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 소개
문제없는 교실은 없어요, 포기하지 말고 함께 길을 찾아요.
‘새 학년 우리 반 학생들과 큰 문제없이 잘 지냈으면…….’
교사라면 누구나 2월 마음속에 절로 드는 바람일 것이다. 3월이 한 걸음씩 다가오며 새로 만날 학생들 생각에 설레기도 하지만 설렘과 꼭 같이 따라오는 게 있다. 바로 ‘갈등(문제)’에 대한 걱정이다. 학생들끼리의 다툼, 문제 행동을 보이는 학생. 잘못된 것을 알려 주고 바르게 행동하는 방법을 알려 줘도 잘 안 듣고 아무리 잘 해결하려 해도 생각대로 잘되지 않기도 한다. 처음에는 친절하고 다정하게 하던 말에도 조금씩 감정이 실리다가 화가 나기도 한다. 큰소리를 내고 말 것만 같지만 화를 내는 순간 학생과 관계가 깨질 것만 같아 두렵기도 하다. 신규 교사든 수십 해를 보낸 교사든 누구나 3월이면 거의 모든 교실에서 일어나는 갈등과 마주하게 된다. 저자는 어느 때보다 힘든 요즘을 살아가는 교사들에게 어쩌면 학급운영에 도움이 되는 기법과 조언들은 허공에 흩어지는 연기 같은 것일지도 모른다고 말한다. 지금의 교사들에게는 환상 같은 내일이 아닌 당장 오늘을 살아갈 힘이 필요하다. 이 책은 저자가 그동안의 교실살이 경험을 바탕으로 교실에서 생긴 문제를 어떻게 만났고 대비했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다. 그리고 선생님들이 조금이라도 덜 힘들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교실 문제를 해결하고 예방하는 방법들을 소개한다. 물론 여기에 소개하는 문제 해결 방법으로 모든 교실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 또한 이런 방법들을 적용해도 또 다른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 그래도 이 방법들이 하나의 문제만이라도 예방할 수 있다면, 문제 하나를 줄이고 문제 하나를 푸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것이다. 모든 교실에 문제 행동을 보이는 학생은 있다. 이런 문제 행동은 쉽사리 고쳐지지 않으며, 아무리 애써도 안 되고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들 때도 있다. 그러나 저자는 이 책을 통해 ‘학생과의 관계가, 학급이, 무엇보다 선생님의 마음이’ 무너지지 않기 위해 포기하지 말고 함께 길을 찾자고 말한다.
환상 같은 내일이 아닌 당장 오늘을 살 힘이 필요한 선생님들에게 건네는 따스한 제안
“힘들어요, 죽을 만큼 힘들어요.” 교실 안팎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문제로 이렇게 말하는 선생님들이 갈수록 더 많아지고 있는 현실이다. 이제껏 많은 교실에서 일어나는 갈등을 오로지 선생님 혼자만의 힘으로 풀어 오다 보니, 선생님은 지치고 어떤 학생들과는 관계마저 깨지기도 한다. 1장에서는 당장 교실에서 문제가 생겼을 때 해결할 수 있는 네 가지 방법으로 ‘둘레 세우기’, ‘글로 풀기’, ‘또래 조정’, ‘학급회의’를 소개한다. 그렇지만 문제를 잘 해결하는 것보다 더 좋은 것은 문제가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문제가 일어나는 것은 한순간이지만, 문제를 예방하는 것은 만나는 순간부터 헤어지는 순간까지 이어진다. 2장에서는 교실 문제를 예방하는 열 가지 방법으로 ‘목표 세우기’, ‘맨발 교실’, ‘글똥누기’, ‘기본 챙기기’, ‘수업 흐름 정하기’, ‘조끼 입기’, ‘전담 수업 인솔’, ‘학교 둘레 체험활동’, ‘친구와 함께하는 활동’, ‘학부모와의 만남’을 소개한다. 3장에서는 문제를 일으키고 선생님을 힘들게 하는 학생들을 마주하며 관계를 맺는 방법을 소개하며 4장에서는 교사로서 작은 행복들을 쌓아 가자고 이야기한다.
■ 저자
이영근
경기도 초등학교에서 참사랑땀 반 담임으로 학생들을 만나고 있습니다. 영근 샘은 ‘아이들이 사랑하고 아이들을 사랑하는 교사’가 되길 바랍니다. ‘서울경기글쓰기교육연구회’, ‘초등토론교육연구회’에서 공부하고 실천하며 학생들 삶이 더 따뜻해지도록 돕고 있습니다. 쓴 책으로 『글똥누기』 『초등 학급운영 어떻게 할까?』 『초등 따뜻한 교실토론』 『학급 회의 더하기』 『영근 샘의 글쓰기 수업』 『열두 달 그림책 토론』 들이 있습니다.
■ 책 속으로
3월이면 “선생님, 있잖아요. ★★가요.” 하는 학생들 신고(고자질)가 마음 쓰이고 좋지 않은 관계로 이어지기도 해요. 아주 사소한 것이고, 자기들끼리 이야기하면 될 일인데도 꼭 선생님에게 다가와서 말해 줘요. 이 말이 마음 쓰이는 까닭은 들었으니 해결을 해야 하는, 적어도 해결하는 시늉(그 학생이 보는 앞에서, “★★야, 그러면 안 돼요.” 하는 말)이라도 해야 하기 때문이죠. 또 학생이 계속하는 고자질이 같은 학생에 대한 것일 때가 많아요. 학년 초라 처음에 들었을 때는 친절하게 말해요. 하지만 두 번, 세 번, 네 번 같은 잘못을 되풀이하면 화가 쌓여요. 결국 폭발하기까지 하죠. 그러면 학년 초부터 그 학생과 선생님 관계는 금이 간 채로 시작돼요. 앞으로 잘 지내기가 쉽지 않게 돼 버리는 거죠. 처음부터 말이에요.
― 1장「교실 문제 바로 해결하기」 중에서
교실에서 학생들이 또래 조정하는 모습을 흘깃흘깃 봐요. 그게 선생님의 중요한 몫이에요. 학생들에게 맡겼지만 관심을 갖는 것. 또래 조정에 신고된 거의 대부분의 문제가 풀려요. 영근 샘이 여러 선생님들에게 또래 조정을 해 보십사, 하고 권하는 까닭이에요. 모든 문제가 풀리지는 않더라도 열에 다섯이라도 학생들이 스스로 풀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큰 힘이 될 테니까요. 그런데 또래 조정으로 문제가 풀리지 않는 학생들도 있어요. 싸웠을 때 글로 써도 안 풀리던 상황과 비슷해요. 오래도록 쌓인 감정, 성격이 정말 안 맞는 학생들, 너무 억울해서 도저히 사과하거나 받아들일 수 없는 상황 같은 것이라고 볼 수 있어요. 그런데 영근 샘에게 오는 경우는 달에 한 번도 안 돼요. 그만큼 또래 조정에서 대부분 문제를 풀어내니까요.
― 1장「교실 문제 바로 해결하기」 중에서
‘둘레 세우기’에서는 우리 반이 행복하기 위해 없어야 할 것을 정했다면 ‘목표 세우기’에서는 있어야 할 것들을 정해요. 둘이 조금 다른 건 둘레는 첫날부터 단단하게 세워 둘 필요가 있지만 목표는 꼭 그렇게 하지 않아도 돼요. 앞서 말했듯 첫날은 해야 할 게 많으니까요. 영근 샘 반에서는 목표 세우기를 첫 도덕 시간에 하고 있어요. 첫 도덕 시간은 보통 첫 주 또는 둘째 주에 있는 학급 적응 활동, 학급 세우기 활동하기에도 좋아요. 학생들에게 우리 반 목표를 만들겠다는 말과 함께 우리 반이 행복하기 위해서 있어야 할 것은 무엇인지 생각해 보라고 해요. 둘레 세우기 했던 경험을 떠올리도록 하면서요. 그러면 학생들도 어렵지 않게 머릿속에 생각들을 하나둘 떠올려요.
― 2장「교실 문제를 예방하는 10가지 방법」 중에서
학생들과 살다 보면 정말 이해하기 힘든 상황이 많아요. 보통 때와 다른 말이나 모습을 보이는데 그 까닭을 알 수가 없어요. 이렇게 알 수 없는 학생들의 글똥누기를 아침마다 보면 그 학생들에 대해 조금은 더 잘 알 수 있어요. 아침에 글똥누기로 쓴 게 학생들 말이나 몸으로 드러날 때가 있고, ‘아, 그래서 저러는구나.’ 하며 헤아릴 수 있거든요. 한편 때로는 학생이 갑자기 울거나 말하지 않거나 할 때 이유를 물어도 답하지 않을 때가 있어요. 이때 “글똥누기에 써 주세요.” 하고 말해요. 그러면 왜 그러는지 글똥누기로 써 줄 때가 많아요. 물론 안 쓰는 경우도 있지만 그래도 쓸 때가 더 많아요. 그 까닭은 매일 글똥누기를 당연스레 하고 있기 때문이에요. 글 쓸 곳이 있다는 것, 계속 써 왔기 때문에 자기 마음을 글똥누기에 쓸 수 있어요.
― 2장「교실 문제를 예방하는 10가지 방법」 중에서
토론을 많이 하면 친구끼리 사이가 좋아져요. 토론하는 모습과 토론을 마치고 서로에게 하는 칭찬을 보면 알 수 있어요. 토론할 때 친구가 하는 말을 귀담아들어요. 그것도 눈을 보며 듣고 중요한 것을 메모까지 하며 들어요. 앞에 있는 친구처럼 자기 이야기를 귀담아들어 주는 사람이 드물어요. 무엇보다 좋은 건 토론을 마치고 해 주는 칭찬이에요. 영근 샘 반은 토론을 마치고 승패를 따지는 판정보다 서로가 잘한 점을 찾아 칭찬해요. 토론을 마치고 받는 칭찬이에요. 칭찬해 주는 친구가 싫거나 미울 수 없어요. 이러니 토론을 많이 하면 할수록 영근 샘 반은 친구들끼리 더 잘 어울렸어요.
― 2장「교실 문제를 예방하는 10가지 방법」 중에서
문제를 일으키는 학생들은 선생님에게 혼날 때가 잦아요. 혼내고 혼나는 관계가 원만하지 않아요. 앞서 이런 학생일수록 열린 몸짓이 필요하다고 했어요. 둘 사이의 끈이 이런 구실을 할 수 있어요. 그런데 문제를 일으키는 학생에게는 “칭찬할 게 하나도 없어요.” 하는 말이 절로 나오기도 해요. 끈이 잘 안 보여요. 이렇게 끈조차 보이지 않는 학생이 몇 있어요. 그나마 다행이에요. 앞서 말했듯 우리 반 모든 학생이 그렇지는 않으니까요. 몇 명이니 억지로라도 만들어 봐요. ‘이게 끈이겠지.’ 하고 다가서도 학생이 거부할 수 있어요. 이럴 때는 그 학생 뜻대로 더 다가가지 않아요. 부담스러워 더 멀어질 수 있으니까요. 이런 것을 알아내는 것도 쉽진 않아요. 가끔은 헤어질 때까지 끈을 만들지 못하기도 해요.
― 3장「힘든 학생들 마주하기」 중에서
힘들 때 힘든 이야기를 말하면 좀 풀려요. 누군가 그냥 들어 주기만 해도 좋아요. 그런데 그렇게 이야기를 나눌 사람이 생각보다 많지 않아요. 선생님으로 살면 살수록 학교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사람이 늘지 않아요. 왜 그럴까요? 학교나 교실에서 있었던 이야기를 나눌 사람이 선생님밖에 없기 때문이에요. 영근 샘은 선생님이 아닌 사람을 꽤 만나요. 마을 친구도 있고 무엇보다 축구회에서 꽤 많은 사람들을 오래 만나고 있어요. 그런데도 그들과는 학교, 교실 이야기를 하지 않아요. 몇 번 해 봤지만 제 말을 알아듣지 못하거든요. 알아들어도 지금 학교, 교실 처지에 맞지 않는 말만 해요. 그래서 이야기를 하지 않게 되죠. 그러니 학교나 교실 이야기를 나눌 사람, 선생님이 필요해요. 옆 반 선생님이면 더 좋고 공부 모임의 선생님일 수도 있으며 선생님을 하고 있는 친구일 수도 있어요.
― 4장「교사로 즐겁게 살아가기」 중에서
■ 차 례
들어가는 글
문제없는 교실은 없어요
1장 교실 문제 바로 해결하기
01 우리 반만의 ‘둘레’를 세워요 _ 둘레 세우기
02 차분히 글로 풀어요 _ 글로 풀기
03 또래 조정으로 갈등을 해결해요 _ 또래 조정
04 주마다 꼭 학급회의를 해요 _ 학급회의
2장 교실 문제를 예방하는 10가지 방법
01 행복한 교실을 위해 목표를 세워요 _ 목표 세우기
02 글똥누기로 학생들의 삶을 들여다봐요 _ 글똥누기
03 맨발 교실로 삶터, 놀이터, 배움터를 만들어요 _ 맨발 교실
04 기본부터 하나씩 챙겨 봐요 _ 기본 챙기기
05 수업의 흐름을 만들어요 _ 수업 흐름 정하기
06 우리 반 조끼를 입어요 _ 조끼 입기
07 전담 수업 때 학생들을 인솔해요 _ 전담 수업 인솔
08 학생들과 자주 나들이를 가요 _ 학교 둘레 체험활동
09 친구들과 어우러지는 활동을 해요 _ 친구와 함께하는 활동
10 학부모와 잘 만나야 해요 _ 학부모와의 만남
3장 힘든 학생들 마주하기
01 이래저래 힘든 학생들과 만나요
02 부드럽게 만나요
03 끈끈한 관계를 맺어요
4장 교사로 즐겁게 살아가기
01 쉼표가 될 무언가를 찾아요
02 힘듦을 나눌 동료를 만나요
03 작은 행복을 쌓아 가요
나오는 글
교실에서 사랑과 고마움으로 살렵니다