다.
다양한 전장정보를 다차원적으로 탐지 및 분석하여 이를 3차원 영상 등 정제된 정보로 구현하고 인간의 직관적 인터페이스(영상, 음성, 동작, 뇌파)로 인식할 필요가 있다. 미래 전투체계가 이러한 능력을 갖춰야만 현재의 전투함보다 소수의 인원이 승조하게 될 ‘무인전력지휘통제함’에서 보다 많은 군집 유·무인 전력을 효과적으로 제어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선 앞에서 언급한 능력은 물론, 이를 충분히 구현할 수 있는 빅데이터 기반, 다계층 주파수 정보를 융합하여 주파수 활용성을 극대화하는 기술이 필요할 것이다.
[그림 11] 한화오션에서 제시한 무인전력지휘통제함 모델(2023 MADEX) *출처 : https://biz.chosun.com/industry/company/2023/06/11/GIDQXCSACNBRNKQU4WIWSMWI4M/
실시간 전 출처 정보융합/표적처리 기술
해양 유·무인 복합체계 도입 시 미래 수상과 수중 전장 환경 내 활동하는 표적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잠 표적에 대한 무력 사용은 신중해야 하므로 실시간으로 전 출처(플랫폼, 센서 등)에서 수집한 정보를 융합하여 표적정보(전투서열, 항적정보 등)를 생성하고 표적을 추적, 관리 및 공유하는 기술은 필수적이다. 오인공격시 공중이나 육상드론과 달리 수십, 수백 명의 인명 피해를 야기할 수 있으며 제3국 전력과도 협조가 상시 필요하기 때문이다. 무인전력에 의한 무력 사용이 유인전력에 의한 판단에 의해 이뤄졌음을 증명할 수 있도록 무인 무기체계가 폭파 또는 유실되더라도 차량의 ‘블랙박스’와 같이 통신기록, 무장 사용이력 등 채증 능
력 또한 필수적으로 갖춰야 한다.
맺는 말
이 글에서 주변국의 해양 무인잠수정 구축 현황과 발생 가능한 대잠전 시나리오를 예상하고 이를 바탕으로 아군의 해양 유·무인 복합체계가 갖춰야 할 작전 요구성능에 대해 살펴보았다. 대잠전은 탐지가 어려운 수중전력을 상대로 한 작전이고 자율무기체계가 독자적인 판단에 의해 공격을 실시하게 될 경우, 군사적 이익에 중점을 둬 무차별적인 공격을 초래할 가능성이 크기에 인간의 개입과 유인 전력과의 협업이 지속적으로 필요한 작전일 것이다. 해양 유·무인 복합체계의 발전적인 개발을 위해서 반드시 고민해야 할 사항이고 이러한 고민은 유·무인 복합체계가 완성되는 특정 시기에 완료가 될 문제가 아니다. 유·무인 복합체계의 개발과 같이 때로는 개발에 앞서 고민이 이뤄져야 제대로 성능을 발휘할 수 있는 유·무인 복합체계 개발이 가능할 것이다. 이 글에서 담지 못한 고민과 추가로 떠오르는 의문사항은 국방에 종사하는 이라면 반드시 떠오를 사항이라 생각하며 지속적인 건전한 논의가 이뤄졌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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